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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난 감정을 어떻게 조절할 수 있나요?

작성자자연|작성시간23.11.07|조회수11 목록 댓글 0

화가 난 감정을 어떻게 조절할 수 있나요?

“I have a question regarding anger. This weekend I had an argument with my dad over some matters, and I got angry at him. I realized afterwards that I acted in an unwholesome manner and that I was unable to control my emotions. I am aware that this is a hindrance and I need to overcome it. The daily morning meditation practice for the past two weeks has been very helpful to calm the mind and establish mindfulness, but when an uncomfortable situation arises in the family it becomes very hard to establish mindfulness. I wanted to ask what are some practical ways to reduce anger, though per suttas anger is only completely cut off at the third stage of awakening "Anagami". As a lay practitioner how can I not lose mindfulness especially in difficult situations, and control the angry emotions?”
(분노에 관한 질문이 있습니다. 이번 주말에 아버지와 몇 가지 문제로 말다툼을 하다가 화를 냈습니다. 나중에 제가 건전하지 않은 방식으로 행동했고, 감정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이것이 장애물이며 극복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지난 2주 동안 매일 아침 명상을 한 것이 마음을 진정시키고 마음챙김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지만, 가족에게 불편한 상황이 발생하면 마음챙김을 유지하기가 매우 어려워집니다. 경전에 따르면 분노는 '아나가미'를 깨우는 세 번째 단계에서만 완전히 끊어진다고 하는데, 분노를 줄일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재가수행자로서 특히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 마음챙김을 잃지 않고 화난 감정을 조절할 수 있을까요?)

“육체의 병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몸에 병이 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적절한 예방 조치를 하는 것입니다. 평소 음식을 적절히 섭취해야 하고, 운동도 적절히 해야 합니다. 그리고 과로하지 않아야 하고, 몸이 지나치게 피곤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위험에 대해서도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렇게 병이 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런데 살다 보면 이런 예방 조치가 미흡할 때가 있습니다. 때로는 예방 조치만으로 막을 수 없는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아무리 조심하려고 해도 병이 나버리게 됩니다. 일단 병이 났다면 치료를 해야 합니다. 치료할 때는 가장 먼저 어떤 병이 생겼는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병이 진단되면 그에 맞게 치료를 해야 합니다.

정신적인 병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화가 난다는 것은 정신적으로 병에 속하는 증상입니다. 그래서 화가 나는 것에 대해서도 우선 화가 나지 않도록 예방 조치가 필요합니다. 화가 일어나지 않으면 감정 조절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믿음, 가치관, 관점이 서로 다릅니다. 나와 아버지 사이라도 믿음, 가치관, 관점이 다릅니다. 그런데 우리는 사람들이 나와 다른 관점을 가졌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합니다. 상대방의 관점이 틀렸다고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나는 옳고 상대방이 틀렸다고 생각할 때 화가 일어납니다. 상대는 나와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바로 ‘타인에 대한 존중’입니다.

그것처럼 질문자도 아버지를 존중해야 합니다. 아내를 존중해야 하고, 아이들도 존중해야 합니다. 존중한다는 것은 곧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상대의 관점을 인정하면 화가 일어날 일이 없습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는 길은 ‘아버지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고 아버지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아이들 입장에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다’ 하고 이해하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들의 말과 행동에는 다 자기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습니다. 그런데 내 관점에서는 그게 이해가 잘 안 되죠. 왜냐하면 내 관점은 옳고 상대의 관점은 틀렸다고 하는 관점에 서있기 때문입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나아가 ‘그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고 이해하면 화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러한 마음 상태를 가리켜 ‘평정심을 유지한다’라고 말합니다.


붓다는 어떻게 했을까요? 어떤 사람이 붓다를 향해 욕을 했을 때 붓다는 빙긋이 웃었습니다. 붓다가 웃을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비난하는 이유를 잘 알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상대를 이해하면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상대방과의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평정심을 유지하고 나면,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과제가 남게 됩니다. 그것은 상대방과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화가 난 상태로 대화를 하려고 하면, 화를 참으면서 대화를 하게 되기 때문에 대화가 잘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은 대화로 문제를 푸는 데에 기본 조건이 됩니다.

평정심을 유지하는 상태에서는 상대방과의 의논을 통해서 여러 가지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할 수가 있습니다. 첫째, 내 의견을 충분히 설명해 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상대방이 내 의견에 동의한다면 내 의견으로 통합하면 됩니다. 둘째, 두 사람의 입장을 반반씩 섞어서 결정할 수 있습니다. 셋째, 내가 내 의견을 내려놓고 상대방 의견에 동의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넷째, 각자의 길을 따로 가는 것으로 결정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중 어떤 게 좋다고 미리 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상대방과 대화를 통해서 하나를 선택하면 됩니다.

실제로 막상 상황에 부딪히면 평정심을 놓치고 화가 나버릴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이미 병이 발생한 상황이 되는 겁니다. 그때는 어떻게 치료할 것인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화가 났을 때는 일단 ‘내가 화가 났구나’ 하고 알아차려야 합니다. 화를 내는 것도 아니고, 화를 참는 것도 아니고, ‘화가 났구나’ 하고 다만 알아차릴 뿐입니다. 호흡을 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 다섯 번, 이렇게 하면서 템포를 늦추는 것입니다. ‘내가 지금 화가 났구나’ 하고 알아차림을 지속합니다. 그러면 화가 올라오다가 가라앉게 됩니다.


