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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나 공부를 시작할 때 하기 싫은 마음이 올라옵니다

작성자자연|작성시간24.03.14|조회수2 목록 댓글 0

일이나 공부를 시작할 때 하기 싫은 마음이 올라옵니다

“저는 일을 하러 가거나 공부를 시작하려 할 때 항상 부정적인 마음에 부딪힙니다. 어떻게 하면 일도 공부도 편안한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을까요?”


“아침에 일어날 때를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아침 5시에 일어나겠다’ 하고 알람을 맞추어 놓고 시간이 되어서 벨이 울리면, 누워서 벨 소리를 들으면서 ‘일어나야지. 일어나야지. 일어나야지’ 이렇게 자꾸 생각은 하는데 일어나지를 못합니다. 그리고는 ‘일어나고 싶은데 몸이 말을 안 듣는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마음은 일어나고 싶은데 몸이 말을 안 듣는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생각은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마음이 일어나기 싫은 거예요.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일어나야 하는데...’ 하는 말을 다섯 번 반복해 보세요. 그건 일어나기 싫다는 뜻이에요. 본질은 일어나기 싫다는 것인데 일어나고 싶다고 착각하는 겁니다. 그래서 본질을 봐야 해요.


일어나기 싫다는 것이 진짜 마음이라면 그냥 자면 됩니다. 그러면 지각해서 손해를 보게 되겠죠. 이처럼 하고 싶은 대로 욕망을 따르면 손실이 생깁니다. 그러니 일어나기 싫다면 손실을 감수하면 됩니다. 손실을 감수하기 싫다면 일어나기 싫어도 일어나야 합니다. 그러면 ‘일어나기 싫은데 어떻게 일어납니까?’ 이렇게 질문을 하겠죠. 방법은 간단합니다. 그냥 일어나면 됩니다. 이것을 선(禪)에서는 ‘그냥 일어난다’ 이렇게 말합니다. 한문으로는 ‘방하착(放下着)’이라고 표현합니다.

‘일어나야지’ 하지 말고 그냥 일어나야 합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일어나야지’, ‘가야지’, ‘해야지’ 이렇게 늘 결심만 하고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결심하지 말고 그냥 하고 그냥 가야 합니다. ‘일어나기 싫다’ 하는 것이 본질이라고 꿰뚫어 알았다면 두 가지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첫째, 그냥 자서 손해를 보든지, 둘째, 손해를 보기 싫다면 벌떡 일어나는 것입니다. 일어나 버린 뒤에는 ‘일어나야지’ 하는 결심이 필요할까요? ‘일어나야지’ 하는 결심은 아직 내가 일어나지 않았을 때 하는 행위입니다. 결심하거나 각오하지 말고 그냥 해야 합니다. 즉, 질문자가 말한 부정적인 마음이라는 것은 곧 하기 싫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공부가 하기 싫으면 책을 덮고 나가 놀면 되지만 손해가 생깁니다. 그러니 ‘공부해야지’ 하고 결심하지 말고 그냥 하세요. 각오하고 결심하고 노력하는 것은 세속적인 일이지 수행은 아닙니다. 수행을 할 때는 각오, 결심, 노력이 필요 없습니다. 여러분들이 매일 각오하고 결심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거예요. 공부할 일이 있으면 공부하고, 일할 일이 있으면 일하고, 밥 할 일이 있으면 밥하고, 그냥 해버리세요.

앞으로 부정적인 마음이 일어나면 어떻게 한다고요? 그냥 합니다. 이렇게 몇 번만 연습하면 금방 됩니다. ‘해야지’ 하고 결심하지 말고 그냥 해라. ‘안 해야지’ 하고 결심하지 말고 그냥 놓아버려라. 이것을 선(禪)에서는 방하착(放下着)이라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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