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하느님의 신비로운 도성 제3권 요약

작성자나그네|작성시간23.06.20|조회수369 목록 댓글 0

하느님의 신비로운 도성 제3권 정리

 

 

마리아는 구세주의 강생이 자신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함(3-12)

마리아가 천사들에게 자주 던진 질문은 이러합니다. 창조주가 피조물에게서 태어나고 또 그 피조물을 어머니로 부른다는 일이 정말 가능한지요? 전능하시고 무한하신 주님께서 하늘을 지어내셨기에 하늘 안에 다 담아질 수 없는 주님께서 어떻게 한 여인의 뱃속에 들어가 계시려고 합니까? 하느님께서 인간이 되신다는 것이 대체 무슨 말인가요? 그럼 유한한 인성이 무한한 신성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인가요? 자연의 모든 원소들과 하늘과 천사들에게는 온통 경이와 아름다움을 입혀주신 분이 어찌 스스로 고통의 옷을 입으려 하시는지요?

 

 

요아킴이 생을 마감하기 전 넘치는 은총을 받음(3-19)

하느님께서는 거룩한 요아킴이 이 세상의 삶을 마감하기 8일 전에 마리아에게 나타나셔서 요아킴을 데리고 갈 날짜와 시간을 알려주셨습니다. 요아킴은 하늘 여왕이 성전에 들어온 지 정확히 여섯 달이 지났을 때 세상을 떠났습니다. 요아킴의 죽음이 다가왔다는 하느님의 말씀을 들은 마리아는 사도 요한이 묵시록(묵시21, 12)에서 전하는 그 열두 천사들을 요아킴에게 파견했습니다. 천사들은 즉시 명을 받고 요아킴에게 가서 죽음을 앞둔 요아킴의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했습니다. 요아킴의 임종 때에 마리아는 자신이 거느린 모든 천사들의 군대를 보내 어 아버지의 곁을 지키도록 했습니다. 위대한 성조 요아킴이 하늘 여왕이 보낸 천명의 천사들을 눈으로 볼 수 있게 하셨습니다. 마리아와 천사들의 전구로 요아킴은 임종 때에 넘치는 은총을 받았습니다.

 

 

‘요아킴’은 임종직전 마리아가 구세주의 어머니가 되실 것을 알게 됨(3-20)

주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여왕이신 마리아에게서 바로 그대의 딸 마리아에게서 말씀이 사람이 되게 하실 것이다. 주 하느님께서는 그대의 딸 마리아를 메시아의 어머니로 뽑아 세우셨다. 마리아는 여인 중 가장 복된 여인, 은총을 입은 여인이며, 모든 인간과 피조물 위에 드높이 자리할 것이다. 창조된 이들 중 마리아를 앞서는 피조물은 아무도 없으며 마리아 앞에는 오직 하느님밖에 없으리라. 저 옛날 첫 번째의 죄로 인류가 송두리째 잃어버린 것들을 그대의 딸이 전부 되찾을 것이니 마리아는 은총의 새 율법을 세울 높은 산이기 때문이다. 인류의 구원을 위해 주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이를 그대가 이 세상에 선사하고 떠나는 것이니 기뻐 용약하며 떠나라! 이 말을 천사들이 ‘요아킴’에게 전할 때, ‘요아킴’의 아내인 ‘안나’는 그의 머리맡에 있었고 거룩한 ‘안나’도 은총으로 고양된 상태에 있었기에 천사들이 하는 말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너무도 놀란 ‘요아킴’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요아킴’은 69세 6개월 만에 세상을 떠남(3-21)

‘요아킴’은 방금 천사들에게서 전해들은 하느님의 놀라운 신비 안에 빠져들었고, 그 거룩하고 오묘한 심연에 깊이 잠기면서 하느님의 성실한 이들의 죽음에 들었습니다. 이윽고 천사들은 ‘요아킴’의 거룩한 영혼을 모든 의인들과 성인들이 모여 있는 곳(저승)으로 데려갔습니다. 그렇게 하느님께서는 요아킴을 저승에 모인 거룩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는 마지막 사자로 삼으셨습니다. ‘요아킴’은 저승의 성인들에게 마침내 영원한 빛의 날이 다가왔다고, 이미 마리아에게서 동이 터오기 시작했다고,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그리스도이시며 온 세상의 구세주로 마리아에게서 나신다고 선포했습니다. 그러자 요아킴이 전하는 복된 소식을 듣고 있던 저승의 영혼들이 모두 환호하며 다 같이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의 노래를 불렀습니다.

 

 

‘요아킴’의 생애[햇수] 정리(3-22)

성조 요아킴이 거룩한 생을 마감할 때, 마리아는 성전에서 봉헌된 삶을 시작한 지 반년(6개월) 째였습니다. 마리아는 세 살 때에 성전에 들어왔으니 세 살 하고 육 개월이 된 어린아이였을 때, 아버지를 잃은 것입니다. 햇수로 정리하면 요아킴은 69세 때 이 세상을 떠난 것입니다. 그는 46세에 ‘안나’를 아내로 맞아들였고, 혼인한 지 20년 만에 지극히 복되신 동정녀를 딸로 갖게 되는 크나큰 은혜를 받았습니다. 여기에 우리 공주님의 현재 나이인 세 살 반년을 더하면 예순 아홉과 반년이 됩니다. ‘요아킴’이 숨을 거두자 천사들은 하늘 여왕에게 돌아와 ‘요아킴’에게 있었던 일을 전해주었습니다. 그러자 마리아는 슬픔과 외로움으로 고통 받고 있을 어머니 ‘안나’를 위로해 주시라고 하느님께 청했습니다.

 

 

천상여왕이신 성모님의 가르침(3-23)

고통의 은총은 주 하느님의 정의로운 판결이며 그분의 자비와 섭리에 따라 주어진다. 고통의 참된 가치를 알고 소중히 간직하는 이에게 고통은 꿀보다도 더 달게 느껴진다. 하느님께서 죄 없는 이에게 내리시는 고통은 사실 그분의 무한한 자비이며 은총이다. 죄 없는 이가 받는 고통의 은총은 도저히 갚을 수 없을 정도로 큰 반면에 하느님께서 죄인에게 내리시는 고통은 자비인 동시에 정의에 따른 것이다. 고통에는 반드시 값진 보상이 따르며, 고통이 아니고서는 참된 행복을 결코 얻지 못하는 데도 너희는 고통을 거부한다. 너희의 영혼이 티 없이 깨끗하더라도 고통의 시련을 받지 않는다면 결코 영광의 관을 쓸 수 없거늘, 어둠과 죄 중에 살면서 어찌 하느님의 얼굴을 뵈올 수가 있겠느냐? 십자가는 우리 주님께서 뽑힌 이들에게 주시는 영원한 상속 유산이다. 고난을 겪게 되거든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주님께서 시련을 들고 다가오시면 불멸의 영광과 사랑과 축복을 가지고 오시는 줄 알고 서둘러 뛰어나가 기쁜 마음으로 맞아들여라. 용기와 인내와 초연함으로 고통을 기꺼이 받아들여라. 그러면 마치 즐거운 일에 네 마음이 머무르는 것처럼 거리낌 없이 고통에 머무를 수 있다. 네가 고통만 보며 따라가면 이 광야에서 헤매는 일이 없을 것이다. 성자께서는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기로 마음 먹은 영혼들에게 고통이라는 거룩한 학문을 가르쳐 주기를 원하신다. 십자가의 지혜를 터득하면 세상의 그 무엇도 부럽지 않게 되리라. 좋은 몫이란 세상이 경멸하는 것, 세상 사람들에게서 잊히고 존중받지 못하는 것이다.

 

 

하느님께서 모습을 감추시자 마리아의 내적 고통은 극심해짐(3-32)

하느님께서 마리아에게서 당신을 감추셨는데도 마리아는 하느님을 뵙고 있는 세라핌 천사들보다 사랑의 율법을 더 완벽하게 실천했습니다. 그러니 거룩한 삼위일체께서 이 작은 피조물을 얼마나 어여삐 보시고 흡족해하셨을지 놀랍기만 합니다. 마리아의 입술에서는 탄식이 끊이지 않았고 눈물은 마를 날이 없었습니다. 사랑으로 투쟁하고 고뇌하게 내버려 두심으로써 당신의 신부가 더 큰 영광과 상급을 받도록 하는 것이 하느님의 섭리였기 때문입니다. 그 때,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마리아의 영혼은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가혹한 사랑의 고문을 받아야 했습니다. 사랑으로 불타는 마리아의 마음이 겪는 아픔이 얼마나 위대한지는 홀로 하느님만이 알고 계시고 그 크기를 측량할 수 있는 분도 오직 하느님 한 분 뿐입니다.

 

 

천상여왕이신 성모님의 가르침(3-35)

모든 선의 크기는 피조물이 그 선을 얼마나 귀중하게 여기는 가에 달려 있다. 곧 만물은 그것이 선한 만큼 귀한 것으로 인식된다. 너의 원수는 잠 들지도 않고 쉬지도 않는데, 네가 항상 깨어 있지 않는다면 원수의 공격을 어떻게 막아내겠느냐?

 

 

사탄의 음모와 박해(3-38)

루치펠은 마리아가 내적으로 행한 덕행은 볼 수 없었지만 외적으로 드러난 덕행은 하나도 빠짐없이 관찰하고 있었습니다. 완전하고 고결한 마리아의 덕행은 교만과 시기심으로 가득한 루치펠의 자존심을 심하게 건드렸기 때문입니다. 이 조그만 여자아이가 지닌 정결함과 거룩함을 보고 있는 것은 사탄에게는 혹독한 고문과 다름없었습니다.

 

 

악마들의 지옥 군단장들 회의 시 루치펠의 발언(3-38)

분노에 사로잡힌 사탄은 참다못해 어둠의 군대 수장들을 불러놓고 말했습니다. 나는 무수히 많은 영혼들에게 멍에를 씌우는데 성공했고, 그래서 그들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살고 있다. 그런데 나는 우리에게 심한 모욕감을 안겨 주는 어느 여자 때문에 불안해서 미칠 지경이다. 그녀가 우리에게 얼마나 끔찍한 공포의 대상인지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우리 모두는 창조된 직후 똑똑히 들었다. 우리가 단죄 받기 전에 이미 하느님이 우리에게 보여준 그 여자를 다들 기억할 것이다. 그녀가 우리 머리를 짓밟는 다고 하느님이 말했다.‘안나’가 낳은 여자아이는 성장할수록 완덕도 성장하고 있다. ...(중략) 왠지 이 아이에게서는 우리가 뿌렸던 악의 씨앗이 자라나지 않는 것 같다. ...(중략) 유독 이 여자아이는 악에도 한 치도 기울지 않은 채, 완전함을 다 갖추고 굳건히 서 있다. 나는 아주 사소한 죄 하나조차 저지르게 만들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이 아이가 혹시 강생하여 사람으로 태어나게 될 이의 어머니로 선택된 그 여자가 아닌가 심히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나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 안나의 딸은 평범하게 태어났고 자연의 법칙을 벗어나지도 않았다. 부모는 심지어 아이를 성전에 데리고 가서 여러 번 속죄 제물을 바치며 용서를 청했고, 성전에 봉헌도 했다. 그토록 어린 나이에 이미 완덕과 성덕에 탁월한 수준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매사에 어찌나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지 그녀의 현명한 처신 앞에서 나는 아무런 힘도 쓸 수 없었다. 저 여자의 지혜에 화가 치밀고 절제와 정숙함에는 현기증이 난다. 나는 저 여자의 인내 앞에서는 치욕스럽게 무릎을 꿇어야만 했다. 더욱이 가증스런 저 겸손으로 짓눌려 숨 막혀 죽을 지경이다. 아담의 자녀들에 대한 증오를 모두 합친 것보다도 저 여자 하나를 향한 나의 증오가 백배는 더 클 것이다. 그 힘의 근원을 도무지 알 수 없지만 그녀가 엄청나게 특별한 힘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계략과 방책을 세워야 할 시점인 게 분명하다. 그녀를 무슨 방법을 써서 타락시킬지 좋은 계책이 있으면 말해 보아라. 그녀를 끌어내리는 자에게 나는 최고의 상급을 원하는 만큼 줄 것이다.

 

 

악마 군단장들의 핀잔 섞인 조언(3-41)

‘별로 대수롭지 않은 일을 가지고 왜 스스로 힘들게 하십니까? 아무리 엄청난 힘을 지녔다 한들 어차피 작고 연약한 여자아이이니 주인님과 저희 군단이 전부 달려들어 끌어내리면 됩니다. 아담과 하와까지 높은 은총지위에서 끌어내려서 승리하셨는데 범죄 이후 태어난 수많은 자손 중 하나인 저 여자를 정복하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쓸데없는 걱정은 하지 말고 승리를 확신하시기 바랍니다. 저 아이가 끈질기게 저항하면 우리는 더 악착같이 공격하면 됩니다. 이어서 다른 악마는 경험상 영혼을 유혹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다른 인간들을 대신 사용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직접 유혹할 때에는 간혹 실패하지만 인간들을 이용하면 실패하는 일이 없습니다. ....(중략)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저 여자가 하느님에게서 받은 모든 은혜와 은총을 단 한 번의 범죄로 전부 잃어버리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우리는 모든 술책을 동원해야 할 것입니다.’

 

 

루치펠이 직접 나서 마리아를 공격하기로 결심(3-42)

루치펠은 부하들과 동료들의 사악하고 간교한 제안이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는 가장 교활하고 가장 역겨운 악마들을 직접 이끌고 나셨습니다. 이 중대한 일을 다른 악마에게는 맡기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루치펠은 마리아를 유혹하는 일만큼은 자기가 맡았는데 광야에서 그리스도를 유혹할 때에도 (진짜 하느님의 아들인지 의심이 들어) 루치펠이 직접 나섰습니다.

 

 

악마들의 집중공격을 받게 되는 마리아(3-42)

하느님께서는 마리아에게 달려드는 루치펠을 제압하여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자, 그들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그러자 악마들은 마리아의 영혼에 온갖 악하고 불결한 생각들을 주입했는데 하느님께서는 이것까지 제지하지는 않으셨습니다. 죄만 짖지 않았을 뿐, 은총의 어머니도 거룩한 아드님처럼 모든 유혹과 시련을 똑같이 받기를 하느님께서 원하셨기 때문입니다. 이때의 영적 투쟁 중에 마리아의 티 없이 맑고 순결한 성심이 얼마나 큰 고통을 받았는지 우리는 도무지 상상할 수 없습니다. 마리아 안에 감추어진 천상의 신비를 전혀 알지 못했던 루치펠은 자기 교만에 속고 말았습니다. 악마들의 공격은 거센 폭풍우처럼 몰아쳤지만 마리아의 내면은 한없이 평화롭고 고요했습니다. 마리아의 거룩한 사랑의 불은 그 작은 가슴에서 더 뜨겁게 타올라 하늘 높은 곳까지 다다랐습니다. 수많은 공격과 음흉한 계략 모두가 실패하자 사탄은 마리아의 목숨을 끊어버리기로 결심하고 엄청난 무리의 더러운 악령들과 함께 달려들었지만 조금도 성공하지 못했습니다.[이 공격은 어머니 안나가 죽기 8일 전까지(마리아12살) 십년간 계속되었다. 안나는 요아킴이 세상을 떠난 후 8년을 더 살았다.]

 

 

악마들의 분노의 크기(3-45)

마리아에게 뿜어내는 악마들의 분노도 보았는데 그 크기는 어느 정도인지 절대로 가늠하지 못합니다. 지옥에 있는 악마들 모두가 저 작은 여인 하나를 거슬러 모든 증오를 쏟아냈던 것입니다. 우리 인간 중에 악마에게서 그 정도로 극심하고 거대한 분노를 받은 이는 거룩한 동정녀 마리아뿐입니다. 그리고 지존하신 하느님께서 저 지옥의 힘과 계략들을 철저하게 무력화시키는 것도 똑똑히 보았습니다.

 

 

성전 처녀들을 이용한 공격(3-46)

간사한 뱀은 성전 처녀들에게 악의 씨앗을 뿌렸습니다. 미움과 질투가 자라나게 하였고 분노하게 하여 마리아를 볼 때마다 공공연하게 미움을 표출하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마리아가 받은 모욕은 욕설과 같은 언어폭력과 신체적 구타였지만 그 모든 악행은 비밀리에 행해졌습니다. 그러나 마리아는 동료 자매들이 욕하면 축복해주고 박해하면 견디어 내고, 중상하면 좋은 말로 응답했습니다. 저주하면 기도해주고, 미워하면 사랑하고 모든 악을 선으로 되갚으면서 하느님의 거룩한 율법을 완벽하게 지켰습니다. 자기를 박해하는 이들을 위해 마리아가 드리는 기도에 하늘의 천사들도 크게 감탄했습니다.

 

 

마리아에게서 우리가 시련을 당할 때에 배울 점(3-55)

우리는 마리아를 본받아 모든 고난과 박해와 슬픔을 기꺼이 끌어안아야 합니다. 우리가 남들에게서 받았다는 모욕이나 상처라는 것들은 사실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결코 용서할 수 없다며 분개하고 앙갚음하지 않고서는 화를 가라앉히지 못하니 우리 모두가 마리아 앞에서 마땅히 부끄러워해야 합니다.

 

 

천상여왕이신 성모님의 가르침(3-56)

자기가 받은 모욕과 피해에 대한 보상을 원하지 않고 묵묵히 참아 받으며 더욱이 가해자를 용서하고 자신의 손해를 잊어버리는 이는 실로 위대한 영혼이다. 앙갚음은 그분의 가르침과 업적들 그분이 당신 생에서 목표로 하신 것, 그분의 거룩한 본성, 그분의 은총과 무한한 자비, 그분의 모든 것에 전적으로 배치된다. 인류의 박해자인 저 거대한 용은 수도 없이 내 겸손과 온유함을 시험했지만 단 한 번도 나를 이겨본 적이 없다. 그것은 내 영혼에게도 위대한 승리였지만 무엇보다도 하느님께 크나큰 영광이 되었다. 나를 거슬러 들고 일어난 그 누구에게도 나는 화를 내지 않았고 불쾌감을 느끼지도 않았다. 주님께서 도구로 쓰시는 것들에 보복하면 하느님께 보복하는 것과 같으니 어떠한 경우에도 앙심을 품지 마라. 모욕을 참아 받음은 귀한 진주와 같으니 소중히 여겨라. 너를 박해하는 자들을 저주하지 말고 축복해 주어라. 악을 선으로 반드시 갚아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여라. 불의에는 자비로, 미움에는 사랑으로, 비난은 칭찬으로 되돌려 주어라. 쉬지 않고 타올랐던 박해의 불 속에서 우리의 거룩한 불사조인 마리아는 몇 번이고 겸손의 재가 되었다가 다시 태어나기를 끊임없이 반복하였습니다. 그 잿더미에서 부활할 때에 마리아의 성심은 전보다 더 정결하게 되었고, 마리아의 영혼은 전보다 더 높은 은총 지위에 올라섰습니다. 하느님께서 사랑하는 당신 신부에게서 당신을 감추시고 마리아를 홀로 내버려 두셨던 기간은(사탄의 집요한 10년간의 공격) 정말 놀랍게도 무려 십년이나 됩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을 직관하는 은총을 거두신 것은 마리아의 친부인 거룩한 요아킴이 세상을 떠나기 8일 전이었습니다. 이 박해는 하늘 공주가 열두 살이 되던 해까지 계속 되었습니다.

 

10년간 악마의 시련이 끝나자마자 ‘안나’의 죽음을 맞이함(3-64)

어느 날 천사가 모습을 감춘 채, 목소리만으로 ‘안나’의 임종이 가까웠다는 사실을 알리자 마리아는 무릎을 꿇고 기도하였습니다. 그 기도에 하느님은 천사들에게 명령하여 마리아를 그녀의 어머니가 누워있는 침상 곁으로 데려다주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천사 중 하나를 시켜 마리아와 똑같은 형상을 공기로 되어있는 육체의 환영을 만들어 성전 안 마리아의 방에 두게 하셨습니다. 마리아는 어머니에게로 가서 축복을 청하며 어머니를 위로하였습니다. 그러자 ‘안나’의 영혼은 기쁨으로 차올랐습니다. 그리고 마리아에게 장례와 마리아의 결혼, 요아킴의 재산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고 구세주를 보내시어 하루빨리 구원을 이루시라고 끊임없이 기도하라고 당부하였습니다. 복된 어머니인 ‘안나’는 이 아름다운 말을 이어가던 중에 자신의 거룩한 딸 마리아의 팔에 서서히 몸을 맡겼고 그 품 안에서 죽음을 맞았습니다. 성 안나가 부탁한 대로 마리아는 어머니의 눈을 감겨 주었고, 그 지극히 순수한 영혼이 깃들어 있던 육신을 장례를 위해 도로 침상 위에 눕혔습니다. 그런 다음 마리아는 천사들에게 이끌려 성전으로 돌아왔습니다. 마리아는 하느님께서 어머니의 삶에 그리고 죽음의 순간에 베푸신 헤아릴 수 없는 자비에 감사하며 찬미의 기도를 올렸습니다.

 

 

‘안나’의 특권 (3-69)

‘안나’는 하느님께서 명하신 것을 충실히 지켜 딸의 신비(구세주의 모친)를 죽음에 이르기까지 혼자만의 비밀로 간직해 왔습니다. 그리고 ‘안나’는 이제 자신의 두 눈의 빛이며 온 세상을 비추는 등불인 여인이 자신과 함께 있는 것을 직접 보았으며 그 두 팔에 몸을 맡기고 쉴 수 있는 특권을 받았던 것입니다. ‘안나’는 그 어떤 이도 받지 못한 은혜로운 축복을 받으며 생을 마감했습니다.

