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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쭌04]브리스번에서 집구하기

작성자mickey|작성시간04.03.20|조회수243 목록 댓글 4
하루 하루가 넘 바쁘네요...

이제 어느새 완연한 봄(?) 음...좀 춥지만...

괜히 하는 것없이 바뻐서... 시간이 잘 안생기네요~ ㅋㅋ 모두 행복하세요!


03.02.05

까치 까치, 설날이 어느새 4일이나 지나갔다.

이 곳에서는 우리의 대 명절 설날은 아무도 모르니, 아무 의미가 없다.

지금 만나는 사람한테 'Happy New Year!'라고 하면 날 신고할지도 모른다.

물론 전화를 통해서나마 가족들의 반가운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이번 주부터 집 찾기에 나선 나는 발이 아플 정도로 돌아다녔다.

어제는 QUT, Griffith 대학교를 찾아갔었다.

여기서 집 구하는 팁!

현지 대학교에 가면 게시판에 룸메이트를 구하는 광고가 정말 많다.

그 광고를 이용하면 손 쉽게 집을 구할 수 있다.

단 한국 사람하고 살기를 고집한다면, 한국인 슈퍼나 교민잡지를 보면 또한 쉽게 구할 수 있다.

어제의 성과는 4군데 정도의 적당한 곳이다.

어제 밤에 부들부들 떨면서 수화기를 들었다.

용기 내어 버튼을 꼭꼭 누른다.

다시 내려놓는다.

음...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그래 할 수 있어.

버튼을 꼭꼭~

전화하기, 역시 쉽지 않은 일이다. 손짓 발짓이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전에 하지 않았던 것을 처음 시작한다는 것 언제, 어디서나 떨림과 갈등이 존재하는 순간이다.

그 녀석 : 어, 방 있어. 내일 오면 내가 어떤 방인지 보여줄게. 내말 이해했어? (천천히..)

쭌 : 어, 그럼 내가 내일 아침에 갈게. 고마워.

녀석 친절하게도 한마디, 한마디씩 천천히 말하고, 나한테 다시 물어본다.

너 알아들었어? 하고... 나를 생각한 배려가 깊은 녀석이다.

어제 통화했던 그 집을 오늘 찾아가기로 했다.

집 주인과 통화에서, 우선 350번 버스타고 가다가 KFC가 보이면 내리라고 했다.

쉽네, 쉽나?

그리고 그 다음에는 주소보고 찾아가면 될 것이라고 했다.

땡큐, 땡큐 연발하면서 맞지도 않게 고개가 또 숙여진다.

이상하게 쳐다본다. 핫! 한국이 아니지...

우리나라에선 고개 숙이는 것이 정석이지만, 여기서는 아니다.

여기는 호주.

내가 살아온 것과는 문화가 많이 다르다. 아직은 적응단계.

버스에 올라탔다.

운전 기사 : Hello. (여기는 어디든지 인사다. 시련이 없는 곳이 없다.)

쭌 : ..E..v..e..rt.o..n.... Par..k ..Return, Please.
(준비된, 연습한 문장을 능수 능란(?)하게)

운전기사 : Here you are.

표 사면서 땀이 나네, 이거 세 문장 말하기도 힘들군.

내가 할 일은 이제 눈 빠지게 창 밖의 모습에 집중하기.

KFC를 놓치면 안 된다.

시내에서 약간 빠져 나오니 거리의 모습이 아기자기하고 한국의 모습하고는 많이 다르다.

차가 많지도 않고, 사람들도 눈에 많이 띄지 않는다.

20분 정도 가니 KFC가 보인다. 살았다. 눈이 벌겋군...

이제 내리면 되겠지?

'딩동~' 벨을 눌렀다.

또 다른 모습 한 가지.

여기는 벨을 누르고도 사람들이 그 자리에 그냥 앉아 있으면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어나서 항상 문 앞에 기다려야 할텐데...

차가 완전히 선 다음에 일어나서 내리면 된다.

차에서 내리고, 주소를 달랑 들고 어디로 갈 수 있을까?

또 물어봐야지.

마침, 호주 아주머니 한 분이 나에게 걸어오고 있다.

딱 걸렸어.

