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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둘레길 156.5km, 비로소 서울을 한 바퀴 잇다

작성자시시비비|작성시간26.06.10|조회수24 목록 댓글 0

서울둘레길 100인 원정대 16기 완주 체험기

"길은 혼자 걸을 수 있지만, 완주는 혼자 하는 일이 아니다."

지난 3월, 도봉산 자락의 서울창포원에서 서울둘레길 100인 원정대 16기의 여정이 시작됐다. 

11차시에 걸쳐 서울 외곽을 따라 이어진 총 156.5km, 도봉산역에서 출발해 다시 도봉산역으로 돌아오는 거대한 원이 5월 30일 마침내 완성됐다.

▲서울둘레길 100인원정대 16기 발대식30: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서울둘레길 100인원정대 16기가 서울창포원앞에서 발대식을 가졌다. 
▲서울둘레길 해단식서울둘레길 100인원정대 16기가 156.5km 걷기를 완주하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 서울둘레길 안내센터

서울에 수십 년을 살았지만 서울을 안다고 말하기는 어려웠다.

출퇴근 길은 익숙했지만 도시를 둘러싼 산과 하천, 숲길은 몰랐다.

이번 원정대는 서울을 점으로 알고 있던 나에게 선을 그어주었고, 그 선들이 이어져 비로소 '서울'이라는 면을 보여주었다.

▲최연소 완주의 미소만 13세 이동륜 참가자가 엄마와 156.5km를 완주하고 대원들의 축하 인사에 미소를 짓는다

서울을 한 바퀴 잇는 21개 코스
서울둘레길은 서울 외곽을 따라 조성된 총 21개 코스, 156.5km 규모의 순환형 트레일이다.

과거 8개 코스였던 둘레길은 이용자 접근성과 거리 부담을 줄이기 위해 21개 코스로 세분화됐다. 

도봉산, 수락산, 불암산, 망우산, 아차산, 고덕산, 일자산, 대모산, 우면산, 관악산, 호암산, 안양천, 노을공원, 봉산, 북한산 등 서울을 둘러싼 자연과 도시가 하나의 길로 연결돼 있다.

또한 길 곳곳에는 오렌지색 리본과 방향 표지판, 위치번호판, 종합안내판, 모바일 GPS 인증 시스템이 설치돼 있어 초행자도 쉽게 길을 찾을 수 있다.

▲꽃비내린 서울둘레길을 함께 걷는 100인원정대도심과 자연을 잇는 대표적인 순환형 트레일인 서울둘레길 중에 양재천 코스를 걷고있다 

경쟁률 30대 1
서울둘레길 100인 원정대는 서울둘레길 조성과 함께 2014년 시작됐다.

서울둘레길 안내센터 차미숙 센터장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2014년 서울둘레길 조성과 함께 100명이 먼저 완주해 보자는 취지로 시작됐습니다. 지금도 그 기본 취지는 같습니다."

올해도 약 30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단순히 걷는 행사가 아니라 함께 완주하는 공동체 경험이 있어서다. 

원정대는 10인 1조로 구성해 10개 조로 나뉘어 걷는다. 

처음 만난 사람들과 11주 동안 같은 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서로의 이름을 기억하고, 걸음걸이를 알고, 체력 상태를 살피게 된다.

▲10인 1조가 한팀, 10개조로 구성총 21개 코스, 156.5km로 구성된 서울둘레길 노선을 참가자들은 11차시에 걸쳐 10인이 한팀이 되어 걷는다 

100명이 걷지만 실제로는 150명이 움직인다
원정대가 안전하게 운영되는 배경도 인상적이었다.

현장에는 안내센터 직원, 서울시산악연맹 관계자, 숲길지도사, 응급처치 지도사, 시민참여 봉사단 등이 함께했다.

노란 재킷과 주황색 조끼를 입은 이들은 원정대보다 먼저 답사하고, 위험구간을 점검하고, 화장실 위치를 확인하고, 뒤처지는 대원을 챙겼다.

