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강 기도란 성령의 기름 부음을 구하는 것이다
“하나님이 나사렛 예수에게 성령과 능력을 기름 붓듯 하셨으매
그가 두루 다니시며 선한 일을 행하시고
마귀에게 눌린 모든 사람을 고치셨으니
이는 하나님이 함께 하셨음이라”
(사도행전 10:38)
구약 시대에는 왕이나 제사장, 선지자를 세울 때 기름을 부어 하나님께서 특별히 택하신 사람으로 구별하곤 했다(출 29:29). 그중에서도 제사장은 백성을 대신해 제사를 드리는 일을 맡았다.
오늘날 우리도 영적으로는 “왕 같은 제사장”(벧전 2:9)으로 부름받았다. 다른 사람을 위해 기도하고 섬기며 살아가는 존재라는 뜻이다. 그런데 이런 삶을 살기 위해서는 성령의 기름 부으심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나님의 일은 단지 우리의 노력이나 경험만으로 되지 않는다. 성령께서 힘과 지혜를 부어 주실 때 비로소 하나님의 뜻을 따라 일할 수 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일을 감당하길 원한다면 먼저 성령의 도우심을 구하고, 그분의 기름 부으심을 받아야 한다.
1. 기름 부음의 의미
구약 시대에 ‘기름을 붓는다’는 행위는 단순한 의식이 아니었다. 하나님께서 한 사람을 특별히 구별하시고 사명을 맡기신다는 표시였다. 사용된 기름은 감람나무에서 짜낸 올리브 기름에 향품을 섞어 만든 거룩한 관유였다(출 30:22–25). 이 기름을 뿔병이나 그릇에 담아 사람의 머리 위에 부어 흘러내리게 함으로써 하나님의 선택과 임재, 그리고 능력이 임했음을 드러냈다.
아론이 제사장으로 세움 받을 때 모세는 그의 머리에 관유를 부었다. “그에게 관유를 붓고 거룩하게 하여 그를 성결하게 하였다”(레 8:12). 다윗도 이스라엘의 왕으로 택함을 받았을 때, 사무엘이 기름 뿔병을 가져다가 그의 머리에 부었다. 그 순간부터 “여호와의 영이 크게 감동하였더라”(삼상 16:13)고 기록되어 있다. 이처럼 기름 부음은 단순한 외형적 의식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 사람을 선택하시고 능력을 위임하셨다는 증거였다.
신약 시대에 와서는 이 기름 부음이 성령의 역사로 나타난다. 구약에서는 머리에 기름을 부어 거룩하게 구별했지만, 이제는 성령께서 직접 임하시고 충만하게 하심으로써 하나님의 일꾼을 세우신다. 예수님도 공생애를 시작하시기 전, 요단강에서 세례를 받으실 때 성령이 비둘기같이 임하셨고(마 3:16), 이후 성령의 기름 부으심을 따라 복음을 전하시고 병든 자를 고치시며 귀신을 쫓아내셨다(행 10:38).
따라서 성령의 기름 부음이란 단순한 상징이나 은유가 아니다. 하나님께서 한 사람을 사명자로 세우시고, 그 사명을 감당할 능력과 권능을 부어 주시는 실제적인 역사이다.
2. 성령의 기름 부음과 사명
이처럼 성령의 기름 부으심은 구약의 직분자들을 넘어 신약 시대의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사명을 감당할 실제적인 능력으로 임한다. 예수님 역시 공생애를 시작하실 때 성령의 능력 안에서 사역하셨기에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시고, 병든 자를 고치시며, 마귀에게 눌린 자들을 자유롭게 하실 수 있었다(행 10:38).
오늘날 우리의 사역과 삶도 마찬가지이다. 목사가 설교하거나 주일학교 교사가 아이들을 가르칠 때, 말씀이 능력 있게 전해지고 죄인이 회개하며 영혼이 회복되는 역사가 나타난다면 그것은 성령의 기름 부음이 함께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기름 부음 없이 말씀을 전한다면 성경 지식은 전달할 수 있어도 사람의 영혼을 변화시키는 권세와 능력은 나타나기 어렵다.
