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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백]중국무협소설여행 -7 : 유잔양(柳殘陽)

작성자칠정선인|작성시간03.10.17|조회수1,425 목록 댓글 0
1.
유잔양柳殘陽은 대만의 무협소설 작가로 60~70년대에 활동했고,
아직 살아있다고 하는데 자세한 이력은 알지 못한다.
박영창님이 전에 올리신 중국무협소설 작가에 대한 설명 중에서
유잔양 부분을 보면 아래와 같다.

그의 작품은 무는 있지만, 俠은 결여되어 있으며, 무술을 익힌 집
단간의 이해관계로 얽힌 투쟁, 개인의 은원을 주로 서술하였음.
주로 흑도 무림인들간의 세력 다툼과 애정행각이 작품의 주조를
이루고 있음. 이것은 무협소설에서 역사가 배제되고 협객의 의로운
협행이 제거되면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무협소설의 경향이라고 해
석됨.
다양한 무기, 잔인할 정도로 무자비한 살인, 흑도무림인들 사이의
음모 등에서 비정한 느낌을 준다. 다른 작가의 작품에 비교하면 치
열하고 긴장감이 있으며 스토리가 방만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는 반
면에, 마치 깡패집단간의 패싸움을 보는 듯한, 고상하지 않다는 느
낌을 주고 있다. 주인공 역시 흑도의 인물이고, 대부분은 살인청부
집단의 수뇌인물이다.
작품으로는, <수라칠절>, <사신문도>, <오야도>, <응양천하> 등
80여 종이 있다.

유잔양의 작품을 얘기하면 흔히 나오는 말이 잔인함, 강한 기풍,
집단 전투, 복수극과 세력싸움이다. 대체로 싸움이 나와도 초식을
주고 받으며 사람은 좀처럼 살상하지 않는 와룡생의 작품이나 김용
의 작품이 주로 소개된 중국무협에서 이 사람만큼 피가 튀고 거친
작품들은 좀처럼 보기 어려웠으니 이런 규정이 나오는 것이다.
아래에 소개할 스토리들을 봐도 그런 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
유잔양의 작품으로 국내에 번역된 것은 <대살성>, <독고구검>,
<천수검> 등이 있다고 하는데, 이외에도 몇 가지가 있으나 다른 사
람의 이름으로 나왔거나 유명하지 않아 그리 알려지지 않은 것이 많
다. 그래도 아는 것을 억지로 긁어모아보면 아래와 같다.

3. <혈립血笠>
<독고구검獨孤九劍>이라는 제목으로 세계출판사에서 1993년 박영
창님이 번역해 냈는데 나는 예전에 <마존魔尊>이라는 제목으로 나온
것을 읽었다.
<독고구검>이 터무니 없는 제목이라는 건 잘 알겠다. 앞부분에 역
자가 만들어 넣은 몇 구절과 중간에 쓰지도 않는 독고구검 비급을
보여주는 것을 제외하면 김용의 <소오강호>에 나오는 독고구검과 관
계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으니까.
<독고구검> 판본에는 또한 예전에 <마존>으로 나왔을 때 있었던
부분, 서장이라고 할 부분이 누락되었다. 아마도 의도적으로 빼놓은
것 같은데... 어렴풋한 기억으로는 대충 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다.

그는 여덟 살 때 처음 사람을 죽였다. 사람들은 그를 마동魔童이
라고 부르며 두려워 했다. 그 이후로 무수한 사람을 죽인 그가 스물
이 넘었을 때 그는 이제 마동이 아니라 마존으로 불리게 되었다.

