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고마운 산길
별물
삼각산 비봉과 향로봉은 서로 이웃하고 있는 봉우리들로서 서울의 서쪽 동네들을 멀리까지 바라볼 수 있고, 도심을 건너 한강 너머론 관악산이 보이고 더 멀리 산들이 파도치듯이 꿈속의 옷자락을 펼친 천사들처럼 차례로 앉아 있는 모습들을 볼 수 있다.
별물 시인팀은 3호선 경복궁역에서 오전 10시경에 다함께 모여 시내버스를 타고 구기동으로 왔다. 경복궁역 3번출구에서 모두 만났는데 역시 저번 때처럼 선소현, 성서희, 양정린, 도초희 네분 시인들이 음식을 별도로 배낭에 넣어 가지고 왔는데, 남자 시인들이 즐거운 기대감으로 한 배낭씩 둘러 매었다. 서국서, 형재식, 용한동, 국찬성, 원경화 다섯 남성 시인들은 개인 짐을 최소로 하여 가져온 것은 여성 시인들이 손수 만들어 오신 김밥 주먹밥 음료수 등을 운반하기 위해서인데 비록 연세는 팔십 가까워도 아직 체력도 든든하고 키도 넉넉하여 여성 시인들에게 믿음직한 느낌을 가지게 하였다. 도시에서 살아가려면 건강하지 않으면 자연히 기운이 떨어지기 쉽고, 또 시공부도 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체력이 부족하면 결국은 조금씩 손을 놓게 되는 경우를 만나게 된다. 시작에 도움되는 책들은 범위가 정하여지지 않고 광범위하므로 우선 그리고 가끔씩 혹은 정기적으로 휴일을 활용하여 산행을 하여 건강 유지를 하는 것이 나중에 보면 결국은 현명한 선택이었음을 확인하게 되는 것 같다. 도시의 산 북한산 도봉산 뿐만 아니라 인왕산 안산도 있고 또 간편하게 하여 두세 시간 다녀오면 바로 가정으로 돌아와 밀린 일들을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네! 다소 가정에 즉 집에 미루어 놓은 집안 일도 우선은 건강챙김 위한 산행이나 둘레길 산책과 시공부를 선행한 후 할 수도 있는 건 시공부나 걷는 것이나 가정의 일 정리도 다 똑같은 비중을 두어 꾸준히 해야만 도시생활이 지치지 않고 즐겁게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도시에서의 산행은 시간이 많이 들어가지 않는 일상의 한 과정이라 생각하면 부담이 없고 언제든 또 언제까지든 건강을 유지하며 할 수 있고 그러다보면 산행의 향기에 싸이게 될 것 같다. 일행은 구기동에 버스를 내려 짐을 꾸리고 걸음을 시작했다. 폴라 피터슨 선생님도 별물문학팀엔 꼭 참석하셔서 건강챙김도 함께하시고 시인님들의 꾸준한 진척을 확인해 주시며 함께 서울의 도시생활을 더 충만하게 문학적으로도 종교적으로도 더 뜻있게 보내시려는 것 같았다. 별물팀과는 서로 도우는 상부상조의 관계 더 정확히 말하면 일체인 한마음으로 보면 될 것이다. 아직까지 한번도 안 나오신 일이 없지만 혹여 바쁜 일이 있어 못 나오실 경우가 만에 하나 있다고 한다면 산행이 끝난 후 연희동 학교 근처로 가서 만나 뵐 수 있을 것이다
" 서울에선 산행 시간 두시간이면 충분할 것 같내요! 시내교통 한시간 합해서 딱 세시간이죠! 도시생활에선 건강하지 않으면 파도에 밀리듯이 생활에 밀리게 됩니다."
용한동 시인이 기운내자고 하였다
" 용 시인님은 별물문학팀의 금강석 같아요! 아니, 금강석이에요 " 성서희 시인이 용 시인의 수고하심을 격려하며 용 시인의 손을 잡아드렸다. 용한동 시인은 나이 들어도 마음은 청춘인 듯 가슴 한편이 뜨거워옴을 느꼈으나 마음으로만 느끼며 눈웃음 띤 짧은 감사의 말로 대신했다
" 감사합니다. 성 시인님! " 여성 시인들이 장미 백합 국화 같은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개성적 품위를 꽃향기처럼 지니신 까닭도 있지만 '논어'의 예(례)을 살려 서로 '님' 자를 호칭에 꼭 붙이기로 했다. 인간사이의 따스함을 유지하는덴 예가 최고라는 걸 팔십 노장들은 너무 잘 알고 있다. 멀리 보는 지혜가 아니겠는가! 미인을 대하고도 바다물처림 평화로울 수 있는 이는 인생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다. 고요히 모나리자의 미소처럼 바라보는 사람이 오래 인간의 정서를 봄향기처럼 멀리까지 전달하리!
성 시인만 손을 잡고 격려하는 것이 아니라 약속이나 한듯 선소현 시인과 양정인 시인 그리고 도초희 시인도 좀 무거운 배낭과 가방을 들고 걸어가는 남성 시인들에게 말을 시키고 다정하게 대하였는데 다들 알지만 마음은 구름 위를 걷는 것 같았다. 바보처럼 자기 마음에 찬물을 끼얹는 목석같은 시인은 없을 것 같았다.
폴라 선생님은 선생보다 키가 작은 서국서 시인이 모시고 갔는데 다른 시인들이 손잡아 주는 걸 보셨을 같아 폴라 선생님은 서국서 시인의 손을 잡아주셨다. 혹시 꿈이 아닌가 생각도 들었고 가슴이 따뜻하여졌지만 서 시인은 그 순간을 그대로 인정하며 즐거운 마음 가질 만큼 성숙했다.
" 아직은 높지 않고 길도 좋은 것 같애요. "
폴라 선생님의 이슬 맺힌 듯 촉촉한 목소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