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아버지 온천에 모셔서
등의 때를 밀어 줍니다.
옛날엔 등 하나 내게 맡긴다는 것
자존심 상한다는 듯 손사래 치시더니
오늘은 말없이 등을 내맡긴 채
어이쿠 시원하다, 시원하다는 말을
연발합니다.
축 처진 아버지 어깨
맥없이 축 늘어진 불알
한때 나를 만들고 동생을 만드느라
주먹 돌같이 단단하게 올라붙었을 불알
주름 같은 아버지 묻은 때를 벗겨 주면
처진 아버지의 불알 다시 당당하게
위로 올라붙기를 바라는 오후입니다.
- 백석과 보낸 며칠간, 시작시인선 04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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