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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국 / 최영철

작성자장민정|작성시간26.06.13|조회수19 목록 댓글 0

쑥국

                                                           최영철

 

참 염치없는 소망이지만

다음 생애 딱 한번만이라도 그대 다시 만나

온갖 감언이설로

내가 그대의 아내였으면 합니다

그대 입맛에 맞게 간을 하고

그대 기쁘도록 분을 바르고

그대 자꾸 술마시고 엇나갈 때마다

쌍심지 켜고 바가지도 긁었으면 합니다

그래서 그래서 지금의 그대처럼

사랑한다는 말도 한번 못 듣고

고맙다는 말도 한번 못 듣고

아이 둘 온 기력을 뺏어 달아난

쭈글쭈글한 배를 안고

골목 저편 오는 식솔들을 기다리며

더운 쑥국을 끓였으면 합니다

끓는 물 넘쳐 흘러

내가 그대의 쓰린 속 어루만지는

쑥국이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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