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끝 검은 유리 집
저승이라는 미술관에 갔는데
사람이 앉아 표를 받고 있다
바코드를 찍고 안으로 들어가니
붉은 바위가 모여
우리를 내려다본다
풀 한 포기 없는 냇가에
선명한 물색이어도
고여 있어서 숨이 막혔다
잉어들이 마루 밑에 숨어 있다
언제부터 거기 있었던 거니?
태어난 것이 형벌처럼
서로를 견디느라 눈이 퀭하다
누군가 들어왔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마루에 걸터앉아 땀을 식힌다
다만 날씨가 덥다고 생각한다
이승의 어느 날인 듯
간신히 뒷 문으로 빠져나와
돌아보니
문턱 하나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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