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순 글 /이지오 그림/마루비 (2023년 08월 18일)
책소개
“할머니, 이거 봐봐!”
금이는 얼른 꽃주머니를 할머니 앞으로 내밀었어요.
“여기, 쪽지가 있어요. 꺼내 볼까?”
마루비 초등 저학년을 위한 ‘책이랑 놀래’ 7번째 작품으로 이경순 작가의 『꽃주머니』가 출간되었습니다.
부모님과 떨어져 혼자 할머니와 지내는 1학년 금이는 할머니의 보살핌 속에서도 가족들과 함께 지내는
친구들만 보면 힘이 빠지고 쓸쓸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를 마치고 할머니와 함께 집으로 돌아오던
금이는 길가 벤치에서 주인 없는 예쁜 꽃주머니를 줍게 되는데....
이 꽃주머니에서 비롯된 이야기 『꽃주머니』는 우리 일상의 작은 행복의 가치를 깨닫게 하는 작품으로
한국아동문학인협회 우수작품상에 선정되기도 한 아름다운 동화입니다.
목차
꽃주머니 /7
특별한 날 /24
이웃사촌 /39
뒷집 할아버지 /53
쪽지 /66
상세 이미지
출판사 리뷰
“할머니, 이거 봐봐!”
금이는 얼른 꽃주머니를 할머니 앞으로 내밀었어요.
“여기, 쪽지가 있어요. 꺼내 볼까?”
부모님과 떨어져 외롭게 지내는 주인공 금이에게 어느 날 선물처럼 꽃주머니가 찾아왔어요. 금이와 할머니는 과연 주머니 속 쪽지에 적힌 글을 읽고 어떤 특별한 일을 만들기로 했을까요. 외로운 이웃들과 더불어 함께 행복을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이야기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마루비 초등 저학년을 위한 ‘책이랑 놀래’ 7번째 작품으로 이경순 작가의 『꽃주머니』가 출간되었습니다. 부모님과 떨어져 혼자 할머니와 지내는 1학년 금이는 할머니의 보살핌 속에서도 가족들과 함께 지내는 친구들만 보면 힘이 빠지고 쓸쓸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를 마치고 할머니와 함께 집으로 돌아오던 금이는 길가 벤치에서 주인 없는 꽃주머니를 줍게 됩니다. 할머니와 함께 주머니를 열어 본 금이는 방시레 웃음을 짓게 되는데요. 이 이야기는 꽃주머니에서 비롯된 우리 일상의 작은 행복의 가치를 깨닫게 하는 주제로서 한국아동문학인협회 우수작품상에 선정되기도 한 아름다운 동화입니다.
꽃주머니가 생겼어요.
금이는 가족이 많은 짝궁 연지가 부럽습니다. 그날도 이모의 생일잔치에 간다는 연지 때문에 금이는 풀이 죽었습니다. 학교까지 금이를 데리러 온 할머니를 봐도 반갑지 않습니다. 엄마만 있으면 좋을 텐데 그러면 매일매일이 특별한 날이 될 텐데요. 그런데 바로 그때 느릿느릿 걸어가던 금이의 눈앞에 뭔가가 보였어요. 집으로 가는 골목 계단길 빨간 벤치에 노란색 작은 뭉치가 보였거든요.
“와, 예쁘다!”
금이는 노란 꽃주머니를 집어서 코에 댔어요. 개나리 꽃빛 노란 주머니와 향긋한 꽃향기에 몸도 마음도 둥실 떠오르는 거 같았어요.
“할머니, 이것 봐라. 예쁜 꽃주머니다!”
금이가 할머니를 향해 꽃주머니를 흔들었어요. -본문 14쪽
꽃주머니를 열어 본 금이와 할머니는 서로를 보며 활짝 웃었어요. 금이는 금세 기분이 좋아졌어요. 힘들게만 느껴지던 집으로 가는 계단길도 껑충껑충 뛰어 올라갔어요. 할머니도 방시레 웃으며 금이를 뒤따라왔어요, 꽃주머니 속에 든 쪽지에는 어떤 글이 씌어 있었을까요?
날마다 특별한 날
쫙쫙 빗방울이 쏟아지는 날 할머니는 특별한 날을 만들기로 했어요. 금이는 특별한 날이라는 말에 절로 기분이 좋아졌어요.
“할머니, 소풍 가게? 비 오는데?”
금이의 눈이 휘둥그레졌어요.
옥상 시멘트 바닥 위로, 푸성귀들 위로 여전히 빗방울이 쫙쫙 쏟아졌거든요.
“소풍보다 더 특별한 거.”
