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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Q&A 게시판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나눌 사람이 없어요.

작성자자연|작성시간23.10.05|조회수33 목록 댓글 0


“고향을 떠나 이곳 버지니아에 와서 혼자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저의 행동과 생각에 피드백을 받을 기회가 적어지고, 제가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사고방식이나 생각이 점점 굳어지고 있다는 게 느껴집니다. 점점 고집불통이 되어가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이 듭니다. 이런 모습을 바꾸고 싶은데요, 혼자 살면서도 열린 생각을 유지하는 좋은 습관이 있을까요?”

“질문자는 그린란드에 살아요, 알래스카에 살아요?”

“예? 여기 버지니아에 살고 있습니다.”

“버지니아에는 사람이 살지 않습니까?”

“사람은 많은데 직장이나 교회에 가도 저한테 다가와서 허심탄회하게 ‘너는 이런 사람인 것 같다’, ‘너는 이런 점을 고치면 좋겠다.’ 하고 말해주는 사람을 만나기가 점점 어려워지더라고요.”

“질문자는 인물이 아주 잘난 영화배우입니까?”

“아닙니다.”

“BTS처럼 인기가 많은 가수입니까?”

“아닙니다.”

“지위가 높은 사람입니까?”

“아닙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이 무엇 때문에 질문자를 찾아와서 잘 보이려고 할까요? 질문자가 유명 인사가 아닌 이상 사람들이 먼저 다가와서 말을 걸 일이 없잖아요. 그렇다면 다른 사람과 말을 하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찾아가서 말을 걸어야 합니다.”

“그렇죠! 질문자가 먼저 다가가서 ‘어떻게 지내세요?’ 이렇게 말을 걸어야 합니다. 가만히 앉아서 다른 사람들이 나한테 먼저 찾아오기만을 바라면 어떡합니까? 회사에서도 먼저 동료들에게 말을 걸고, 커피도 타 주고, 사탕이 있으면 하나 주고, 청소할 일이 있으면 해 줘야죠. 교회에 가서도 먼저 말도 걸고, 청소도 해주고, 심부름도 해야죠. 그러면 사람들이 ‘저 청년 참 착실하다.’ 하면서 ‘밥이라도 먹고 가세요’, ‘차라도 한잔하세요’ 하고 말을 걸게 됩니다. 이렇게 인간관계가 시작되는 겁니다.

그래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당신은 다 좋은데 말이 너무 없다.’, ‘당신은 다 좋은데 고집이 세다.’ 이런 얘기를 해줄 거예요. 좀 친해져야 이런 말을 하게 됩니다. 모르는 사람이 내 관상만 보고 얘기해 주지는 않습니다. 상대가 다가와 주기를 원한다면 질문자부터 뭐든지 적극적으로 하면 됩니다. 정토회에 왔을 때도 가만히 의자에 앉아있지만 말고, 의자를 세팅하는 일을 해야 합니다. 그러면 사람들이 ‘어디에서 오셨어요?’, ‘누구세요?’, ‘정토회 회원이세요?’하고 물어보겠죠. ‘오늘 강의를 듣고 기분이 좋아서 이렇게 봉사합니다’ 이렇게 대답하면 사람들이 ‘청년이 참 호의적이네’ 하면서 ‘내일 이런 일이 있으니까 여기로 오세요.’라고 할 겁니다. 이렇게 하면서 점차 인간관계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질문자가 먼저 마음을 오픈해야죠.

‘마음의 문을 닫고 있으면 부부가 한 침대에 있어도 구만리장천 떨어져 있다’ 이런 말을 하잖아요. 이 세상에서 제일 높은 절벽이 무엇인 줄 알아요? 남편이나 아내가 뒤돌아선 등을 쳐다보는 것입니다. 그것보다 더 절망적인 절벽은 없습니다.


그러나 혼자 산속에 살아도 오픈 마인드로 있으면 새소리, 바람 소리가 들리고 자연조차 모두 친구가 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다 마음의 문을 닫고 있기 때문에 ‘군중 속의 고독’이라 부릅니다. 누가 나를 왕따 시켰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니고, 자신이 마음의 문을 닫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들 공주병과 왕자병에 걸려서 사람들이 먼저 나한테 찾아와서 사랑한다고 말해주든지, 말을 붙여준다든지, 어떻게 해주지 않겠나 하면서 가만히 앉아있는 거예요.

저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 미국이 조금 더 영향력을 행사하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이렇게 미국까지 찾아와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나눕니다. 지위가 높든 낮든, 한반도의 평화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면 누구든지 찾아가서 얘기도 들어보고, 의견도 교환합니다. 왜냐하면 내가 한반도의 평화를 간절히 원하기 때문입니다. 공익을 위한 일도 필요하면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개인적인 일이야 당장 나한테 이익이 되는 것인데 왜 그렇게 소극적으로 대응을 하나요? 제가 말씀드린 대로 하면 저절로 해결된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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