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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세상이 나를 돕고 있다면

작성자자연|작성시간22.11.03|조회수10 목록 댓글 0

분별없이 내 인생을 바라보자.

처음 태어날 때 인연따라 어떤 몸을 빌어 이 땅에 나왔다.

분별없이 보면, 그건 그저 인연이 화합하여 어떤 육체 하나가 그저 생겨났을 뿐이다.

사람들은 그 육체를 '나'라고 이름붙였고, 나도 사람들에게 이 육체가 '나'라고 교육받으면서 그렇게 믿게 되었다.

그런데 그 나라는 생각을 믿지 않으면 그저 한 존재가 생겨났을 뿐이다.

그것도 빈 몸으로, 아무것도 가져오지 않은 알거지로, 또 아는 사람 한 명도 없이, 홀연히 이 땅에 태어났다.

그런데 천만다행인 상황이 펼쳐졌다.

이 몸을 '나'라고 믿게 만든 사람 중 한 사람, 그 여인이 자신이 나의 엄마라고 하면서 젖을 물리고, 죽을 만들어 주고, 똥오줌도 갈아주고, 아프면 병원에 데려가며 살려주고 있다.

천만다행으로 이 지구별이라는 낯선 땅에서 게임이 시작됐다.

나와 너라는 게임, 부모와 자식이라는 게임, 살고 죽는다는 게임, 성공과 실패라는 게임...

그런데 나이가 들고 성장하다 보니, 엄마와 아빠라는 사람만 나를 도와주는 것이 아니었다!

와우~ 이런 놀라운 행성이 있나!

이 행성에서는 배가 고프면 밥이 생기고, 잘 때가 되면 어디든 잘 집이 생기고, 추우면 옷이 생긴다.

처음에는 이 밥이 아빠가 가져오고 엄마가 요리해 준 것인 줄 알았는데, 가만히 보니 무수히 많은 사람들 이를테면, 농부와 소매상, 도매상, 마트직원, 택배 배달원, 반찬가게 사장, 정수기 업체, 밥을 할 있도록 수도 배관을 깔아 준 사람들, 밥솥을 만든 사람들과 회사, 가스레인지를 만든 회사와 사람들 등등 무수히 많은, 아니 어쩌면 크고 작은 인연을 다 합치면 온 우주 전체가 내가 한 끼도 굶지 않고 살 수 있도록 완벽한 도움을 주고 있지 않은가!


참으로 이 행성이란 놀랍다! 가만히 보니, 태양, 하늘, 바람, 구름, 별, 바다, 강, 산하대지 전부가 나를 살리고자, 내게 놀 자리를 펴주고, 밥을 주고, 집을 주고, 옷을 주며, 또 친구가 되어주고 있다.

이 행성에서 그냥 저냥 노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저마다 자신의 일을 하며 서로가 서로를 살려주고, 서로가 서로를 먹여주고, 친구가 되어준다.

태양과 구름, 지구 같은 대자연에서부터 사람과 동물 식물 곤충 심지어 박테리아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일체 모든 것들이 완벽하게 서로에게 기대어 존재하고, 서로를 개댈 수 있게 자기 품을 내어준다.

서로가 서로에게 원인이 되고 결과가 되며, 서로가 서로를 살게 하는 무한한 사랑과 자비 실천의 장이 아닌가.

나를 살게 하고자 온 우주 전체가 돕고 있다니!

이 감사함과 사랑을 어떻게 갚을 수 있지?

다행스럽게도, 나 또한 나의 일을 하고, 내 길을 가는 것으로써, 이 사회에, 이 세상 모든 사람들과 존재들을 사랑하고 살리는 일에 동등하게 동참할 수 있다.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사는 것을 통해서 이 지구별의 사람들은 서로가 서로를 무한히 사랑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세상, 이 우주는 사랑과 자비가 그 근원의 운행 원리인 것 같다.

나는 내 인생을 온전히 사는 것을 통해 이 우주에게 사랑을 보내고 있다.

심지어 눈물겹게도 내가 밥 한 끼를 먹을 때 먹은 고등어 한 마리조차 자신의 한 평생을 바쳐 바다를 헤엄치고, 놀고, 삶을 살다가 농부의 손에 잡혀 내 한 끼의 반찬이 되어주는 것을 통해 나에게 사랑을 온전히 베푼다.

저들이 자신의 온 생명을 바쳐 나에게 한 끼를 주었든, 나 또한 언젠가는 죽는 것을 통해 이 세상을 살릴 것이다.

초식동물을 육식동물이 먹고, 육식동물을 사람이 먹고, 사람이 죽어 박테리아를 살리고, 박테리아는 다시 죽은 생물을 분해해 산 생물이 이용할 수 있는 상태로 바꾸어 준다.

생태계 먹이사슬 피라미드의 가장 높은 자리의 생명은 다시 가장 낮은 생명에게 먹힘으로써 자비의 순환을 돕는다.

생태계는 이처럼 순환하며 서로가 서로를 완벽하게 살려줄 뿐, 높고 낮음은 없다.

아! 이 세상은 높고 낮다는 분별 없이, 사실은 무한한 상생과 무한한 자비, 사랑이 매 순간 그 근원을 이루고 있다.

내가 사는 것도 사랑의 실천이고, 죽는 것도 누군가를 살리는 사랑의 실천이다.

매 순간의 삶 자체가 거대한 사랑/ 자비의 연기적 순환 시스템을 완성시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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