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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외1 / 이정록

작성자장민정|작성시간26.06.11|조회수18 목록 댓글 0

 

 

가장

 

                                               이정록

 

 

높은 데 꾸역꾸역 몸 올려놓지마라

뭐든 잡아먹으려고 두리번거리는 놈하고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흘깃거리는 것들이나

꼭대기 좋아하는 거여, 상록회장에

이장만 안 했어도 십 년은 더 사셨을 거나.

대통령한테 마을 밤나무단지 하사금 타내려다 시비가 붙어

코뼈가 가

라앉은 것도 책임 떠맡은 죄 때문이 아니냐

남자는 가장 하나만으로도 허리가 휘고 그늘 벗을 날 없는 겨.

가장 힘들어서 가장인 거여.

 

 

나비수건

 

고추밭에 다녀오다가

매운 눈 닦으려고 냇가에 쪼그려 앉았는데

몸체 보시한 나비 날개, 그 하얀 꽃잎이 살랑살랑 떠내려가더라.

물 속에 그늘 한 점 너울너울 춤추며 가더라.

졸졸졸 상엿소리도 아름답더라.

맵게 살아봐야겠다고 싸돌아다니지 마라.

그늘 한 점이 꽃잎이고 꽃잎 한점이 날개려니

그럭저럭, 물 밖 햇살이나 우러르며 흘러가거라.

땀에 전 머릿수건 냇물에 띄우니 이만한 꽃그늘이 없지 싶더라.

그늘 한 점 데리고 가는 게 인생이지 싶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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