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콩 타작 - 김귀녀
산비탈 밭둑가에
동그랗게 둘러 앉아 콩 타작을 한다
무서리 맞은 앞산 단풍잎은 사그락 거리고
된서리 맞은 들국화는 마지막 노을빛에 더 샛노랗게 물들어 간다
젊은 날, 콩 각시처럼 아담하고 들국화 향이 가득했던 아낙들이
긴 주름 끝에 웃음을 담아 쌓인 회한을 탁 탁 털어 낸다
터실터실 갈고리 손으로 도리깨질을 한다
앙금으로 쌓여 있던 캐캐묵은 먼지 떼
바람에 주거니 받거니 키질을 한다
다 씻어 버려야해.
내 곁에 맴돌던 찌꺼기
내 몸속까지 콩 속에 둥글리고
차르르 차르르
맑은 소리 날 때까지
키질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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