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가 토해낸 펠릿에는
소화 안된 털과 뼈들이 뭉쳐 있다지
밤에 먹어치운 먹이 중에는
분해될 수 없는 것들이 많았을 테니까
철사나 전선처럼 질긴 것들도 있었을 테니까
오랫동안 뭉쳐진 기억들은 점점
희고 길어진다
이미 나뭇가지의 일부가 된 마른 고치처럼
나비가 날아간 후에도
꽃이 시든 후에도
올빼미도, 그도, 사라진 지 오래인 지금에도, 저렇게,
낡은 이불 홑청 사이로 삐져나온
희고 긴 솜뭉치처럼
- 파일명 서정시, 창비시선 4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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