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좋은 시 읽기

슬픔을 살핌 / 오 은

작성자장민정|작성시간26.06.23|조회수12 목록 댓글 0

 

슬픔을 살핌


                                                       오 은
 
 
 
창문을 연다
 
창문을 열고
맞은편 창문을 본다
 
굳게 닫힌 문과 창문들
외부의 흔적을 한참 거부한 몸짓들
 
안에서 나오지 않는 사람 대신
그 앞을 지나가는 사람
 
시원스레 뻗지 못하는 발걸음
목덜미에 흥건한 땀
고여 있는 그림자
 
32℃ 59%
온도와 습도가 말해주지 않는 것
 
뙤약볕 아래에서도
몸을 움츠리는 사람
 
낮은 습도에서도
온몸이 젖는 사람
 
지나가는 사람이
지나지도 가지도 못할 때
 
열린 창문으로 비바람이 들이친다
 
빗방울이 두드려도
바람이 흔들어도
묵묵부답인 문과 창문들
 
지나가는 사람은 아직 벗어나는 중이다
 
창문을 닫는다
내 차례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