 

 

‘안나’의 행실과 일생 (3-70)

‘안나’는 너그럽고 온화하며 지극히 따뜻하고 자애로운 성품을 지닌 여인이었습니다. 명철하면서도 날카로운 지성과 꺼지지 않는 열정을 가졌으면서도 그 내면은 고요하고 평화로웠습니다. ‘안나’는 키가 큰 편도 작은 편도 아니었지만 딸인 마리아보다는 약간 작았습니다. 하얀 얼굴에는 홍조가 어려 있었는데 그 동그란 얼굴에 띤 미소는 마치 영원한 미소인 양 사라진 적이 없습니다. 하느님의 어머니를 딸로 둔 이 복된 여인은 보기 드물게 정숙하고 차분하며, 마음이나 행실에서나 올바른 사람이었고, 하느님의 어머니로 간택 받은 이의 어머니라는 존귀함에 합당한 성덕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안나’는 오십 육세(56세)에 세상을 떠났는데 24살 때에 요아킴과 혼인하고 이십년간 자식 없이 살다가 마흔 네 살(44세) 되던 해에 마리아를 낳았습니다. 마리아를 낳고 12년을 더 살았는데 처음 3년간은 마리아와 함께 살았고, 마리아를 성전에 봉헌한 뒤로 나머지 9년간은 떨어져 살았습니다. 이렇게 ‘안나’는 거룩한 딸을 두고 세상을 떠날 때 56세였고, 어머니와 이별 할 때, 마리아는 열 두 살이었습니다. 배필인 ‘요아킴’이 세상을 떠났을 때 성녀 ‘안나’는 48세 습니다. 지존하신 하느님께서는 안나를 여인 중에 특별히 가려 뽑으시어 피조물 중 가장 고귀한 피조물인 마리아의 어머니로 삼으셨습니다. 물론 마리아는 모든 피조물의 여왕으로서 마리아 위에는 오직 하느님만이 계시지만 ‘안나’는 그런 마리아의 어머니였습니다. ‘안나’의 이런 지위로 볼 때, 그리고 ‘안나’가 사람이 되신 말씀의 할머니라는 점에서 모든 민족은 성녀 안나를 복되다 칭송해야 마땅합니다.

 

 

천상여왕이신 성모님의 가르침(3-71)

인간이 가진 모든 지식 중 가장 가치 있는 지식은 어떻게 하면 창조주 하느님의 손에 자신을 온전히 내 맡길 수 있는가를 아는 것이다. 왜냐하면 하느님께 완전히 의탁하는 법을 아는 영혼이야말로 창조주께서 자기를 지어내신 이유를, 삶이 무엇을 향해야 하는지를 진정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느님의 훈육 법 3-72] 하느님께서 사랑하는 영혼에게 당신을 감추실 때는 그 영혼을 당신께 더욱 가까이 끌어당기기 위해서이다. 그에게 당신을 드러내실 때는 영혼의 사랑에 보답하고 그 열정을 더욱 불태우기 위해서이다. 이렇게 당신 얼굴을 보이고 감추시기를 반복하면서 주님께서는 선택하신 영혼의 삶을 기쁨에 젖도록 당신이 사랑하시는 영혼의 삶을 아름답게 꾸미신다. 내가 거룩한 어머니 안나의 죽음으로 슬퍼하자 세상에서 어머니와 함께하는 마지막 시간을 갖도록 허락하시어 위로를 주셨다.

 

[악이 시작되는 시점 3-73] 인간은 제 욕심에 눈이 멀어 참된 이익을 놔둔 채, 허튼 이익만을 쫓아다니고 확실한 것을 제쳐 두고 불확실한 것을 구하려 든다. 어리석은 영혼들아! 바로 여기서 돌이킬 수 없는 악이 시작된다. 이것은 육신의 지혜를 따라 살면 성공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잘못된 깨달음을 얻게 된다. 그렇게 생각하는 한 그는 이 불행에서 절대로 빠져나올 수 없다. 자신의 행복과 성공이 악마의 기만임을, 감각적 쾌락에 몸을 내맡길 때마다. 영원한 죽음이든 독배를 마시는 것임을, 그는 절대로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러니 악에 한 번 빠지면 다시는 헤어 나올 수 없으니 이러한 위험에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 너를 주 하느님의 뜻에 그분의 두 팔 안에 내어드리고 전적인 보호를 청하여라. 죽음의 오랏줄이 너를 두르고 멸망의 급류가 들이닥쳐 너를 휩쓸고 쓸어갈지라도 믿음을 갖고 인내하며 주님께 희망을 두어라. 그래야 네가 은총의 문 앞에 설 때, 그릇된 것들을 택하지 않고 지존하신 하느님의 선한 뜻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마리아가 몰랐던 호칭의 비밀(3-78)

마리아의 지극한 겸손을 알아보고 천사들은 ‘여주인’이라고 살며시 불렀습니다. ‘말씀의 어머니’라는 칭호와 그에 부여되는 존귀함은 하느님께서 정해진 때가 되기까지 절대로 마리아에게 드러내서는 안 되었습니다. 그래서 천사들은 마리아가 ‘말씀의 어머니’라는 사실을 알지만 마리아에게는 비밀이었기에 천사들이 마리아에게 드러낸 경외와 공경은 실제로 그들이 품은 정도보다 적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까닭에 천사들은 자기들의 진심을 마리아에게 전달하고 싶은 열망이 컸습니다. 세라핌 천사의 도움으로 새로운 빛을 받게 된 마리아는 강렬한 은총의 빛으로 새롭게 떠오르는 동안 지엄하신 임금님께서 베일을 벗으시고 추상적인 환시를 통해 당신 신성을 거룩한 동정녀에게 드러내셨습니다. 이로써 마리아의 영혼은 기쁨과 행복으로 채워졌습니다. 하느님의 따뜻한 위로는 사랑으로 불타는 독수리에게 젊음을 되찾아 주었고, 이제 아무도 침범할 수 없는 하느님의 신성 안으로 파고들기 위해 하늘 높이 날아올랐습니다. 다른 어떤 피조물도 마리아처럼 그렇게 들어 높여지지 못하며 어떠한 지성도 마리아처럼 그렇게 명료하게 하느님을 뵐 수 없습니다. 그 극심한 슬픔 중에 마리아가 보여준 인내와 겸손과 용기와 절제 그리고 하느님 사랑의 고뇌는 다른 모든 피조물은 흉내조차 낼 수 없을 만큼 위대하고 탁월했습니다. 하느님의 부재중에 마리아는 인내와 희망으로 끊임없이 하느님을 찾았으며 하느님의 부재로 인한 모든 시련을 용감하게 이겨냈습니다. (참조 : 마리아가 12살 때 하느님은 시험과 시련에서 풀어주셨다.)

 

 

하느님의 위대한 섭리(3-83)

마리아의 겸손한 기도에 하느님께서 마리아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겪은 고통과 네 부모의 죽음에 대한 슬픔은 자연적인 인간 본성 탓이지 네 잘못은 아니다. 나는 만물의 주인이다. 파랗고 고요한 하늘과 따스한 햇살을 언제 내려줄 지, 잿빛 하늘과 거센 비바람을 언제 내릴지는 나 주 하느님이 정한다. 이로써 내 권능이 더욱 큰 영광과 찬미를 받고 영혼들은 역경과 환난을 통해 자신을 더욱 잘 깨달을 수 있도록 섭리한다. 거센 폭풍우가 휘몰아치는 거대한 바다를 헤쳐 나갈 수 있는 능력과 힘을 길러주려고 나는 영혼을 슬픔이라는 파도로 훈련시킨다. 이것이 나의 지혜가 세운 질서이며 섭리이다.”

 

 

천상여왕이신 성모님의 가르침(3-84)

영혼이 지녀야 할 가장 높은 지혜는 내가 행한 대로 인내하며 고통을 짊어지고 고통을 사랑하며 십자가에 대한 참된 지식을 구하는 데에 있다.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구원을 얻으려면 그리스도를 따라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야 하고 그리스도처럼 십자가의 고통을 겪어야 한다는 사실을 세상의 어리석은 자녀들은 알지 못한다. 고난이라는 값진 진주를 열심히 구하고 모아들여야 한다. 당장 어떤 유익을 못주는 것처럼 보이는 그것도 네 영혼을 아름답게 꾸미는데 쓰이며 그렇게 고통이라는 장신구로 너 자신을 아름답게 가꾸는 것이 주님과 신랑을 흡족하게 한다. 기쁨과 쾌락을 버리고 고난을 선택하면 모든 죄를 피할 수 있는데도 인간은 감각적 쾌락만을 맹목적으로 추구하니 참으로 어리석기만 하다. 주님께서는 네가 겪는 고통의 양과 크기를 정확하게 측정하시어 그 고난을 상쇄하는 만큼의 은총과 위로와 기쁨을 내려주신다. 단 하루도 양심 성찰을 걸러서는 안 된다. 말이나 행동뿐만 아니라 네가 겪는 감정과 네가 처한 상황까지도 충분히 죄가 될 수 있다.

[거룩한 두려움(3-87)]

영혼 안의 무질서와 혼란이 아무리 작고 사소하더라도 가차 없이 쳐내야 한다. 주님께 기쁨이 되지 못하는 것은 전부 악한 것이다. 아무리 사소한 결점이라도 고치지 않고 그냥 지나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이 거룩한 두려움과 불안을 마음속에 잘 간직하면 너는 안전하게 길을 갈 수 있게 된다. 항상 준비하고 깨어 사는 영혼을 위해 지존하신 하느님께서 예비해 두신 상급이 얼마나 큰지 인간은 조금도 알지 못할 뿐더러 상상조차 할 수도 없다.

 

 

충격적인 하느님의 요구(3-88)

거룩한 동정녀 마리아가 13세 6개월이 되었을 때, 추상적인 환시를 통해 하느님을 한 번 더 만나게 됩니다. 이 추상적인 환시 중에 하느님께서는 마리아에게 옛날 아브라함에게 하신 것과 비슷한 요구를 하십니다. 환시 중에 하느님께서는 마리아에게 남자와 혼인하여 살기를 명하셨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생각과 마리아의 생각은 정말로 하늘과 땅 차이었습니다. 혼인하여 남편을 받아들이라는 짧은 명령 안에 담긴 하느님의 원대한 계획을 마리아는 결코 알아볼 수 없었을 것입니다. 마리아가 성전에 처음 들어왔을 때 하느님께서는 마리아의 정결 성원을 받아들이셨고 모든 천사들이 증인으로 있는 가운데 하늘에서 마리아와 혼인을 맺으셨습니다. 요컨대 마리아는 피조물에게는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오직 창조주만 사랑하기로 한 것인데, 이제 다른 남자를 찾아가라고 하니 청천벽력과도 같았을 겁니다. 마리아가 받은 시험은 아브라함이 받았던 시험보다 훨씬 더 가혹했습니다. 아브라함이 아들 이사악을 아끼는 정도는 마리아가 정결의 덕을 아끼는 것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 예기치 못한 갑작스런 명령에도 더 완벽한 희망과 믿음으로 평화를 유지한 채, 모든 판단을 유보하며 하느님께 기도하였습니다.‘저의 하나뿐인 사랑이신 주님! 당신 뜻대로 하소서. 당신은 거룩한 사랑으로 이제 저를 곤경에 처하게 하시지만 당신이 원하신다면 제가 이 나약한 본성과 시련에 굴하지 않게 지켜 주신다는 것을 저는 믿습니다.’ 마리아의 마음에는 약간의 슬픔이 드리웠지만 하느님의 뜻을 따르겠다는 결심을 방해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날 이후로 마리아는 심적인 불안을 억누르고서 자신을 온전히 주님께 봉헌하는 기도를 밤낮으로 바쳤습니다.

 

 

‘시메온’에게 마리아의 결혼을 준비하라고 하느님이 명하심(3-91)

어느 날 하느님께서 거룩한 대사제의 꿈에 나타나시어“나자렛 사람‘요아킴’과‘안나’의 딸인 마리아의 결혼을 준비하라고 명하셨습니다. 마리아는 당신께서 특별히 아끼고 어여삐 여기시는 여인이라는 말도 덧붙이셨습니다.”‘시메온’은 마리아가 어떤 사람과 혼인해야 하는지 주님께 여쭈었습니다. 그러자 주님께서 ‘시메온’에게 “다른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을 소집한 뒤, 부모가 세상을 다 떠나고 혼자 남겨졌는데 혼인할 의향도 전혀 없는 성전 처녀가 하나 있다고 말하라”고 이르셨습니다.“그리고 맏딸인 성전 처녀는 배필이 정해지기 전에는 성전을 떠나지 않는 관습을 고려하여 사제와 학자들이 마리아에게 합당한 결정을 내려주어라” 하고 명하셨습니다. 대사제 ‘시메온’은 즉시 성전의 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을 소집하여 주님의 거룩한 뜻을 전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은 모두 나자렛 사람 마리아가 지존하신 하느님의 은혜를 입은 여인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시메온’은 하느님이 일러주신 대로 마리아는 성전 처녀들 중 한 명이며 현재 부모를 모두 여윈 상태이고, 잘 어울리는 훌륭한 배필을 조속이 찾아 주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대사제 ‘시메온’은 나자렛 여인 마리아는 결혼을 원하지 않으며 가족이 없는 맏딸인 마리아를 배필을 정해주지 않은 채 성전에서 내보내는 일은 옳은 일이 아니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성전 원로회의 결과 (3-92)

성령의 인도를 받은 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은 의논 끝에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지금 하느님께서는 마리아의 혼인 문제에 친히 개입하셔서 우리를 통해 당신 일을 시작하셨으니 분명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바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반드시 그분의 거룩한 뜻을 여쭈어보고 그분의 뜻에 따라 마리아의 배우자를 결정해야지, 우리끼리 상의해서 정할 일이 아니다. 마리아의 배필로 가장 적합한 사람이 누구인지 하느님의 거룩한 섭리가 드러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다음 주님의 뜻을 구하며 기도하는 것이 우리가 취할 최선의 길이다’ 그들은 율법에 따라 마리아의 배우자는 다윗의 자손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서 예루살렘에 거주하는 다윗의 자손들 중 아직 혼인하지 않은 남자들을 모두 성전으로 소집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마리아가 열 네 살 되는 날 배우자를 뽑는 소집을 함 [3-93]

소집일은 우리 공주님이 열 네 살 되는 바로 그날(9월 8일)이었습니다. 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이 상의한 내용은 마리아의 동의를 구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대사제 시메온은 마리아를 불러 성전을 떠나기 전에 배우자를 정해주려는데 마리아의 의향은 어떤지 물었습니다.

 

 

[시메온과의 혼인 면담 중 마리아의 대답] 대사제님, 제 마음은 일생동안 동정과 순결을 지키면서 주 하느님만을 섬기며 이 성전에서 살고 싶습니다. ....(중략) 저는 누군가의 아내로서 남편을 위한 의무를 다하며 살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합니다. 하지만 대사제님께서는 지존하신 하느님의 대리자이시니 무엇이 주님의 거룩한 뜻이며 무엇이 제게 옳은 것인지를 부디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 하며 자신의 뜻을 전했다.

 

[시메온 대사제의 대답-실행에 옮기기 9일 전의 대화였음] 너의 그 거룩한 소망은 물론 주님께 큰 기쁨이 된다. 하지만 하느님께서 예언자를 통해 말씀하신대로 메시아가 오기 전까지는 우리 민족의 어떠한 여인도 혼인에서 제외되어서는 안 된다. 네가 정녕 주님을 온전히 섬기고 주님께 큰 기쁨을 드리고 싶다면 오히려 혼인하여 자녀를 낳고 살아야 옳지 않겠느냐? ....(중략) 우리 모두는 너를 위해 훌륭하고 의로운 배우자를 마련해 주시기를 기도할 것이다. 나와 사제들은 날을 잡아 다윗 가문에 속한 모든 남자를 부르기로 했고 그 가운데서 주님께서 당신께 가장 기쁨이 되는 이를 친히 뽑으시어 네 배필로 짝지어 주시라고 함께 기도드렸단다. 너도 주님께서 네게 호의를 베푸시고 우리 모두를 당신 뜻으로 인도해 주시기를 청하며 지존하신 하느님께 기도하여라. 이 일은 대사제와 사제들이 그들이 결정한 것을 실행에 옮기기 9일 전에 일어났습니다. 지극히 거룩한 동정녀는 눈물과 한숨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며 밤낮으로 끊임없이 주님을 찾았습니다. 그 구일 중 어느 하루는 주님께서 마리아에게 나타나셔서 말씀하셨습니다. “네 마음을 괴롭히지 마라. 네가 원하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네 기도를 들어줄 터이니 슬퍼하지 마라. 네 배우자가 될 이는 내가 친히 뽑아 주겠다. 네 거룩한 소망을 존중하고 지켜줄 뿐만 아니라 내 은총에 힘입어 네 소망을 더욱 완전하게 채워줄 남자를 배필로 마련해주마, 네게 알맞고 내 마음에도 꼭 드는 그런 완벽한 남자를 내 종들 가운데서 찾아낼 것이다. 나는 전능하신 주 하느님, 무한한 힘과 능력을 가진 주님이다. 나는 언제나 네 곁에서 너를 지키고 있으니 어느 누구도 너를 해치지 못할 것이다.” 마리아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중략) 부디 저의 동정을 지켜주소서. 제가 당신을 위해 간직하고 싶고 당신 덕분에 간직할 수 있었던 것처럼 제 영혼이 앞으로도 정결과 순결을 보존할 수 있도록 지켜주소서. ....(중략) 제가 혼인하여 한 남자의 아내로 살면서 나약해지고 덕행을 게을리 하면 당신께 크나큰 실망을 안겨드리고 저 자신도 슬픔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주님 제가 목표로 삼아온 것에서 벗어나지 않고 끝까지 항구할 수 있도록 저를 인도해 주십시오. ....(이하 생략) 이렇게 말씀드린 다음 수호천사에게 시선을 돌리며 천사들의 의견과 조언을 구했습니다. 천사들의 조언으로 우리 공주님의 불안함은 다소 가라앉았습니다. 마리아는 천사들에게 앞으로는 특별히 더 자신을 보호하고 지켜달라고, 그리고 하느님의 뜻에 순명하며 주님께서 원하시는 것이면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말을 하느님께 직접 전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천상여왕이신 성모님의 가르침(3-97)

하느님께서는 나에게 혼인하여 살기를 명하셨고 그리하여 장차 이루실 당신의 그 거룩한 계획을 내가 조금도 알지 못하도록 내게서 완벽하게 감추셨다. 내가 아이를 낳음으로서 세상 사람들의 눈에 평범하면서도 복된 여인으로 비쳐지고 내 안에서 사람이 되시는 영원한 말씀도 자연스럽게 그저 내 남편의 아들인 것처럼 비쳐지기를 원하셨다. 주 하느님의 구원 계획에 따라 말씀의 강생신비는 그 당시의 세상에 알려져서는 안 되기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거룩하고 오묘한 하느님의 뜻 안에서 나의 혼인은 당연하고도 필요했던 것이다.

 

[악마에게 강생의 신비를 감추심] 또한 그 당시의 세상 사람들에게서 강생의 신비를 감추심으로써 하느님께서는 나에게 커다란 증오와 원한을 품고 있는 루치펠과 악마들에게서도 감생의 신비를 감추실 수 있었다. 하느님은 나를 혼인하게 함으로써, 나의 존재와 당신 강생의 신비를 루치펠에게 속이셨던 것이다. 왜냐하면 루치펠은 하느님의 어머니인 여인이 평범한 인간 남자와 혼인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루치펠은 내가 결혼하는 것을 보자 크게 안심하여 나에 대한 분노와 악의를 거두었다. 주님께서 내 안에서 이루시는 계획과 신비를 나는 알지 못했기에 남자와 결혼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슬펐었다. 그때까지 내가 겪는 슬픔 중에 가장 쓰라리고 아픈 것이었다. ....(중략) 주님께서 명하신 것 안에 어떤 명백한 위험이나 어려움이 도사리고 있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인간은 하느님을 믿고 신뢰하고 따라야 한다. 주님의 계획안에서 우리가 직시하는 그 위험과 어려움은 하느님께서 우리를 거기에 굴복시키고 패배시키려고 예정하신 것이 결코 아니라는 사실을 믿어야 한다. 당시에 내가 겪은 슬픔과 아픔은 도리어 내게는 하느님께 더욱 철저히 순종하는 힘과 은총으로 작용했고 이는 내 참된 신랑이신 주님의 눈에는 더할 수 없이 큰 기쁨이 되었다. 주님께 기쁨이 되는 것이라 생각되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순명하고 따라야 한다. 주님께서는 당신이 하신 약속은 반드시 지키시니 그분을 신뢰하여야 한다.

 

 

요셉[마리아와 3촌 관계]의 용모(3-101)

마리아의 열네 번째 생일(9월 8일)이 다가왔고 유다지파 다윗 가문에 속한 결혼하지 않은 남자들 중, 당시 예루살렘에 거주하는 모든 사람이 성전으로 소집되었습니다. 마리아도 유다지파 다윗가문의 후손이었습니다. 모인 이들 중에는 나자렛 사람인 요셉이 있었는데 그도 왕의 후손으로서 예루살렘에 살고 있었습니다. 서른 세 살이었던 요셉은 준수하고 빼어난 용모에 조용하고 겸손한 성품의 소유자였고, 무엇보다도 생각과 말과 행실에서 동정과 정결을 간직하고 거룩하고 의로운 것만 추구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열두 살 때 정결서원을 드린 후로 줄곧 동정을 지키며 살고 있었는데, 마리아와는 3촌인 친척관계에 있었습니다. 그는 하느님이 보시기에도, 사람들의 눈에도 깨끗하고 흠 없이 살았습니다. 다윗가문 후손들 중 예루살렘에 거주하고 아직 결혼하지 않은 남자들 전부가 성전에 모였습니다. 그들은 이제 이곳에서 일어나게 될 일에 주님께서 함께하시고 주님의 영으로 친히 인도해 주시기를 사제들과 함께 기도드렸습니다.

 

 

‘시메온’에게 하느님은 묘책을 불어 넣으심(3-101)

모두가 기도드릴 때 지존하신 하느님께서는 대사제의 마음속에 한 가지 생각을 불어 넣으시어 참석한 젊은이들 손에 각각 마른 나뭇가지 하나씩을 쥐어주게 하셨습니다. 이어 하느님의 영에 이끌린 대사제가 젊은이들에게 명했습니다. 마리아의 배필로 정해진 이가 누군지를 각자가 들고 있는 나무 지팡이를 통해 주님께서 표징을 내려주시도록 하자고 했습니다. 마리아의 고결한 성품과 정결함과 동정과 겸손의 덕, 눈부시게 아름다운 외모와 마리아의 신분과 재산, 마리아가 맏딸이라는 사실까지 알려지자 젊은이들 모두가 마리아를 아내로 맞이하겠다는 강한 열망을 품었습니다.

