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형이 하늘나라로 가신 날
우리 집에 별이 떨어졌다.
집안의 대들보요 인정 많고 형제자매를 가장 사랑하는 형이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이역만리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들었다.
자세한 것은 모르지만, 바닷가 산행에서 실족사하여 경찰이
집으로 연락하고 형수가 가면서 셋째 형에게 연락해 무슨 이런 일이
다 있느냐며 나에게 알려왔다.
하늘이 무너지고 머릿속은 하얗게 변하여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이제 여행도 막 시작이고 혼자 되돌아갈 생각도 나지 않는다.
얼마 전에 남파랑길 90코스 (달마산 미황사 ~ 땅끝 탑) 사진을 보내와서
남파랑길을 끝 내었나 보다 생각했는데
다시 서해랑길 1코스(땅끝 탑 ~ 송지 면사무소 14.9km)를
다시 시작하였나 생각이 드는데 대부분 처음 시작 지점부터
출발하지 1코스 마지막 구간을 거꾸로 걷지는 않는데
사망 지점이 땅끝 탑 아래쪽 절벽 아래 바위였고 시간은 오후
4시경으로 실종 신고 후 8시경에 찾았다고 한다.
땅끝 탑 아래에 2023년 땅끝 칡머리당 할머니 동상을 세웠다는데
사진을 보니 땅끝 탑 아래로 데크를 만들어 계단으로 동상 옆까지
길을 만들어 놓았고 끝에는 막혀있고
경고문이 붙어 있는 것 같은데 형이 이 데크를 넘어 동상을
보러 가다가 실족사하였다고 내가 추정할 수밖에 없다.
정확한 장소와 사건 경위를 내가 설명을 듣지 못했기에,
다른 곳에서 실족사할 정도의 위험 코스는 거의 없기에,
나도 남파랑길을 10번 부산에서부터 시작하고 있지만, 그렇게
위험한 곳은 별로 없고 또 백두대간을 왕복하기도 했고
비경이라는 산을 두루 섭렵했고, 산이라면 누구 못지않게
많이 다녔고 자신이 있었던 형이고 위험하거나 산행에서의
행동 요령 등 산악인으로 갖추어야 할 기본사항을 다 알고 있는데
사진을 좋아해서 위험한 곳에 사진 찍으러 가지도 않고 산행이 끝날
무렵에는 자신의 체력을 알아 위험한 곳은
피하기 마련인데 사고 시간이 산행이 끝날 시간대이면
왜 가지 말라고 막아 놓은 곳을 넘어갔을까 의문이고
대부분 산행(산행도 아니고 트레킹인데)은 혼자 하지 않고
짝을 지어서 하는데 왜 혼자 뒤떨어져서 시간이 늦었는데도
빨리 가지 않고 위험한 곳으로 넘어갔을까 하는 의심이 든다.
얼마 전에 나에게 전화하였는데 평소 톡에 대한 답도 잘 안 하고
전화도 안 하는데, 웬일인가? 하며 전화를 받으니
교도소 근무했던 사람이 퇴직하고 술을 좋아하고 테니스를 좋아하는데
술을 너무 마시어 온몸이 망가져 병원에 입원시키고
술 좋아하고 테니스 좋아하는 동생 생각이나 염려스러운 마음에
전화하셔서, 나 술 멀리한 지 두 달이 되었다고 설명하며 이제 안 마신다고
대답했는데 그것이 형과의 마지막 통화가 되었다.
내가 중학교 때 아파서 죽을 지경이었는데 지극정성으로 나를
돌보아 주어 병이 낫는 힘을 준 형이었고, 모든 형제자매를
아끼고 생각하고 사랑으로 돌보아 주던 우리 집안의 대들보였는데,
이렇게 갑자기 하늘나라로 가셨다니
눈물이 앞을 가리고 가슴이 미어진다.
가보지도 못하고 마음만 태우는 동생의 마음을 형은 하늘에서
알고 있을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고 엊그제 우리 형제자매
지금까지 모두 잘 지내는 축복을 받았다고 글을
쓴 적이 있는데 하느님이 질투하셨나 왜 형님을 데려가신 것이지,
올 10월에 또 보자고 약속했었는데 이제 어디서 형을 볼 수 있을까요.
3년만 더 의사로 소임을 다하고 쉰다고 하셨는데 3년을 채우지 못하고
하느님이 데려가시니 야속합니다.
인생은 어차피 한 번은 가지만, 아직 가실 때가 아닌데
이렇게 훌쩍 떠나시면 남은 가족은 어떡하라고 가셨나요.
부디 편안하고 아름다운 천국에서 영면하시기를 기원합니다.
2026. 6. 13 동생 영규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