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약 사자라면
최춘해
대구달성공원 사자,
따뜻한 봄볕을 쬐며
하릴없이 누워 있다.
배고프지 않게 먹이를 주니
애써 사냥을 안 해도 된다.
내가 만약 저 사자라면
쓸 데 없는 힘은 빼고
토끼나 사슴 같은
부드로운 몸으로 둔갑하겠다.
어느 날 갑자기
둔갑을 하고 나니
어린이들이 와서
내 등에 타기도 하고
손을 내 입에 넣기도 한다.
하루해가 짧다.
- <열린아동문학> (2023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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