 

 

요셉의 마른 나무 지팡이에서 꽃이 피다.(3-102)

요셉은 자신이 그 같은 큰 축복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요셉은 다른 이들처럼 마리아를 아내로 주시라고 간청하는 대신 앞으로도 평생 동정으로 살 것을 하느님께 새로이 다짐하고 서원하며,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고 자신을 온전하게 봉헌할 뿐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마음속 깊이 마리아를 경외하고 있었고 그 마음이 그곳의 어느 누구보다도 컸기 때문이었습니다. 젊은이들이 하느님의 뜻을 구하며 열심히 기도드리는 동안, 요셉의 지팡이에서 꽃이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눈처럼 새하얀 비둘기 한 마리가 눈부신 광채를 내며 날아오더니 요셉의 머리위에 살포시 내려와 앉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하느님께서 요셉의 마음속에 말씀하셨습니다. “나의 종 요셉 들어라! 마리아는 너의 신부가 될 것이다. 경외하는 마음으로 마리아를 받아들여라! 마리아는 몸과 영혼이 모두 거룩하고 순결하며 언제나 내 눈에 기쁨이 되는 의로운 여인이니 너는 마리아를 경외하는 마음으로 대해야 한다. 마리아가 네게 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행하여라!”요셉의 지팡이를 보고 사제들은 이를 하느님께서 세우신 표징으로 받아들였고 주님께서 동정녀 마리아의 정배로 친히 뽑으신 이는 요셉’이라고 선포하였습니다. 혼인을 거행하기 위해 사제들이 신부를 불러내자 해처럼 빛나고 달처럼 우아한 마리아가 앞으로 나왔습니다. 마리아가 너무나도 눈부시게 아름다워 거기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눈에는 사람이 아니라 천사처럼 보였습니다. 그리고 사제들은 남자들 중 가장 순결하고 거룩한 사람인 요셉을 마리아의 배필로 정했습니다. 창공의 별보다 더 영롱한 하늘의 공주님은 눈물을 흘렸지만 그 얼굴에는 준엄하면서도 겸손한 하늘 여왕의 위엄이 서려 있었습니다.

[참조 : 마리아는 14살 되던 생일날(9월 8일)에 요셉을 배필로 맞았고 결혼 후 6개월 17일이 지난 3월 25일 구세주를 잉태하게 되었다. 결혼당시 요셉의 나이는 33세였다.]

 

 

결혼 후 마리아와 요셉의 고향인 ‘나자렛’으로 돌아가 정착(3-103)

마리아는 큰 슬픔과 시름에 잠겨 성전을 떠났습니다. 마음속에 지녔던 모든 소망을 포기해야 했고, 자기가 원한 삶을 더 이상 살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마리아와 요셉은 나자렛에서 태어나고 자랐습니다. 요셉은 나자렛 태생이지만 여러 이유로 나라렛이 아니라 예루살렘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 하느님께서 요셉을 당신 어머니인 거룩한 동정녀의 정배로 삼으시려고 섭리하신 결과였습니다. (주 : 요셉이 나자렛에 있었다면 배우자 소집 대상이 아니었기에 마리아의 배필도 될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

 

나자렛에는 하늘 공주님이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땅과 재산이 있었습니다. 마리아와 요셉이 마을에 도착하자 친구와 친지들과 마을 사람들 모두 반갑게 맞아 주었습니다. 마리아와 요셉은 관습대로 대화하며 우정과 친교의 예절이라는 자연스럽고 세상적인 의무에 충실했습니다. 그렇게 떠들썩한 하루를 보내고 나서야 요셉과 마리아는 자신들의 집에서 둘 만의 시간을 가지고 쉴 수 있었습니다.

요셉이 마리아에게 진심으로 청한 말(3-104)

히브리인들 관습에 따르면 결혼 직후 한동안 남편과 아내는 서로의 습관이나 성향을 집중적으로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는데 이러한 전통은 남편과 아내가 서로 잘 이해하고 서로에게 익숙해짐으로 원만하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이 기간에 요셉은 마리아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마리아! 나는 매우 부족한 점이 많아서 당신과 함께 할 자격이 없는 사람입니다. 나는 그대에게 희망을 걸고 진심으로 그대의 도움을 청하겠습니다. 나는 그대의 종이 되어 섬기겠습니다. 그대를 향한 사랑으로 간청합니다. 나의 나약함으로 인해 내가 해야 할 일이 불완전해지거든 부디 채워주시오! 내가 그대에게 합당한 남편이 될 수 있도록 내 결함과 부족한 점을 바로 잡고 옳은 길로 인도해 주시오. 무엇이 그대에게 기쁨이 되는지 알려주시오! 나는 그대에게 기쁨이 되는 것을 행하겠습니다.’

 

 

[요셉의 청원에 대한 마리아의 대답 3-105] 엄위하신 하느님께서 제가 결혼생활을 하도록 당신을 제 남편으로 정해 주셨으니 은혜를 받은 사람은 바로 저 자신입니다. 주님은 당신의 거룩한 뜻이 무엇인지 저에게 분명히 알려 주셨기에 제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제가 당신을 주인으로 섬기며 살기를 바라십니다. 그럼에도 허락하신다면 당신에게 제 생각과 소망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천사 천 명이 대화중에 둘러싸고 있음] 그때 온 세상 만물의 여왕인 마리아는 천 명의 수호천사들로부터 둘러싸여 있었는데 천사들은 모두 눈에 보이는 모습이었습니다. 거룩한 천사들은 여왕의 곁에 모여 있었는데, 그들은 모두 마리아의 눈에만 보였습니다. 이렇게 마리아는 천사들의 무리 한가운데에서 요셉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마리아가 요셉에게 순결 및 정결 청원을 요구함(3-106)

하느님의 빛 덕분에 저는 어린 나이에 육신과 영혼을 영원히 정결하고 순결하게 지키기로 하느님께 서약할 수 있었습니다. ....(중략) 그래서 저의 참된 주님이시며 정배이신 하느님을 위해 저의 순결을 지키고 싶습니다. 그러니 제가 하느님께 약속드린 것을 성실히 지킬 수 있도록 저를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저의 서원을 채우는 데에 부디 함께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대신 다른 모든 일에서는 그대의 여종이 되고, 제 생이 다할 때까지 그대의 위로가 되겠습니다. 그대도 저처럼 영원하신 하느님께 희생 제물을 바치기를 원한다면 저처럼 결심하시기 바랍니다. 그대와 저의 봉헌은 하느님께 큰 기쁨을 안겨 드릴 것입니다.

 

 

요셉의 약속 (3-107)

마리아의 말은 요셉의 영혼으로 하여금 기쁨으로 가득 차게 만들었습니다. 요셉은 ....(중략) 창조주 하느님께 나보다 더 많은 빚을 진 남자는 아마 없을 것입니다. ....(중략) 올바르고 의로운 마음으로 오직 당신만을 사랑하며 살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12살 때, 그대처럼 오직 가장 높으신 주님만을 섬기기 위해 평생 동정으로 살겠다고 그분께 서원했습니다. 그대가 하느님께 드린 서원을 존중하고 지키겠다는 뜻에서 지금 이 시간 나는 하느님께 드린 그 서원을 다시 하겠습니다. 마리아! 나는 당신의 서원이 온전히 채워지도록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 당신을 돕겠습니다. 나는 그대가 원하는 대로 주님을 섬기고 주님을 사랑할 수 있도록 마음과 힘을 다해 그대와 함께하기로 약속합니다. 하느님의 은총으로 나는 그대의 가장 충실한 종이자 그대 삶의 반려자가 되고 싶습니다. 그러니 부디 나의 동정인 사랑과 순결한 사랑을 받아주고 나를 그대의 형제처럼 받아주시오. 나 또한 그대가 하느님 사랑으로 나를 사랑하는 것과 그대가 하느님께 빚진 것을 갚아드리는 사랑 외에 그대에게 다른 어떠한 사랑도 바라지 않을 것입니다.

 

 

거룩한 동정부부로서의 마리아와 요셉(3-108)

거룩한 동정부부가 된 요셉과 마리아의 삶에는 하느님의 은총이 함께 하였기에 부부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과 위로를 받았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요셉의 순결을 새롭게 하시고, 자연적이고 육체적인 욕구와 감정들을 더욱 완전하게 통제하고 다스릴 수 있는 힘을 내리시어 아무런 내적 저항이나 방해를 받지 않고 마리아를 섬기고 공경하며 마리아를 거룩하게 사랑할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동정부부의 거룩한 논쟁(3-109)

둘 사이에는 거룩한 논쟁이 벌어졌는데 두 사람 중 누가 누구를 섬겨야 하는지를 가리는 것 때문이었습니다. 요셉은 마리아가 주인이 되어야 한다고 하고, 마리아는 요셉이 주인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논쟁에서 겸손한 마리아가 승리하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남자는 가족의 머리이니 이러한 자연적 질서가 전도되는 것을 마리아는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마리아는 모든 일에서 남편인 요셉의 뜻을 따라 순종했으며 오직 궁핍한 사람들을 돕고자 할 때에만 요셉의 허락을 구했습니다. 그리고 요셉은 언제나 마리아의 청을 들어주었습니다.

 

 

요셉의 깨달음과 새로운 두려움(3-110)

마리아의 현명함과 겸손과 정결을 비롯한 모든 성덕은 헤아릴 수도, 감히 평가하거나 판단할 수도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는 것을 요셉은 마리아를 알아갈수록 새롭게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고, 요셉의 영혼은 기쁨으로 넘쳐흘렀습니다. 지존하신 하느님께서는 계획하신 일을 완전하게 성취하시려고 마리아의 현존과 교제만으로도 배우자인 요셉의 마음 안에 거룩한 두려움이 일어나도록 하셨습니다. 이것은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일으키실 가장 위대한 업적의 시작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마리아를 통해 비추시는 거룩한 빛을 통해 요셉에게는 마리아를 경외하는 은총이 주어졌고 그 결과 마리아에 대한 요셉의 공경과 경외심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습니다. 요컨대 하느님께서는 마리아의 얼굴에서 아름다우면서도 불가사의하고 상냥하고 우아하면서도 위엄과 근엄함이 섞인 천상 모후의 빛을 직접 발하게 하시어 요셉이 두려움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없게 하셨던 것입니다. 모세가 하느님을 뵈었던 것 보다 더 많이, 더 가까이서 마리아는 하느님을 뵈었습니다. 따라서 마리아의 얼굴에서 발하는 빛이 모세의 얼굴에서 발하는 빛보다 더 밝고 눈부셨으며 그 얼굴을 보는 이마다 더 큰 두려움에 빠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마리아와 요셉은 마리아의 생일인 9월 8일에 혼인하였고 거룩한 말씀이 육화하신 3월 25일이 다가올 때까지 지존하신 하느님의 섭리대로 주님의 일을 준비하며 거룩하게 살았습니다.

 

 

천상여왕이신 성모님의 가르침(3-113)

지존하신 하느님께서 인도하신 나의 혼인생활은 완전하게 살지 못하는 세속의 모든 부부들에게 완전한 혼인생활의 본보기가 된다. 하느님을 굳게 믿고 하느님께 희망을 두며 하느님의 거룩한 섭리에 전적으로 의탁하는 영혼에게도 불가능한 것이 없다. 내 삶의 조건과 환경은 바뀌었지만 하느님만을 사랑하고 하느님만을 섬기겠다는 내 선한 열망은 변함없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나는 아내로서 남편을 섬기면서도 하느님도 완전하게 섬겨야만 했다. 그것은 하느님의 은총과 도우심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부부가 완덕의 삶을 살지 못하는 것은 순전히 그들이 헛되고 쓸데없는 걱정을 하며 피상적이고 불필요한 것들에 크게 마음 쓰며 살기 때문이지, 혼인 생활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인간은 자기에게 행복인 것을 찾아 헤맬수록 그만큼 하느님을 찾지 않기 마련이다.

 

 

마리아는 유일무이한 피조물(3-117)

마리아의 존귀함은 하느님만이 측정하실 수 있는 유일무이한 피조물입니다. 하느님과 같은 본질을 가지고 하느님처럼 측량할 수 없고 창조되지 않으시고 하느님처럼 무한하신 영원한 말씀이신 거룩한 아드님까지 마리아에게 내주셨으니 하느님께서 주실 수 있는 모든 것을 마리아에게 주신 셈입니다. 따라서 이토록 모든 것을 다 소유한 여인은 홀로 마리아뿐입니다.

 

 

마리아의 무한한 가치(3-118)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영으로 이 강인한 여인을 보시고는 그녀를 통해 성자에게 인간의 육신을 입혀 그녀를 어머니로 모시게 할 정도로 높은 가치를 매기셨습니다. 그 모든 위대한 성인들과 의인들이 생의 마지막에 도달한 최고의 거룩함조차도 마리아가 생을 시작할 때, 소유한 거룩함에는 크게 못 미칩니다. 왜냐하면 마리아의 참된 원인은 바로 성자이며 마리아의 무죄함과 정결과 거룩함은 그것의 근원이신 성자 그리스도에게서 받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의로운 요셉(3-120)

요셉은 명백하게 눈에 보이는 신체적인 징후(배가 불러 옴)가 마리아에게 나타났는데도, 마리아가 동정을 잃어버렸다는 분명한 증거가 있는데도, 마리아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임신한 까닭을 알지 못한 채, 마리아를 떠나기로 결심했을 때조차도, 그는 마리아의 순결을 믿었기에 그녀의 명예를 실추시킬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요셉은 마리아의 거룩함을 알고 마리아가 어떤 덕과 선을 지녔는지 알고는 마리아와 함께 사는 것만으로 크게 만족했습니다.

 

 

특별하게 창조된 마리아(3-122)

마리아는 원죄로부터 벗어나는 은총을 받아 잉태되었고, 그 존재의 첫 순간에 원죄의 영향을 받지 않는 상태에 어울리는 무수히 많은 은총을 최고 품계의 천사들보다도 더 풍성하게 받았습니다. 마리아의 아들 성자 그리스도 한 분만이 마리아보다 뛰어나시고 모든 피조물은 무한한 거리를 두고 마리아의 아래에 있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인간과 하느님과의 계약(3-124)

모름지기 하느님과 인간 사이에는 계약이 있으니 인간은 얼굴에 땀을 흘리고 땅을 일구어 경작하는 수고를 해야만 합니다. 일하지 않는 혀의 수고는 노동이 아니라 명백한 게으름이며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고는 결코 행할 수 없는 다른 수많은 악습들의 원인입니다. 인간은 하느님의 종이기 때문입니다. 마리아가 몸소 수고하여 얻어내고 모아들여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준 재물이 얼마나 많은지는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완덕과 거룩함의 밭(3-129)

덕의 열매가 풍성하게 열리는 완덕과 거룩함의 밭은 너무도 비싸기에 그것을 사들이려면 참으로 이 세상 전체를 내어주어야 했습니다. 마리아는 실로 만물의 여왕이기에 이 세상을 다 가지고 있었고, 창조된 것들을 마음대로 처분할 권한이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습니다. 마리아는 참회하고 속죄할 필요가 전혀 없었음에도 탁월한 덕과 뜨거운 사랑으로 그 누구보다도 더한 극기와 보속을 실천했습니다. 마리아는 육신의 모든 감각과 능력들을 절멸시키고 철저히 통제하며 살았습니다. 마리아는 티 없이 맑고 깨끗한 그 동정의 육신이 상할 정도로 금식과 단식, 기도로 밤을 지새우거나 십자가의 형상으로 바닥에 엎드린 채, 기도하는 등의 보속과 극기를 끊임없이 행하며 살았고, 육체적 감각에는 한순간의 휴식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하느님이 보시기에 가장 거룩한 것을, 하느님께서 가장 기뻐하시는 것을 끊임없이 실천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렇게 해서 마리아는 자기가 받은 은총의 힘을 최대한으로 발휘하여 모든 일을 최고의 완전함으로 끌어냈습니다.

 

 

극기와 고행으로 얻는 수익(3-132)

극기와 고행이라는 보속 행위를 통해 우리는 일시적인 쾌락과 즐거움을 팔고, 그 값으로 내적인 참된 기쁨을 사는 것입니다. 마리아는 우리 인간의 부패한 본성에 억눌리지 않았고, 육신의 완고함에 시달리지도 않았습니다. 양심의 가책이나 책망으로 괴로워하는 적이 없었고 죄를 저질러 후회하거나 낙심하며 괴로워한 적도 없었습니다.

 

 

성가정의 가난 (3-137)

하늘과 땅의 거룩한 여주인인 마리아는 자신의 성가정에서 여벌의 옷을 만들 필요가 없었습니다. 마리아와 요셉도 한 벌의 옷만 입고 살았기 때문입니다. 가난은 성가정의 자랑거리이자 위로요 피난처였습니다. 인간은 정의의 태양을 잃어버렸습니다. 근본적인 정의와 은총의 따뜻함을 잃어버리자 악의 겨울이 닥쳐왔고 우리 인간의 본성은 죄의 폭설에 파묻혀 꽁꽁 얼어붙어 버렸습니다.

 

 

영원한 심판의 장소(3-139)

마지막 날에 온 세상에 내려질 심판은 영원한 생명의 성문 앞에서 내려집니다. 최후의 심판 날에 마리아의 정배인 성 요셉은 하늘 왕국의 귀족들 중 한가운데에 자리 잡을 것입니다. 동정녀 마리아는 그리스도께서 재판관으로서 소유하신 권한을 어느 정도 나누어 받고 있는데, 그것은 그리스도께서 세상을 구원하시기 위해 육신을 입으셨는데 마리아는 그분께 육신을 내 드린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침묵의 여왕(3-142)

강인한 여인이 가진 탁월한 위대함은 주님에 대한 경의를 가르치거나 자비를 베푸는 것이 아니면 절대로 입을 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자애의 법은 마리아의 입속에 배어 있었습니다. 자애의 어머니가 우리를 위해 드리는 중개기도는 그 자체가 불가침의 법과 같았습니다.

 

 

천상여왕이신 성모님의 가르침(3-147)

하느님의 빛은 영혼이 입는 두 겹으로 된 옷과 같아서 영혼의 모든 능력을 추위와 냉기로부터 지켜준다. 세상으로부터 한 발짝 뒤로 물러나 세상 것들의 겉모습에 속지 않도록 하여라. 묵상을 통해 네 영혼이 걸어가야 할 길을 찾고 주님께서 네게 보여주신 그 내적인 길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주님께서는 네 안에 온전히 숨어계시니 네가 마음만 먹으면 안전하고 확실하게 그분을 찾아낼 수 있다.

 

 

피조물의 두 개의 종말(3-161)

피조물에게는 영원한 영광이거나 영원한 비참이라는 두 개의 종말이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영원한 영광을 선택하여 영원한 불행을 피할 수 있다면, 세상의 모든 고통과 고뇌를 다 짊어지고 연옥과 지옥의 고통까지 모조리 받는 것이 조금도 어려운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그럼에도 삶과 죽음은 우리 각자의 손에 달려있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나약함과 죄악은 우리가 받은 은총이 제대로 사용되지 못하도록 충분히 방해할 수 있습니다. 한 번 쓰러진 나무는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며 영원히 그렇게 쓰러진 채로 있을 것입니다. 바람과 같이 사라질 모든 것에는 절대로 애정을 가져서는 안 됩니다. 그것이 아무리 유익하고 아름답고 합리적으로 보일지라도 창조된 존재에 마음을 두어서는 안 됩니다. 칭찬과 찬사처럼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나 듣기 좋은 말들은 물리치고 사람들에게 사랑받기 위해 애쓰지도 말아야 합니다. 완전한 자아포기와 자기부정만이 이 땅 위의 모든 것에서 진정으로 해방될 수 있는 길입니다.

 

 

주님이 원하는 것은 주님의 놀이터에서 놀아 달라는 것(3-167)

주님께서 바라시는 것은 우리가 하느님의 무한한 신성 안에서 지내는 것이고 끝없이 펼쳐진 당신 완덕의 들판에서 마음껏 뛰어 노는 것입니다. 거기서 지성은 아무런 제한 없이 모든 것을 인식하고, 의지는 불안에 떠는 일 없이 기뻐하며 감각은 괴로움 없이 만족을 느낍니다. 마리아는 하느님 신성에 최대한으로 참여하게 될 때까지 그리고 거룩함의 정점에 도달할 때까지 은총을 끊임없이 받았고 받은 것은 모두 온전하게 간직했습니다.

 

마리아를 가까이하는 사람들은 축복을 받음(1-177)

마리아의 현명한 말과 행위에는 천사들도 경탄할 정도였습니다. 우리 인간에게는 마리아보다 더 완전한 삶의 본보기란 아마 없을 것입니다. 마리아를 알고 지내는 사람은 매우 적었고, 마리아와 이야기를 나눈 사람은 더 적었습니다. 마리아의 진정한 모습이 세상에 알려져서는 안 되었기에 마리아의 존재는 그녀의 겸손 뒤에 감추어져 있었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마리아를 보는 것만으로도 죄에서 돌아섰고 어떤 이들은 새 삶을 살기 시작했습니다. 마리아를 바라보기만 해도 사람들의 영혼 안에는 은혜로운 작용들이 넘쳐흘렀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신비로운 힘으로 막지 않으셨다면 아무도 마리아에게서 시선을 뗄 수 없었을 것이고 이리저리 마리아를 찾아다녔을 것입니다.

 

강생의 신비를 위해 9일 동안 하느님은 마리아를 준비시킴(3-179)

성자께서 사람이 되신 날은 거룩한 동정녀 마리아와 거룩한 배필 요셉이 혼인(마리아가 14살 6개월 17일)하여 함께 산 지 6개월 17일이 지난 때(15살 3개월 째인 3월 25일)였습니다.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 그 어떤 피조물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불가 사이한 사건이자 가장 경이로운 기적인 지극히 정결한 동정녀에게서 하느님이 사람이 되시는 일을 서두르셨던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강생의 신비를 실행하시기 9일 전부터 이 거룩한 신비를 받기에 합당하도록 특별히 준비시키셨습니다. 그 9일간 하느님께서 마리아에게 얼마나 많은 은총을 내리셨는지 그것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구일간의 수련기 첫째 날(3-180)

한밤중에 일어나 기도드릴 때, 천사들이 다가와 주님이 부르신다고 하자, 마리아는 지극히 높으신 주님, 제가 무엇을 하기를 바라십니까? 하자 마리아의 영혼은 고양되어 하느님 가까운 곳까지 들어 높여졌습니다. 마리아는 지금 거룩한 빛에 의해 영혼의 정화작용이 일어나고 있음을 알아차렸습니다. 빛에 의한 정화은총은 영혼이 하느님을 직관할 수 있는 상태로 준비되기 위해서 반드시 받아야 하는 은총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신성을 직관적인 환시가 아니라 추상적인 환시를 통해 마리아에게 드러내셨는데 마리아는 지고지순한 선을 더 뚜렷하고 더 많이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그 환시를 통해 마리아는 하느님의 완전함과 신성에 대한 드높은 비밀들과 특히 창조에 있어서 밖으로 발산하는 행위에 대한 비밀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리아는 창조가 하느님의 선하심과 자유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았습니다.

