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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

글로벌 No. 1 블록버스터 GLP-1 수용체 작용제

작성자사무국|작성시간25.04.02|조회수56 목록 댓글 0

의약 분과 김영식


  명성 있는 과학잡지 사이언스는 제2형 당뇨병 치료제인 GLP-1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 투여 시 체중이 감소하는 현상이 관찰되면서 비만 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위고비®를 2023년도 중요한 발견(Breakthrough of the Year)으로 선정하였다. 일반명은 세마글루타이드로 이 약을 발매한 덴마크의 바이오 회사인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는 세계적인 제약회사로 탈바꿈하면서 수많은 사람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오젬픽은 2023년 약 139억 달러(약 18조 8천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노보 노디스크의 전체 매출에서 41%를 차지했고 위고비는 45억 달러(약 6조 천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두 치료제가 차지한 매출 비중은 2023년 노보 노디스크 수익의 55%에 달하며 두 의약품이 덴마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마어마하다.


GLP-1의 발견

<그림 1> GLP-1 아마이드 (출처: pdb101.rcsb.org)

  1983년 그래함 벨(Graham Bell)이 햄스터 프리 프로글루카곤(preproglucagon)의 유전자를 클로닝하여 인슐린에 대해 길항작용을 하는 글루카곤 외에도 다른 유전자가 들어 있음을 발견하고 glucagon-like peptide-1 및 -2(GLP-1, GLP-2)라고 명명하였다. 특히 GLP-1이 인슐린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이 밝혀지면서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다. 처음에는 GLP-1의 확장된 형태인 GLP-1(아미노산 서열 1-37)이 활성 호르몬으로 제안되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아미노산 1~6이 제거된 GLP-1(7-37)과 GLP-1(7-36)아마이드로 활성화가 이루어져 인슐린 분비를 촉진한다는 사실이 1987년 보스턴의 조엘 하베너(Joel Habener)와 코펜하겐의 옌스 율 홀스트(Jens Juul Holst) 두 그룹에 의해 동시에 발표되었다. 중요한 점은, GLP-1이 인슐린 분비에 대해 포도당에 의존적이기 때문에 저혈당을 유발하지 않았고 인슐린 길항 호르몬인 글루카곤의 억제 효과를 통해 간에서 포도당 생성을 낮춤으로써 당뇨치료제 후보로 오르게 되었다(그림 1).

 

도마뱀 독 GLP-1 수용체 작용제와 리라글루타이드
  GLP-1은 당뇨치료제로서 가능성이 있지만 체내에서 반감기가 불과 2~3분이라 불가능했다. 가장 큰 원인은 디펩티딜펩티다제-4(DPP-4) 효소에 의해 아미노산 8번 알라닌과 9번 글루타믹산의 결합을 분해시켜 활성이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이러한 DPP-4의 작용을 막을 수 있는 힌트를 제시한 것이 미국 남서부와 북부 멕시코 토종인 도마뱀(Gila monster, Heloderma suspectum) 타액의 독에서 분리한 펩타이드 호르몬인 엑센딘-4 (Exendin-4)다. 엑센딘-4는 인간 GLP-1과 54%의 아미노산 서열 동일성을 공유한다(그림 2). 엑센딘-4는 GLP-1 연구에 또 다른 기폭제 역할을 하게 되었다. 이 도마뱀의 독은 사람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지 않으며 도마뱀은 자기 몸의 1/3 정도 크기의 먹이를 1년에 5~10회만 먹고 식후 혈장 내에서 엑센딘-4의 양을 상당히 증가시킨다. 중요한 점은 엑센딘-4가 DPP-4 효소에 분해가 되지 않아 생체 내 작용 지속 시간이 2~3시간으로, 생체 내에서 불과 2~3분에 불과한 GLP-1보다 길다는 점이다. 포도당 대사에 대한 유용한 효과와 GLP-1 수용체 작용제 개발의 기초로 사용될 수 있다는 인식으로 엑센딘-4는 2형 당뇨병에서 호르몬 기반 치료제에 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엑센딘-4의 합성유도체인 엑세나타이드(Exenatide)는 2005년 신약으로 허가를 받아 바이에타(Byetta)라는 상표명으로 발매하였다. 그러나, 하루에 2회 주사를 맞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 덴마크의 제약회사 노보 노디스크는 엑세나티드보다 반감기가 훨씬 더 긴 GLP-1 수용체 작용제를 개발하게 되었다. 그중에서 성공적으로 제일 먼저 등장한 것이 리라글루타이드 (Liraglutide)다. 