찬양도 마찬가지이다. 기름 부음 없이 찬양하면 사람들의 감동은 이끌어 낼 수 있지만 영혼은 변화되지 않는다. 그러나 성령의 기름 부음이 임하면 단순한 노래가 예배가 되고, 그 찬양을 통해 상한 마음이 위로를 받고 눌린 영혼이 회복된다.
또한 하나님의 일을 맡고도 “너무 힘들어서 못 하겠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육체적인 한계나 건강 문제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사명을 감당해야 하는데도 계속 무기력하고 영적인 열정이 사라진다면, 기름 부음이 메마른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한다. 성령의 기름이 부어지면 하나님께서 맡기신 일을 감당할 힘과 열정이 다시 살아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특히 목회자는 사역의 성공이나 교회의 부흥보다 먼저 성령의 기름 부음을 구해야 한다. 기름 부음이 임하면 말씀을 전할 때 권세가 나타나고, 기도할 때 성령의 역사가 나타나며, 섬길 때 하나님의 은혜가 흘러간다. 결국 교회의 부흥도 사람의 능력이 아니라 성령의 기름 부음에서 시작된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부모가 자녀를 기름 부음 없이 양육하면 잔소리로 들릴 수 있지만, 성령의 도우심 가운데 권면하면 아이의 마음이 열릴 수 있다. 직장에서 일하는 성도 역시 성령의 기름 부음이 임할 때 맡은 일을 더욱 지혜롭고 성실하게 감당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러므로 모든 성도는 자기 자리에서 성령의 기름 부음을 사모해야 한다. 성령의 기름 부음은 사명을 감당하게 할 뿐 아니라 영적 전쟁에서도 승리하게 한다. 하나님의 사람은 사역을 위해서도, 영적 전쟁을 위해서도 끊임없이 성령의 기름 부음을 구해야 한다.
3. 기름 부음과 영적 전쟁
예수님이 성령의 기름 부으심을 받아 사역하셨듯, 다윗 역시 기름 부음을 통해 하나님의 능력을 경험했다. 그는 왕으로 세움 받기 전에 이미 사무엘에게 기름 부음을 받았고, 그때부터 여호와의 영에 크게 감동되었다(삼상 16:13). 그 이후로 다윗의 삶에는 인간적인 능력 이상으로 하나님의 역사가 나타났다.
골리앗과의 싸움이 대표적이다. 다윗은 양을 지키면서 돌팔매를 훈련한 경험이 있었지만, 골리앗을 무너뜨린 것은 단순한 기술 때문이 아니었다. 그는 “너는 칼과 창과 단창으로 내게 나아오거니와 나는 만군의 여호와의 이름으로 네게 나아가노라”(삼상 17:45)라고 선포했다. 이 전투는 단순한 기술의 싸움이 아니라, 살아 계신 하나님과 하나님을 대적하는 세력 사이의 영적 전쟁이었다. 다윗이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기름 부으심이 그와 함께했기 때문이다.
사울에게 악령이 임했을 때도 다윗이 수금을 연주하자 악령이 떠났다(삼상 16:23). 단순히 음악 실력의 효과가 아니라, 기름 부음을 받은 다윗의 손길 위에 성령의 역사가 임했기 때문이다. 영적 전쟁은 인간의 힘이나 기술로는 감당할 수 없다. 오직 성령의 기름 부음을 받아야만 승리할 수 있다.
신약에서도 기름 부음의 능력이 어떠한지를 볼 수 있다. 오순절에 성령의 기름 부음을 받은 베드로는 설교 한 번으로 삼천 명이 회개하는 역사를 경험했다(행 2:41). 에베소에서 사역하던 바울의 손수건이나 앞치마만 얹어도 병이 떠나고 귀신이 나갔다(행 19:11–12). 이는 그들의 학문이나 인격 때문이 아니라, 성령의 기름 부음으로 나타난 역사였다.
