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소선경귀락방(焚燒仙經歸樂邦)
선경을 불태워 없애고 정토의 가르침에 귀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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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소(焚燒) : 불태워 없애다. 불사를 焚(분), 불사를 焼(소)
* 선경(仙經) : 신선 되는 비술을 쓴 책이니, 즉 도교(道敎)의 서적. 신선 仙(선), 책/글 經(경)/ 經書
* 귀(歸) : 귀입했다. 돌아갈/돌아올/좇을/존경하여 따를 歸(귀)
* 낙방(樂邦) : 아미타부처님의 극락정토. 즐길/즐거울 樂(락), 나라 邦(방)
ㅡ> 樂邦, 말 뜻 그대로 풀이하면 '즐거운 나라'가 되는데 즐거운 나라, 즐거움이 있는 땅은 어떤 곳일까?
이 말을 보면서 언뜻 떠오르는 장면이 법보신문에서 읽은 미탄스님의 정토에 대한 묘사였다(1766호, 2025.2.24일자).
극락에는 그저 살기만 해도
공덕과 즐거움이 늘어나고
번뇌가 사라지며...
티끌 하나 없는 청명한 황금 대지 위에
음악이 울려퍼지고
하늘에서는 향기로운 꽃이 떨어지는
그런 땅이 바로 낙방 아니겠는가?
'정토문헌학회' 카페 법보신문 연재 16 _ 음악과 황금땅 그리고 꽃비 : 네이버 카페
https://www.beopbo.com/news/articleView.html?idxno=327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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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의 구, 본사담란양천자(本師曇鸞梁天子)(73/120)에서 나왔듯이
담란(曇鸞)은 출가하여 일찍이 <<중론>><<'대지도론>><<백론>><<십이문론>>을 배우고
<<열반경>>의 불성의(佛性義) 등도 공부했다.
그리고 <<대집경(大集經)>>을 주석(註釋)하던 중, 병으로 쓰러져 드러눕고 보니 이러다 곧 죽겠구나, 라는 건강과 장수에 대한 자신감을 잃고 불안과 공포에 휩싸이게 된다.
당시 마침 도교(道敎, 도교에서는 도술을 잘 닦아 수행이 깊으면 나중에 '죽어서 신선이 된다'는 우화등선/羽化登仙을 말한다)의 도사로, 명의로 이름을 떨치고 있던 도홍경(陶弘景, 456-536)을 찾아가 그 밑에서 불로장생의 비술(秘術)을 배워 도교의 경서인 <<선경(仙經)>>을 구해 돌아오는 길에 낙양에서 보리류지를 만나는데, 담란은 보리류지가 준(授) <<관무량수경(觀無量壽經)>>을 읽고는 "불교(그 중에서도 정토의 가르침이)야말로 불사(不死)의 진리"임을 새삼(왜, 새삼스럽다고 하는가 하면, 일찍이 출가해서 용수보살계의 사론/四論)을 공부하는 등 대집경 주석까지 했을 정도면 불교를 보리류지를 만나 처음 접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깨달은 담란은 그길로 <<선경>>을 불태워 버렸다는(정토에 귀의하는) 배경서사를 찬탄하는 장면(句)이다.
그리하여 담란은 천친의 <<정토론(淨土論)>>을 주해하여 해석한 글을 찬술하니, 아미타부처님의 본원과 정토의 가르침(진리)을 명쾌하게 논증하고 체계화했다고 평가받는 <<정토론주(淨土論註)>>가 그 책이다.
이로써 담란은 중국 정토종의 개조라는 반열에 오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