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도로에 매달린 오른쪽의
좁은 도로가 위태롭다
일 방향으로 내달려온 역사처럼
타이어의 소요가 예사롭지 않다
막힘없는 내리막 끝자락에
그어놓은 유일한 건널목,
쿠데타를 연상시키는 소음이
신호 불빛을 색맹으로 바꿔버린다
제법 외투 깃을 세우는 칼바람과
서둘러 돌아가야 할 집이
구호처럼 서 있다
서성거리는 그림자들의 눈빛, 순간
짙은 정적이 거리로 몰려든다
노인 한 사람이 붉은색을 견디지 못하고
뚜벅뚜벅 흰 머리칼을 날리운다
교복차림의 몇몇 아이들은
언제 켜질지 모를 그 색을 기다리며
꼿꼿이 서 있다
바로 그 자리로
세대를 가르는 깊은 강이, 한번
출렁거린다
- 공중부양사, 애지시선 0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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