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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day 공부방 9 ---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이따다키마스)"와 발우(鉢盂)공양

작성자김호성|작성시간10.11.20|조회수1,321 목록 댓글 0

 

일본 사람들은 식사할 때, 모두 합장하여 "이따다키 마스"라고 합니다. 

이 말을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일본사람들의 삶과 문화 속에 불교가 얼마나 깊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하는 점을 알 수 있게 됩니다.  

"이따다키 마스"라는 말의 동사 기본형을 찾아보면, '이따다쿠'인데요.

한자로 쓰면, 정수리 정(頂)이라는 글자가 들어갑니다.

그러니까 정수리 정이라는 글자를 명사가 아니라 동사로 쓴다, 라는 데에서 이 말이 나온 것입니다.

 

또 일본 사람들에게 뭔가 작은 선물이라도 하게 되면, 선물을 받아서 두 손으로 선물을 이마 위에까지 들어올리면서 "이따다키마스"라고 하면서 감사의 뜻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뭔가 공손한 마음으로, 감사히 받겠습니다.

그런 뜻이 '이따다키 마스'라는 말 속에 들어가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말의 어원은 바로 불교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절에서 발우공양을 할 때 보면, 원래 '소심경'(작은 반야심경)이라고 해서 외우는 염불이

있습니다. 그 중에 '봉발게'라는 게송을 외우는 차례가 있는데요.

그 게송을 외울 때는 밥을 두 손으로 들고서 정수리까지 들어올리면서 감사의 뜻을 표하게 됩니다.  이렇게 '공손한 마음으로 받겠다'는 뜻은, 비단 식사 때의 인사로만 쓰이지 않고서

보다 폭넓게 쓰입니다.

일본어를 배울 때 제일 어려운 것이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좀 공손하게 하는 것인데요. 우리말 문법과 다른 점이 있습니다.

우리말에서는 당신께서 내게 '가르쳐 주셔서'라고 하여, 상대의 입장에서만 말합니다.

그것이 내 입장에서 고맙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일본어에서는 그 표현을 '오시에떼 이따다이떼 아리가도우고자이마시다'라고 합니다.

상대편의 입장에서는 '오시에떼'(가르쳐서)

그리고 내 입장에서는 '(그 가르침을) 받아서' 고맙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때, '받아서'라는 것도 '이따다키마스'와 같은 동사 기본형(이따다쿠)에서

나온 '이따다이떼'라는 표현을 갖다 붙입니다.

 

이 이야기를 하니까, 재미있는 에피소드 하나가 생각나는군요.

우리 후배 이야기인데, 처음에 일본에 가서 식사 할 때 하는 말로

'이따다키마스'라고 배웠으니까, 식사를 다 하고 나서는 "고마웠다"라고 과거로 해야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에서 "이따다키마시타'라고 했더니, 사람들이 우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식사 후의 인사는 "고치소우 사마 데시타"라고 하는 것인데 말입니다.

 

이 말의 어원에 대해서는 다음에 기회 되면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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