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청사우(乍晴乍雨)
김 시 습
乍晴還雨雨還晴 사청환우우환청
天道猶然況世情 천도유연황세정
譽我便是還毁我 예아변시환훼아
逃名却自爲求名 도명각자위구명
花門花謝春何管 화개화사춘하관
雲去雲來山不爭 운거운래산부쟁
寄語世人須記認 기어세인수기인
取歡無處得平生 취환무처득평생
언뜻 개었다가 다시 비가 오고 비 오다가 다시 개이니, → 자연의 변화무쌍함
하늘의 도도 그러하거늘, 하물며 세상 인정이라. → 세상 인심도 수시로 변함- 인간 세상에 대한 실망
→ 하늘의 이치. 자연의 섭리
나를 기리다가 문득 돌이켜 나를 헐뜯고,
→ 믿을 수 없는 세상 사람들의 행태. - 화자가 실망한 세속적 삶의 모습
공명을 피하더니 도리어 스스로 공명을 구함이라. → 표리부동한 세속 사람들의 삶
꽃이 피고 지는 것을, 봄이 어찌 다스릴고. → 변화에 초연함 - 화자가 지향하는 것
→ 변화하는 것
구름 가고 구름 오되, 산은 다투지 않음이라. → 변화에 초연함 - 화자가 지향하는 것
→ 변화하는 것
세상 사람들에게 말하노니, 반드시 기억해 알아 두라. → 일침. 따끔한 충고
기쁨을 취하려 한들, 어디에서 평생 즐거움을 얻을 것인가를.
→ 세상에서는 평생의 즐거움을 얻을 수 없음 - 세속적 삶에 초연해야 함을 일컫는 말
비오락 볕나락 흐리락 개락
하늘도 저렇거니 사람에서랴?
날 기리는이 문득 날 헐 것이요. 이름 숨김은 도로 구함일레라.
꽃이야 피든 지든 봄은 무심코
구름이야 가건 오건 산은 말이 없네.
세상 사람들이여. 유념하시라.
한평생 낙붙일 곳 땅엔 없느니
■ 시어 및 시구 풀이
* 乍晴乍雨(사청사우) : 개었다 비오다 함
* 황세정 : ‘하물며 세상인정이랴’, 반어형
* 변시 : 문득 이에, ‘便’은 음이 ‘변’으로 문득
* 도명 : 공명의 길에서 도망치다
* 화수 : 꽃이 지다.
* 득평생 : 평생의 소원을 얻다.
■ 핵심 정리
* 형식 : 한시, 칠언율시
* 성격 : 비판적, 비유적, 경세적
* 운자 : 청, 정, 명, 쟁, 생
* 표현 및 특징 :
① 자연의 변화에서 유추하여 변덕스러운 세태에 대한 비판적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사실이나 현상을 바탕으로 비판적인 인식을 이끌어내고 있다.
②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들에게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을 구하는 것은 불가능하
다는 것, 바로 그것이 인간 삶의 한계임을 밝히고 있다.
* 구성 :
1~2구 - 변덕스러운 날씨처럼 자주 변하는 세상 인정
3~4구 - ‘나’를 대하는 세상의 양면성
5~6구 - 자연의 섭리와 불변성
7~8구 - 집착할 곳이 못되는 인간 세상에 대한 인식
* 제재 : 사청사우(변덕스런 날씨)
* 주제 : 변덕스러운 인간 세상에 대한 비판과 자연으로의 귀의
세상 인심의 변덕스러움을 한탄함
변덕스러운 세태에 대한 비판과 인간 삶의 한계
■ 이해와 감상
‘사청사우’는 잠깐 개었다 내리는 비로, 변덕스런 날씨를 가리킨다. 이를 통해 세상사의 변덕스러운 인심을 비판하고 있는 한시이다. 작가는 인간 세계가 각종 이해 관계로 인해 변화무쌍한 곳이고 그에 따라 인간의 행동도 달라지므로 너무 집착하며 살 곳이 못 된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 그래서 변함없는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것이다.
‘화자’는 자연 현상 중 날씨가 가진 그 변화무쌍함을 지적하고 있다. 또 꽃이 피고 지는 현상, 구름이 가고 오는 현상에 대해서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날씨의 모습이나 꽃이 피고 지는 모습, 구름이 가고 오는 모습은 비판의 대상이 아니다. 그것은 인위적으로 어찌할 수 없는 하늘의 이치이자 순리이지 다툼의 대상은 아닌 것이다. 그러나 세상의 인정은 자기 이익을 위해서 때로는 아부하다가 때로는 헐뜯는다. 이러한 인간의 삶의 모습이 바로 비판의 대상이 된다.
세상 인심의 변덕스러움을 날씨에 읊은 것으로 세속적인 명리를 떠나 무위 자연으로 돌아가려는 작자의 인생관의 피력이다. 1, 2구는 변덕스러운 세태인정이요, 3, 4구는 그를 부연한 한 예시이다. 이 시는 손중섭 편저 ‘옛시정을 찾아서’에 의하면 “남을 기리는 일은, 언제 그 태도가 표변하여 그를 헐뜯을지도 모를 양면성을 지니고 있음이 오늘날의 인정이요, ‘명예’를 뜬구름인 양 여기는 사람도, 기실 오히려 은근히 ‘명예’를 구하는 이중성을 지니는 현실의 세태이다. 보라. 봄은 꽃으로 하여 봄다워지건마는, 그러나 봄은, 꽃이야 피건 지건 관심 밖으로, 자연에 맡겨 놓고 있을 뿐이요, 산 위로 넘나드는 구름에 따라 산의 얼굴도 달라지게 마련이지만, 그러나 산은, 구름이야 가든 오든, 이래라 저래라 요구하는 일이 없이, 그저 저 흐르는 대로 맡겨 놓고 있을 뿐이다. 인간은 공연히 제 스스로 바빠, 입신출세다 부귀공명이다 동분서주 안달하지만, 설사 뜻대로 얻었다 한들, 필경 그것이 무엇이랴? 기쁨도 잠깐의 일, 그에는 새로운 고뇌도 따라붙게 마련이다. 그러고 보면, 어느 한 곳에 뿌리 내려, 한 생애를 자득할 만큼의 기쁨을 얻을 곳이란, 이 지상에는 아무데도 없는 것이다. 다만 저 대자연처럼, 욕심 없이 얽매임 없이, 담담히 유유히 순리대로 살아가는 거기에, 오히려 은근한 생의 즐거움은 있는 것이라고, 세인에게 충언하고 있다. 동시에 이 끝구는, 어느 한 곳에도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아 다니는, 작자 자신의 유랑의 변이기도 하다.”라고 언급하고 있다.
== 출처: 권진희국어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