 

사람들이 알 수도 없고 또 모두가 알아서는 안 되는 수많은 비밀들이 마리아에게 계시되었습니다. 수련기 첫째 날인 이날 환시를 통해 마리아에게 세상 창조의 첫째 날에 행하신 모든 일에 대한 지식을 내려주셨습니다. 이로써 마리아는 세상 창조의 첫째 날에 일어난 모든 일을 하느님 옆에서 직접 목격했을 때보다 더 명확하고 완전하게 인식할 수 있었습니다. 한 처음에 어떻게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는지, 땅이 얼마나 비어있었는지, 어둠이 어떻게 심연을 덮고 있었는지, 주님의 영이 어떻게 물 위로 맴돌고 있었는지, 하느님의 거룩한 명령으로 빛이 어떻게 생겨났으며 빛의 본성이란 무엇인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마리아는 빛과 어둠이 갈라지는 것을 보았으며, 그런 다음 낮과 밤이라 부르는 이유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땅의 크기와 높이와 길이가 얼마인지 마리아는 정확히 알게 되었습니다. 땅에 난 모든 구덩이, 즉, 지옥과 림보와 연옥 안의 모든 이들에 관해서, 세상에 있는 모든 민족과 나라와 기후와 땅의 구획과 경계 그리고 그 위에 사는 모든 사람에 관해서와 가장 낮은 하늘에서부터 가장 높은 불의 하늘에 이르기까지 모든 천체에 대해서도 낱낱이 완전한 지식을 얻었습니다. 천사들이 첫째 날에 어떻게 창조되었으며, 천사의 본성과 특성들과 그 다양한 직책과 품계와 품위와 위계질서와 성덕에 대해서도 전부 완전히 파악했습니다. 악한 천사들의 반역 행위도 마리아에게 전부 계시되었습니다. 수련기 첫째 날이 끝날 무렵 하느님께서는 마리아에게 그녀 자신의 존재가 어떻게 지상의 물질로 이루어져 있으며, 어떻게 먼지로 돌아가는 모든 것들과 똑같은 본성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주셨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마리아가 먼지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씀하신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 거룩한 환시들은 거룩한 성전이 들어설 자리를 만들기 위해 마리아의 마음속 깊이 기초공사를 하는 것과 같았습니다. 마리아가 기도를 마치자 하늘의 공주는 본래의 자연적인 상태로 돌아왔습니다. 마리아는 말씀의 육화를 위해 하루 종일 기도드렸는데 바닥에 십자가 형상으로 팔을 벌리고 기도하기를 반복했습니다. 이 기도 방식을 가르쳐 주신 분은 성령 하느님이신데 이 자세로 바치는 기도를 거룩하고 복되신 삼위일체께서 가장 좋아하시고 가장 기뻐하시기 때문입니다.

 

 

천사여왕이신 성모님의 가르침(3-187)

이 축복 받은 구일 동안 내 영혼은 높이 들리어 불변하는 하느님의 신성과 하나 되었으며, 그분의 완전함의 바다에 잠겨서 인간의 머리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아주 고결한 은총을 받았다. 하느님께서는 내게 피조물에 대한 완전한 지식을, 모든 피조물의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지식을 주셨는데, 하늘의 천사들조차도 이렇게 완전한 지식을 받지 못했다. 내가 받은 이 지식은 천사들이 받은 것보다 더 탁월한 것이었다. 내 영혼에 각인된 하느님의 인상은 언제든지 기억에서 불러내어 내가 원하는 대로 사용할 수 있었다. 겸손의 덕은 지존하신 하느님께서 내게서 일으키신 모든 기적의 기초이며 조건이었다. 겸손 없이는 그 어떠한 기적도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인간은 저울의 한쪽에는 하느님의 무한하고 영원한 존재를 올려놓고, 다른 한쪽에는 자신의 보잘 것 없는 비천한 존재를 올려놓고, 하느님께 속한 것은 하느님께 돌려드리고 자신의 것은 자기가 가져가야 한다. 완덕은 자신에 대한 앎의 기초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 그 기초를 깊이 파고들어 다질수록 더 높은 건물을 세울 수 있으며 네 뜻을 주님의 뜻과 더 완전히 일치시킬 수 있다. 하느님께서는 저 높은 어좌에서 네 겸손함의 깊이를 내려다보시기 때문입니다.

 

 

마리아가 일요일(9월 8일)에 태어난 의미(3-190)

마리아가 일요일에 태어난 것은(천사는 창조 첫째 날 첫 번째로 일요일에 창조 됨) 성령께서 토요일이 동정이신 어머니 마리아를 기념하는 날로 봉헌되도록 섭리하셨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마리아를 아주 특별하게 창조하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세상의 창조와 구원 사이에 서로 유사한 질서를 세우시고 이에 맞추어 마리아는 인간 구원을 위한 준비가 다 끝난 일곱 째 날에 창조하셨습니다.

 

 

동정 마리아의 수련기 둘째 날의 은총과 신비(3-190)

둘째 날도 자정 무렵 하느님의 전능하심을 체험하였습니다. 이번에도 추상적인 환시의 은총을 받았고, 환시를 통해 세상 창조의 둘째 날에 일어난 일들을 보았습니다. 하느님께서 물과 물 사이를 어떻게 가르셨는지, 어떻게 물 하나는 궁창 아래로 가라앉고, 다른 물 하나는 궁창으로 떠올라 수정처럼 되었는지를, 마리아는 깨달았습니다. 하늘의 크기와 양과 본질과 특성들, 하늘의 질서, 하늘에 속한 모든 변화와 운동들을 마리아는 전부 파악했습니다. 전날 하느님은 마리아를 당신 지혜에 참여하게 하셨는데 둘째 날에는 당신의 전능하심에 참여하게 하셨습니다. 이를 통해 하느님께서는 마리아에게 하늘과 별과 행성과 자연을 이루는 원소들을 지배하는 권한을 주셨고, 그것들 모두는 마리아에게 복종하라는 명령을 내리셨습니다. 그래서 마리아는 바다와 땅과 하늘과 그 안에 사는 모든 것들과 원소들과 천구와 별과 행성들에 대한 주권과 통치권을 받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만물을 다스리는 권한은 그 탁월한 지위로 볼 때, 마리아에게 속하는 것이었습니다.

 

천상천하의 통치권을 갖는 두 가지 이유(3-193)

첫째, 마리아는 죄의 법과 원죄의 영향을 받지 않는 특권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둘째, 예수 그리스도께서 천상 모후이며 당신 어머니이신 분께 기꺼이 순종하셨기 때문입니다. 만물의 창조주이신 하느님이신 성자께서 마리아에게 순종하셨다면 그분이 다스리시는 만물도 당연히 마리아에게 복종해야 했습니다. 성자께서는 모든 피조물을 다스릴 권한을 갖고 계셨으니 마리아에게도 동일한 권한이 있어야 했던 것입니다.

 

이집트로 내려가는 길에서 마리아는 자연의 피조물에게 명령하여 창조주 하느님을 직접 경배하게 하고 그분께 피난처를 제공하고 가까이서 시중들게 하였습니다.(출산 장소를 찾다 쫓겨나 가축우리에서나 자라고 하여 그곳에 갔을 때. 가축우리에 있던 짐승들이 마리아와 구세주를 알아보고 엎드려 경배드림 4-311) 마리아는 창조된 피조물인데도 창조된 모든 것을 다스리고 지배할 권한을 받은 것은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인간이 저질러 온 죄악으로 볼 때, 우리는 피조물의 분노를 사기에도 마땅하고 온 우주가 우리 머리 위에 진노를 떨어뜨린다 해도 할 말이 없습니다. 우리는 자연이 하느님 정의에 절대적으로 복종한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고, 하느님의 이 거룩한 종들을 언제나 비난만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고통을 경멸하고 고통을 피해 달아나려 하며, 감각적인 위로와 안락만을 추구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감각적인 행복을 영원히 구할 수도 없고 그러한 것은 영원히 있지도 않습니다. 마리아는 그리스도께서 지니신 것과 거의 유사한 수준의 지식과 다른 은사들을 받았고 언제나 하느님 신성에 참여하고 있었기에 그 은사들은 마리아 안에서 무한히 흘러넘치는 것 같은 형상이 있습니다.

 

 

천상여왕이신 성모님의 가르침(1-196)

창조주 하느님께서 인간을“무”(無)에서 만드신 것은 피조물의 노예가 아니라 모든 피조물의 주인이 되라는 뜻임을 잊지 마라. 인간은 자연의 피조물이 인간에게 복종해야 하는 것보다 더 많이 하느님께 복종해야 하는데 그것이 이성의 질서에도 부합하고 정의에도 부합하기 때문이다. 하느님께 순종하지 않고 그분의 뜻을 따르지 않는 이는 자기 행위에 대한 어떠한 변명도 할 수 없다. 인간이 스스로 자기 존엄성을 깎아 내리는 것은 자신이 이 세상의 모든 피조물 중 가장 탁월하고 고결한 존재라는 사실을 온전히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인간이 전도된 질서에 따라 살게 된 것은 모두 그가 피조물을 본래의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모든 혼란은 인간이 올바르게 질서 잡힌 믿음을 통해 피조물을 창조주 하느님을 섬기는 데에 사용하지 않고, 자신의 감각적 쾌락과 욕망을 채우기 위해, 사용한데 원인이 있는 것이다. 인간이 자신의 쾌락과 방종을 채워주지 못하는 모든 것에 대해 불쾌감과 혐오감을 느끼는 것도 다 같은 이유이다.

 

 

동정 마리아의 수련기 셋째 날의 은총과 신비(3-199)

수련기의 셋째 날에도 추상적인 환시를 통해 마리아에게 나타나셨습니다. 수련기의 셋째 날에 마리아는 창조의 셋째 날에 일어난 일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궁창 아래에 있는 물이 언제 어떻게 한곳에 모여 함께 흘러가는지, 마른 물이 어떻게 드러나게 되었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마른 땅이 어떻게 제 종류대로 돋아나게 하는지, 씨 있는 풀과 과일나무를 어떻게 제 종류대로 돋아나게 하는지를 마리아는 배웠습니다. 광활한 바다의 위대함과 너비와 깊이와 그 나누어진 부분들과 바다에서 증발하는 물방울들과 바다로 물을 흘려보내는 모든 샘들, 다양한 약초와 풀과 꽃들과 나무들과 그 뿌리와 열매와 씨앗들에 대해 하나도 남김없이 다 배웠습니다. 또한 그것들 하나하나가 어떻게 인간의 유익을 위해 쓰이고 섬기는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을 마리아는 아담이나 솔로몬보다 더 명철하게 파악하고 더 깊이 알아들었습니다. 지혜서에서 말한 것처럼 감추어진 것도, 드러난 것도 다 알게 되었고 아무런 욕심도 없이 배웠기에 아낌없이 나누어 줄 수 있었습니다.

 

마리아는 광물들에게 숨겨진 힘과 작용들, 식물들의 모든 특성들, 약초의 효험에 대한 모든 것을 완전하게 꿰뚫어 보고 있었습니다. 마리아는 자연과 만물에 대한 통치권을 받은 분으로서 독을 마시거나 뱀에 물려서 해를 입는 것조차도 만물의 여왕 허락 없이는 일어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마리아는 하느님께서 주신 특권을 자기 자신을 위해서는 절대로 사용하지 않으셨습니다. 훗날 어머니가 되어 거룩한 아드님께서 고통을 겪으시는 것을 직접 눈으로 보며 그것이 진리였음을 깨닫자 성모님은 당신의 지배를 받는 자연의 피조물에게 명령을 내리시어 성자께서 고통 받으시는 만큼 자기에게도 같은 고통을 가하게 하였는데, 다른 어떤 때보다도 아주 엄격한 여왕의 명령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창조주 하느님께서 피조물로부터 고난 받으시는 것을 목도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주님은 이를 전적으로 허락하지 않으셨습니다. 환시 중에 하느님께서는 특별한 방법으로 인간에 대한 당신의 거룩한 사랑을 내비치셨습니다. 하느님 자비에서 받은 몫을 통해 훗날 마리아는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어 하느님과 죄인들 사이에 서서 죄인들을 위해 중개하고 전구할 수 있는 권한을 받게 됩니다. 마리아는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거대한 사랑의 힘을 소유하게 되었습니다. 주님께서 붙들어 주시지 않았더라면 마리아의 육신은 분명 이 격렬한 불과 같은 사랑의 힘을 견디지 못하고 순식간에 부서져 버렸을 것입니다. 수련기의 셋째 날 이후로 우리는 마리아를 자애로운 어머니, 사랑이 넘치는 어머니라고 부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천상여왕이신 성모님의 가르침(3-206)

아담의 자손들이 얼마나 돌처럼 차가운 마음을 가졌으며 얼마나 고집이 세고 불경한지 지성의 힘과 믿음의 빛으로 잘 생각하여 보아라. 세상 마지막 날에 주님께서는 진리를 망각하고 당신께 감사하지 않았던 죄에 대해서 가장 크게 분노를 터뜨리실 것이다. 그날에는 그분의 진노를 어느 누구도 막지 못한다. 이 죄에 대한 하느님의 진노는 너무나도 무시무시해서 만일 그분의 의로운 판결을 집행할 이들이 없으면 인간은 제 스스로 고통의 구덩이로 뛰어내리려 할 것이다.

 

 

동정 마리아의 수련기 넷째 날의 은총과 신비(3-208)

넷째 날의 환시 중에 하느님은 마리아에게 그리스도가 제정하게 될 은총의 법과 성사들, 복음으로 설립되는 새로운 교회가 가야 할 길과 그 목표, 인간에게 선사할 은사와 은총들, 모두가 구원의 열매를 얻어 영원한 생명을 살기를 바라시는 하느님의 열망을 드러내 보이셨습니다. 다만 마리아가 하느님 아버지 아들의 어머니로 간택되었다는 사실 하나만은 계시되지 않고 비밀로 남아 있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합당한 시기가 오기를 기다리시며 그때까지는 마리아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으셨습니다. 환시 중에 하느님께서는 세상 창조 넷째 날에 있었던 일들을 보여주셨습니다. 마리아는 하늘의 궁창에 언제 어떻게 빛물체들이 생겼는지, 그것들이 어떻게 낮과 밤을 나누고 계절과 절기와 날과 해를 나타내는지, 해와 달이 어떻게 이러한 목적을 위해 만들어졌는지, 해가 어떻게 주인이 되어 낮을 다스리고 그보다 약한 빛물체인 달은 밤의 어둠을 지배하게 되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여덟 번째 하늘에 있는 별들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그 별들이 어떻게 자기들 나름대로의 빛으로 어두운 밤에 기쁨을 선사하며 어떻게 낮과 밤에 다양한 작용을 일으키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하늘의 빛물체를 구성하는 질료와 형상들, 크기와 공전궤도와 다양한 움직임과 특성들, 각 천체들 사이의 수많은 관계들, 곧 그것들이 어떤 점에서는 조화와 통일을 이루고 또 어떤 점에서는 서로 불규칙한 관계에 있는지를, 하늘에는 별이 몇 개 인지를 모두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별과 천체들에게 여왕에게 순종하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주님께서 부여하신 강력한 권한으로 마리아는 심지어 별들에게 하늘에서 사라져 버리라고 명하는 것도 가능했습니다. 성모님은 드물지만 이러한 권한을 실제로 행사한 적이 있었습니다. 성가정이 이집트로 피난 가는 동안 이집트의 햇살이 너무 뜨겁고 강렬해 견딜 수 없을 정도였는데, 그때 성모님은 아기 예수님이 힘들어 지치지 않도록 빛의 세기와 열기를 조정하라고 태양에게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그때에 성모님은 아기 하느님에 대해서만 그 힘을 누그러뜨리되 당신에게서는 그 힘을 거두지 말라고 명령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성모님은 몇 몇 별들과 행성들의 힘과 작용을 저지하는 명령을 내리셨는데 태양을 잠시 붙잡아 그 움직임을 멈추게 한 적도 있었습니다.

 

 

천상여왕이신 성모님의 가르침(3-213)

나는 지존하신 하느님 안에서 헤아릴 수 없는 자애와 선을 보았다. 하지만 시선을 돌려 인간의 죄와 어리석음과 고집을 보았을 때는 갑자기 죽음의 고뇌와도 같은 화살이 내 영혼 깊숙이 파고들었다.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그 아픔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그 화살은 그날 이후로 내 영혼에 계속 남아있어 나는 평생토록 그 아픔으로 괴로워해야 했다. 이 고통은 정의에 의한 아픔이며 의로움으로 인한 슬픔이다. 온 마음으로 울어라. 인간은 자기들의 영원한 파멸을 눈앞에 두고도 먹고 마시며 웃고 떠들고 있으니 말이다. 세상의 즐거움에 슬픔의 눈물을 흘리는 것이야말로 내 거룩한 아들을 위한 가장 의로운 행동이다. 그러므로 주님 신성의 보화를 받을 수 있도록 마음을 올곧게 하여라.

 

 

동정마리아의 수련기 다섯 째 날의 은총과 신비(3-217)

전날처럼 마리아의 영혼은 추상적인 환시로 하느님의 신성을 볼 수 있도록 고양되었고, 무한한 지혜의 비밀을 덮은 베일이 더 벗겨지면서 새로운 신비를 알게 되었습니다. 거룩한 은총의 빛은 전날보다 훨씬 더 강력했습니다. 그 빛은 동정녀 마리아를 하느님의 본성과 더욱 일치시키고 하느님의 모상으로 변화시킴으로써 더욱 합당하게 하느님의 어머니가 될 수 있게 하였습니다. 환시 중에 하느님은 여러 가지 신비를 보이시며 사랑과 애정을 담아 마리아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인간을 가르치고 구하기 위해 나의 거룩한 외아들을 기꺼이 보내고 싶을 정도로 내 사랑은 너무도 강렬하다. 그럼에도 인간에 대한 나의 자비와 사랑에 감사는 커녕 경멸과 조롱으로 되갚는 것을 너는 보았다. ....(중략) 나의 전지전능함으로 내다보면 스스로를 더럽히고 부정하게 만드는 이들은 셀 수 없이 많고, 그들이 지은 죄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들은 역겨움과 혐오를 일으키는 행동만 일삼으며 나의 선과 자비를 거부한다. 인간에게 주려고 내 신성의 은총의 물길을 터놓았지만 인간은 사방으로 둑을 쌓아 제 스스로 나의 풍성한 자비를 받지 못하게 만들었다.”

 

환시 속에서 창조주의 정의와 한없는 자비, 반면에 끝을 모르는 인간의 불의와 죄악을 보며 마리아는 무척 놀랐습니다. 그리고 간절히 하느님께 무한한 자비를 내려달라고 간절히 청하자 하느님은 대답하셨습니다. “ 인성의 옷을 입고서 사람들 가운데서 살겠다고 스스로 약속했던 것은 내가 선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약속을 하게끔 나를 설득시킬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다. 하지만 인간의 배은망덕은 내 정의에는 너무나도 역겹고 가증스러워서 인간이 하는 짓거리를 볼 때마다 내가 한 약속을 실행하고픈 마음이 사라져 버린다. 내가 바라는 것은 그저 인간이 영원한 생명과 행복을 얻는 것이다. 하지만 내 눈에는 인간이 나의 축복과 은혜를 경멸하며 발로 짓밟는 것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중략) 그들은 열매를 맺는 대신 가시를 돋게 하고, 좋은 것을 갖다 주면 욕을 해대며, 한없이 너그럽게 대하고 자비를 베풀면 코웃음만 친다. 이 악의 끝에서 인간은 억겁의 고통으로 신음하며 영원히 나를 보지 못하게 될 것이다.”

 

마리아가 주님 안에서 보았던 신비들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마리아가 하느님 안에서 본 것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피조물 전부, 그것들이 전체 창조의 질서에서 자리하는 위치, 영혼들의 선행과 악행 전부와 그들 각각의 최종 결말이기 때문입니다. 마리아는 하느님께 구세주의 강생을 요청하며 애원하였습니다. 마침내 거룩한 삼위일체께서 사람이 되시는 영원한 말씀을 이제 곧 세상에 보내겠다는 약속을 분명히 하시며“이제부터 너는 독생 성자의 어머니로 간택 받은 여인이라 불릴 것이다.”하셨습니다. 독생 성자의 어머니라는 말은 천사들만 들을 수 있었고 마리아는 ‘간택 받은 자’ 라는 말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는 하느님이 정하신 때가 된 다음에야 이 말씀 전부를 알아듣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의 약속을 듣자 마리아는 형언할 수 없는 환희와 기쁨으로 가득 차서 하느님께 축복을 청했으며, 하느님은 마리아를 축복하셨습니다. 이날의 환시를 통해 마리아에게 세상 창조의 다섯째 날에 있었던 일들이 계시되었습니다. 어떻게 물속에 물고기와 여러 생물들이 우글거리게 되었는지, 어떻게 물과 땅 사이에 파충류들이 기어 다니게 되었고, 물 위와 하늘 아래 궁창에는 수많은 새들이 생겨났는지를 보았습니다. 또한 땅 위와 숲속에 서식하는 동물의 종류와 종의 특성과 각종 새들의 다양한 형태들, 바다와 강에 서식하는 수많은 물고기들과 대양에 살고 있는 고래와 수중 동물의 몸의 구조와 형태 등, 여섯 째 날에 창조된 모든 것들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이 모든 피조물더러 마리아에게 복종하라고 명령하셨고, 모든 동물들과 생물들을 지배하고 마음대로 부릴 권한을 주셨습니다. 마리아가 창조의 다섯째 날에 있었던 일들을 완전히 인식하자 이날의 환시는 그쳤습니다.

 

 

천상여왕이신 성모님의 가르침(3-225)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지위를 주시기 위해 지존하신 분께서 내게 행하신 기적과 신비들은 영혼이 이 세상에 머무는 동안에는 완전히 알지 못한다. 확고하고 굳건한 믿음과 흔들림 없는 신념을 간직하고 너의 불행과 네가 비천한 존재임을 자각하면서 항상 겸손하게 살아라. 하느님 사랑의 가장 영광스럽고 영예로운 승리는 올곧은 마음으로 하느님을 사랑하는 겸손한 이들에게서 드러난다. 언제 어디서든지 거룩하신 하느님의 현존 앞에 있다고 느낄 때마다 그분의 축복 구하기를 잊지 마라.

