侘び寂び/わびさび
와비사비
부족함에서 만족을 느끼는
겉치레보다 본질에 집중하는
서두르기보다 유유자적 느긋한
사비의 아름다움을 인식하는 것이 와비의 핵심이며, 둘은 수세대에서 걸쳐 나란히 사용되었다. 와비사비가 주는 교훈을 더듬어보려면 몇 세기를 거슬러 올라가야 하지만, 두 단어가 합쳐진 와비사비라는 용어가 하나의 개념으로 인식된 것은 불과 100여 년 전이며, 이 단어는 ‘일본인들의 철학의 근간을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의 결과’다. 사람들이 항상 알고 있던 그 무엇에 붙여줄 이름이 필요했던 것이다.
와비사비는 사람들 의식의 가장자리와 가슴속 가장 깊은 곳에 동시에 존재한다.
와비사비는 어떤 물건 혹은 환경이 지닌 아름다움을 초월하는 것이자, 그 깊은 아름다움에 대한 반응이다. 와비사비는 오직 느낄 뿐, 만질 수 없다. 사람마다 세상을 다르게 경험하기 때문에 한 사람의 와비사비가 다른 사람의 와비사비와 같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는 진정한 아름다움의 본질을 접할 때 와비사비를 느낀다. 소박한 자연의 아름다움에서 이런 느낌을 많이 받는다.
와비사비라는 단어를 형용사라고 생각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비루한 찻잔’이나 ‘낡은 의자’처럼 ‘와비사비스러운 그릇’같이 사용한다고 생각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서양에서 이 단어는 특정한 자연 상태와 불완전한 외관을 설명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사람들은 와비사비라는 단어를 그런 식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와비사비 분위기가 있다’라든지 ‘와비사비 느낌을 준다’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와비사비라는 표현 그 자체는, 사물의 외양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되지 않는다. 와비사비는 어떤 아름다움과 조우한 후에 남겨진 느낌을 말하며 시각적일 때도 있지만 경험적일 때도 있다.
와비사비는 생명의 덧없음을 일깨워주는 아름다움과도 관련이 있다. 이 정서는 부처님이 말씀하신, 존재의 세 가지 특징 ‘무상(無常)’, ‘고(苦)’, ‘공(空)’에서 비롯된다.(36-39)
『매일매일, 와비사비』 베스 캠프턴 지음/박여진 옮김, 윌북,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