할머니는 금이를 향해 다시 눈을 찡긋했어요.
‘소풍보다 더 특별한 게 뭘까?’ -본문 28쪽
금이의 생각과 달리 할머니의 특별한 날 이벤트는 바로 옥상에서 키운 부추로 부침개를 만드는 거였어요. 금이는 다시 시무룩해졌어요. 할머니는 금이에게 부침개 배달 심부름을 시켰어요. 금이가 아주 잘 할 거라는 칭찬과 함께요. 그 말에 금이는 다시 시무룩하던 얼굴이 펴졌어요. 비오는 날 부침개 배달이라니 재미있을 거 같았어요. 제일 먼저 간 곳은 아래층에 사는 주인아줌마 집, 그리고 두 번째는 3학년 언니가 사는 옆집이었어요. 모두 금이가 가져온 부침개를 받고선 감사의 선물로 금이에게 케이크랑 꽃핀을 선물해 주었어요. 처음 배달을 갈 때만 해도 선물을 받을 거라곤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정말 특별한 날이 된 것 같았어요. 마지막으로 부침개 배달은 뒷집 할아버지 집이었어요. 금이는 왠지 망설여졌어요. 그 할아버지는 언제나 화가 난 것처럼 뿌루퉁한 얼굴이어서 무서웠거든요.
“그 할아버지는 무서운데…….”
금이가 중얼거렸어요.
“혼자라 외로워서 그래.”
할머니는 가장자리가 노릇노릇해진 부침개를 훌떡 뒤집으며 말했어요.
“할머니가 어떻게 알아?”
금이도 할머니 집에 오기 전에는 종종 혼자일 때가 많았어요. 그래서 그 기분을 알 거 같았어요. 혼자일 때는 무서운 생각만 자꾸 떠올라 자주 얼굴을 찡그렸는데 사람들은 그런 줄도 모르고 금이에게 심통이 났다고 했어요. 금이는 용기를 내 할아버지에게 배달을 가기로 했어요. 할아버지가 외롭지 않기를 바라면서요.
행복은 만들어 가는 것
할아버지 집에 도착한 금이는 숨을 크게 들이마신 뒤 초인종을 눌렀어요. 그러자 화가 난 목소리로 할아버지가 나타났어요. 삐걱 대문소리와 함께 할아버지 뒤로 넓은 초록빛 마당도 보였죠. 할아버지네 마당은 푸른 풀잎과 색색깔의 꽃으로 출렁거렸어요. 처음 보는 넓고 예쁜 마당이었죠.
할아버지가 쭈뼛쭈뼛, 등 뒤로 감췄던 손을 내밀었어요. 거기 노란 배추꽃 한 묶음이 들렸습니다. 마당에 핀 바로 그 꽃이에요.
“와, 예뻐요!”
금이 입이 쩍 벌어졌어요.
“네 꽃핀도 너처럼 예쁘구나. 부침개 고맙다. 아주 많이.”
할아버지가 살짝 웃었어요. 뿌루퉁한 얼굴은 어디 가고 아가 같은 얼굴이에요. -본문 63쪽
집으로 돌아온 금이는 할머니와 함께 할아버지가 준 꽃다발을 풀었어요. 그런데 그 속에서 딱지 모양의 쪽지가 나왔어요. 그건 바로 할아버지 집 마당에서 함께 감자를 캐 먹자는 초대장이었어요. 금이가 그렇게나 받고 싶었던 초대장을 뜻밖에도 뒷집 할아버지가 보내신 거였죠.
“할머니, 오늘은 진짜 특별한 날이야.”
“그래, 행복은 만들어 가는 거니까.”
할머니가 고개를 끄덕이며 거실 벽을 봤어요.
할머니 눈길을 쫓던 금이가 거실 벽으로 걸어갔어요. 거기 걸린 꽃주머니에서 쪽지를 꺼냈어요.
“할머니, 이 쪽지처럼?”
“응, 그 쪽지처럼.” - 본문 74쪽
과연 그날 벤치에서 주었던 쪽지에는 무슨 글이 적혀 있었던 것일까요.
그럼 여러분도 특별힌 일이 생기기를 바라면서 이 이야기를 읽어보시면 어떨까요. 행복은 내가 만들어 나가는 것이니까요.
‘꽃주머니’가 옥탑방에 살고 있는 금이와 금이 할머니에게 행복을 주었듯이 여러분에게도 행복을 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꽃주머니’가 세상에 따뜻한 기운을 조금이라도 보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세상은 분명 지금보다 더 따뜻하고 아름다워질 테니까요.
- 작가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