 

 

동정 마리아의 수련기 여섯 재 날의 은총과 신비(3-227)

이번에도 자정 무렵에 거룩한 빛을 받았고, 추상적인 환시 속에서 하느님 신성을 보게 되었습니다. 마리아는 아홉 시간 가량 황홀경에 휩싸여 있었기에 환시가 그치고 돌아온 것은 아침 9시쯤 되었을 때입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본질을 직관하는 환시의 은총은 그쳤어도 다른 환시들은 계속 되었고 기도도 중단되지 않았습니다. 이날의 환시에서는 세상 창조의 여섯 째 날에 있었던 일들이 마리아에게 계시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 말씀하실 때, 마치 그 자리에 함께 있었던 것처럼 마리아는 창조의 실제를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었습니다. 마리아는 이 여섯 째 날에 창조된 모든 종류의 동물들, 짐을 나르는 동물들과 집짐승들과 인간에게 길들여지지 않는 들짐승들의 모든 이름을 알았습니다. 마리아는 동물들 모두를 지배하고 다스릴 수 있는 권한을 받았고 동시에 동물들은 마리아에게 복종하라는 하느님의 명령을 받았습니다. 아무리 포악한 동물도 마리아 앞에서는 온순할 수밖에 없습니다. 마리아는 실제로 여러 동물들에게 명령을 내린 적이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아기 예수님이 태어나셨을 때 그 내쉬는 숨으로 아기 예수님을 따뜻하게 해 주려고 황소와 나귀에게 아기 앞에 가까이 다가와 몸을 낮추라고 명령하자 동물은 그대로 따랐던 적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마리아를 당신과 피조물 사이에 중개자로 세우심으로써 마리아를 통해 당신 정의가 채워지게 하셨습니다.

 

하느님의 강생을 저지했던 최후의 장애물은 주님께서 당신 어머니가 될 저 여인을 성화하심으로써 이제 완전히 사라졌기 때문에 이제 세상에 내려오실 날이 점점 가까워졌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최초의 아담과 하와가 범죄 이전에 누렸던 지복의 상태, 본래의 정의로움이 어떤 것인지도 마리아에게 보여주셨습니다. 마리아는 그 당시에 아담과 하와가 은총과 축복이 가득했고 죄가 전혀 없었으며, 지극히 아름답고 완전했다는 사실을, 그들이 그 은총 상태에 머무른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두 조상이 어떻게 유혹을 받았고 뱀의 거짓말과 간계에 넘어갔는지, 그들의 죄가 무엇이고 그 죄의 결과는 무엇인지, 인류에 대한 악마의 분노와 증오가 얼마나 가공할 만한 것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마리아는 인간의 첫 번째 죄와 인류의 모든 죄를 두고 애통해하였는데 얼마나 슬피 통곡하고 울던지 마치 마리아가 그 모든 죄를 다 지은 사람처럼 생각될 정도였습니다. 이런 까닭에 우리는 원죄를 ‘복된 죄’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최초의 죄 때문에 마리아가 흘린 눈물이 하느님께 무한한 기쁨이 되었고 덕분에 우리는 구원에 대한 확실한 보증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이날 환시에서 드러난 신비 중에는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이 있는데 하느님께서 마리아의 영혼에 악마에 대한 강한 역겨움을 부어주신 일입니다.

천상여왕이신 성모님의 가르침(3-234)

여섯 째 날에 하느님께서 내려주신 겸손의 은혜는 참으로 놀랍고 귀한 선물이었다. 나는 내 존재가 진정으로 온전히 비어버릴 때까지 나를 낮추었다. 겸손해야 하는 이유는 자기 죄에 대한 형벌을 피하기 위해서가 결코 아니다. 겸손의 목표와 지향은 인간이 만물의 창조주인 주님께 마땅한 영광을 드리는 데에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죄를 두고 울어라. 정작 죄를 지은 이들은 잊어버리고 기억하려고도 하지 않는 모든 죄에 대해서 말이다. 죄를 두고 흘리는 눈물은 주님의 눈에 큰 기쁨이 된다. 하느님의 거룩한 빛이 너를 인도할 수 있게 네 뜻과 너 자신을 전부 내려놓아라.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지 말고 이런 저런 감정이나 생각에 휘둘리지도 말아라. 선하고 합리적인 생각들이나 내면의 위로를 구하는 욕구에 대해서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그러한 거짓된 탈을 쓰고 찾아오는 위험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네 안에 너의 고유한 뜻과 원의와 의지가 완전히 부재하게 될 때에 비로소 너는 네 원수를 정복하고 승리의 노래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동정마리아의 수련기 일곱 째 날의 은총과 신비(3-237)

하느님께서 하신 일들은 참으로 위대합니다. 쓸모없거나 흠이 있거나 부족하거나 불필요하거나 헛되이 만들어진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모든 것이 다 그분의 거룩한 뜻에 따라 아름답게 만들어졌고, 그분의 거룩한 뜻을 위해 존재합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이 지어내신 것 안에서 기쁨을 누리고 당신을 드러내고 영광 받기를 원하셨습니다. 인간의 본성을 취하시어 몸소 고난 받고 죽음을 겪으시려는 하느님 강생의 신비만이 그분의 전능과 무한한 지혜가 전부 녹아 들어간 가장 탁월한 업적이며, 주님께서 당신 강한 팔로 지어내신 다른 모든 작품을 뛰어넘는 가장 경이로운 기적이자 가장 알아들을 수 없는 신비입니다. 이 오묘한 신비는 신성의 불꽃이 아니라 무한한 신성의 용암이 통째로 터져 나온 것입니다. 마리아에게는 어떠한 은총도 빠져서는 안 되고 조금도 흠이 있어서는 안 되며 더 이상 보탤 것이 없을 정도로 모든 것이 완벽하게 갖추어져야 했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전능하신 분의 위대함에 마땅하고 옳은 일이었습니다. 완벽하게 단장한 마리아가 불사불멸하시는 하느님 영원하신 임금님 앞에 나아갔을 때, 그분 궁정의 모든 대신과 신하들은 임금님께서 마리아 안에서 행하신 업적을 알아보고 찬미와 영광을 드렸습니다. 당신 어머니로 삼으실 여인을 친히 선택하신 그분만이 그 여인을 어떻게 대우해야 하고 그녀에게 어떤 지위를 주어야 하는지를 잘 알고 계셨습니다. 하느님 강생의 신비를 준비한지 일곱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이날도 마리아는 전날과 같은 시간에 영혼이 들어 높임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점이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영혼만이 아니라 육신까지 들어 올려졌던 것입니다. 거룩한 천사들이 내려와 마리아의 육신을 받쳐 들고 불의 하늘까지 데리고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천사들은 마리아가 있던 자리에는 마리아와 똑같은 형상의 다른 육신을 대신 데려다 놓았습니다. 마리아는 이번에도 여느 때처럼 추상적인 환시를 통해서 하느님을 뵈었지만 이날은 가장 높은 하늘 위에 올라와서 환시를 보았던 것입니다. 환시 중에 마리아는 매번 새로운 빛을 받았고 영혼의 심층을 더 깊이 파고드는 빛을 받았습니다. 이 강렬한 빛은 하느님의 신비를 더 깊이 꿰뚫어 볼 수 있었습니다. 빛을 통해 마리아가 인식할 수 있었던 신비들은 하느님께서 허락하시는 것들입니다. 지존하신 하느님께서는 어좌 바로 곁에서 당신을 보좌하는 최고위의 세라핌 천사들 중 두 명을 뽑으신 다음 그 천사더러 마리아 곁으로 가라고 명령하셨습니다. 나머지 세라핌 천사들은 자기들이 하느님 어좌에 둘러서 있는 모습을 마리아에게 드러내었습니다. 천사들에게 둘러싸인 동정녀 마리아는 거기 있는 모든 세라핌 천사들의 사랑을 다 합친 것 보다 더 거대하고 뜨거운 사랑으로 하느님을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이곳 하늘 위의 어전은 인간 중 어느 누구도 들어와 본 적이 없는 곳입니다. 그런데 지금 여기 있는 지극히 겸손한 동정녀는 그저 인간일 뿐인데도 천사들의 여왕으로 들어 높여졌고 이로써 창조된 모든 피조물 중에 하느님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자리하는 축복을 받았습니다.

이것은 천사들의 눈에는 너무나 놀랍고 경이로운 광경이었습니다. 땅에서는 모두가 무시하는 하찮은 한 여인을 하늘 위에서는 이토록 존귀하게 대하셨으니 말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의 겸손을 매우 귀하게 여기시기에 스스로를 낮추는 이를 일으켜 세우시고 겸손한 이를 존귀하게 대하시는 거룩하고 의로우신 분이라는 사실을 천사들은 알고 있었습니다. 천사들은 하느님께서 겸손한 어떤 한 사람을 심지어 자기들보다도 더 높이 들어 올리시는 것을! 하늘의 주민들은 경이로움에 빠졌습니다. 가장 복되신 삼위일체 하느님께서 마리아를 보시며 얼마나 기뻐하시는지, 마리아가 하느님께 받은 은총과 축복으로 얼마나 많은 공적을 쌓았고 그리하여 하느님께 얼마나 많은 영광을 돌려드렸는지를 보면서 말입니다. 또한 마리아가 아무런 죄도 불완전함도 없이 예정된 대로 말씀의 어머니의 품위를 받기에 합당한 상태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들은 감탄했습니다. 거룩하시고 복되신 삼위일체의 위격께서는 이 작은 여인을 지금껏 인간도 천사도 어떤 피조물도 얻지 못한 가장 높은 은총 지위로 들어 높이시고 가장 친한 친구로 삼으시기로 결심하신 것입니다.

 

 

마리아에게 빛나는 옷과 보석 장신구로 치장해 주심(3-242)

이어서 하느님께서는 마리아의 성성과 위대함이 시각적으로 드러날 수 있도록 휘황찬란하고 위엄 있는 옷을 입히고, 여러 가지 아름다운 보석과 장신구를 달아주라고 명하셨습니다. 마리아가 입는 옷과 장신구는 마리아가 받은 모든 은총과 은사, 하느님의 신부이며 하늘의 여왕이라는 권위와 품위를 시각적으로 형상화한 것입니다. 마리아의 곁에 서 있던 세라핌 천사들은 주님께서 명하신 대로 마리아에게 새하얗고 긴 옷을 입혀주었습니다. 이 새하얀 통옷은 마리아의 정결함과 충만한 은총을 상징했습니다. 눈부시게 새하얀 그 옷에서 흘러나오는 빛의 작은 한줄기만으로도 온 세상의 어둠을 모두 비출 수 있을 정도입니다. 세라핌 천사들이 옷을 입혀주는 동안 이 옷을 입음으로써 어떤 의무를 받게 되는지를 하느님은 마리아에게 설명하셨습니다. 즉, 마리아는 새로운 은총을 잘 활용하여 더욱 뜨거운 사랑과 완전한 덕행으로 주님께 보답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이 모든 축복을 내리시는 진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여전히 함구하셨습니다. 때문에 마리아는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사실은 말씀의 육화를 준비하기 위해 이 벅찬 은총을 받은 것이었는데 말입니다. 이윽고 마리아의 하얀 통옷 위에 세라핌 천사들은 수많은 보석이 박혀 형형색색의 아름다움을 자아내는 띠를 하나 둘러 주었습니다. 이 허리띠는 하느님께서 마리아에게 불어넣으신 거룩한 두려움을 상징합니다. 이어서 세라핌 천사들은 순금보다 더 빛나는 끈으로 마리아의 고운 머리카락을 묶고 또 여러 가지 머리 장식을 달아주었습니다. 순금은 거룩한 사랑을 상징합니다. 마리아는 자신의 모든 생각이 이 섬세하고 청결한 사랑에 불타서 평생 동안 눈부신 빛을 발산하게 될 것을 알았습니다. 마리아의 머리띠는 마리아가 하느님의 거룩한 지혜와 지식에 참여하고 있음을 드러냅니다.

 

그리고 천사들은 신발도 신겨주었습니다. 신발은 마리아가 내딛는 한걸음 한 걸음이 다 우아하고 아름답다는 것과 그 걸음걸이가 언제나 지존하신 분의 더 큰 영광을 향해 있다는 것을 가리킵니다. 이 신발을 매는 끈은 하느님과 인간 모두에게 선이 되는 일을 함에 있어 부지런해지는 특별한 은총을 상징합니다.

 

마리아의 팔에 채워진 팔찌는 관대함과 초연함을 상징합니다. 이는 마리아가 하느님의 너그러움에 참여하여 위대한 일들을 담대하게 성취해 낸다는 뜻입니다.

 

천사들은 마리아의 손가락에 반지도 끼워 주었습니다. 반지는 성령으로부터 받은 새 힘을 상징했는데 이 은총을 통해 작고 사소한 일조차도 탁월하게 성취할 조건을 조성하여 마리아가 행하는 모든 일들은 전부 경탄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이어서 세라핌 천사들은 눈부신 빛을 내는 진기한 보석 목걸이를 마리아의 목에 걸어주었습니다. 그 보석들 중 세 개가 신비로운 글자를 이루고 있었는데 거룩한 향주덕인 신덕, 망덕, 애덕을 각각 상징하는 동시에 삼위일체 하느님의 세 위격을 각각 상징합니다.

 

천사들은 마리아의 귀에 은구슬이 박힌 금귀고리를 달아주었습니다. 귀고리는 마리아가 이제 곧 대천사 가브리엘이 전해줄 복된 소식을 받아들이기 위한 준비가 되었다는 뜻이었습니다. 귀고리는 마리아가 하느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있으며 어떤 말씀을 듣더라도 겸손하고 슬기롭게 대답할 수 있는 특별한 지혜를 받아 하느님께 기쁨을 드릴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런 다음 천사들이 오색찬란하게 빛나는 고운 금가루를 뿌리자, 마리아의 옷에 떨어져 마치 어떤 글귀를 수놓은 것처럼 되었습니다. ‘마리아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글과‘ 마리아 동정녀 어머니’라는 글이 수놓아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글귀들은 마리아가 알아들을 수 없는 문자로 쓰여 있었고, 천사들도 그 의미를 마리아에게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마리아의 옷에 수놓아진 글귀가 의미하는 바는 오직 천사들만 알고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다양한 색상은 하느님에게서 흘러나와 마리아의 영혼 안에 넘쳐 나는 성덕과 덕행들을 상징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아름다움에 더하여 천사들은 화장을 해 주듯이 마리아의 얼굴에 눈부신 빛을 발라 주었습니다. 그 빛은 마리아가 하느님을 아주 가까이서 사귀고 있고 그분의 무한한 존재를 직접 마주하고 있어 받는 빛이었습니다. 마리아는 동정인 태안에 하느님의 무한한 완전성을 간직하도록 예정되어 있었기에 피조물에 불과한 마리아가 최대한의 은혜와 은총을 미리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모든 치장을 마친 마리아의 모습은 황홀한 정도로 아름다워서 하늘의 임금님조차 마리아의 아름다움을 열망하실 정도였습니다. 마리아가 지난번과는 다른 한껏 새로운 아름다움으로 꾸며졌고, 더 거룩하고 완전한 은총의 작용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은 하느님의 전능과 무한한 힘과 완전함에 의해 이루어졌습니다.

 

 

천상여왕이신 성모님의 가르침(3-247)

하느님께서 내게 주신 만큼 다른 영혼들에게 주지 않으시는 까닭은, 그러고 싶지 않으셔서가 아니라 주고 싶어도 은혜를 받기에 나 만큼 자격을 갖춘 이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은총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부단히 애쓰는 영혼에게는 한없이 너그러우시고 자비로우시기에 반드시 그들을 배불리고 풍요롭게 하신다. 의로운 영혼이면 누구든지 하느님께 영혼의 장신구를 받지만 그분과 얼마나 친밀한 자격이 있는지에 따라 많이 받거나 적게 받는다. 하느님께 감사하지 않는 것은 매우 심각한 죄이다. 적게 받았기 때문에 그만큼 하느님께 돌려드려야 할 의무가 크지 않는데도 그마저도 세속에의 애착과 이기적인 집착으로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면 그러한 영혼들이 범하는 죄는 굉장히 크다. 거짓된 겸손으로 너 자신을 속이지 마라. 감사하면서 겸손한 것과 겉으로만 겸손할 뿐, 실제로는 감사하지 않는 것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자기 자신을 올바로 인식할 때에 진정으로 겸손할 수 있으며 하느님께 진정으로 감사드릴 수 있다. 어떠한 피조물도 제 스스로 선을 제 것으로 할 수 없으며 온갖 좋은 선물과 모든 완전한 은사는 오직 빛의 아버지에게서 내려오기 때문이다.

 

 

동정마리아의 수련기 여덟 째 날의 은총과 신비(3-251)

오천년도 더 되는 이 아득한 기다림의 시간은 이제 끝내고 싶어 하셨습니다. 하지만 하느님 강생의 신비는 그분의 지혜와 정의가 충만한 가운데 실현되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친히 거룩한 동정녀의 마음 안에 사랑의 불을 지르셨고, 이 때문에 마리아는 인류의 구원을 위해 쉬지 않고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여덟 번째 날 자정이 되자 마리아는 하느님께 사로잡혀 환시를 보게 되었고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습니다.

 

[무영시태] “너는 잉태된 순간부터 이미 죄와 죄의 결과를 면제받았다. 너에게 존재를 주었던 날, 나는 내 정의의 왕 홀을 네 앞에서 치워버리고 대신 나의 자비를 네 목에 걸어주었다. 그리하여 죄의 법이 네게는 아무런 권한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너의 인간 본성에 대해 조금도 놀랄 것 없다. 나는 낮은 자를 일으켜 세우고 가난한 자를 부유하게 하는 전능한 하느님이다. 나는 온전히 너의 것이니 나의 자비는 이제 너에게 달려 있다.” 마리아는 하느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지성의 음성으로 들었습니다. 문득 마리아는 전날처럼 천사들에 의해 하늘 높이 올라갔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이번에도 천사들은 마리아가 있던 자리에는 마리아와 똑같은 육신을 갖다 두고서 그 곁을 지키고 서 있었습니다. 지존하신 하느님께로 올라갔을 때, 마리아는 은총과 은혜를 가득히 받은 상태였고 하느님의 보화를 셀 수 없이 많이 갖고 있었으며, 마리아의 영혼은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천사들은 경탄하며 하느님을 높이 찬양하였습니다. 이번에도 마리아는 직관적인 환시가 아니라 추상적인 환시 속에서 하느님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환시는 하느님께서 지금껏 한 번도 마리아에게 비추신 적이 없는 새로운 정화의 빛으로 오직 오늘을 위해서 준비된 매우 특별한 은총으로 일어났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전능으로 하신 일을 두고 크게 기뻐하시며 말씀하시었습니다.

 

“어서 우리에게 오너라. 너의 아름다움을 더 가까이서 보고 즐기고 싶고, 너의 아름다움에 취하고 싶구나. 사람이 이토록 어여쁜 너를 낳았는데 내가 어찌 인간을 지어낸 것을 후회할 수 있겠느냐? .....(중략) 나의 외아들은 나와 함께 누리던 영광을 네 안에서는 훨씬 더 많이 누리게 될 것이다. 나는 이 땅위의 첫 번째 여왕이던 하와를 불순종 때문에 쫒아 냈지만 이제 너를 하와보다 더 높은 자리에 세운다. 이제 모두가 알게 될 것이다. 네가 그토록 자신을 낮추고 겸손하게 처신하였으니 나는 이제 너를 통하여 내 능력과 나의 위대함을 나타내 보일 것이다.”

 

이날은 천사들에게는 창조 이래 가장 기쁜 날이었습니다. 이날 천사들이 누린 비본질적인 행복은 지금까지 만족한 것들 중 가장 탁월하였습니다. 삼위일체 하느님께서 마리아를 당신의 정배로 선택하시고 말씀의 어머니로 삼으시고, 만물의 여왕으로 세우지자 하늘 임금님 궁정에 있는 모든 영들도 마리아를 천사들의 여왕으로 받들어 모셨습니다. 그리고 천사들은 이처럼 큰일을 행하신 창조주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며 하느님과 마리아를 위한 찬미의 노래를 지어 불렀습니다. 이 놀랍고도 오묘한 신비가 일어나는 가운데 마리아는 하느님의 무한한 완덕의 빛을 한껏 받아 그분의 신성 안에 완전히 빠져들어 지금 자기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정확히 알지 못했고, 하느님의 말씀도 주의 깊게 들을 수 없었습니다. 이는 마리아가 성자의 어머니로 간택되었다는 사실을 마리아에게 알려주지 않으시려는 의도에서 하느님이 특별히 섭리하신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마리아는 성자께서 육화하시는 그 순간까지 자신이 말씀의 어머니라는 사실을 결코 알지 못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어떠한 피조물에게도 오늘 동정녀 마리아에게 하신 것처럼 이토록 위대함과 엄위를 가지고 당신을 드러내신 적이 없습니다. 이어서 하느님은“내 이름을 걸고 말 하건데 네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들어 주겠다. 네가 무엇을 청하든지 나는 아무것도 거절하지 않을 것이다.”겸손한 마리아는 어쩔 줄 몰라 하며 바닥에 꿇어 엎드려 하느님께 청했습니다.‘저는 사실 주님의 왕국 전부를 주님께 청합니다. 저의 형제자매들, 온 인류를 위해서 말입니다. ....(중략) 주님의 한없는 선과 자비로 저희에게 구세주를, 주님의 외 아드님을 보내 주시기를 청합니다. 성자를 보내시어 세상의 죄를 씻으시고 주님의 백성들을 자유롭게 해방시켜 주십시오 .... (중략) 저희가 그토록 고대하던 메시아를 이제는 보내 주십시오. ....(중략) 오직 이것만이 제가 바라는 전부, 저의 간절한 소망, 저의 유일한 기도, 저의 한숨이며 탄식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랑하는 배우자의 탄원을 기쁘게 여기시고 고무되어 말씀하셨습니다. “너의 간청은 나에게 말할 수 없는 기쁨이다. ....(중략) 너에게 약속한다. 나의 아들을 이제 세상에 보내겠다. 내 아들은 이제 곧 인성을 입고 인성과 하나가 될 것이다. 이렇게 해서 너의 그 간절한 소망이 이루어질 것이다.” 하느님의 말씀은 마리아에게 한 줄기 빛과 같고 인류 구원의 날이 밝아온다는 희망으로 부풀어 올랐습니다. 마침내 인간을 구원하시기로 결심하신 하느님께 큰 감사를 드렸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득히 담아 모든 인류의 이름으로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렸습니다. 천사들이 하늘에서 땅으로 다시 마리아를 데리고 내려온 뒤에도 마리아는 계속해서 찬미기도를 드렸습니다.