더듬더듬... 음 이미 준비되었고...


쭌 : 여기 주소를 찾아가려고 하거든요? 혹시 아세요?

호주 아주머니 : 어디 볼까? 음...내가 아는 동네는 아닌데... 잠깐만 기다려봐요.
(핸드폰을 열고 어디론가 전화를 한다.)
여보, 이 주소 알아요? 그러면 찾아서 전화 해주세요.

내용을 들어보니 남편에게 전화하는 듯, 남편도 모른다고 한다.

이거 괜히 내가 미안해지네. 그리고 잠시 또 기다려 보란다.

그랬더니 남편한테 전화가 왔다. 그리고 지도를 폈다고 자세히 알려준다.

호주 아주머니 : 내가 거기까지 알려줄게요.

호주 아주머니와 남편인 호주 아저씨 모두 너무 친절하다.

손에는 핸드폰을 들고, 다른 곳에 지도를 펴고 설명하고 있을 그 아저씨를 생각하니 너무 고마운 마음이 든다.

이게 바로 호주?

아줌마랑 천천히 이야기하면서 갔다.

대화의 형태는 여전히 아줌마 물어보시면 고개 끄덕이면 아는 척하고, 준비된 질문 내가 하고, 나 겉으로 보기엔 이해되어 보이는 지 아줌마 계속해서 말씀하신다.

이해하기 어렵지만, 경청했다. 동방예의지국의 대한의 건아이니...

갈림길이 나오니, 또 전화를 해서 물어보고, 집 앞까지 안내해 주셨다.

이런 친절을 접하니 가슴이 따뜻해지는 것이 느껴진다.

사람에게 감동을 준다는 것, 어렵게 이룰 수만 있는 것은 아닌 듯 싶다.

내가 땡큐, 땡큐 했더니, 아주머니는 괜찮다고 하시면서 나중에 살게 되면 또 보자고, 그냥 돌아가신다.

더 많은 고마움의 표시를 하고 싶었다.

But, 할 수 없었다.

Why? 영어 때문에...

대신? 속으로 많이 했다.

분명? 아주머니도 내 마음 아마 이해하실 것이다.

벨을 누르고 기다리니, 집 주인이 반갑게 맞으면서 정말 친한 척 한다.

자기 이름 숀이라고 소개한다. 나는 쭌이야.

어떨결에 악수도 하고 약간 당황, 오버하는 듯이 나를 맞았지만, 인상은 무척이나 좋은 녀석이다.

말을 쉴새 없이 하며 웃는 모습이 착해 보인다.

방 하나를 소개해 준다.

일주일에 75불, 본드비는 없다.

조건은 좋은데 방이 너무 설렁하다.

방! 정말 그 자체다.

방은 맘에 드는데 가구가 없이 생활하기에 불편할 것 같다고?
그랬더니 숀이 자기 방으로 뛰어들어가더니 매트릭스 하나 가져온다,
그리고 장식장도 하나 주겠다고...

우선 내가 생각해 보고 오늘 저녁에 다시 전화 준다고 했다. 숀도 그렇게 하라고 한다.

백팩커스로 돌아가면서 생각했다.

방만 있으면 괜찮지, 가구는 사실 많이 필요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숀도 좋아보이고, 그래 결정했어.

나의 브리스번 생활은 Everton Park.에서 해야겠다.

따르릉~ 따르릉~


쭌 : 숀 나 너희 집으로 금요일에 들어갈게.

숀 : 그래, 잘 됐다. 고마워!




---- 여기 까지 읽으신분 리플 달아줌 고맙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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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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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엉뚱이 | 작성시간 04.03.24 잘읽고 있어요~~^^
  • 작성자사이몬 | 작성시간 04.04.17 준... 너의 이야기가 참 솔직하고, 누구나 경험하는 부분의 이야기를 꼭 찝어서 조타,,ㅎㅎ 계속적으로 많은 이야기를 기대해본다..
  • 작성자happy123 | 작성시간 04.10.10 재밌어요 ^^;
  • 작성자마야 | 작성시간 04.11.08 ㅎㅎ 진짜 재민네요..그때 그때 상황이 눈 앞에 보이는 듯..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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