오늘날 마귀는 우는 사자처럼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고 있다(벧전 5:8). 기도하지 않는 사람, 죄를 회개하지 않는 사람, 다투는 가정과 깨어 있지 못한 교회를 노린다. 때로는 고난과 질병, 갑작스러운 사건 속에서 우리의 연약함을 틈타 기도의 자리를 무너뜨리고 믿음을 흔들려 한다. 그 목적은 결국 우리를 낙심시키고 하나님을 떠나게 하는 데 있다.
그러므로 영적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성령의 기름 부음이 필요하다. 성령의 기름 부음을 받은 사람은 마귀의 공격 앞에서도 쓰러지지 않고, 오히려 담대하게 대적할 수 있다. 성경은 “마귀를 대적하라 그리하면 너희를 피하리라”(약 4:7)고 말씀한다. 대적하는 힘은 우리의 성격이나 의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기름 부음에 있다.
가정이 흔들리고, 삶이 얽히고, 교회가 어려움에 부딪힐 때 그때가 바로 성령의 기름 부음을 구할 때이다. 성령의 기름 부음을 받은 사람은 시험 속에서도 믿음을 잃지 않고, 오히려 그 자리에서 하나님의 역사를 경험하게 된다.
4. 기름 부음을 받는 길
첫째, 하나님의 훈련을 통과해야 한다
다윗은 왕이 되기 전에 오랜 세월 사울에게 쫓겨 다녀야 했다. 사울은 이유 없이 다윗을 미워하고, 창을 던져 죽이려 했다. 다윗은 억울하게 광야로 내몰려 굴에 숨어 살아야 했다. 죄를 지어서가 아니라, 왕의 기름 부음을 준비하는 하나님의 훈련이었다. 때로는 자신을 따르던 사람들조차 돌로 치려 한 적도 있었다(삼상 30:6). 그러나 그는 그 모든 억울함을 하나님께 아뢰며 참고 견뎠다.
그 과정에서 다윗의 교만과 혈기, 인간적인 욕망이 깎여 나갔다. 두 번이나 사울을 죽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그는 자기 손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하나님께 맡겼다(삼상 24:6, 26:9). 바로 이런 시간이 다윗을 연단하여 백성을 다스릴 수 있는 겸손하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왕으로 준비시킨 것이다.
오늘날 직분을 받은 성도도 마찬가지이다. 목사·장로·권사와 집사로 세움받았다고 바로 쓰임받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하나님의 훈련이 있다. 분노·교만·미움·고집과 같은 성품이 다루어질 때 하나님은 성령의 기름을 부어 사용하신다.
우리의 훈련은 길고 고될 수 있다. 경제적인 어려움, 건강 문제, 억울한 누명, 인간관계의 갈등 등 다양한 형태로 찾아온다. 그러나 그 모든 과정이 기름 부음을 위한 준비이다. 억울한 일을 참아내고, 미워하는 사람을 용서하고, 이해받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을 붙드는 것이 바로 기름 부음을 준비하는 길이다.
사람들은 고난을 피하려 하지만, 사실 고난 속에 기름 부음이 숨겨져 있다. 광야는 외롭고 힘든 곳이지만, 광야를 지나야 기름 부음을 받을 수 있다. 연단은 괴롭지만, 연단을 통해 성숙해질 때 하나님은 우리를 귀하게 쓰신다.
결국 훈련을 끝까지 통과한 사람은 하나님의 일을 맡을 수 있는 일꾼으로 세워진다. 다윗처럼 눈물의 골짜기를 지나며 하나님을 의지하는 사람을 하나님은 반드시 기름 부어 왕과 같이 쓰신다. 오늘 우리가 겪는 고난, 연단, 인간관계의 고통이 바로 성령의 기름 부음을 위한 하나님의 훈련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둘째, 기도를 통해 기름 부음을 받아야 한다
설교를 마친 후 마음이 공허하고 허전하다면, 그것은 단순한 심리적 현상이 아니라 기름 부음이 고갈되었다는 신호이다. 사역자뿐 아니라 모든 신자는 꾸준한 기도의 시간을 통해 성령의 기름 부음을 새롭게 받아야 한다. 하루 중 일정 시간을 정해 놓고 “말씀을 전할 기름 부음, 찬양의 기름 부음, 치유를 위한 기름 부음”을 간구하는 것은 영적 생활의 중요한 원칙이다. 예수님께서도 “성령이 임하시면 권능을 받고 증인이 되리라”(행 1:8) 하셨고, “능력이 입혀질 때까지 이 성에 머물라”(눅 24:49)고 말씀하시며, 일보다 기름 부음이 먼저임을 보여 주셨다.
