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지성(志誠) 김 창 희 변호사
오래 전에 지어진 아파트를 중심으로 그 명칭을 건설회사의 새로운 대표 브랜드명으로 변경하기 위하여 명칭변경신청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그 신청이 받아들여져서 새로운 명칭을 사용하는 아파트가 생기고 있으나 일부 지역에서는 구청에서 이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구청에서 신청을 거부하는 것이 정당할까? 이에 관하여 최근 서울행정법원은 향후 제기될 사례 또는 입법에 있어서 기준이 될 수 있는 최초의 판결을 선고하였다.
아파트 명칭에 관한 법이 있는가?
입주자들이 아파트 명칭을 마음대로 바꿀 수는 없다. 법에 아파트 명칭을 바꾸는 방법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건축법 제29조, 건축물대장규칙 제4조, 제7조 등에 의하면 건축물대장에는 건축물의 명칭 등을 기재하게 되어 있고, 건축주 등이 그 명칭을 바꾸려면 시장(구청장)에게 건축물표시변경신청을 하게 되어 있고, 시장은 변경되는 명칭이 실제현황과 일치하는지를 확인하고 변경시켜 주게 되어 있다.
명칭변경을 위한 세가지 요건
그러면 명칭변경을 원하면 어느 아파트나 명칭을 변경할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 명칭변경을 위하여는 3가지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첫째로 아파트의 명칭변경은 변경될 브랜드명에 관한 권리를 가진 건설회사의 승낙을 받아야 하고, 둘째로 특정 브랜드로 명칭을 변경하기 위하여는 조경을 변경하는 공사를 시행하는 등 외관상 변경할 브랜드명에 부합하는 아파트의 실체적 유형적 변경이 있어야 하고, 셋째로 아파트의 명칭변경에 따라 인근 아파트와 명칭에 혼동을 가져오는 등 타인의 권리나 이익을 침해하여서는 안된다.
명칭변경을 위한 신청자
아파트의 주민들이 위의 3가지 요건을 모두 갖추었다고 하자. 그러면 아파트의 명칭변경은 누가 신청할 수 있는가? 원칙적으로 이러한 신청권은 소유권에 바탕을 둔 것으로서 집합건물의 구분소유자 전원이 신청인이 되거나 집합건물에 관한 사법 상의 단체인 구분소유자 전원으로 구성된 관리단이 당사자가 되어야 한다. 한편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15조 제1항에 의하면, 공용부분의 변경에 관한 사항은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각 4분의 3 이상 다수에 의한 집회결의로써 결정한다고 되어 있고, 아파트 명칭변경은 공용부분의 변경에 준하여 봄이 상당하므로 아파트 소유자 전체의 4분의 3 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단
그러면 입주자 대표회의는 신청권이 없는가? 실제로 위 서울행정법원 판결에서 “관리단은 집합건물법 제23조 제1항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이면 그 존립형식이나 명칭에 불구하고 관리단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므로 공동주택의 경우 관리단이 입주자대표회의와 별도로 구성되어 있지 않는 한 입주자대표회의가 집합건물법 상의 관리단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고, 다만, 입주자대표회의가 관리단의 지위에서 아파트 명칭변경신청권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변경은 집합건물 공용부분의 변경에 준하여 입주자 전체 4분의 3 이상의 동의를 요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관하여는 유력한 반대이론이 있는데, 집합건물법 상의 관리단은 구분소유자 전체로 구성되는 단체인 반면, 주택법 상의 입주자대표회의는 동별 대표자들의 단체로서 서로 구성원이 다르므로 입주자대표회의가 신청권이 없다는 이론이다.
위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은 1심 판결이므로 고등법원이나 대법원에서 그 결론이 바뀔 수 있음은 물론이다. 그러므로 구청이나 시청에서 명칭변경을 거부 당하여 소송을 제기하여야 하는 입장에 있는 아파트라면,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대로 관리단 집회를 열어서 명칭변경의 신청을 관리인을 정하여 두는 것이 안전할 것이다. 관리단 집회를 여는 경우에는 4분의 3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서면결의를 하는 경우에는 5분의 4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그 동의자 수를 세는데에는 세입자는 포함되지 않고 소유자만으로 계산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