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고사목枯死木
임채성
말은 너무 가벼워서 바람에 날아가고
굼뜬 몸은 여태 남아 화석으로 굳어간다
메아리 사라진 평원
말줄임표가 찍힌다
슬픔을 지우느라 얼룩지던 눈화장과
통점을 감추려고 깊어지던 검은 동공
어둠에 발을 묻어도
그림자로 따라붙고
표백된 지난날이 다 초록은 아니라서
까마귀가 할퀴고 간 겨울의 통뼈 같은
남자도 그런 남자가
선작지왓에 서 있다
ㅡ《록 스피릿》 21세기 시조동인, 1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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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고사목枯死木
임채성
말은 너무 가벼워서 바람에 날아가고
굼뜬 몸은 여태 남아 화석으로 굳어간다
메아리 사라진 평원
말줄임표가 찍힌다
슬픔을 지우느라 얼룩지던 눈화장과
통점을 감추려고 깊어지던 검은 동공
어둠에 발을 묻어도
그림자로 따라붙고
표백된 지난날이 다 초록은 아니라서
까마귀가 할퀴고 간 겨울의 통뼈 같은
남자도 그런 남자가
선작지왓에 서 있다
ㅡ《록 스피릿》 21세기 시조동인, 17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