 

 

천상여왕이신 성모님의 가르침(3-259)

살과 피를 가진 존재는 어느 누구도 이 오묘한 신비에 범접할 수 없고, 하늘의 천사들도 지극히 탁월한 세라핌 천사라 할지라도 이 신비의 깊이를 가늠할 수 없다. 주님께서 베푸신 사랑과 자비가 얼마나 큰지, 당신 친구들과 자녀들에게 내리신 은총이 얼마나 많은지 쉬지 말고 묵상하여라. 주님께서 받은 축복과 은총으로 성장하고 자기가 가진 것을 잘 활용하여 더 벌어들이면 주님은 더 많은 은총을 베푸신다. 인간이 만일 신앙의 빛을 통해 이러한 진리를 깨우치면 모두 전능하신 하느님에게서 축복과 은총을 받기 위해 죄에서 완전히 돌아설 것이다. 그때 내가 깨달은 것은 하느님께서 나를 보시고 누리신 기쁨과 흐뭇함이 지금까지 최고의 성성에 도달한 다른 모든 영혼들에게서 느끼신 만족과 행복들을 전부 능가한다는 사실이다. 그분께서 이 작은 여종 하나에게서 얻으신 기쁨은 사도들과 순교자들, 회개하고 회심한 모든 이들, 동정녀들과 다른 모든 성인들을 통해서 얻으신 기쁨을 다 합친 것보다 더 컸다. 내가 네게 이 위대한 비밀을 알려주는 까닭은 이토록 큰일을 행하신 하느님을 찬미하라고 일러주기 위함이고, 이 땅에서 유배생활을 하는 동안 나처럼 살며, 너 또한 내 이름으로 더 위대한 일에 손을 뻗어야 한다는 뜻에서이다. 주님께서 너를 통해 기쁨을 얻고자 하시니 그분의 기대를 저버리지 마라.

 

 

동정 마리아의 수련기 아홉째 날의 은총과 신비(3-262)

이 마지막 날에 하느님께서는 지금까지 베푸신 은총 전부를 마리아에게 한 번 더 부어주심으로써 마리아에 대한 사랑과 마리아에게서 행하신 기적들을 새롭게 하셨습니다. 그 모든 기적은 오로지 하느님이 사람이 되기 위함이고, 복되신 동정녀를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최고의 품위로 들어 높이기 위해서였습니다. 인간의 비천한 본성을 취하실 때에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거룩한 본성을 바꾸실 필요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땅의 육신을 입고 있는 여인이 하느님께 육신을 내드리고 그분의 어머니가 되기 위해서는 그녀가 먼저 이 무한한 간극을 가로질러야 했습니다. 오늘도 마리아는 전날처럼 고요한 자정시간에 주님이 부르시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이번에도 천사들은 전날처럼 마리아의 몸과 영혼을 통째로 들고, 불의 하늘로 엄위하신 하느님의 어좌 앞으로 올라갔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마리아를 일으켜 세우시고는 당신 어좌 옆에 자리를 마련하여 앉게 하셨습니다. 마리아의 자리와 전능하신 하느님의 어좌 사이에는 훗날 사람이 되시는 말씀께서 좌정하실 왕좌가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따라서 마리아가 앉은 자리는 그리스도 다음가는 자리로 하느님과 두 번째로 가깝고 두 번째로 탁월한 자리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물질적인 것들은 마치 눈으로 직접 보는 것처럼 마리아에게 감각적 상들을 통해서 알려주셨습니다. 그때까지 부분적으로만 알던 우주의 천체 구조는 이제 마리아에게 완전히 드러났습니다. 모든 하늘과 별과 원소들, 하늘과 땅에 사는 모든 것들, 연옥과 저승과 지옥과 그 안의 모든 것들도 마리아는 인지했습니다. 지금 마리아가 만물의 여왕으로써 모든 피조물 위에 그리고 홀로 하느님 아래에 자리하고 있는 것처럼, 마리아의 지식도 오직 하느님의 지식과 비교해서 열등할 뿐, 다른 모든 피조물의 지식보다 우월합니다. 마리아가 환시에서 계시된 것들을 넋을 잃고 바라보며 감탄하고 주님을 찬미하고 있는데 주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지금 보고 있는 모든 피조물을 나는 오직 인간에 대한 사랑 때문에 창조하였다. 모든 피조물에게 다양성과 아름다움을 부여하는 것도 오직 인간에 대한 사랑 때문이다. ....(중략) 인내하고 참고 견디는 이들은 나의 영원한 영광과 친교에서 한 몫을 얻을 것이다. 내가 선택한 영혼들을 위해 이 경이롭고 아름다운 모든 것들을 창조하는 것이 나의 원래 뜻이었다. ....(중략) 너는 내가 택한 영혼, 너는 내 눈과 마음에 한없는 기쁨이다. 그래서 나는 이 모든 보화를 소유하고 관리하고 다스릴 권한을 네게 준다. 너는 여기 있는 모든 보물의 주인이다. 네가 내 뜻을 따르는 충실한 나의 신부라면 네가 원하는 대로 이 보화를 마음대로 쓰고 나누어 줄 수 있다. 어느 누구에게 은총을 내려주라고 네가 내게 청하면 네가 간구하는 그 영혼에게 기꺼이 은총을 내려주겠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네 손에 넘겨주겠다. ”

 

 

천상여왕의 왕관을 받음(3-266)

이 말씀과 함께 거룩한 삼위일체 하느님께서는 마리아에게 왕관을 씌우시고 축복하시어 마리아를 창조된 모든 것들의 여왕으로 삼으셨습니다. 왕관에는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말뜻은 마리아에게는 감추어져 있었습니다. 천사들은 마리아를 하느님께서 세우신 적법한 만물의 여왕, 천사들의 여왕으로 인정하고 마리아에게 합당한 경의를 표했습니다. 왜냐하면 마리아는 왕자를 낳을 터인데 그렇다면 그전에 마리아는 반드시 여왕의 자리에 올라야 하고, 모든 대신들로부터 그 지위를 공적으로 인정받아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마리아가 천사들 앞에 엄숙하게 모습을 드러내었을 때, 천사들은 즉시 마리아를 여왕으로 모시고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마리아는 안과 밖이 모두 하느님 신성의 순금으로 입혀진 성전이기 때문에 어느 곳을 둘러보아도 마리아가 아담의 딸이라는 아주 희미한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습니다. 마리아의 전 존재는 오직 하느님 신성의 빛으로 만들어졌으며 오직 하느님 신성의 눈부신 광채를 드러내기 위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영원한 말씀은 아버지의 품을 떠나 마리아의 가슴에 안겨야 했기에 어머니는 가능한 한 완전히 아버지를 닮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 마리아는 하느님 다음가는 성성을 지니고 피조물 중에서는 최고의 품위로 들어 높여졌음에도 스스로를 만물 중에 가장 낮고 가장 보잘 것 없는 존재로 여겼습니다. 그래서 정작 자기가 구세주의 어머니로 예정 되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머리 속에 단 한 순간도 떠오를 수 없었을 정도로 마리아는 자신을 비천하게 여기고 있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오른손으로 마리아를 높이 들어 올리실수록 마리아는 자신을 더욱 낮고 비천한 존재로 인식했습니다.

 

 

천상여왕이신 성모님의 가르침(3-269)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을 위해 무수히 많은 보물을 간직하고 계신다. 어느 누구도 자기 안에 사랑이 없음에 대해 하등의 변명도 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하느님의 축복도 곳곳에 넘쳐나니 주님께 감사할 줄 모른 자는 용서받을 길이 없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는 때와 시간은 영원으로부터 하느님의 지혜로 정해져 있었습니다. 지금 구원으로의 약속에는 동정녀 마리아의 충만함이 빠져있었습니다. 영원한 말씀이 육신을 입고서 고난을 받고 모든 세대의 사람들에게 구원을 가져다 줄 수 있으려면 최종적으로 동정녀 마리아의 동의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대천사 가브리엘에게 구세주 강림을 알릴 것을 지시(3-272)

엄위하신 하느님께서는 천사들과 소통하실 때에 쓰시는 친밀한 언어로써 먼저 대천사 가브리엘에게 당신 뜻을 전했습니다. 대천사 가브리엘은 하느님의 입을 통해 직접 말씀을 들었습니다. 따라서 마리아가 가브리엘 천사에게서 들은 말은 사실 하느님께서 직접 하신 말씀이 되는 것입니다. 동시에 주님께서는 대천사에게 말씀의 육화에 대한 수많은 지식을 알려주셨습니다. 그러고 나서 거룩하고 복되신 삼위일체께서는 대천사를 마리아에게 보내시어 주님께서 뭇 여인들 가운데에서 마리아를 택하시어 영원하신 말씀의 어머니로 삼으셨다는 사실을, 마리아는 성자를 성령으로 말미암아 잉태하게 된다는 복된 소식을 전하게 하셨습니다. 이 외에도 천사들의 여왕인 마리아에게 어떤 말을 전해야 하고 마리아 앞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도 하느님께서 대천사에게 직접 지시하셨습니다.

 

 

하느님의 사신 대천사 가브리엘의 용모(3-274)

대천사가 어전에서 물러나와 땅으로 내려올 때, 하늘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 천 명의 천사들 무리가 눈에 보이는 형상으로 그 뒤를 따랐습니다. 지존하신 왕의 특명을 받은 대천사 가브리엘은 이 세상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아름다운 외모의 청년 모습이었습니다. 그의 얼굴은 빛나고 표정은 진지했으며 발걸음은 위풍당당했고 모든 행동과 몸짓에 기품이 있었습니다. 그의 말에는 무게가 있고 듣는 이를 압도하는 거룩한 힘이 있었으며 매우 상냥하면서도 엄숙했습니다. 그는 눈부시게 빛나는 관을 머리에 쓰고 환하게 빛나는 오색찬란한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마리아에게 나타났던 천사들 중 대천사 가브리엘에게서 하느님의 위엄이 가장 많이 드러났습니다.

 

 

구세주 강생 신비가 전달될 때 마리아는 14살 6개월 17일

대천사 가브리엘이 이끄는 하늘의 군대는 마리아가 살고 있는 갈릴레아 지방의 나자렛 이라는 작은 마을로 향했습니다. 가브리엘이 복된 소식을 전할 때, 하늘의 여왕은 열 네 살이었으며, 여섯 달하고 열일곱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마리아의 생일은 9월 8일인데 열 네 번 째 생일부터 그만큼의 시간이 지났을 때(3월 25일) 하느님께서 일으키신 모든 기적 중 가장 위대한 기적이 이루어졌습니다.

 

 

성모님의 외모 (3-275)

마리아는 또래의 여자들보다 키가 조금 더 큰 편이고(어머니 안나는 마리아 보다 약간 작음)신체는 균형과 비율이 잘 잡혀 있었던 까닭에 그 아름다움이 매우 우아하고 완벽했습니다. 얼굴은 둥글지 않고 약간 길었으며, 마르거나 야위지 않고 알맞게 예쁜 모습이었습니다. 아주 밝고 깨끗하면서도 차분한 갈색 색조가 어렴풋하게 어려 있는 얼굴이었습니다. 이마는 넓고 왼쪽과 오른쪽이 정확이 대칭을 이루고 있었고 두 눈썹은 완벽하게 아름다운 아치형이었습니다. 눈은 크고 진지했는데 계속 바라보고 있으면 빠져들 것처럼 눈빛이 아름답고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그윽했습니다. 마리아의 눈은 검은빛이 감도는 짙은 초록색이었습니다. 코는 똑바르고 예쁜 모양이었고 입은 작고 입술은 붉은색이면서 너무 얇지도 않고 두텁지도 않았습니다. 마리아가 받은 자연의 선물은 모든 점에서 완벽하게 대칭과 조화를 이루었기에 마리아의 아름다움은 다른 어떠한 사람에게서도 볼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거룩함을 띤 수줍은 미소가 어린 얼굴을 기쁨과 사랑 그리고 어떤 알 수 없는 경외심을 한꺼번에 자아내고 있었습니다. 그 아름다움은 입에서 찬사가 끊이지 않고 넋을 잃게 할 만큼 눈부신 동시에 보는 이를 압도하고 입을 다물게 하는 위엄이 있었고 초월적이고 신비로웠습니다. 마리아는 티 없이 맑은 영혼과 완전한 육신을 갖고 있었으며 생각과 뜻은 드높이 고결했고, 은총이 가득하고 지극히 거룩해서 하느님과 비슷할 정도였습니다.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지금 마리아는 당신의 어머니가 되기에 합당했습니다. 지금 마리아는 영원하신 아버지의 품에서 마리아의 동정인 태 안으로 성자를 모시는 도구로 쓰이기에 합당했습니다. 천사들의 무리가 마리아에게 내려오고 있을 때, 마리아는 지난 9일 동안 주님께서 보여주신 신비들을 관상하며 주님께서 성자를 곧 세상에 보내시겠다고 약속했기에 마리아의 마음은 육화의 신비가 성취될 것이라는 희망과 기쁨으로 부풀어 올랐습니다.

 

 

육화의 신비가 마리아에게 전달 될 때, 하느님은 마리아에게서 본성에 따른 능력 외에 모든 은총을 거두심(3-278)

가브리엘 대 천사가 복된 소식을 전해주던 순간에 마리아가 ‘예’ 하고 응답하고 위대한 육화의 신비가 성취되던 바로 그때 하느님께서는 마리아를 자연적인 상태에 내버려두셨습니다. 다시 말해 하느님께서는 마리아에게 인간 본성에 따른 능력들과 일반적인 상태의 덕과 능력만을 남겨두시고 다른 모든 은총은 거두셨던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 지극히 위대한 신비 중의 신비는 먼저 신앙의 신비로서 이루어져야 했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마리아에게 아무런 특별한 은총도 도움도 주지 않으셨고 구원 약속을 전적으로 마리아의 믿음과 희망에 맡기셨던 것입니다.

 

 

천상여왕이신 성모님의 가르침(3-280)

나는 지극히 높으신 분께서 나를 하느님의 어머니로 정하셨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주님께서는 이제 당장 세상에 내려오신다고 약속하셨고, 그 누구보다도 뜨거운 사랑으로 당신의 육화를 열망하고 기도하라고 나에게 명하셨다. 그 사랑의 불이 얼마나 격렬하던지 나는 육화의 신비가 성취되기 전에 그 불에 타서 죽을 것으로, 그 극심한 사랑의 고뇌로 분명 부서져 죽을 것으로 믿을 정도였다. 하느님께서 나를 붙드시지 않으시면 나는 정말 죽어 버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내 가슴에 묻힌 이 비밀을 한 번 묵상해 보아라. 그처럼 높은 지혜는 알아듣지도, 말로 표현하기도 어려우니 먼저 주님 안에서 나를 바라보도록 하여라. 그러면 주님의 거룩한 빛으로 내 행위의 완전함을 묵상하고 알아들을 수 있을 것이다.

삼위일체 하느님이 밖으로 발산하는 작용의 원리 (3-283)

하느님의 위격에 대해 우리 신앙과 교회가 가르치는 바에 따르면 하느님은 위격에 따라 세 분으로 구별되지만 한 분이신 하느님의 본질이 하나인 만큼 세 분의 위격이 소유하시는 지혜와 전능함과 다른 모든 속성들도 하나이며 동일합니다. 세 분 위격의 존귀함과 무한한 완전성이 서로 동일한 것처럼 세 위격이 각각 일으키는 작용도 동일합니다. 하느님 자신에게서 흘러나와 피조물 또는 어떤 시간적 존재를 생성하는 작용, 밖으로 발산하는 작용입니다. 이 작용은 세 위격이 일으키지만 나뉘지 않는 단일한 작용입니다. 왜냐하면, 어느 하나의 위격만이 그 작용의 주체가 아니라 세 분 모두가 다 함께 작용의 주체이기 때문입니다. 세 위격은 한 분의 주 하느님, 하나이며 동일한 지혜와 하나이며, 동일한 지성과 하나이며, 동일한 의지를 소유하시는 같은 한 분 하느님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성자께서는 오직 성부께서 아시고 원하시고 행하시는 것만을 알고, 원하고, 행하며, 성령께서 알고 원하고 행하는 것은 성부와 성자께서 아시고, 원하시고, 행하시는 것과 전적으로 동일합니다. 육화의 신비는 바로 세 위격의 하느님의 이러한 불가분의 활동으로 일어났습니다. 따라서 강생의 신비는 말씀의 위격이신 성자께서 오직 홀로 인성을 취하시는 위격적 결합의 사건이지만 세 위격 모두가 단일하게 일으킨 하나이며, 동일한 작용이었습니다. 세 분의 위격은 분리될 수 없는 한 분, 하느님이신 까닭에 말씀의 위격이신 분께서 내려오실 적에 성부와 성령의 위격이신 분도 함께 하늘에서 내려오셨습니다. 그리고 말씀이신 분 만이 홀로 육신을 입으신 것입니다. 오천년 하고도 이백년 (창조 후 구세주 강생하기까지의 기간)이나 되는 기나긴 밤 동안 세상은 깊은 어둠과 침묵 속에 잠겨 있었습니다. 세 위격의 하느님께서 땅에 내려오실 때, 천상의 모든 군대도 주님의 영광과 힘과 능력을 갖고 주님을 따라 내려왔습니다. 이때 물질로 된 하늘은 그 한가운데 길을 내면서 높으신 창조주 하느님께 엄숙히 경배하며 흠숭을 드렸습니다. 곧 열 한 개의 하늘들이 모두 자연의 하급 원소들과 함께 둘로 갈라지면서 하느님께서 내려가시는 길을 내어 드렸던 것입니다.

 

 

구세주 강림 시 우주도 움직임(3-285)

그때에 별들은 훨씬 더 밝게 빛을 내었고, 태양과 달과 행성들은 자기들의 창조주를 모시는 간절한 마음으로 더 빨리 공전했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자연이 동요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른 모든 피조물들의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이 사건이 한밤중에 일어난 까닭도 있지만 그보다는 주님께서 이 일을 오직 천사들에게는 알리고 싶어 하셨다는 이유가 더 컸습니다. 천사들은 이 위대한 기적을 보고 크게 경탄하며 하느님을 찬미하였습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 아끼시는 몇 몇 의로운 사람들은 기쁨과 환희를 누리는 예외가 허락되었습니다. 그들 중 어떤 이들은 거룩한 영에 이끌려 이 알 수 없는 놀라운 체험이 혹시 구세주가 아닌가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위대한 순간에는 생물과 피조물들도 반응하였다.(3-287)

변화는 다른 생물과 피조물에게서도 일어났습니다. 새들은 더 밝고 기쁜 음색으로 지저귀며 새로운 노래를 지어 불렀고, 더 활기차게 날아다녔습니다. 꽃과 풀은 더 감미롭고 그윽한 향기를 내었고, 나무들은 더 알차고 탐스러운 과일을 맺었습니다. 다른 모든 생물도 각기 자기만의 방식으로 생기 있게 움직이고 아주 은밀하게 기쁨을 드러내었습니다.

 

 

저승에 있는 영혼들도 큰 환희에 휩싸임(3-287)

그러나 기쁨과 환희의 몫을 많이 받은 피조물 중, 으뜸가는 피조물은 다름 아닌 저승에 있는 영혼들이었습니다. 그때에 대천사 미카엘이 저승에 있는 의인들과 성인들에게 복된 소식을 전해주었던 것입니다. 저승에 있는 영혼들은 큰 위로를 받았고 다 같이 환호하며 하느님께 찬미와 찬양을 드렸습니다.

 

 

지옥은 처참하게 변함(3-287)

동시에 이 사건은 지옥에는 새로운 고통과 혼란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영원하신 말씀께서 땅에 내려오셨을 때, 악마들은 하느님의 위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거룩한 힘이 거센 파도와 해일처럼 지옥을 덮치자 악마들은 가지고 있던 모든 힘을 모조리 빼앗긴 채 지옥의 가장 깊고 어두컴컴한 구덩이로 쓸려 내려갔던 것입니다. 잠시 후 하느님의 허락으로 정신을 차리고 다시 일어나자 악마들은 대체 이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인지를, 무엇이 이토록 자기들을 무기력하게 내동댕이쳤는지를 알아내려 서로를 다그쳤습니다. 악마들은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거듭했지만 도무지 그 원인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육화의 신비 자체와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어떻게 육화가 일어났는지를 악마들이 알지 못하도록 이 사건을 철저히 은폐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숨을 거두실 때까지도 그분이 참 하느님이시며 참사람이심을 악마들은 확신하지 못했습니다.

 

 

가브리엘 대천사가 목요일 저녁 6시 경 마리아를 방문(3-288)

가브리엘은 셀 수 없이 많은 천사들과 함께 눈에 보이는 인간의 형상으로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천사의 방문을 받은 그때 마리아는 기도 중 이었습니다. 때는 목요일 저녁 여섯시 경이이었습니다. 마리아는 자기 앞에 선 이가 주님께서 보내신 천사임을 알아보자 지극한 겸손으로 경의를 표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천사는 이를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고개 숙여 절한 이는 오히려 대천사 가브리엘이었습니다. 그 때에 천사는 깨달았습니다. 인간이 천사에게 경배하던 오랜 관습이 바로 그 순간부터 새롭게 바뀐다는 사실을, 예로부터 인간은 아브라함이 경배했던 방식으로 천사들에게 경배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인성이 말씀의 위격 안에서 하느님의 품위로 높아진 이때부터 인간은 모두 하느님의 입양된 자녀들이 되었습니다. 인간은 이제 천사들과 형제가 되고 천사들과 함께 하느님의 종이 되었습니다.

 

마리아가 천사의 인사를 받고 깜짝 놀란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자신은 가장 비천하고 쓸모없는 이라 여겼기 때문이고,

둘째, 천사의 인사와 경배를 받고 이 일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라서 그러했습니다.

 

마리아가 당황한 것을 알아차린 천사는 주님께서 일러주신 대로 다시 마리아에게 말했습니다.‘마리아 두려워하지 마시오. 당신은 하느님께 은총을 받았습니다. 이제 그대는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할 것입니다. 그분께서는 큰 인물이 되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이라 불릴 것입니다.’ 마리아는 강생의 신비의 위대함을 알아보고 크게 감동하고 경탄해 마지않았습니다.

하느님은 마리아의 온전한 동의를 요구하심(3-290)

지존하신 하느님은 신비 중에 최고의 신비인 이 육화의 신비를 오직 마리아의 신덕과 망덕과 애덕만으로 성취하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래서 환시의 은총과 영혼의 고양을 비롯한 다른 모든 특별한 은총들을 모조리 거두시고 일반적이고 자연적인 조건에서 마리아가 결단을 내리게끔 하신 것입니다.

