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스님의Q&A 게시판

주식으로 전 재산을 잃었습니다, 이 괴로움에서 어떻게 벗어날까요?

작성자자연|작성시간26.06.22|조회수38 목록 댓글 0

주식으로 전 재산을 잃었습니다, 이 괴로움에서 어떻게 벗어날까요?

“저는 두 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제가 10년 넘게 직장 생활을 하면서 집을 사려고 모아 둔 저축이 있는데 얼마 전 주식 투자로 전 재산을 잃어버렸습니다. 그 이후로 밤에 잠도 안 오고 매일 그 생각 때문에 너무 괴로운데요. 스님께서는 영상에서 ‘괴롭지 않으면 행복하다’라고 하셨는데, 저는 매 순간이 너무 괴롭고 힘듭니다. 이 괴로움을 어떻게 할지가 첫 번째 질문입니다. 두 번째는 원망에 관한 질문입니다. 이런 투자에 큰 영향을 준 사람이 어머니였는데, 그 일 이후 어머니를 계속 원망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어머니께서 최근 많이 아프셔서 병원에 실려 가신 적도 있습니다. 그런 어머니를 원망하는 저 자신도 너무 힘이 듭니다. 어머니는 평생 과격하고 무책임했던 아버지를 원망하며 살아오셨고, 누나는 자신이 원하는 진로대로 가지 못한 것과 건강 문제 때문에 부모님을 원망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원망의 고리를 어떻게 끊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이 두 가지에 대해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말 경주나 자동차 경주를 할 때 누가 1등 할지, 2등 할지 돈을 걸고 내기를 하지 않습니까? 그럼 이런 내기는 범죄일까요, 투자일까요?”

“범죄가 아닐 수도 있고 범죄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법으로 허용하면 경마가 되고 놀이가 되기도 하고 일종의 투자 행위가 되기도 하지요. 그런데 이것을 노름이라고 해서 금지하면 범죄가 됩니다. 미국도 마찬가지예요. 도박을 불법화하면 범죄가 되고, 합법화하면 오락 산업이 됩니다. 예전에는 동부의 애틀랜틱시티, 서부의 라스베이거스 같은 특정 지역 안에서만 도박을 합법적으로 할 수 있었어요. 대신 세금을 내고 정부의 관리와 감독을 받습니다. 그 밖의 지역에서 하면 불법이 되는 거예요.

주식도 원래는 이런 원리입니다. 어떤 사람은 기술과 능력은 있는데 돈이 없어서 사업을 못 하고, 어떤 사람은 돈은 있는데 사업 아이템이나 능력이 없습니다. 그럴 때 자본을 모아 기술과 능력이 있는 사람이 사업을 하고, 그 이익을 함께 나누는 것이 자본시장이 작동하는 원리예요. 내가 여유자금이 있어서 ‘이 사람은 좋은 기술을 가지고 있으니 내가 돈을 투자하면 회사를 잘 운영해서 나중에 큰 이익을 낼 수 있겠다’라는 생각으로 투자한다면, 그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정상적인 투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하는 주식 투자는 그런 원리와는 조금 달라요. 돈이 몰리면 주가가 오르고, 돈이 빠져나가면 주가는 내려갑니다. 만약 볼펜을 100원 주고 샀는데 사겠다는 사람이 많아지면 가격이 1000원으로 오르고, 사겠다는 사람이 없으면 10원으로 떨어지는 것과 같습니다. 기업 성과와는 관계가 없는 일종의 투기입니다. 일반적으로 투기는 범죄에 속하지만, 현재는 합법적인 시장 안에서 열어두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1년 사이에 주가가 3배 넘게 올랐습니다. 3000이 되지 않았던 코스피가 이제는 9000을 넘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기업이 그만큼 이익을 내고 좋아졌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회사의 사업이 잘되어서 오른 것이라기보다는 자금이 몰려서 오른 것입니다. 그래서 투기적 성격에 가깝다고 할 수 있어요. 앞으로도 주가가 계속 오르려면 돈이 계속 들어와야 하는데 그럴 수 있을까요? 주식이 더 이상 오르지 않으면 사람들은 돈을 빼서 다른 곳으로 가져가게 됩니다. 돈이 빠지면 주가는 내려갑니다. 지금 벌써 주가가 폭등과 폭락을 오간다는 것은 투기 자본의 성격을 갖고 있다는 뜻이에요. 옛말에 ‘노름할 때는 밑천이 많아야 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빚내서 투자하면 손해로 끝날 확률이 높습니다. 시중은행보다 제2금융권에서 돈을 빌릴 때 이자가 높은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높은 이율로 돈을 빌린다는 것은 못 갚을 가능성도 높다는 뜻이에요. 그만큼 불안정하다는 말이지요.