중국 선교의 아버지 허드슨 테일러도 젊은 시절부터 하나님께 크게 쓰임받기를 갈망했지만, 하나님은 곧바로 선교 현장에 보내지 않으셨다. 오히려 영국에서 오랜 기간 가난과 외로움 속에서 기도의 훈련을 받게 하셨다. 굶주림과 부족 속에서도 그는 기도의 자리를 지켰고, 훗날 영국에서의 가난과 훈련이 중국 선교를 견디는 밑거름이 되었다고 회고했다. 그에게 기도의 시간은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선교 사역을 가능하게 한 기름 부음의 준비 과정이었다.
기도는 목회자나 선교사에게만 요구되는 것이 아니다. 부모가 자녀를 위해 기도할 때, 교사가 학생을 위해 기도할 때, 직장인이 동료와 일터를 위해 기도할 때, 성령의 기름 부음이 흘러간다. 그러므로 모든 신자는 일상 속에서 기도를 통해 끊임없이 성령의 기름 부음을 구해야 한다.
하나님은 외모나 조건을 보지 않으신다(삼상 16:7). 부족함과 연약함을 핑계로 물러서기보다, 기도의 자리를 지키며 성령의 기름 부음을 간구할 때 하나님께서 필요한 능력과 은혜를 더해 주신다.
훈련과 기도를 통해 준비된 사람에게 하나님은 반드시 기름 부으시고 사용하신다. 오늘의 눈물과 기도가 내일의 기름 부음으로 바뀌어 나타날 것이다.
성령 충만과 기름 부음의 차이(보충 설명)
성령 충만은 성령께서 한 사람의 삶을 다스리시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그 결과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가 삶 속에 맺히고(갈 5:22–23), 믿음과 사랑, 담대함과 순종이 함께 나타납니다. 성령 충만한 사람은 점점 더 온유해지고, 겸손해지며, 하나님과의 관계가 깊어집니다.
반면 성령의 기름 부음은 하나님께서 맡기신 사명을 감당하도록 특별한 은혜와 능력을 부어 주시는 역사입니다. 성경에서는 왕과 제사장, 선지자를 세울 때 기름을 부었으며, 신약에서는 성령의 역사 가운데 복음 전파와 섬김, 사역을 감당할 능력으로 나타납니다.
그러나 이 둘은 서로 분리된 것이 아닙니다. 성령 충만은 기름 부음의 토대가 되고, 기름 부음은 성령 충만한 삶 가운데 더욱 풍성하게 나타납니다. 만일 성령 충만 없이 능력만 추구한다면 사역의 열매가 있다 하더라도 교만이나 혈기에 빠질 위험이 있습니다. 반대로 성령 충만한 사람은 하나님께 귀하게 쓰임 받을 수 있으며, 여기에 성령의 기름 부음이 더해질 때 하나님께서 맡기신 사명을 더욱 능력 있게 감당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성령으로 충만하셨을 뿐 아니라, 성령의 기름 부으심을 받아 능력 있는 사역을 행하셨습니다(눅 4:1, 14). 우리 또한 예수님처럼 성령 충만과 기름 부음을 함께 사모하고 구해야 합니다.
성령 충만과 기름 부음이 함께할 때 하나님께서 맡기신 사명을 능력 있게 감당할 수 있으며,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귀한 도구로 쓰임 받게 됩니다.
송파물댄동산교회
(부설: 주야로기도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