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 가족
김 주 대
마을 근처로 난 둘레길에 나가
아침 일찍 알밤을 주워 온 노인네가
작은 칼로 밤을 깎아
애들 입에 넣어 주고 있었다
새끼는 커도 새끼
어미는 늙어도 어미
서른 넘은 두 녀석
손 하나 까딱 않고
입 딱딱 벌려 차례로 밤을 받아먹는다
봄에 처마 밑에서 본 제비 새끼들 큰 입과
벌레를 물고 온 어미 제비
세상에 저렇게 사람만 한
제비들 이라니
'자녀에게 먹일 것을 애써 구해 와서 자녀가 맛있게
먹는 것을 보고는 세상 부러울 것 없다는 듯이 흐믓
해하는 어머니가 있다. 오늘 아침에는 알밤을 주워 와
서 서른 살이 넘은 두 자녀에세 먹이고 있다. 시인에게
이 풍경은 마치 어미 제비가 물고 온 벌레를 "입을 딱딱
벌려" 받아먹는 새끼 제비들을 눈앞에서 보는 것만 같다.
세상에서 이처럼 아름답고 거룩한 장면이 또 있을까. 김
주대 시인의 다른 시 '마음'에도 제비 가족을 바라보고 있
는 어머니가 등장한다. 어미 제비가 물고 온 것을 새끼 제
비들이 먹고 있는 것을 오래 보고 있노라면, 즉 "입을 딱딱
벌리민서 꼼지락거리는 걸 보마/ 나도 꼼지락거리미 숨을
잘쉬기 된다"고 어머니는 말씀하신다. 또 어머니는 "꽃은 오
래 쳐다보만 나도 노랗기 빨갛기 혈액이 돈다"라고 덧붙여서
이르신다. 제비와 꽃에 당신의 마음을 얹은, 고향 사투리가 정
겨운 이 말씀은 가히 빼어난 詩句라고 하겠다. 내게도 어머니
의 존재는 큰 經典이다.' - 문태준의 가슴이 따뜻해지는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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