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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과 돛 (정호승)

작성자기다려줘|작성시간26.06.21|조회수9 목록 댓글 0

닻을 내려야 할 때 돛을 올렸다
사랑해야 할 때 사랑하지 못하고
돛을 올려야 할 때 닻을 내렸다

당신은 어느 먼바다에 있는가
어느 해류를 따라
어디에서 삼각파도로 울고 있는가

죽어야 할 때 죽지 못하고
닻을 내리면 항구가 사라지고
돛을 올리면 수평선이 사라졌다

바다가 강물로 거슬러 오르고
어디에선가 멀리
마지막 떠나는 뱃고동 소리가 들렸다


- 편의점에서 잠깐, 창비시선 522 -

(Charles Vick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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