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자예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그리고 마지막 단계인 불 때는 과정을 번조 또는 소성이라고 한다. 번조라는 말은 고려시대 관요(官窯)에서 주로 사용되어오던 것이 조선시대까지 전해져 내려와 관요와 관청의 관리들이주로 사용하여왔다. 한자로 구울 번(燔), 지울 조(造)를 쓰며, 똑같은 의미로 불사를소(燒),이룰 성(成)을 쓰기도했다. 소성은 이제때 일본인들에 의해 많이사용되기 시작 하였으며, 번조나 소성은 한국,일본,중국에서 통용되어 왔다.
그러나 실지적으로 민요(民窯)나 옹기공방에서는 한국의 전통적인 언어로 "가마 익힌다" "불 땐다" "불 피운다" "가마 구운다" "불 을단다" "그릇을 군다" 등으로 불리어 왔다. 그 중에서도 "가마 익힌다" 라는말은 번조과정을 가장 적절히 표현한 말이다. 즉 도자기를 구워 내기 위한 작업 과정이지만 도자기를 굽기보다는 가마 자체를 구워 내는 마음으로 천천히 그리고 여유있게 불을 때야 하며, 가마가구워질 정도로 긴 시간을 소성하여 그릇의 속까지도 잘 익혀서 좋은 그릇을 구워야 한다는 뜻이다. 요즈음 그릇의 겉부분 즉 유약만 살짝 익혀 내는 도자기는 말하자면, 사람의 마음이나 속 됨됨이를 중시하기보다는 겉치레 즉 옷만 잘 입는것과 같다 하겠다. 우리의 고유한 언어 속에 장인정신이 투철한 "가마 익힌다"라는 말을 현대 도예가들이 되살려 옛 정신을 이어갈 수 있는 기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번조는 불로 도자기를 구워 내는 전과정을 일컬으며 초벌구이, 재벌구이,상회구이 등으로 구별된다.
자료 출처
도예가를 위한 가마짓기와 번조기법____정동훈 지음__
도서 출판 디자인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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