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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두는 것도 용기, 그만두지 않는 것도 용기

작성자재미(8기 백경미)|작성시간26.06.10|조회수35 목록 댓글 1

그만두는 것도 용기,
그만두지 않는 것도 용기

요즘 것들은 좀만 힘들어도 퇴사.
3년 전 J는 그 말에 반박할 논리를 찾지 못했다. 조금만 힘들어도 징징이라니. 참나. 너무 내 이야기 아닌가. J는 회사를 그만둘 수 없었다. 아니, 오히려 1년의 시간을 더 투자해 보다 괜찮은 성과와 동료들의 신뢰, 그리고 정신과 진단서를 얻었다.
“혹시 잠은 제대로 주무시나요?”
견디다 못해 찾아간 정신과에서 받은 의례적인 질문에 J는 그만 울음이 나와버렸다. 물론 J를 걱정해준 주변 지인들도 많았다. 동료도 친구도 가족도 J를 위해 시간을 냈고 살뜰한 위로도 놓치지 않고 건넸다. 다만 방향이 좀 묘했다.
“힘든 건 아는데 여태까지 한 게 아깝지 않아?” “어렵게 들어간 곳이잖아. 좀만 더 버텨봐.” 사람들이 걱정하는 건 J의 ‘생활’이 아닌, J의 ‘사회생활’이었다.
잠은 잘 자냐는 한 마디에 속절없이 무너진 이유도 거기에 있었다. J 자신조차 자신의 생활을 걱정해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왜 그랬을까. 아마 모두가 비슷한 마음에서 출발하지 않았을까. 사회생활과 달리 내 생활은 돈이 안 되기 때문이다. 오히려 쓰면 쓰지.
논리적인 접근이었다. 내 생활은 하면 할수록 돈과 시간이 차감되는 구조였기에 J는 그것을 최대한 나중으로 미룰 수밖에 없다. 성적, 학벌, 평판, 직급, 연봉, 연차, 성과. 오늘도 내 세상에는 중요한 게 넘치는데 시간은 없고, 할 건 많았다. 그런 세상에서 나를 가장 먼저 포기하는 것은 어찌 보면 가장 속 편하고 효율적인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사람은 로봇과는 달라 오로지 효율만으로는 윤택하게 작동하지 않았다.
고장 난 마음은 시간이라는 만병통치약으로도 쉽게 고쳐지지 않았다. J도 마찬가지였다. J가 다시 방문 밖으로 나온 것은 만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뒤였다. 거기서 회사 정문으로 향하기까지는 또 한 번의 2년이 필요했다. J의 청춘은 이미 꽤 흘러가 있었다. 효율이라 부르기엔 지나치게 고연비의 시간이었다.
멈춤과 지속. 둘 중 무엇이 더 맞는 일인지는 여전히 잘 모르겠다. 오래된 유행어처럼 그때그때 다르겠지.
그래도 노곤한 퇴근길에 이 글을 볼 당신과, 열심히 공부하다 잠시 이 책을 편 당신에게 이 질문만은 돌려주고 싶다.
“요새 잠은 잘 자나요?”
“밥은 체하지 않고 잘 먹어요?”
멋진 사회생활을 위해 너무 많은 내 생활을 포기하며 살지는 않길 바랄 뿐이다.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중에서
태수 저자
출판사 페이지2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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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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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4기 변미순 | 작성시간 26.06.11 멋진 사회생활을 위해 너무 많은 내 생활을 포기하며 살지는 않길 바랄 뿐이다.

    이 말을 얼마나 신뢰하면 용기가 생길까요?

    가슴에 훅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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