“제가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자 대천사 가브리엘은 “하느님께서는 전지전능하십니다. 남자를 알지 않고서도 그대를 어머니로 만드시는 것은 조금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이제 성령께서 그대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그대를 덮을 것입니다. 그대에게서 태어날 아기는 모든 거룩한 이들 가운데 가장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아들이라 불릴 것입니다. 친척 엘리사벳을 보십시오. 그 늙은 나이에도 아들을 잉태하지 않았습니까? 아이를 못 낳는 여자라고 불리던 그가 임신한 지 여섯 달이 됩니다.

 

[아이를 가져도 마리아의 동정성을 보전해줌(3-291)] 하느님께서는 불가능한 일이 없습니다.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인에게 아기를 주신 분께서 그대를 어머니로 만드시고 그럼에도 그대의 동정성을 보전해 주실 것입니다. 그대가 낳은 아들에게 하느님께서는 성조 다윗의 왕위를 주실 것이며 그의 통치는 야곱 집안에서 영원히 지속될 것입니다. ....(중략) 모세가 보았던 불타는 떨기나무는 메시아의 어머니가 처녀의 순결을 잃지 않고 임신하여 아이를 낳는다는 표징이기도 합니다. ....(중략) 야곱이 꿈에서 보았던 사다리는 영원한 말씀이신 분께서 인성을 취하심으로써 열리는 왕의 길을 상징합니다.

마리아가 대답을 미룬 이유(3-292)

그런데 지혜와 현명과 신중함과 성성에서 모든 천사들을 능가하는 마리아는 대답을 미뤘습니다. 왜냐하면 마리아는 자신의 응답이 하느님의 뜻에 온전히 일치하는 동시에 하느님의 모든 신비와 기적들 중 가장 거룩하고 위대한 이 신비에 완전히 부합하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마리아는 자신의 입에 올리게 될 말에 모든 인류의 구원과 지복, 그리고 천사들의 기쁨이 달려 있다는 사실을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성자께서 동정녀를 통해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들과 같이 되신 신비에 담긴 모든 것들, 그 신비가 의미하는 모든 것들을 마리아는 이 순간 깊이 생각했습니다.

이 얼마나 놀라운 기적입니까? 전능하신 분께서 당신이 계획하신 모든 것들을 겸손한 동정녀 한 사람의 손에 맡기시다니! 하느님께서는 당신이 성취하시기로 약속하신 전부를 어느 한 여인의 응답으로 이루어지게 하겠다고 결심하신 것입니다.

하느님의 신성 안에서 일어나는 일과 관련하여 하느님께서는 피조물의 어떠한 협력도 필요하지 않으십니다. 피조물은 하느님 본질의 내재덕인 작용에 아무런 몫도 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신성 밖으로 발산하는 활동에서는, 즉, 발생하는 일들에서는 피조물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그러한 작용들 가운데 가장 탁월하고 경이로운 것이 바로 말씀이 사람이 되시는 사건이었고 하느님께서는 거룩한 동정녀의 협력 없이는 마리아의 자유로운 동의 없이는 이 일을 이루실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는 당신 외부에서 일으키시는 모든 업적들에 마리아와 함께 마리아를 통해서 이와 같은 완전성을 부여하길 원하셨기 때문입니다. 초인적인 용기의 옷을 입은 하느님의 신성과의 거래가 매우 큰 거래임을 알아보았습니다. 이렇게 오묘하고 거룩한 신비에 대해 하늘의 사자인 가브리엘과 생각해 보고, 혼자 깊이 생각해 본 끝에 마리아는 복된 소식의 완전한 의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마리아는 겸손한 마음으로 머리를 약간 숙이고 두 손을 모으면서 우리 모두의 구원이 시작되는 그 아름다운 말을 입에 올렸습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리스도의 육신이 만들어지는 과정(3-295)

마리아의 영혼을 가득채운 거룩한 사랑과 여러 숭고한 감정들은 너무나도 격렬해서 마리아의 뜨겁고 정결한 심장을 심하게 압박할 정도였고, 그 강한 압박 때문에 심장에서는 순간적으로 세 방울의 피가 증류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이 매우 자연스러워 마치 물리적으로 또 생리적으로 으레 있는 일처럼 보였습니다. 이렇게 증류되어 나온 세 방울의 피는 마치 그곳이 아니면 신체 어디에도 갈 곳이 없다는 듯이 자연스럽게 수태가 이루어지는 곳으로 옮겨갔고 거기서 성령의 힘으로 우리 주 그리스도의 몸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영원하신 말씀께서 우리 구원을 위해 취하신 인성의 질료는 마리아의 강렬한 사랑과 마리아의 티 없는 심장 그리고 성심으로부터 마련된 것입니다.

마리아의 동의로 일어난 네 가지 사건(3-295)

하느님께는 기쁨이고 우리에게는 구원을 알리는 복된 말 ‘fiat’을 마리아가 소리 내어 말했을 때 네 가지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첫째, 거룩한 동정녀 마리아의 심장에서 흘러나온 세 방울의 피에서 우리 주 그리스도의 거룩한 육신이 만들어졌습니다.

둘째, 우리 그리스도의 영혼이 창조되었습니다.

셋째, 그리스도의 완전한 인성을 위해 그의 영혼과 육신이 결합되었습니다.

넷째, 하느님의 신성이 말씀의 위격 안에서 인성과 결합되어 위격적인 일치를 이루었습니다.

 

때는 어느 봄날인 3월 25일 금요일 동이 틀 무렵이었습니다. 태고적 그 동일한 시간에는 우리의 첫 번째 조상인 아담이 만들어졌습니다.

 

아담이 만들어진 시간과 같은 3월 25일 예수님도 강림(3-296)

아담이 창조된 때는 세상이 창조 된지 5199년이 지나서였는데 이는 로마 교회가 ‘순교 성인록’에서 고백하는 바와 같습니다. 이러한 셈법에 따르면 세상은 3월에 창조되었으므로 창조의 시작은 3월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조

아 담 : 세상 창조 후 5199년 지난 3월 25일 금요일 동이 틀 무렵 33세의 나이로 다마스쿠스 들판의 흙으로 강생하실 구세주 예수님의 얼굴 외모와 흡사하게 만들어 창조됨 (하와의 외모도 마리아의 외모와 흡사하게 창조됨)

 

예수님 : 아담이 창조되던 같은 시각인 3월 25일 동이 틀 무렵에 마리아의 심장의 피 세 방울이 증류되어 태안에 들어와 육신으로 변함 (예수님과 아담의 외모는 얼굴이 거의 구별이 안 될 정도로 흡사함)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마리아의 태중에서 영원한 말씀과 인성의 위격적 결합을 성대하게 축하하시는 순간, 마리아의 영혼은 높이 들리어 직관적인 환시로 하느님의 신성을 보게 되었습니다.

 

 

마리아는 죄의 결과로 발생하는 모든 지배에서 면제됨(3-297)

하느님의 아기는 불완전함에 종속되지 않았습니다. 태중의 아기에게 생명을 주고 보존하는데 본질적이지 않은 것들, 곧 아기의 생명에 우연적이거나 불필요하게 관여하며, 실상에 있어서는 죄성의 영향일 뿐인 것에서 마리아는 완전히 면제되었습니다. 마리아는 죄의 결과로 발생하는 다른 모든 것들의 지배를 받지 않았습니다. 마리아에게는 영웅적인 덕행과 특히 사랑의 덕행을 통해 아기에게 영양이 공급되었고, 마리아의 신체 혈액과 기질은 마리아의 영혼의 거룩한 열정과 사랑의 열기에 따라 조정되었습니다. 이것이 마리아의 뱃속에서 거룩한 아기를 키우시려고 하느님께서 쓰신 방법이자 섭리입니다.

 

 

마리아가 섭취한 음식은 모두 먹는 순간 정결하게 바뀜(3-298)

원죄의 자손인 세상의 어머니들은 탁하고 불완전한 피를 통해 아기에게 영양분을 주지만 천상 모후는 하느님 아기에게 지극히 완전하고 정결한 피를 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마리아의 성덕으로 빚어진 피였기 때문입니다. 또한 마리아가 음식으로 먹는 모든 것은 먹는 순간 정결하게 되었습니다. 마리아는 자기가 섭취하는 음식이 결국에는 하느님 아기가 섭취하는 영양분이 됨을 알고 있었기에 언제나 영웅적인 덕행으로 음식을 먹곤 했습니다.

 

 

예수님 잉태 후 마리아 주변은 모두 거룩하게 변모됨(3-299)

지극히 거룩한 동정녀는 거룩하신 삼위일체의 성전이자 거처가 되었으며, 바로 그 성전 안에서 변모하였고 그 정결한 태중에 계시는 신성의 특별하고 거룩한 작용을 통해 거의 그분께로 갔습니다. 하지만 변화를 겪은 것은 마리아 자신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마리아의 낡은 오두막집과 작은 방도 하느님의 특별한 현존으로 인해 거룩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천상여왕이신 성모님의 가르침(3-299)

하느님께서 어떻게 자신을 낮추셨으며 어떻게 나의 태중에 들어오셨는지를 잘 생각해 보아라. 그분의 강생은 나뿐만 아니라 바로 너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 정녕 위대하신 왕께서 내리시는 선물은 무엇이든지 고귀하고 소중하다. 내리시는 선물이 임금님 자신임을 거룩한 빛으로 알아듣는다면, 주님께서 당신 신성의 한 몫을 네게 선물로 주셨다는 사실을 깊이 묵상한다면, 세상 그 무엇도 네게 아무런 기쁨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즉시 깨닫게 될 것이다. 주님께서는 너의 참된 선이시며 너의 보물이시고 너의 빛이시며 너를 이끄시는 분, 사랑이 가득하신 무한한 하느님이시다. 그러나 네가 그 앞에서 무서워 떨며 두려워해야 하는 하느님이시기도 하다.

 

 

참 사람이며 참 하느님(3-303)

사람이 되신 순간부터 이미 그리스도께서는 사람이시며 참 하느님이시고 인성이 그분의 인간으로서의 존재가 된 순간에, 그리스도께서는 또한 참 하느님이시기도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어떠한 때에도 그리스도는 사람이시기만 한 적이 없었으며, 단 한순간도 오직 사람으로서만 계신 적도 없었습니다. 지상에 존재하기 시작하신 처음 그 순간부터 그분은 하느님이시며 사람이셨고 사람이시며 하느님이셨습니다.

 

 

위격적 일치는 즉시 신성과 동시에 결합(304)

그리스도의 인성은 위격적 일치가 이루어질 때, 즉각적으로 신성에 결합되었고 그와 동시에 그리스도의 인성이 가진 모든 능력들도 완전한 작용으로 하느님의 본질 안에 온전히 하나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그리스도께서는 본질에 있어서나 작용에 있어서나 완전한 신이 되셨던 것입니다.

 

 

그리스도는 유예된 영광 때문에 고난을 겪음(3-305)

그리스도의 영광은 큰 위력을 가지고 있어서 원래는 그 영광에 딸린 무수한 작용들과 은총들이 그의 육신에게까지 자연스럽게 전달되어야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바로 그 유예된 영광 때문에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와 똑같이 고통을 받으시는 지상의 순례자가 되실 수 있었고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수난당하시며 숨을 거두면서 우리를 구원하실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그리스도의 영광의 위력을 제한하신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였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바로 그 위격적 결합 덕분에 사람으로 계실 수 있었고 그 위격적 결합 때문에 하느님의 존재로 들어 놓여 질 수 있었던 것입니다. 또한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이 받은 지극히 거룩한 인성이 고통을 겪을 수 있는 인성임을 아셨습니다. 그리고 구원의 목표와 정점이 무엇인지 인식하셨을 때, 모든 인류를 위한 구세주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당신 자신을 하느님께 희생 제물로 바치셨습니다. 한편 그리스도의 인성이 고통을 겪는 인성이었던 것과 그리스도의 영혼에 가득한 영광이 육신에게까지 흘러넘치지 않았던 것은 그리스도의 순명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순명 덕행만으로도 엄청난 공로여서 우리 모두가 충분히 구원받을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 죽은 것이 그리스도 삶의 목적이었고 당신의 죽음을 통해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을 증명하는 것이 그리스도의 삶의 이유였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처음 내려가신 순간에 쌓으신 공적이 이토록 거대하고 풍성할진대 33년 동안 수고하신 후 십자가 위에서 수난 당하고 죽음으로써 내리시는 은총은 과연 어느 정도이겠습니까? 이 유일무이한 축복을 두고 감사할 줄 모르고 등 돌리는 인간들이여! 이 엄청난 은혜에 대해 전혀 감사하지 않다니! 이 놀라운 은총을 잊어버리다니! 정말 끔찍합니다.

 

그리스도의 모든 삶은 우리를 가르치기 위함이었다.(3-309)

그리스도께서 인생이라는 학교에서 배우시고 경험이라는 스승에게서 배우길 원하신 것은 다 우리에게 순종을 가르치시려는 깊은 뜻에서였습니다. 당신의 순종하는 삶을 통해, 당신의 무한한 공로를 통해, 우리에게 사랑하는 기술을 가르치기 위함이었습니다.

 

 

마리아는 하느님의 어머니 (3-311)

거룩한 삼위일체께서는 마리아를 하느님의 어머니로 선언하시며 마리아에게 하느님의 어머니 지위에 해당하는 권한을 주셨습니다. 마리아는 참으로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었습니다. 마리아는 명백히 한 아들의 육적인 어머니가 되었고, 그 아들은 사람인 것 만큼이나 명백하게 영원한 하느님이기 때문입니다. 마리아는 하느님께 질료를 내어드렸고, 어머니라는 존재에 해당하는 한에서는 영혼의 모든 능력을 완전히 발휘함으로써 강생의 신비가 이루어지도록 협력했습니다. 그리고 참 하느님이시고 참사람이신 그리스도는 그렇게 오직 마리아의 협력을 통해서 태어나셨습니다. 하느님의 어머니 동정 마리아는 이 복된 환시 중에 사랑하시는 성자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에 담긴 미래의 모든 신비들과 인류 구원에 대한 신비, 그리고 그 신비들을 통해 제정될 복음의 새 율법을 인식했습니다. 마리아는 맡은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하느님 어머니 지위에 합당하게 살 수 있도록 새로운 은총과 빛을 내려주시고 하느님을 위하여 성자에게도 흠숭과 경배를 드리고 경외할 수 있는 마음을 주시기를 청했습니다. 그러자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나의 비둘기여! 두려워마라. 네가 나의 외아들을 완전하게 섬길 수 있도록 인도하고 가르침을 주겠다.” 주님의 이 약속과 함께 환시가 그쳤고, 마리아는 자연적인 상태로 돌아왔습니다. 이 환시는 마리아가 그때까지 보았던 환시 중 가장 복되고 가장 신비로웠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나자 마리아는 바닥에 엎드려 태중에 계신 성자 그리스도께 경배 드렸습니다. 지혜로운 동정녀는 창조주 하느님께 드릴 수 있는 모든 경배를 하나도 남김없이 다 바쳤습니다. 이날 이 순간 이후로 마리아는 영혼의 내적 능력과 외적 능력과 영혼 전체에 하느님 은총의 거대한 힘이 새롭게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인류 구원 협력자로서의 성모님의 고통(3-314)

성자의 수난과 죽음에 대한 앎은 마리아에게는 가슴을 꿰뚫는 날카로운 칼날과 같았습니다. 그 슬픔은 마리아가 어머니로서 아들에 대한 사랑의 크기와 같았고 마리아가 성자 그리스도에 관해 받은 지식의 깊이와 같았습니다. 마리아의 아픔은 성자의 현존으로 그리고 성자와 함께하면서 나날이 가중되었습니다. 명백히 예수님과 마리아의 지상 생애 전부는 고통과 수고만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성자와 성모는 평생 십자가를 지고 살았고, 매 순간이 순교의 삶이었습니다. 어머니는 아들이 받는 가혹하고 끔찍한 고문과 모욕과 수난과 죽음을 마음속으로 매순간 생생하게 보고 계셨고, 그렇게 이 거룩한 희생 제사를 고통 중에 매일 드리고 또 드렸던 것입니다. 이 피할 수 없는 아픔과 슬픔으로 인해 어머니는 그날이 올 때까지 무려 33년간이나 우리 인류 구원을 위한 살아있는 기도가 되셨습니다. 이것이 성모님의 고통의 신비입니다.

성모님의 애절한 기도(3-314)

성모님은 성자의 미래에 대한 수난 때문에 아들을 바라보며 되뇌었습니다. “정녕 당신을 잃어버리지 않고서는 당신의 어머니가 될 수 없는 것입니까? ....(중략) 어떻게 아직 나기도 전에 이토록 슬프게 사형을 선고 받고 인생을 살기로 하셨습니까?(중략) ... 당신의 수난과 죽음이 제게서도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중략) 주님, 당신은 불멸하시는 하느님이시니 죽을 수 없으시고 불변하는 하느님이셔서 아무런 고통도 겪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주님! 저도 당신께 부탁합니다. 부디 저 또한 당신을 따라 고난 받고 죽을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이하 생략)....

영원하신 아버지께서는 마리아가 바치는 사랑의 탄식을 값진 희생 제사로 여기셔서 기쁘게 받아들이셨습니다. 그것은 마리아의 태중에 계시는 성자께도 기쁨이었습니다.

 

 

천상여왕이신 성모님의 가르침(3-316)

하느님의 본성을 경외하며 흠숭하여라. 그분의 선하심을 알고 그분께 찬미 드려라. 피조물은 주님이 얼마나 위대한 분이신지 결코 헤아릴 수 없으니 너는 주님의 위대하심을 그분의 무한하심으로 고백해야 한다. 내 말을 잘 새기고 미사 중에 주님을 모실 때 마다 그렇게 하여라. 성체성사 중에 그리스도께서는 신성과 인성을 다 가지고 네게 오시며 새로운 방식으로 또 불가해한 방식으로 네 안에 머무르신다. 온 마음과 온 힘으로 감사드려라. 겉으로만 하느님께 예배드리고 입으로만 기도드릴 뿐, 솔직히 그것마저도 없다면 믿음이 없는 이들과 아무런 차이도 없었을 것이다. 아무 생각 없이 몸으로만 예배드리고 마음으로는 주님께 경배하지 않으니 그들의 행동은 하느님을 불쾌하게 하고 화를 돋을 뿐이다. 이 무지하고 어리석은 이들은 자기들이 받은 거룩한 빛을 뒤로 한 채, 무거운 어둠 속으로 제 발로 걸어 들어간다. 그들은 신앙이 없는 이들과 조금도 다르지 않고, 아니 이교도들보다 더 못한 처지에 있다. 그들이 받을 징벌은 단언컨대 믿음이 없는 이들이 받을 형벌보다도 클 것이다. 얼마나 큰지 감히 비교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네 이웃의 이 같은 추락과 타락에 슬퍼하며 울어라.

 

 

영적 혼인 지참금의 은총(3-320)

성인들이 받는 영광 그리고 영광의 은사를 비롯한 여러 특권들 가운데 ‘영적 혼인 지참금’ 이라는 은총이 있습니다. 지참금은 성인들에게 거저 주어지며 이 은총 덕분에 성인들은 하늘에서 영적 결혼을 할 수 있고 영원한 행복과 기쁨도 누릴 수 있습니다.

 

 

마리아는 죄를 지을 수 없는 불가성의 소유자(3-322)

지존하신 하느님께서 동정녀의 태중에서 인성을 취하시기로 결심하신 날, 마리아의 영적혼인은 아주 높은 수준의 환시 속에서 거행되었습니다. 반면에 마리아가 아닌 다른 모든 신자들에게서 말씀의 육화는 사실상 약혼과도 같습니다. 마리아는 원죄는 물론, 현실적이고 개별적인 모든 죄를 면제받고 은총 중에 항구히 머물렀습니다. 우리는 마리아에 대한 무능력, 즉, 죄를 지을 수 없는 무능력 또는 ‘불가성’을 말합니다. 영원한 말씀을 잉태함으로써 마리아가 말씀의 어머니가 되던 날 하느님께서는 인성과의 결합에 근거하여 구원의 권리를 확립시키고 구원받을 권리를 인간 모두에게 주셨습니다. 영광의 은총은 마리아에게서는 마리아의 무죄함과 마리아가 쌓은 공적에 상응했는데 그 공적의 탁월함은 피조물이 가질 수 있는 지위, 곧 창조주의 어머니라는 품위에 합당한 탁월함이었습니다.

 

 

마리아에게 주어진 은총은 ‘영적 혼인 지참금’(3-324)

마리아의 영혼이 받은 첫 번째 은총은 ‘지복직관’입니다. 마리아의 영혼이 받은 두 번째 은총은 ‘하느님을 소유함’입니다. 복된 영혼들이 하느님을 한번 붙잡으면 다시 놓칠 수 없는 이유는 이제 확고하고 견고하고 거룩하게 되었기에, 죄를 짓는 일이 불가능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동정마리아는 특히 말씀이신 성자를 잉태하고 있던 아홉 달 동안은 여러 다양한 방식으로 하느님 소유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마리아가 받은 세 번째 은총은 ‘하느님을 향유함’인데 이것은 사랑에 해당하는 은총입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응당 사랑받으셔야 하는 만큼 하느님을 사랑해야 하고, 우리가 사랑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하느님을 사랑해야 합니다. 그리하면 먼 훗날 우리의 사랑은 완전해져서 다른 모든 욕구를 잃어버리고 오직 하느님을 향유하는 데서만 영원한 안식을 얻게 될 것입니다.

 

 

육신과 영혼의 동화(3-328)

육신이 받은 은총이란 영혼이 받은 영광의 은총이 육신으로 흘러넘친 것입니다. 육신으로 유출된 영광의 본질적인 은총과 비본질적인 은총들은 신체의 감각능력과 여러 활동 능력들을 완전하게 합니다. 영광스럽게 된 육신은 영혼에 동화되어 아무런 장애도 받지 않고 거침없이 행동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육신은 영혼에게 완전히 순종할 수 있고 영혼이 뜻하는 바를 막힘없이 반드시 실행에 옮길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영혼이 지복의 상태에 있다면 그 영혼에게 전적으로 복종하는 육신은 조금도 불완전할 수 없고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는 일도 불가능합니다.

