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리 글 / 김서빈 그림 / 상상 / 2023년 12월 11일
책소개
내 이름은 내가 정해!
초등학교 교과서에 「떡볶이」 외 6편이 수록되어 아이들에게 친숙한 정두리 시인의 따듯한 시선이 돋보이는 동시집이다.
시인은 마음대로 풀리지 않는 일도 다정하게 바라본다. “금잔화 속에서” 불쑥 “벌 한 마리”가 튀어나와 자기를 쏘고 날아가도,
“쏘고 나면/ 벌은 죽고 만다던데”라고 걱정한다(「벌에 쏘이다」). 시인의 마음은 꽃에게도 이어진다. 사람들은 “무턱대고/ 봄을
노래”하지만 사실 “사람들 모르게 꽃들은/ 꽃 피기까지/ 조금씩 봄 몸살 하는” 것을, “봄은 그리 쉽게 오는 게 아니고/ 우리가
모르는/ 힘듦을 감추고 있다는 것”(「봄에게 주는 글」)을 우리에게 알려 준다. “감기 걸려 결석한 날”에 자신을 쓰다듬는
“아침 햇살”의 “따스한 손길”에서 힘을 얻고(「내게로 온 햇살」), 자기를 “오징어”라고 놀리는 친구들을 내버려두고 자기의 “진짜
이름”은 “오지은”이라고 선언한다(「오징어, 오지은」). 이 동시집은 이렇게 세상을, 사랑을 독자들에게 보여 준다.
목차
1부 목소리 큰 가족
목소리 큰 가족/ 콩나물 일기/ 너, 뜬금없다/ 밥통 방석/
장날 풍경/ 붕어와 잉어, 빵이 되다/ 무지개/ 매미/
벌에 쏘이다/ 비밀이야/ 수크령에게/ 꽃다지에게
2부 밥도둑
내게로 온 햇살/ 빌려줘/ 닮아 간다/ 해거리/ 아파트 장/
밥도둑/ 무인 판매점에서/ 내 친구 로봇 손/ 눈이 내린다/
꽃의 약속/ 얼음새꽃/ 꽃가루의 나들이/ 봄에게 주는 글
3부 물수제비뜬다
할머니와 나/ 주먹구구/ 물수제비뜬다/
오징어, 오지은/ 건더기가 더 좋아/ 질문에 답하기/
간지럼/ 당근이야/ 연예인/ 눈엣가시/ 아기가 걷는 법
4부 종이 소리
눌은 밥/ 모르는 아이/ 궁금해/ 까치와 까마귀/
넌 모르지?/ 건졌어요/ 수면 양말/ 큰 도서관/
텐트에서 하룻밤/ 팥빙수/ 종이 소리
해설 | 그동안 서운했을 모든 주변에게 주는 시 _김종헌
출판사 리뷰
높이를 맞추는 다정한 시선
온기처럼 전달되는 마음
정두리 시인의 시선은 따듯하다. 시인은 무언가 마음대로 되지 않아도, 짜증 나는 일이 있어도 이해하고 차분히 기다릴 수 있다.
동시집 속에는 강요나 억압 없이 서로서로 평등한 일상이 펼쳐진다. 서로를 향해 “엇나가는 말”들이 “바로 펴”진다(「질문에 답하기」). 모두가 자기 모습 그대로 존재하면서도 다른 이들과 평화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독자들이 바라고 그려 나갈 이상적인
세계가 동시집 속에 있다. 정두리 시인의 동시 안에서는 사랑과 유대가 점점 커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잘 못 듣고 잘 못
보는 할머니 웃는 얼굴 보러 왔다는 화자나(「목소리 큰 가족」), 수술 때문에 밥을 잘 못 먹는 아빠에게 “밥도둑”이 찾아왔으면
좋겠다는 화자는(「밥도둑」), 모두 가족을 향한 각별한 사랑을 가지고 있다.
매주 월요일마다 장에 나오던 도넛 아주머니가 나오지 않자 엄마는 “아줌마 걱정을 한다”(「아파트 장」). 아줌마에게 화자와
비슷한 또래의 아들이 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가족을 향한 사랑이 가족 바깥으로 확장되는 순간이다. 가까운 곳에서부터 시작해 점점 넓어지는 사랑이 타인을 이해하는 힘이 된다. “아무도 수컷 매미를/ 시끄러운 소음꾼이라고” 신고하지 않고 “그냥
들어 주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매미」). 조금 불편하더라도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려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태도(「넌 모르지?」),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에서 감사의 마음을 발견하는 태도는(「꽃다지에게」), 모두 사랑에 바탕을 두고 피어나는 것이다.
만물을 사랑하는 시인의 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의 마음도 점점 타인을 향해 열린다. 그렇게 세상을, 사랑을 배운다.
햇살처럼 토닥토닥
세상을 안아 주는 다정한 마음
세상을 사랑하는 마음은 난관을 극복할 힘이 되어 준다. “감기 걸려 결석한 날”에 자신을 쓰다듬는 “아침 햇살”의 “따스한 손길”
에서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내게로 온 햇살」). 어려움을 이겨 내는 경험을 하면서 아이들은 어른이 된다. 자기를 “오징어”
라고 놀리는 친구들을 내버려두고 자기의 “진짜 이름”은 “오지은”이라고 선언한다(「오징어, 오지은」). “물만 먹고도 잘 자라는/
콩나물”처럼(「콩나물 일기」),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는 아이들의 모습이 독자에게 어려움을 극복할 용기를 준다.
추천평
가족, 이웃 등의 익숙한 소재를 활용하여 돌봄의 정서를 드러내지만 ‘서로’에 방점을 찍었고, 또 자연을 소재로 하면서도 인간이
자연을 마음대로 대한 것을 성찰하고 있다.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어울리는 공간에서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정서가 가득하다.
이 동시집은 그동안 서운했을 모든 주변에게 주는 시인의 마음이라 할 수 있다.
-김종헌(<동시발전소> 주간, 문학평론가)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금송 김금순 작성시간 23.12.07 우와, 선생님~
< 진짜 이름 오지은>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작성자정혜원 작성시간 23.12.07 선생님, 동시집 출간하셨네요.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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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凡草 김재원 작성시간 23.12.08 동시집 발간을 축하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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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춘남 작성시간 23.12.08 ㅎㅎ 오징어 진짜 이름은 오지은 인데 별명으로 속상한 일이 많았나봐요. 힘내라 오징~~아니, 오지은! 정두리 선생님 동시집 발간을 축하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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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유수지(유순덕) 작성시간 23.12.09 출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