뭐 이런 식의 인물 설명이다. 어린 나이에 봤어도 좀 과장이 심한
것 같아서 유독 기억이 나는 것이지만, 유잔양의 작품은 이런식으로
부분부분이 이상하게 기억에 남아서 잊혀지지 않는 장면들이 많다.
원본에도 이런 서장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있을 걸로 짐작
된다.
하여간 이런 서장이 나오고 난 다음 1장에는 주인공 마존 군유명
이 무기를 손질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유잔양의 작품에서는 주인
공의 무기를 보는 것도 한 즐거움이 된다. 하나같이 보통의 무협에
서는 등장하지 않는 특이한 것들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군유명의 무기는 천선장天禪杖이라는 일종의 몽둥이와
개안립蓋眼笠이라는 삿갓, 흑우전黑羽箭과 단장화斷腸花라는 네 가
지다.
천선장은 나무로 된 손잡이에 가죽 장갑까지 붙어있는 몽둥이인
데, 그 끝에는 낫처럼 만들어진 칼날 다섯 개가 달려있다. 개안립은
만화에서 흔히 보는 눈만 내놓게 되어있는 삿갓, 그 가장자리에 은
방울들이 달려있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묘한 무기와 장신구로 치장
하고 싸움에 임하는 주인공을 등장시켜 필요한 때에 긴장감과 기대
감을 증폭시키는 것이 유잔양의 방식이다.
스토리는 그리 복잡하지는 않다. 사실은 고 서효원의 소설에서 자
주 사용된 스토리라인을 볼 수 있다.
주인공 군유명은 철위부라는 단체의 두목이다. 몇 년간 감히 도전
하는 무리가 없었는데 최근 들어 몇 군데 사업체가 털리는 일이 발
생하자 군유명은 직접 나가서 해결하고, 그 김에 그 모종의 세력을
조사하려고 한다. 약혼녀와 여동생을 가장 신임하는 친구에게 맡기
고 출정하는데, 사실 모든 일은 그 친구의 계략이었다.
군유명은 미리 준비된 함정에 빠져 죽음의 위기를 맞게 되고, 그
모든 일의 배후를 알게된다. 약혼녀는 친구와 정을 통하고 있었고,
여동생 또한 그랬다는 사실, 그리고 이번 일에 그녀들도 협조했다는
것을 알게되는 것이다. 한 가지 계략을 부려 간신히 살아난 주인공.
이제 그의 앞에 남은 것은 복수밖에 없다.
여기까지가 2권이다. 나머지는 계속 싸움이고 복수. 물론 피가 튀
고 충분히 통쾌하다.
독고구검 얘기가 끼어드는 것만 무시하고 본다면 번역도 잘 됐고,
재미도 있다. 최소한 지루하지는 않을 것이다.

4. <마환검魔環劍>
<강호영웅전>으로 번역된 것을 읽었는데, <강호연정>이라는 제목
으로도 번역되어 나왔다. 두 가지가 다 김용 著라고 저자를 속이고
있다.
지금 내가 사는 곳 인근 대여점에서 발견하고 살 수 있는가 물었
더니 김용 것은 무조건 안 판다고 한다. 아무리 가짜라고 해도 소용
이 없었다. 이러니 <화산논검>같은 가짜를 내고도 돈을 버는 출판사
가 있는 모양이다.
하여간 이래서 판본은 구할 수가 없었고, 그냥 기억에 의지해서
말해본다면...
주인공은 한산중, 무기는 방패와 도끼다.
위의 <혈립>과 마찬가지로 흑도 방파의 두목인데, 내용은 복수극
은 아니고 세력다툼이다.
요컨데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주인공의 방파를 건드리는 다른 세
력들과 싸워 이기는 것이 내용이다.
이것과 비슷한 소설에 대해 예전에 용대운님께 들었는데, <마인귀
검>이라는 것이다. 주인공은 강호 제일의 고수로 길을 가다가 죽어
가는 한 노인을 만나 그 노인이 두목으로 있는 고죽방, 혹은 고죽문
이라는 세력을 얻는다. 부탁을 받아서 하는 수없이.
그런데 그 세력이 무지하게 약한 세력이라 문제다. 주인공은 끊임
없이 방파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데, 혼자 어디 나가서 싸우고 오면
그 사이에 다른 세력이 공격해 와서 수하들을 다 잡아가 버린다. 그
러면 주인공이 가서 구해온다는 식이다.
이것도 유잔양의 소설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5. <천괴성天魁星>
조약빙의 <취접자홍聚蝶紫紅>으로 70년대에 번역되어 나왔다. 조
약빙도 유잔양과 얼마만큼은 유사한 작풍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가보
다 하고 있었는데, 얼마전 중국어 원본 <천괴성>을 볼 기회가 있었
다. 거기에는 확실히 유잔양의 작품이라고 되어 있어서 원저자를 알
수 있었다.
주인공은 천괴성 구인, 무기는 인명권이라는 네 개의 팔찌다. 팔
찌에는 각각 다섯 개의 다이아몬드가 박혀 있고, 이 팔찌를 암기로
삼아 던져서 적을 살상한다.
구인은 은퇴한 천하제일 고수인데, 어느날 그가 은퇴해 쉬고 있는
곳으로 한 인물이 도주해 온다. 그를 구하기 위해 추격자들과 싸우
는데 그 추격자들이 당대 무림제일 세력의 구성원들이라 문제가 커
진다.
돌아가서 무리를 이끌고 다시 공격해온 적들에게 심하게 당하고
겨우 목숨만 건져 도망치는 구인, 아내까지 적에게 납치당했다.
혼자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한 구인은 옛친구들을 찾아가 도움을 청
하고 옛친구들은 당연히 나서서 무리를 모아 구인의 복수를 한다는
간단한 스토리다.
집단 전투가 아주 세밀하게 잘 묘사된 작품이다. 무림세력의 수도
몇 백명이 고작. 아무리 고수도 십여명이 떼로 덤비면 못 당한다는
식의 설정이 그럴 듯하다.