원정대 100명이 걷는 행사지만 실제로는 130~150명이 함께 움직이는 셈이다. 

원정대원은 길만 걷지만 누군가는 100인이 안전하게 걸을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먼저 길을 걷는다.

▲배낭꾸리기를 설명하는 방재형 원정대장서울둘레길 안내센터 방재형 원정대장이 배낭 꾸리기, 등산 스틱 사용법 등을 휴식시간에 설명하고 있다. 

길 위에서 만난 서울
11주 동안 수많은 풍경이 지나갔다.

안양천에서는 벚꽃이 터널을 만들었고, 수서~사당 구간에서는 꽃비가 바람에 흩날렸다.

북한산 구간에서는 아까시꽃 향기가 오르막길의 피로를 덜어주었다.

메타세쿼이아 숲길에서는 참가자들이 각자 다른 포즈로 인증사진을 남겼다.

같은 길을 걸었지만 모두가 다른 서울을 만났다. 

누군가는 새소리를 들었고, 누군가는 꽃 이름을 배웠다. 

누군가는 생각을 정리했고, 누군가는 오랜 친구를 다시 만났다. 

서울둘레길은 공간만 연결한 것이 아니라 시간도 연결하고 있었다.

▲둘레길 걷기 인증성루둘레길 걷기 인증은 두가지 방법이 있다. 종이 스템프 찍기와 헨드폰 앱 인증이다. 

완보(完步)에서 완보(緩步)로
원정대를 통해 얻은 가장 큰 변화는 걸음의 속도였다.

처음에는 완보(完步)가 중요했다.

끝까지 걷는 것, 낙오하지 않는 것, 완주 인증을 받는 것이 목표였다.

그러나 선두도 서 보고 후미도 서 보면서 다른 의미의 완보(緩步)를 배웠다.

천천히 걷는 법. 꽃을 보기 위해 잠시 멈추는 법.

함께 걷는 사람의 속도를 살피는 법.

선두의 반보가 후미의 완보가 될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윤슬이라는 단어를 떠올렸고, 신록이라는 계절의 언어를 몸으로 이해했다.

길은 가장 빠른 사람의 것이 아니라 함께 걷는 사람들의 것이었다.

▲휴식시간에 인솔대장이 스프레이를.매차시 서울둘레길을 걷는 도중에 언제 어디서나 파스 스프레이를 인솔대장들이 뿌려주었다 

비로소 원을 완성하다
11차시 마지막 날, 해단식 현장에는 완주를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렸다.

현수막에는 각자 감상글을 적었다.

누군가는 짧은 소감을 적었고, 누군가는 오래 머뭇거렸다.

끝은 늘 아쉽다. 그러나 서울둘레길은 끝나지 않는다.

길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고, 함께 걸은 사람들도 다른 길을 계획하고 있다.

실제로 원정대 참가자들은 이후 한양도성길, 북한산둘레길, 개별 서울둘레길 재탐방 모임 등을 이어간다고 한다.

▲서울둘레길 완주인증서를 받다100인원정대 21개코스를 완주하고 완주증과 기념매달을 받았다. ⓒ 서울둘레길안내센터

156.5km. 서울에서 부산까지 거리에는 한참 못 미친다.

하지만 내게는 결코 짧지 않은 거리였다.

서울을 안다고 말하기 주저했던 사람이 서울 외곽을 걸으며 배웠다.

그리고 점처럼 흩어져 있던 서울둘레길이 선이 되고, 면이 되어 하나의 도시로 완성됨을 보았다.

"우리 참 잘 걸었습니다." 16기 원정대의 마지막 인사가 오래 남는다.

▲새로운 시작으로서울둘레길 21개코스를 11차시에 걸어 완주하고, 다음 걷기 모임을 약속하고 있다.

김인수(kisworld)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3239883&PAGE_CD=N0002&CMPT_CD=M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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