화를 참는 것과 알아차리는 것은 다릅니다. 바깥으로 화를 내지 않는다는 측면에서는 같아 보이지만, 화를 참는 것은 스트레스를 받는 반면 알아차림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습니다. 참고 억누르게 되면 압력이 커지면서 결국은 아주 강하게 폭발합니다. 즉, 분노를 하게 됩니다. 그래서 화가 날 때는 참지 말고 알아차려야 합니다.

살다 보면 알아차리기도 전에 화가 순식간에 나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는 ‘내가 화를 냈구나’ 하고 화가 나버린 것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그리고 화를 이미 냈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사과를 해야 합니다. 나의 잘못을 참회하라는 게 아니라 내가 알아차림을 놓쳤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화를 내서 죄송합니다’ 하고 사과를 한 후 다시 대화를 해야 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화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걸 놓쳐버리면 화가 일어나게 됩니다. 그럴 때는 화가 일어남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숨을 고르면서 템포를 늦춰야 합니다. 그것도 놓치고 순간적으로 화를 내버렸다면 곧바로 화를 낸 것에 대해 참회를 해야 합니다. 설령 화를 내더라도 ‘제가 성질이 급해서 그랬네요, 죄송합니다’ 하고 참회할 수만 있다면 살아가는 데에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Yes. I think it's a bit difficult to practice because I was aware that having anger is a problem, and I very often contemplate that I shouldn't get angry. Since then I've been constantly on guard, I need to be mindful in every instance when somebody talks to me I shouldn't react uncomfortably, but I think it's very hard to keep and maintain that mindfulness throughout the 24 hours.”
(네. 화를 내는 것이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고, 화를 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그래서 실천하기가 조금 어렵습니다. 누군가 저에게 불편한 말을 할 때마다 불편한 방식으로 반응하면 안 된다는 마음가짐을 계속 가져야 하는데, 24시간 내내 그 마음가짐을 유지하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조금 전에 설명을 다 했는데 아직도 질문자가 관점을 잘못 잡고 있어요. ‘화를 내면 안 된다’ 이런 생각을 하면 안 됩니다. 그것은 수행적 관점이 아닙니다. 사람은 화를 낼 수도 있습니다. 살다 보면 화가 날 수도 있어요. 화가 나는 것에 대해 ‘좋다’, ‘나쁘다’ 이렇게 바라보지 말고, 화가 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열어놓고 살아야 합니다. 첫 번째로 좋은 것은 아예 화가 나지 않는 거겠죠. 두 번째로 좋은 것은 화가 나지만 바깥으로 표출하지 않는 것입니다. 세 번째로 좋은 것은 화를 내고 난 후 참회를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일어나는 대로 대응을 하면 됩니다.


우선 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을 해보고, 만약 화가 일어나면 화가 일어나는 줄 알아차리고, 이미 화를 내버렸으면 사과를 하고 참회를 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마음속에 찜찜함이 남지 않습니다. 질문자는 화를 내고 나서 그 자리에서 바로 사과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마음속에 찜찜함이 계속 남아 있는 거예요. 또는 화가 날 때 참았기 때문에 마음속이 계속 찜찜한 거예요. 그러니 ‘화가 나면 안 된다’ 이렇게 미리 정하면 안 됩니다. 화가 나지 않을 수도 있고, 화가 날 수도 있어요. 화가 나지만 겉으로 화를 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삶 속에서는 이중 여러 가지가 일어나는데, 각각의 상황에 따라 대응을 하면 됩니다.

이렇게 상황에 따라 대응을 하면 되는데, 지금 질문자는 ‘뭐는 하면 되고, 뭐는 하면 안 된다’ 이렇게 정하고 있기 때문에 막상 그 일이 일어나면 실패한 게 되어서 자꾸 마음에 찌꺼기가 남는 거예요. 수행자는 ‘된다’, ‘안 된다’ 이렇게 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Yes. I'll try to keep your words in mind and remember your words. I think that it's part of the practice. I appreciate it. Thank you so much.”
(네, 이해했습니다. 말씀 잘 새기고, 기억하도록 노력하고, 수행의 일부라고 생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지금 질문자가 너무 빨리 훌륭한 성인이 되려고 해서 생긴 고민이에요. 질문자는 그냥 평범한 사람입니다. 화를 낼 수도 있는 사람이에요. 다만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면 화를 냈을 때 즉시 사과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화가 일어나면 참는 것이 아니라 알아차림을 할 수 있는 수행자가 되어야 합니다. 한 발 더 나아가서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상대방을 이해함으로 해서 화가 나지 않는 사람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아직은 부처님처럼 모든 경우에 그렇게 할 수 없는 것이지, 우리도 어떤 경우에는 다른 사람들이 막 화를 내는데도 화가 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니 그럴 수 있는 확률을 조금씩 높여간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수행자는 후회가 없어야 해요. 지난번에 못 했으면 이번에 다시 하면 되고, 이번에 못했으면 다음번에 다시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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