6. <취련곡聚蓮曲>
이건 원제가 뭔지 모른다. 70년대에 나온 판본의 제목이 <취련곡>
이다.
주인공의 무기는 칼과 유성추. 보통 칼이 아니라 앞가슴에서 배로
오도록 앞에 차는 칼이고, 유성추도 보통 유성추가 아니라 삼각형의
은추가 두 개 달려 쌍두 어쩌고라고 부르는 유성추다.
주인공은 평범한 농부로 아내와 함께 시골에서 평화롭게 살고 있
다. 그런데 어느날 몇 명의 무림인이 지나가다가 그의 집을 들러서
물을 얻어 마시고는 주인공의 아내에게 흑심을 품어 강간한다. 주인
공이 보는 앞에서.
말뚝에 묶여있던 주인공이 간신히 줄을 풀고 가보니 아내는 자결
했다.
주인공은 복수를 하고싶지만 힘이 모자람을 한탄하고 자신도 죽으
려고 절벽에서 뛰어내리는데 두 사람의 괴인이 나타나 구해준다. 그
들은 전대의 고수들로 마침 죽음을 두려워 않는 자가 있는가를 놓고
말다툼을 하던 중이었다.(이런 우연이...^^;)
그들은 주인공에게 보물과 여자를 보여주고 이런 것을 소유하면
죽고싶지 않지 않으냐고 묻는다. 물론 주인공은 그래도 죽겠다고 한
다. 이런 식으로 몇 가지 시험을 거치고 두 괴인은 항복한다. 그리
고 주인공의 사정 이야기를 듣고는 무공을 가르쳐 줘서 복수를 하도
록 해주겠다고 한다. 이래서 주인공은 두 괴인의 제자가 되어 무공
을 배우고 나와서 복수를 한다는 내용이다.
나중에는 이런 저런 사유로 싸움도 많이 하게 되는데, 절벽 옆으
로 난 좁은 길에 서서 혼자 수백 명의 무리를 막아내는 장면은 읽은
지 십오륙년이 지난 지금도 멋있는 장면으로 기억되고 있다.

7. <대살성大殺星>
역시 70년대에 나온 판본이다.
주인공은 여절령, 청부 살수인데 자신이 속해있던 살수집단과 싸
우는 내용이다.
주인공의 무기는 대도(大刀), 그 대도를 잡고 더운 여름날 길 한
가운데 서있다. 그 길을 지나가는 마차를 강탈하기 위해서. 마차가
오자 말까지 한꺼번에 베어버리고 마차를 강탈한다. 물론 나중에 보
면 이러는 이유가 있지만 매우 박력 있는 시작이라고 감탄했었다.

8. 그외에...
유잔양의 작풍과 비슷한 몇몇 작품이 있다.
<천수검>은 읽은 것 같긴한데 내용이 전혀 기억이 안나고...
우남에서 <천마검>이라는 제목으로 나온 <사검칠성>의 경우도 유
잔양의 것으로 의심된다. 그외에 황룡 곡철이라는 인물이 주인공인
소설 제목이... 음.. 이 치매현상... 하여간 그것도 유잔양 것이 아
닌가 싶다.
과거 읽었던 것중에 <옥면수라>라는 것이 있었다. 주인공은 옥면
수라 복양유, 무기는 검과 적수괴라는 철퇴다. 부모를 잃고 홀로 계
모 밑에서 사는 신데렐라같은 소년이 겨울 냇가에서 빨래를 한다.
그걸 지나가던 무림고수가 보고 데려가 제자로 삼는데, 무림방파의
두목이었다. 아마도 창응교라는 이름의 무림방파였을 것이다.
그래서 무공을 배우고, 창응교라는 방파도 넘겨 받고, 신데렐라처
럼 출세한 주인공. 할 일은 싸움뿐이다. 무공 배우고 나와서는 끝날
때까지 싸운다. 무척 재미 있었던 기억^^ 이것도 유잔양 것 같다.
또 주인공이 나중에 금응교라는 방파를 세우고 교주가 되어 활약
하는 소설이 예전에 있었다. 금면탈을 쓰고 나오는 이 주인공의 무
기는 일월쌍극, 재미 있는 것은 마지막 장면에 이 무기를 처음으로
쓰는데, 그나마 진다...-_-;; 이건 좀 아닌 것도 같지만 하여간 기
풍이 유잔양과 흡사하다.
주인공이 血자 돌림의 다섯 고수를 수하로 데리고 다니며 활약하
는 소설도 있었고, 황금박쥐처럼 금빛의 해골 바가지를 쓰고 다니는
소설도 있었는데.... 모두 예전에, 최소한 15년 전에 본 것이라 확
실한 내용이나 사항은 기억이 안 난다. 역시 세력다툼과 복수극에
집단전투의 내용들을 주로 하는 것들이다.
아마도 위에 든 것들 대부분은 유잔양의 것이 아닐 확률이 높다.
그래도 비슷하다는 기억이 있어서 그냥 올려놓은 것이니 혹시 정확
히 아시거나 재간된 것을 보신 분이 있으면 가르쳐 주시기 바란다.
(이런 무책임한 말이...-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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