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니버스와 피카레스크는 삽화식 구성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옴니버스는 '합승마차'처럼 독자적인 각각의 이야기가 하나의 주제로 엮인 짜임으로 보면 됩니다. 승객 한 사람이 독립적인 하나의 개체이면서 '마차'라는 전체의 틀속에 함께 '합승'하고 있는 셈이죠. 옴니버스 속의 삽화들은 전혀 별개의 독자성을 지니면서 (동일한 전체 주제) 하나로 묶여 있다고 보면 됩니다. <봉산탈춤> 일곱 과장의 삽화들 관계를 생각하면 이해가 될 것입니다.
반면에 피카레스크는 독립된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삽화들 사이에 연결고리를 갖고 있습니다. 임진왜란이라는 역사적 사건이 중심축이 되거나, <관촌수필>처럼 동일한 인물이 각기 다른 사건 체험을 하거나, <원미동 사람들>처럼 공간이나 인물의 축에서 연결고리를 갖고 있기 마련입니다.
연작소설은 독립적인 여러 개의 삽화들로 이야기를 구성한 소설이라고 보면 되는데, 그 구성은 옴니버스일 수도 있고 피카레스크식 구성일 수도 있습니다.
가령 이청준의 창작집 [서편제]는 독립적인 작품(이야기)인 <서편제> <선학동 나그네> 등이 하나의 주제로 묶여 있다는 점에서 옴니버스에 가깝다면, 이문구의 [관촌수필]이나 양귀자의 [원미동 사람들]은 피카레스크에 해당할 것입니다.
작품들의 관계가 옴니버스와 피카레스크 방식으로 구분될 수는 있지만, 이들 작품집은 모두 연작소설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 출처: '문학에 관한 소식' 글 수정하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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