지금 자본시장은 상당히 투기 자본화되어 있어 위험한 상태입니다. 이렇게 위험이 클 때 특별한 이익이 생기니 사람들은 몰려듭니다. 주변에서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계속 들으면 안 하려던 사람도 결국 참여하게 됩니다. 이때가 막판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은 막차를 타게 됩니다. 질문자는 아직 젊습니다. 얼마를 잃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정도는 학습비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의 욕망은 실패를 해야 비로소 위험한 줄 알게 됩니다. 몇몇 소수는 잭팟이 터질 수 있지만, 다수는 잃는다는 것을 알아야 해요. 이런 것은 안 하는 편이 낫고, 한다면 조심하는 것이 매우 좋습니다. 저축도 해가면서 분산투자를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러니까 학습비라고 생각하세요. 학습비로 내기에는 아까운 큰돈이겠지만, 그래도 이미 지나가 버렸잖아요. 지나가 버린 일을 붙들고 있는 것은 집착입니다. 무슨 돈으로 생각하라고요?”

“학습비요.”


“질문자가 만약 돈이 더 있었으면 더 넣었을 수도 있고, 누가 돈을 빌려줬으면 더 투자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모아 둔 돈만 잃은 것은 오히려 다행이에요. 저축해 놓은 돈이라는 것은 없어도 지금 당장 살아가는 데 큰 지장이 없는 돈이라는 뜻이거든요. 그러나 빌려서 투자한 거라면 갚아야 하니까 훨씬 부담이 됩니다. 그런 점에서 저축한 돈을 잃은 것은 그나마 양호한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노름판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본전 생각이에요. 그게 결국 패가망신으로 가는 길입니다. 본전을 찾겠다고 다시 돈을 빌려 투자하면 더 쪽박을 차게 됩니다. 그러니까 학습비라고 생각하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배우려면 학습비를 내야 하나요, 안 내도 되나요?”

“내야 합니다.”

“학습비가 좀 크나요?”

“네.”

“그래도 비교를 해보자면 사고 나서 죽는 것보다 낫고, 크게 다치는 것보다 낫습니다. 직장을 잃는 것보다도 낫습니다. 아깝겠지만 그 돈은 없어도 살아갈 수 있는 돈이었습니다. 거기에 자꾸 연연하면 과거가 현재의 삶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그리고 엄마가 주식을 해보라고 했다고 해서 엄마를 원망하는 것은 잘못된 거예요. 만약 증권회사 직원이 어떤 회사의 전망이 좋다고 해서 투자를 했는데 가격이 계속 내려간다면, 증권회사 직원을 원망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본인이 결정한 거예요. 그러니까 이건 질문자의 문제이지, 엄마를 미워한다고 해결될 일은 아닙니다.

이렇게 보면 첫 번째 문제와 두 번째 문제는 사실 하나입니다. 일어난 일은 받아들이고 학습비로 생각하면 되는데, 그게 안 되니까 원망이 생기는 거예요. 아버지가 어떻게 살았든, 엄마가 어떻게 살았든, 누나가 어떤 상처를 가지고 있든 그것은 그들의 문제입니다. 내가 돈을 잃은 것도 이미 지나간 일이에요. 지금 여기 나는 살아 있고, 앞으로 나아가면 됩니다. 과거의 일은 경험입니다. 투기는 위험하다는 것을 자각했고, 부모님처럼 원망하며 살지 말아야겠다는 것을 자각했다면 그것은 매우 소중한 경험입니다. 과거에 집착하면 과거가 자기 마음에 상처를 주고 미래에 장애가 됩니다. 빚을 안고 있는 것과 같아요. 그러나 과거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으면 그 경험은 미래의 자산이 됩니다. 하늘에서 비가 오는 것은 내가 어쩔 수 없지만, 우산을 쓸지 말지는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말씀해 주신 조언 깊이 새겨듣겠습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