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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이찌닌마에(一人前), 한닌마에(半人前)

작성자김호성|작성시간16.07.10|조회수1,759 목록 댓글 4

중국, 우리나라, 일본은 모두 중국에서 발명된 한자라는 문자를 공통으로

썼습니다.

조동일 교수의 표현대로, 중세 공통문어입니다.


그런데 같은 한자를 쓰면서도, 어떤 말을 표현하는 데 서로 다른 한자를 쓴다고 하는 것이

신기하고도 재미있습니다.

이는 한자가 뜻글자이기에 가능한 것이기도 할 것입니다만,

거기에 투영되어 있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의 차이를

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그 또 하나의 예로, 오늘은

우리 말의 '일인분'에 해당하는 것을 알아보겠습니다.


일본어에서는 '이지닌마에', 즉 一人前이라 합니다.

이인분은 니닌마에(二人前)이고, 삼인분은 산닌마에(三人前)가 됩니다.


물만두를 시켰습니다. 우리 일행은 세 사람입니다.

그러면 한 접시에 담아주는 물만두를

우리 개념으로는 세 사람이 나누어서 먹어라, 는 것이고

일본어에서는 세 사람 앞에 놓아줄 수 있는 만큼의 양이라고

하는 식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우리 말에는 없는

'한닌마에' 즉 半人前이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식당에 가서 '한닌마에'를 시킬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일 말은 널리 쓰입니다.


우리말에서는 음식에서만 일이분 이인분이 쓰이지만, 일본어에서는

"그 친구는 이제 이찌닌마에가 되었던데 ---"

이런 식으로 쓸 수 있습니다.


이제 그는 누구의 도움도 필요없이 온전히 한 사람 몫의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이런 식으로 '이찌닌마에'라는 말을 쓰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한닌마에' 즉 반사람 몫도 가능하겠지요.


"그 친구는 아직은 한닌마에를 벗어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같아"

이런 식의 표현이 가능하지요.

온 사람 몫을 할 만큼 독립된 입장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제가 "인물로 보는 일본불교사"를 번역할 때, 바로 이러한 이찌닌마에, 한닌마에라는 말 때문에

고민이 많았습니다.

출가자를 두 부류로 나누어서 이찌닌마에와 한닌마에로 나누는 것입니다.

이찌닌마에는 비구, 비구니 스님이고

한닌마에는 사미, 사미니스님입니다.

이를 어떻게 옮기면 좋을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이찌닌마에를 '정식 스님'으로, 한닌마에를 '견습스님'으로 옮겼습니다.(47쪽)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반사람이라는 표현이 중국의 선종 어록에서도 나오기는 합니다.

거기서는 "한 개 반 개"라는 식으로 표현됩니다.

반 사람, 이라는 것은 없지만

참으로 우리가 도를 깨치신 분이 반 사람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식으로

중국의 어록에는 나오는 것입니다.


반사람은 없습니다. 이는 사실상, 한 사람이라는 표현입니다.

도를 깨치신 분이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이런 식의 표현입니다.

물론, 이 때의 반사람은 일본어에서와 같은

견습이라는 의미는 없습니다만 ---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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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청량월 | 작성시간 16.10.24 한닌마에.. 이렇게도 생각해 볼 수 있을까요?
    반푼이. 반푼어치 정도의 사람. 제 한몫을 다 못한다는 뉘앙스를 나타내고 싶을 때..
  • 작성자김호성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6.10.25 그렇습니다. 바로 그렇습니다. 그런데 일본어에서는 그렇게 좀 나무라는, 경시하거나 멸시하는 뉘앙스는 좀 없는 것같습니다. 사미승을 한닌마에라고 하니까 말입니다. 나무아미타불 감사합니다.
  • 작성자청량월 | 작성시간 16.10.26 사미승,..한닌마에. 잘 알았습니다. 좋습니다.
  • 작성자김호성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6.10.26 나무아미타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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