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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은 108배를 하지 않았는데, 왜 불교에서는 절을 하나요?

작성자자연|작성시간24.02.01|조회수19 목록 댓글 0

부처님은 108배를 하지 않았는데, 왜 불교에서는 절을 하나요?

“정토회에서는 아침마다 108배 절 수행을 하는데, 부처님께서 전정각산과 보리수 아래에서 수행하실 때 절을 하셨다는 내용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저희가 하는 절 수행의 유래가 궁금합니다.”


“부처님이 절 수행을 했다는 기록은 남아있지 않습니다. 반면 부처님의 제자들이 부처님에 대한 존경의 표현으로 부처님을 세 바퀴 돌고,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절을 올렸다는 기록은 많이 있습니다. 인도의 전통에서 존경의 표현은 상대의 발아래 머리를 조아리는 것입니다. 내 머리 위에 당신의 발을 올려놓는다는 뜻으로 하는 이 동작은 상대방을 그만큼 존중한다는 뜻입니다.

이처럼 예의에서 비롯된 절 동작은 여러 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상대를 진심으로 존경할 때는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고, 그렇게 못할 때는 허리를 굽혀서 무릎 밑에 손을 대는 시늉을 합니다. 나중에 상카시아에 도착하면 인도 사람들이 인사하는 동작을 잘 관찰해 보세요. 스님에게 와서 인사할 때 무릎을 꿇고 스님의 무릎 밑에 손을 대는 시늉을 하는데, 이것이 모두 인도의 전통적인 인사 방식입니다.

그리고 인도 사람들은 ‘나마스떼’ 하고 인사를 합니다. 이 말은 ‘나는 당신께 귀의합니다’ 하는 뜻입니다. 우리가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또는 ‘나무아미타불’ 하고 말하는 ‘나무’가 귀의한다는 의미입니다. 테라밧다에서는 ‘깨달음을 성취하신 존귀한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하는 의미로 ‘나모 따사 바가와또 아라하또 삼마 삼붓다사’ 이렇게 말하는데, 여기서 ‘나모’라는 말도 ‘나무’와 같이 귀의한다는 뜻입니다. 모두 자기를 낮추고 상대를 높인다는 의미입니다.

절 동작을 취하면서 자신을 낮추고 겸손한 마음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내면을 겸손히 한다는 의미로 절 수행법이 생겨난 것입니다. 그래서 절 수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를 숙이고 겸손히 하는 마음입니다.


절 수행이 널리 퍼지면서 문화마다 그 방식은 조금씩 다릅니다. 티베트에서 절을 할 때는 ‘오체투지’라고 해서 온몸을 땅에 엎드리고 눕는 방식으로 절을 합니다. 중국에서는 호궤 합장을 해서 이마만 땅에 대는 방식으로 절을 합니다. 한국에서는 무릎을 꿇고 엉덩이가 두 다리에 붙는 자세로 절을 합니다. 이러한 절 자세는 모두 자기 아만을 버리고 겸손해지기 위한 수행법입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살아갑니다.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는 대부분 내가 옳다는 주장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주장을 내려놓는 것은 정신적인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이치적으로는 사람마다 생각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자각하는 것이 중요하고, 실천적으로는 나를 숙이는 겸손함이 중요합니다. 겸손한 마음으로 숙이는 것은 비굴한 것과 다릅니다.

저는 50년이 넘도록 수행을 하고 있고 대중을 지도한 지도 30년이 넘었는데, 하루에 20분 동안 명상하는 것과 20분 동안 절하는 것을 비교해 보면 절하는 것이 사람의 변화에 조금 더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아주 장기간에 걸쳐서 수행을 한다면 명상 수행과 절 수행 사이에 어떤 방법이 더 효과적일지 말하기가 어렵지만, 짧은 시간 동안을 비교해 보면 대체로 절 수행이 더 효과적입니다. 특히 세속 생활을 하면서 수행을 할 때는 절하는 것이 자기를 변화시키는 데 더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정토회에서도 이러한 이유 때문에 108배 또는 300배 절하는 것을 수행법으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이유로 현대인은 대체로 운동 부족이 매우 심합니다. 그래서 매일 108배 절을 하는 것은 육체적으로도 건강에 아주 도움이 됩니다. 한때 법원에서 판사들이 종교와 관계없이 108배를 하면 건강에 좋다는 이유로 아침에 출근해서 매트리스를 깔아놓고 108배를 하는 것이 유행이 된 적이 있습니다. 절 운동은 전신 운동이기 때문에 운동 부족을 극복하는 방법으로도 매우 좋습니다.

부처님 당시의 기록을 보면 부처님은 선정을 배웠기 때문에 주로 좌선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부 행선(行禪)을 하기도 했고요. 이 전통을 이어받아서 위빠사나 명상을 할 때는 좌선과 행선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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