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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구를 빛낸 영웅들

족구를 빛낸 10인의 인물-(10)'족구계의 신사' 정청식

작성자(신화)송한용|작성시간16.07.08|조회수63 목록 댓글 0

'정말 특이한 폼이다.'

그의 공격 모습을 처음보았을 때 나도 모르게 나온 말이었다. 기본적인 안축 공격 조차도 도움닫기 이후 태권도 발차기를 하듯이 점프하면서 차는 모습이 참 인상 깊었기 때문이다.

 

족구를 시작하는 모든 공격수들이 하고 싶어하는 공격스타일이라면 아마도 '넘어차기'와 '뛰어차기'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이 넘어차기의 원조는 광명 기아의 임영훈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뛰어차기의 원조라면 오늘 소개할 이 선수를 꼽을 수 있겠다.

놀뫼족구단 공격수 정청식, 그를 '족구를 빛낸 10인의 인물' 마지막 인물로 소개한다.

 

1983년 군 시절, 그는 당시 하사관들이 족구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족구를 처음 접했다. 당시 하사관들이 군화 발바닥으로 밀어치며 공격을 했지만 태권도 선수 출신이었던 그는 뛰어 발등차기를 세계 최초(?)로 선보이며 일약 부대 최고의 족구스타로 등극했다. 많은 박수와 갈채를 받게되다보니 족구를 더욱 열심히 하게되었고, 그렇게 족구에 푹 빠지며, 전역 후 사회에서도 족구를 시작했다.

지금과 같이 대회가 없었던 시절, 논산시내 동네 족구 최강자였던 그가 전국에 이름을 알릴 기회가 왔으니 바로 '92 한강사랑배 전국족구대회'였다. 당시 327개의 전국에서 한 족구한다는 이들이 모여 열띤 경쟁을 펼쳤고, 그가 소속되어 있었던 '논산족구단'은 8강에 진출하며 정청식이라는 이름은 전국에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당시 최고의 공격수로 평가받고 있는 이찬호, 오병관과 함께 '트로이카 체재'를 이루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의 족구 실력은 이미 입증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를 단지 전국의 정상급 족구 선수라는 수식어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너무 부족하다.

 

당시 족구는 세팍타크로의 산하 종목으로서 독립적인 종목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을 시기였다. 이후 세팍타크로의 그늘에서 벗어나 단일종목으로 인정받기는 했지만 세팍타크로 규칙의 잔재로 현실과 동떨어진 규칙들이 많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서브시 엔드라인 뒤에서 원바운드 이후 서브를 했는데 반대편 선수들은 4명 모두 코트안에 있어야 했었다. 그로인해 서브를 받아야 하는 선수들은 그 서브를 직접 혹은 바운드 이후 즉시 받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고, 발등 서브, 안축 강서브등의 새로운 서브 기술들이 등장하자 코트 안에 있는 상태에서 서브를 받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그리하여 그는 전국족구연합회 기술이사를 역임하며 경기 규칙들을 심의하고, 현실에 맞게 여러 족구인들과 족구선수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새롭게 제정하며 지금의 족구규칙이 나올 수 있도록 초석을 다졌다. 또한 각 학교 및 기관 단체에서 족구대회가 열릴 때마다 시범경기와 강습등을 통해 족구를 알리는데 최선을 다했고, 90년대 초반부터 족구의 불모지였던 금산, 전주, 대전등에서 족구선교사 역할을 했으며 지역에 족구대회를 지속적으로 유치, 개최하면서 지역 족구 발전을 위해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우리 족구가 시작했던 90년대 부터 지금까지 족구계에서 있었던 크고 작은 일에 정청식이라는 이름이 빠진 적이 없었다. 그리고 그의 족구에 대한 사랑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지금도 태권도장을 운영하며 자연스럽게 족구를 접목해 유소년들을 지도하며 논산에 소재한 초,중학교 학생들에게 족구를 지도하고 있고, 관내 중고등학교 교내 체육대회에 족구종목이 정식종목이 될 수 있도록 논산시 연합회 차원에서 경기용품, 심판, 족구강습등을 펼치고 있다. 그의 이러한 노력은 이제 서서히 결실을 맺고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학교, 유소년팀이 있는 지역이 바로 그가 연합회장으로 있는 그 곳 논산이다.

전국 정상급의 실력,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든 수많은 업적들, 하지만 그는 인성에서도 '갑'이었다. 족구1세대였던 90년대, 대회가 벌어져 심판들이 오심이라도 하는 날엔 선수들은 심판에게 욕설 및 폭언을 서슴지 않았고, 심지어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집어 던지는 볼성 사나운 모습들도 많았다. 하지만 심판의 오심에도 수긍하는 그의 모습에 족구계에선 그를 '족구계의 신사'라고 불렀다.

지금도 '논산시족구연합회장'으로서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고, 50대부에서 '놀뫼'(논산의 순우리말) 족구단 공격수로 여전히 전국 정상급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족구를 예전에도,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아름답게 빛낼 그의 앞날을 족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응원한다.

'대부분 잘 하고 있지만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부서를 막론하고 꼭 통일된 유니폼을 입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건 우리 스스로가 족구의 격을 높이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많은 젊은 족구인들이 지도자 자격증을 따서 우리 족구의 발전에 함께 힘을 모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정청식 논산시족구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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