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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진단을 받았는데, 어떤 기도를 해야 할까요?

작성자자연|작성시간24.03.13|조회수7 목록 댓글 0

암 진단을 받았는데, 어떤 기도를 해야 할까요?

“저는 서원행자 교육을 받는 중에 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기도하면서 혹시나 내가 병으로 잘못되면 어쩌나 하는 불안함과 공포가 일어납니다. 그럴 때 ‘부처님, 하느님, 관세음보살님 저 좀 살려주세요’ 하고 매달리는 기도를 하게 됩니다. 그러다가도 다시 참회 기도를 했다가 감사 기도를 했다가 하면서 우왕좌왕하고 있습니다. 병이 있는 수행자는 기도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는 죽음에 대한 의미 부여를 너무 많이 합니다. 죽음에 대해 많은 부담을 느끼고, 두려워하는 마음도 큽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사람이 태어나는 것이나 죽는 것에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암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암에 대해서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암은 생각보다 큰 병이 아닙니다. 조기에 암이 발견되어 수술하고 적절하게 항암치료를 받는다면 다시 발병할 위험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물론 암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지금 시대에 암은 그리 큰 병이 아닙니다. 치료비도 많이 들지 않습니다. 만약 말기암 환자가 되어서 온갖 치료를 다 해보겠다고 발버둥 치면서 고액의 암치료를 받는다면 돈이 많이 들겠지만 일반적인 암 치료에는 큰돈이 들지 않습니다.

암을 좀 가볍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가볍게 생각한다는 것은 암이 발병한 상태에서 몸을 무리하게 쓰라고 하는 뜻이 아닙니다. 암에 대해 실제보다 훨씬 큰 병으로 생각하면서 두려워하는 것을 내려놓았으면 좋겠다는 뜻입니다. 암이 발견되면 무작정 ‘죽으면 어떡하나?’ 하고 걱정하거나, ‘암이니까 이것도 못 하고, 저것도 못 한다’ 하고 지나치게 조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건강검진에서 암이 발견되지 않는 것보다 발견이 된 것이 좋은 일입니다. 발견이 안 되어 암이 더 커지면 큰일이죠. 암이 1기나 2기에서 일찍 발견되는 것은 어찌 보면 매우 행운입니다.


우리는 모두 암세포를 가지고 있습니다. 암세포는 어느 정도 자라야 발견이 됩니다. 돌연변이 세포 한 개가 암세포가 되었다고 해서 금세 발견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깨알만큼의 크기가 되는 것도 암세포 수천만 개가 모여야 합니다. 깨알만큼의 암세포도 어느 정도 모양을 갖춰야 발견이 되지 그전까지는 발견이 어렵습니다. 그런 암세포는 우리 모두 다 가지고 있습니다. 살면서 저절로 생기고 없어지기를 반복합니다. 그러다가 암세포가 자리를 잡아서 커지기 시작하면 그제야 발견됩니다. 요즘은 암을 치료하는 기술과 방법이 많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아서 제거하면 됩니다. 다만 췌장암과 같이 발견하기 어려운 암은 어렵습니다. 이런 암은 발견했다고 하면 이미 암의 진행이 4기까지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발견하기 어려운 암에 걸리면 살 수 있는 확률이 절반밖에 안 된다는 이야기가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암 발병률이 늘어나는 것은 몇 가지 요인이 있습니다. 첫째, 우리가 오래 살기 때문입니다. 만약 우리의 평균 수명이 60살 정도라고 한다면 암 환자는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둘째, 식문화(食文化)의 변화입니다.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화학물질이 들어간 인스턴트식품을 예전보다 많이 섭취하는 것도 암 발병률을 늘어나게 하는 요인입니다. 셋째, 암 진단율이 높아졌습니다. 예전이면 10명 중 2명만 발견할 것을 7명까지 발견할 정도로 암의 조기 발견 기술이 늘었습니다.

그러니 암 진단을 받았다는 것 자체에 너무 연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의사의 처방에 따라 치료를 받으며 자신의 생활을 이어가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만 암 치료는 항생제와 같은 약품을 써서 세균을 없애는 방식처럼 단순한 것이 아니라서 전반적인 생활 관리가 필요하겠죠. 가능하면 자극적인 음식을 덜 먹고, 무리하지 않는 생활과 식이요법 등 생활 관리를 하면서 병원 치료를 받으면 암이 더 이상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살려주세요’라고 기도하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입니다. 지금도 잘 살아 있으니 ‘암을 일찍 발견해서 좀 더 살 수 있도록 해주셔서 감사합니다’하고 감사의 기도를 하는 것이 더 낫습니다. 불안하기 때문에 갈팡질팡하면서 매달리는 기도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만하기를 다행입니다. 감사합니다’ 하고 감사기도를 하는 것이 심리가 안정되는 데에 더욱 도움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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