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발아(發芽) / 정민시
풀잎에 적어놓은 내 사랑의 숨결을
마른 바람이
지문이 지워지도록 하나씩 넘길 때 마다
그대는 그 문장을 읽어낼 수 있을까
때로는 고개 숙인 풀잎이
그대 향한 이야기가 너무나 무거웠다고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다는 것
그대는 알고 있을까
내 눈동자에 맺힌 당신이라는 낯선 계절
말하지 않아도 짙어지는 저 숲의 향기처럼
내 안의 고요가 당신 곁으로 번져갈 때
이것이 아주 오래전부터 시작된
내 서툰 진심이라는 것 알 수가 있을까
오늘도 하루 끝에 걸린 붉은 노을 조각
나를 향해 돌아선 당신의 모습이라면
나는 기꺼이 저무는 법을 배워
그대의 밤으로 깊게 스며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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