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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Q&A 게시판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는 말은 …

작성자자연|작성시간23.08.17|조회수6 목록 댓글 0

화가 많은 직장 동료를 보면 불편합니다

“저는 지금 직장동료와 여러모로 맞지 않아 불편한 상태입니다. 내가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을 과제로 삼고 상대를 이해하는 마음을 내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습니다. 그런데 동료는 여전히 화가 많아 보여서 신경이 쓰이고 불편한 마음이 올라옵니다.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서 많이 편안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이해할 수 있는 선을 넘었다는 생각이 들면 그때부터는 상대방을 탓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 사람이 왜 저럴까?’ 하면서 상대방의 탓을 하기 시작하니까 화가 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습니다. 어떻게 마음을 다스려야 할까요?”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는 말도 따져보면 맞지 않습니다.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는 말은 이해가 잘 안 된다는 뜻입니다. 이해되지 않기 때문에 이해하기 위한 힘든 과정이 필요한 겁니다. 오히려 ‘나는 옳고 상대는 틀렸는데, 틀린 상대를 인정해 주려니 내 마음이 힘들다’ 이렇게 말하는 것이 더 이치에 맞는 표현입니다.


상대방과 나는 다릅니다. 김 씨 성을 가진 사람과 이 씨 성을 가진 사람, 여자와 남자, 절에 다니는 사람과 교회에 다니는 사람은 모두 서로 다를 뿐입니다. 이것을 인정하는 것이 힘들 이유가 없습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기 위해 별도의 노력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존재 자체는 본래 서로 다릅니다. 그것이 존재의 참모습입니다. 사실을 아는 것은 노력이 필요 없어요. ‘넘어지면 넘어졌구나’, ‘일어나면 일어났구나’, ‘추우면 춥구나’, ‘더우면 덥구나’ 하는 것처럼 다른 걸 다르다고 알면 됩니다. 노력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마치 잠꼬대하는 것처럼 정신이 없어서 서로 다른 줄을 모르는 겁니다. 자기 생각에 빠져서 모든 사람이 나와 같은 줄 착각합니다. 서로의 믿음, 생각, 가치관, 행동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옳고 그른 것이 아니고, 맞고 틀린 것이 아니고, 그냥 서로 다를 뿐입니다. 하지만 내 기준에서 보면 옳고 그름이 생깁니다. 각자 자기 기준에서 볼 때는 자기가 옳은 거예요. ‘저 사람의 입장에는 그럴 수도 있겠다’, ‘저 사람의 생각, 가치관, 사고방식으로는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다’ 이렇게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아는 데에 왜 노력이 필요합니까? 아무런 노력이 필요 없습니다. 눈을 떠서 사물을 보는 데에는 아무런 노력이 필요 없습니다. 눈을 감고 사물을 보려고 하니까 노력이 필요한 겁니다. 눈을 감고 사물을 보려 하지 말고 그냥 눈을 뜨세요. 눈을 뜨면 다 보입니다. 서로 다름을 알면 ‘당연히 그 사람 입장에서는 그렇게 말할 수 있겠다’ 하고 이해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해하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어요. 눈을 뜨면 저절로 이해가 됩니다. 이해한다는 것은 상대가 옳다는 뜻이 아니에요. ‘그 사람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겠다’ 하고 아는 겁니다. 예를 들어 기독교를 믿는 사람이 스님에게 기독교를 믿으라고 말한다고 합시다. 스님이 볼 때는 말도 안 되는 소리일 수 있지만 ‘저 사람 입장에서는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다’ 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이해입니다. 노력할 필요가 없어요. 노력을 하게 되는 이유는 ‘내가 옳고 너는 틀렸다’ 하는 생각이 이미 전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노력을 하는 것은 수행이 아닙니다. 관점을 놓친 것을 다시 바로 잡는 것이 수행입니다. 애쓰고 노력하고, 참고 견디는 것은 세상살이입니다. 수행은 애써 노력하는 게 아니라 바르게 보는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옳고 그름으로 보지 않고 서로 다르다는 걸 확연히 알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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