 

 

신체의 감각에 필요한 두 가지 은총

첫째, 감각 대상을 질서 있게 수용하도록 하는 은총, 또는 감각적 대상의 수용을 완전하게 하는 은총으로서 광채 또는 명료함의 은사입니다. 둘째, 능동적으로나 수동적으로나 신체에 해가 되는 모든 것을 격퇴하고 신체를 파괴하는 모든 것을 물리 칠 수 있는 은총인데 ‘불가침해성의 은사’라 합니다. 신체의 운동능력을 완전하게 하려면 또 다른 두 가지 은총이 필요한데 중력의 장애들을 초월할 수 있는 민첩함의 은사이고 다른 하나는 물체의 일반적인 저항을 무시할 수 있는 능력인 섬세함의 은사입니다.

 

 

마리아의 얼굴에 광채가 나는 이유(3-329)

하느님을 직관하는 환시를 볼 때마다 동정인 마리아의 육신은 매우 높은 수준으로 명료함의 은사를 받곤 했습니다. 실제로 마리아의 얼굴에서 그 눈부신 아름다움이 간혹 나타났던 적이 있습니다. 물론 하느님께서는 마리아의 얼굴에 베일을 드리우셨기에 마리아와 만나는 사람들 모두가 그 얼굴의 광채를 볼 수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세상은 아직 왕의 비밀을 알아볼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고 드러나야 할 때도 아니었지만 마리아의 얼굴은 점점 더 밝아지고 더 많은 빛을 내었습니다.

 

 

마리아의 빛나는 육신(3-330)

눈부신 광채로 빛났던 것은 마리아의 얼굴만이 아니라 육신 전체도 그러했습니다. 영혼이 되어버린 신체, 정신이 되어버린 신체와도 같았고 살아 있는 수정 같았습니다. 이 영적인 수정은 살과 피부의 단단함이 아니라 고운 비단과 같은 부드러운 촉감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는 하느님의 어머니에게는 당연한 일입니다. 마리아는 태중에 하느님을 모시고 있었고 자주 하느님의 얼굴을 마주 보았기 때문입니다. 모세도 산 위에서 하느님을 뵙고 난 뒤, 얼굴에서 광채가 났는데 그 빛이 너무도 눈부셔서 이스라엘 백성들 중 어느 누구도 감히 모세의 얼굴은 쳐다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마리아의 광채는 모세의 광채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났습니다.

 

 

마리아의 불가침해성의 은사 두 가지(3-331)

육신이 불가침해성의 은사를 받으면 오직 하느님만이 그 육신에 영향을 가할 수 있는 상태가 됩니다. 따라서 그 육신은 하느님을 제외하고는 그 어떤 것에 의해서도 변화를 겪지 않습니다. 동정마리아는 기질과 체액의 활동적인 측면에서 완전성을 가집니다. 마리아의 신체 내에서 기질과 체액의 비율은 아주 정교하게 맞추어져 있어 서로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마리아는 네 가지 체액의 불균형이나 부조화로 인해 발생하는 신체의 질병을 하나도 앓지 않았습니다. 신체 내부적인 원인에 의한 고통이나 상해나 질병은 마리아에게는 불가능한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둘째, 마리아는 모든 피조물을 다스리는 권한을 받았는데, 피조물 중에 감히 마리아의 뜻을 거부하거나 마리아를 거슬러 들고 일어날 힘을 가진 이는 아무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마리아의 무죄함에 상응하여 주어진 전능하신 하느님의 보호 때문에 침범 당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마리아의 두 가지 고통(3-332)

인간의 지성으로는 마리아가 겪은 고통의 크기를 결코 파악할 수 없습니다. 첫째 마리아가 겪은 고통은 마리아의 죄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마리아는 죄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마리아는 죄의 기억에 따른 후회와 회한이 섞인 쓰라림의 고통을 전혀 겪지 않았습니다. 둘째, 고통 중의 마리아는 거룩한 사랑의 힘으로 지탱되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마리아는 내면에서 타오르는 사랑으로 인한 고통을 자신의 자연적인 힘으로는 절대로 견뎌내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리아의 특별한 은사(3-332)

‘섬세함’은 영광스럽게 된 육신에서 도구로서의 물체가 갖는 모든 특성을 제거하며 다른 물체를 관통할 수 있고 심지어 침투된 그 물체와 함께 동일한 공간에 현존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하는 은사입니다. 그리스도의 육신은 각 공간을 메우고 있던 물질을 관통하여 이동했던 것입니다. 마리아는 몇몇 사람들에게 육신의 형상으로 여러 번 발현하였는데, 그때도 물체를 관통하는 섬세함의 은사를 사용했습니다. ‘민첩함’의 은사는 중력과 저항을 무시한 채, 순간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민첩함의 은사로 영광스럽게 된 육신은 순수하게 영적인 방식으로 어딘가로 이동하겠다는 의지만으로 순식간에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마리아는 지속적으로 민첩함의 은사를 부여받았습니다. 환시가 그치면 마리아의 신체는 무게나 중력을 완전히 잃어버렸는데 그 상태에서 마리아는 중력의 저항 없이 걸어 다닐 수 있었습니다. 또한 마리아는 거의 순식간에 공간을 이동할 수 있었는데 빠른 속도로 이동하면서도 아무런 충격도 후유증도 받지 않았으며, 기력도 소모되지 않았습니다. 마리아는 성자를 태중에 모시고 있던 아홉 달 동안에 오히려 평소보다 몸이 훨씬 더 가뿐하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성자를 따라 기꺼이 고난 받길 원했던 마리아는 역경과 여러 고된 상황들에 스스로를 종속 시켰습니다.

 

 

천상여왕이신 성모님의 가르침(3-335)

지복의 영속성과 지속성은 오직 성인들에게만 예정되어 있다. 성인들의 행복과 기쁨은 실로 완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피조물은 죄가 없을지라도 영광과 고통을 동시에 겪을 수는 없다. 죄는 곧 고통이기 때문에 그분께서는 고통을 겪을 수 있는 육신을 입으셔야 했다. 하지만 나는 피조물이기에 성자께서 하느님으로서 받으신 지복직관을 받을 권리가 없었다. 나는 하느님을 소유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향해 순례하고 있었으니 복을 누리는 것보다는 고통을 당하고 공로를 쌓는 것이 나에게는 더욱 어울리는 일이었다. 인간이 현세의 삶에서 고통을 통해 공로를 쌓아야만 사멸하는 육신의 삶을 살아낸 다음에야 비로소 불멸하는 생명에 도달할 수 있도록 정해 놓으셨기 때문이다. 죽음이란 아담의 모든 자손들에게는 죄의 대가이자 형벌이었기에 죽음은 죄가 없는 나에게는 아무런 권한도 행사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께서는 성자를 본받게 하시려고 나도 육신의 죽음을 통해서만 영원한 생명과 행복에 들어가도록 섭리 하셨던 것이다. 영원한 말씀을 잉태하자 하느님께서는 나에게 축복과 호의를 더 많이 더 자주 베푸셨다. 축복과 은총의 근원이 바로 내 안에 있었고 나는 그분과 참으로 하나로 묶여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하느님을 내 영혼에 모시고 또 세상에 모시기 위해서 합당한 경배와 흠숭과 겸손과 감사와 사랑으로 응답했다. 우리 주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마음에 들기 위해 당신을 소유하기 위해 용감히 일하는 영혼에게 당신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힘과 마음을 다하는 영혼에게 큰 상을 내리신다. 세상의 것에 죽음으로써 영혼은 지복과 지복의 은사를 새롭게 부여 받을 수 있는 또 다른 영적인 삶에 눈뜨게 된다. 이 새로운 삶을 사는 영혼은 지존하신 분의 더 강력한 보호 아래에 있게 되며 영혼이 사랑하는 최고선의 열매도 더 자주 받는다. 이 신비롭고 은혜로운 작용들은 감각과 같은 하급 능력들에게까지 흘러넘쳐 그 능력들에게 드리운 영적 어둠의 영향을 정화하고 어느 정도 투명하게 만들어 버리기까지 한다. 이러한 열망은 영혼에게는 마치 타는 듯한 목마름과 같다. 심지어 신체의 무게나 중력을 전혀 감지하지 못할 정도로 민첩하고 날렵하게 되며, 그전까지는 고되고 힘들었던 일들을 매우 손쉽게 해낼 수 있게 된다.

 

 

마리아는 태중의 아기 예수님께 항상 경배를 드림(3-340)

말씀께서 육화하신 순간의 황홀경과 거룩한 환시에서 깨어난 즉시 마리아는 바닥에 엎드려 태중의 아기 하느님께 경배를 드렸습니다. 이날부터 마리아는 매일 밤마다 이렇게 하느님께 경배를 드렸습니다. 자정에 시작해서 다음 날 자정이 될 때까지 삼백 번을 무릎 꿇고 절하였는데 할 수 있으면 그보다 더 많이 경배를 드렸습니다. 성자를 태중에 모시고 있던 9개월간에는 특히 더 열정적이었습니다. 마리아는 크든 작든 자신의 모든 행동을 통해 예수님께 경배를 드렸습니다. 주님 앞에 자기 영혼과 영혼의 능력들을 새롭게 봉헌하고 모든 영웅적인 덕행을 탁월하게 실천함으로써 천사들을 다시금 경탄하게 했습니다.

 

 

말씀의 육화 후 천사 1천명도 아기 예수님께 경배드림(3-341)

말씀의 육화가 일어난 다음날 마리아의 수호천사들 천명이 육신의 형상의 모습을 드러낸 뒤, 마리아의 태중에 계시는 임금님께 경배와 흠숭을 드렸습니다. 또한 천사들의 여왕인 마리아에게도 겸손한 마음으로 새롭게 경의를 표하고 공경을 드렸습니다. 거룩한 천사들의 공경과 인사는 지혜로운 동정녀의 영혼에 하느님을 향한 사랑과 감사와 겸손을 새롭게 불러일으켰습니다.

천사들은 마리아를 위해 시중을 들음(3-342)

마리아가 혼자 있을 때에 천사들은 육신의 형상을 하고 나타나 여왕님의 시중을 들었습니다. 천사들은 마리아의 모든 외적 활동과 육체적 노동을 거들었고, 부족한 것이 있을 때마다 곁에서 마리아를 도왔습니다. 요셉 성인이 외출 중이어서 마리아가 혼자 식사할 때에는 천사들이 마리아의 식탁을 지키고 서서 여왕이 식사하시는 동안 곁에서 정성껏 시중을 들었습니다. 천사들은 어디든지 여왕님을 따라 다녔는데 심지어 마리아가 요셉을 도울 때에도 천사들은 여왕님이 하는 일에 함께했습니다.

 

 

하느님은 당신 신성을 마리아에게 드러내심(3-343)

하느님께서는 추상적인 환시의 은총을 통해 마리아에게 여러 번 당신 신성을 드러내셨습니다. 어떤 때는 인성과 결합된 모습으로, 곧 태중에서의 모습 그대로 당신을 마리아에게 보여주셨는데 마치 하느님께서 마리아의 자궁에 계시면서 동시에 감실에도 계시는 것 같았습니다.어떤 때는 당신의 거룩한 인성을 성광 안에 계시는 모습으로 보여 주셨는데 그 성광은 마리아의 자궁과 정결한 육신으로 이루어진 것이면서 동시에 맑고 투명한 수정으로 된 것이었습니다. 저 위의 하늘, 하늘 위의 드넓은 하늘도 도저히 담아낼 수 없었던 하느님의 영광과 엄위가 이제는 하늘 여왕 안에 집약되어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하느님은 마리아에게 감각적인 위로도 주심(3-344)

가끔 하느님께서는 마리아에게 감각적인 위로와 즐거움을 주시고자 한 무리의 새들을 보내기도 하셨습니다. 새들은 여러 가지 화음으로 예쁜 노래를 불렀고 합창이 끝나면 마리아에게 축복을 청했고 마리아의 축복을 받고서야 흩어졌습니다. 그날 마리아는 수많은 종류의 새들과 대화를 나누었고 새들에게 생명과 아름다움을 주시고 예쁜 목소리를 주신 하느님께 찬미의 노래를 부르라고 명령했습니다. 새들은 즉시 감미롭고 아름다운 노래를 지어 불렀고, 땅에 고개를 숙이고 마리아의 태중에 계신 하느님께 경배를 드렸고 그분의 어머니이신 마리아에게도 절하였습니다. 새들은 늘 부리에 꽃을 물고 와서 마리아의 손에 내려놓고 노래를 해야 할지 가만히 있어야 할지 마리아의 명령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렸습니다. 궂은 날이면 비바람을 피해 마리아에게 날아와 도움을 청하는 새들도 있었는데 그러면 마리아는 먹을 것을 주며 무죄한 새들을 돌보아 주었습니다. 그리곤 티 없는 성심으로 그들과 함께 만물의 창조주이신 하느님께 찬미를 드렸습니다.

 

 

동물보다도 못한 인간(3-346)

저 새들은 하느님 신성에 인간보다 훨씬 적게 참여하고 있는 지극히 미약한 존재인데도 창조 하느님을 욕되게 하는 일이 없으며, 오로지 찬미와 영광을 드리고 있는 것입니다. 반면에 하느님의 모습으로 만들어진 우리 인간은 그분을 알고 그분을 영원토록 누릴 수 있는 능력까지 받았음에도 그분을 잊어버렸으며 알고 싶어 하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찬미를 드리기는커녕 하느님께 모욕을 드리기에만 혈안이 되어있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우리 인간이 결코 짐승보다 고결한 존재라고 할 수는 없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우리 인간들은 동물보다도 못한 짓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천상여왕이신 성모님의 가르침(3-347)

세상에 속한 것에 마음을 둘수록 하느님 신성을 모시기에는 합당하지 않다. 그리하여 어리석음과 무지는 자연스레 더 큰 혼란을 초래한다. 그들은 이웃들과 무질서하게 교제하며 분별도 절제도 없이 감각적인 것에 몸을 내맡기게 된다. 그리고 창조주 하느님의 현존을 보지 못하고 그분에 대한 기억도 잃어버리게 되며 세속적인 쾌락과 열정에 사로잡혀서 결국에는 세상 안에 완전히 갇혀 버린다. 어떠한 피조물도 네 영혼과 지고지순한 선이신 창조주 하느님 사이를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 언제 어디서나 그분에게서 눈을 떼지 말고 무슨 일을 하던지 그분을 품에서 놓지 마라. 이것은 나의 명령이다. 그리고 묵상기도든 암송기도든 어떠한 방식으로든 주님께 거룩한 예배를 드릴 때는 오직 그것에만 집중하여라. 기도를 통해 그분의 현존 안에 깊이 침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세상 것들과 감각적인 것들에 대한 모든 생각을 끊어버려야 한다. 아무리 힘들고 지칠 때라도 마음이 괴로울 때라도, 사람에게서나 세상 것에서 위로를 받지 않도록 명심하라. 특히 사람들과 교제할 때에 얻는 위로와 기쁨과 안락함을 경계하여야 한다. 나약한 인간의 본성은 철저하게 통제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인간은 진리의 영이 비추는 빛을 거부하고 이성에게 조금도 자리를 내주지 않을 것이다.

 

 

친척 엘리사벳을 방문하라는 말씀을 받음(3-350)

마리아는 대천사 가브리엘이 전해 준 말을 듣고 친척 엘리사벳이 아들을 임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엘리사벳은 이미 임신 6개월 째였습니다. 그 후에 하느님께서는 지성적인 환시를 통해 마리아에게 나타나셔서 엘리사벳이 낳을 사내아이는 주님 앞에서 큰 인물이 되어 사람이 되신 말씀을 선포하고 그분을 준비하게 될 것이라고 알려 주셨습니다.

 

 

세례자 요한을 말씀의 선구자로 세울 것임을 알려줌(3-351)

마리아는 하느님의 뜻을 알고 ‘만일 주님께서 베푸시려는 자애에 제가 도구로 쓰일 수만 있다면, 그리고 제가 주님께 기쁨이 될 수 있다면 오! 저의 하느님! 말씀만 하소서 제가 여기 있습니다.’ 하며 기도드렸습니다. 그러자 지극히 높으신 분께서 대답하셨습니다. ....(중략) 나는 엘리사벳의 아들을 네 태중에서 육화한 말씀의 선구자로 세울 것이다. 나는 그들이 마치 너와 하나 된 사람들인양 정성껏 돌보아 주겠다. 그러니 너의 아들을 데리고 엘리사벳을 만나러 가거라. 어서 엘리사벳을 찾아 가서 그녀의 아들을 원죄의 사슬에서 풀어주고 인류의 구원을 위해 정한 날이 오기 전에 그의 감미로운 목소리와 찬미노래가 내 귀에 울릴 수 있게 하여라. 내가 엘리사벳과 그 아들의 영혼을 거룩하게 하고 그들에게 육화와 구원의 신비를 알려줄 것이다. 따라서 네가 엘리사벳을 찾아가라. 엘리사벳의 아들이 큰일을 하도록 우리 복된 삼위일체의 세 위격이 뽑아 세웠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는 우리의 기쁨이 될 것이다. 환시가 그치자 마리아는 감각적 형상을 하고 있는 자신의 수호천사들을 모두 부른 다음 하느님의 명령을 전달하였습니다. 여행 중에 자신을 모든 악과 위험에서 지켜주고 주님께서 맡기신 임무를 그분 마음에 들도록 자신이 잘 완수하게 도와 달라고 천사들에게 요청했습니다. 그러자 천 명의 수호천사들은 마리아의 요청대로 여정 중에 마리아에게 헌신할 것이며 마리아를 섬기겠다고 응답했습니다. 겸손한 덕의 모후는 모든 상황에서 늘 천사들의 도움을 청했습니다. 천사들의 모후는 비록 천사들이 거룩함에 있어서는 자기보다 열등했지만 천사들의 조언과 도움을 청함으로써 더욱 완전해지기를 바랐던 것입니다. 하늘의 영들은 하늘 여왕에게 철저히 복종했으며 여왕의 명령을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이행했습니다. 그리고 마리아와 하느님의 여러 신비들에 대한 아름다운 대화를 나누고 하느님을 찬미하는 노래를 부르며 하느님께 영광을 드렸습니다.

 

 

마리아가 남편 요셉에게 여행 허가를 요청함(3-353)

마리아는 지존하신 하느님의 명령을 따르기 위해 남편에게 허락을 구했습니다. 현명한 동정녀는 하느님께 받은 계시의 내용을 요셉 성인에게 이렇게만 말했습니다. ....(중략) 높으신 하느님께서 제 친척 엘리사벳에게 자비를 베푸셨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중략) 엘리사벳이 하느님께 특별한 축복을 받았으니 그녀의 아들도 하느님의 무한한 자비를 입어 그분께 기쁨과 영광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래서 엘리사벳을 찾아가 함께 하면서 그 영혼에 위로가 되어주고 싶습니다. ....(중략) 그대가 허락해 준다면 엘리사벳을 방문하고 싶습니다. 어떤 일이든지 저는 그대의 뜻을 따르고 그대에게 순종하겠습니다. 그대가 보기에 제가 가장 선이 되는 방향으로 생각해 보고 제게 일러 주십시오. 겸손하게 남편에게 순종함으로써 마리아는 자신이 왕의 비밀을 간직할 수 있는 합당한 자격을 갖추었음을 명백하게 증명한 셈입니다.

 

 

요셉이 마리아와 동행하기를 원함(3-354)

요셉은 마리아에게 말했습니다.‘내가 성심성의로 그대를 섬기는 것 외에 그 어떤 소망도 내게 없다는 것을 그대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대는 위대한 성덕의 여인이기에 나는 그대를 마음으로부터 신뢰합니다. 그대가 오직 주님의 기쁨을 위해서만 살며, 주님의 영광을 위한 일이 아니라면 그 무엇에도 마음을 두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그대가 엘리사벳을 찾아가는 일이 하느님께 기쁨이 된다고 확신하듯이 나도 그렇습니다. 다만 그대가 남편 없이 혼자서 여행길에 오르는 것이 이상하게 여겨질 수 있으니 내가 그대와 함께하며 돌보아 주겠습니다. 언제 길을 나서는 것이 좋을지만 말해주시오.’라고 말했습니다. 동정녀 마리아는 현명한 배필인 요셉의 사랑과 배려에 감사했습니다. 마리아와 요셉은 즉시 엘리사벳의 집으로 떠나기로 했습니다.

 

 

여행을 떠날 때 요셉에서 무릎 꿇고 축복을 청함(3-355)

요셉은 여행길에 먹을 작은 과일과 빵 몇 개와 물고기 몇 마리를 급히 마련한 다음, 짐을 싣고 만물의 여왕인 마리아를 태울 작은 나귀 한 마리도 빌렸습니다. 집을 나올 때에 마리아는 주님의 이름으로 길을 떠나기 위해 요셉의 발아래 무릎을 꿇고서 그의 축복을 청했습니다. 요셉은 마리아의 겸손을 잘 알고 있었지만 여전히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마리아에게 축복하는 것을 주저하였지만 거룩한 동정녀의 온유하고 다정한 고집이 요셉의 반대를 꺾어 그는 지존하신 하느님의 이름으로 축복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하느님의 아드님이자 자신의 아들인 태중의 말씀과 함께 마리아는 처음으로 길을 나서서 하느님께 기쁨을 드리고 세례자 요한과 그의 어머니 엘리사벳을 성화시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천상여왕이신 성모님의 가르침(3-356)

하느님께서 뜻하시는 바를 깨달을 적마다 겸손과 순명의 날갯짓으로 날아가기를 바란다. 하느님의 뜻을 이루고 그분께 거룩한 기쁨을 드리기 위하여 번개보다도, 태양 빛 보다도 더 빨리 비행하고 싶다면 겸손과 순명이라는 두 날개로 날아야 하는 까닭이다. 지극히 감미롭고 조용한 주님의 영적인 음성을 듣기 위해서는 영혼의 능력들을 세상의 저속함으로부터 정화한 다음, 육이 아니라 전적으로 영에 따라 살아야 한다. 짐승처럼 살아가는 인간은 거룩하고 고결한 것들을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랑은 불이다. 불에 태울 재료가 없는데 사랑이 어떻게 타오를 수 있겠느냐? 탈 것이 없으면 사랑은 아무런 온기도 내지 못한다. 그러므로 마음을 가지런히 잘 준비하여 네 마음을 태우며 사랑의 불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하여라. 너의 비겁함과 나약함이 더 이상 네 일을 방해하지 못하게 하여라. 그리고 너를 옥죄고 있는 그 두려움을 용감하게 이겨내어라. 네가 무능력하고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존재라면 주님께서는 전능하시고 위대하시고 풍요로우신 하느님이시다.

 

-제3권 정리 끝-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