 

  연구의 주역인 로테 크누센 박사(Lotte Bjerre Kndusen, 당시는 학위가 없었음)는 아미노산 일부를 지방산과 결합시킨 후 투여 시 체내에서 알부민과의 결합으로 서서히 배출된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였다(그림 2), 약효는 500pmole 이하에 발현되고 반감기는 10시간 이상을 유지하도록 유도체를 설계하였다. 지방산의 길이, 그리고 어느 아미노산과 결합이 필요할 것인가, 지방산 결합 시 아미노산과의 공간적 길이가 어느 정도 필요할 것인가 등 수많은 물리화학 이론이 적용되었고 약동력학과 동물시험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을 포함해 시행착오를 극복하면서 20년간의 연구 결과로 얻어진 리라글루타이드는 2010년 1월 당뇨 치료제로서 ‘빅토자(Victoza)’라는 이름으로 FDA의 허가를 받아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알부민과의 결합체는 작용량 시간을 늘리는 저장소를 형성하며 반감기는 약 13시간이므로 하루 한 번만 주사하기에 적합한 제형이라고 볼 수 있다.


(노란색은 GLP-1과 다른 종류의 아미노산)
<그림 2> GLP-1과 유사한 구조를 가진 당뇨병 치료제
1. 도마뱀 독에서 유래한 extendin-4로부터 합성되어 허가를 받은 엑세나타이드, 체내에서 반감기가 2.4시간; 
2. GLP-1 유도체인 리라글루타이드. 체내에서 반감기가 13시간
3. GLP-1 유도체인 세마글루타이드. 체내에서 반감기가 160시간
(출처: pdb101.rcsb.org/global-health/diabetes-mellitus/drugs/incretins/drug/)

세마글루타이드의 발명
  연구팀은 하루에 한 번 자가 주사도 환자에게는 편리하지가 않다고 판단해 GLP-1의 반감기를 더욱 연장하기 위해 GLP-1 약물 분자와 알부민의 결합 견고성을 강화하고자 하였다. 알부민이 GLP-1 분자와 수용체의 결합을 방해하기 때문에 새로운 약물은 알부민과의 강력한 결합과 수용체 친화성을 모두 가져야 했다. 또한 GLP-1의 아미노산 8번과 9번의 펩타이드 결합도 DPP-4 효소에 의한 영향을 피하고자 Ala-8 대신 2-아미노-이소- 뷰티르산(Aib)으로 치환하였고, 리라그루타이드와 같게 Lys-34를 Arg-34로 바꾸었다. 반감기를 늘리기 위해 리라글루타이드를 기반으로 C-16의 팔미트산 대신 소수성을 강화한 두 개의 복잡한 지방산 기를 붙여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를 합성하였다(그림 2). 약 160시간의 긴 반감기를 가지며 혈중 당 조절을 위해 일주일에 한 번만 주사하면 되었다. 이러한 획기적인 당뇨병 치료제를 2017년 12월에 FDA의 승인을 받아 오젬픽(Ozempic)이라는 상표명으로 발매하였다.

 

당뇨치료제에서 비만치료제로 탈바꿈
  인체의 GLP-1은 췌장의 β-세포에 있는 GLP-1 수용체와 상호작용을 하여 인슐린의 방출을 조절하므로 당뇨병에 효과적인 치료제다. 여기에다 GLP-1은 인슐린 방출을 조절하는 이상의 역할을 한다는 점이 알려졌다. 위 운동을 감소시켜 허기를 늦추면서 환자가 더 쉽게 체중을 줄이고 체중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바야흐로 당뇨병 치료제에서 체중을 감소시키는 비만치료제로 주목을 받기 시작하게 된 것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리라글루타이드를 용량이 같지만 삭센다(Saxenda)라는 상표명으로 비만 치료 목적으로 2014년에 발매하였다. 2형 당뇨와 비만 치료에서 같은 약이지만 투여 용량을 서서히 조절하는 점이 다르다. 세마글루타이드도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투여 용량을 2배 늘린 제제를 투여하였을 때 성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68주간 투여 시 15% 이상 체중 감량 효과가 나타났다. 만성 비만 치료제로

 

  위고비(WeGovy)라는 상표명으로 2021년 6월에 FDA 허가를 받았다. GLP-1 수용체 작용제 약물의 2025년 예상치 매출이 약 700억 달러(약 100조 원) 이상 나타낼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 전 세계 약물의 매출액 1위가 단연코 GLP-1 수용체 작용제라는 이야기다.
위고비®와 같은 비만 치료제가 알약으로 나온다면 환자들의 불편은 크게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22024년 말 FDA는 위고비를 비만 및 과체중 환자의 심혈관 질환 및 뇌졸증 위험을 경감시키는 치료제로 허가하였다. 앞으로 만성 신장병, 퇴행성 뇌질환 등에도효능이 있게 될 날도 멀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필자소개
미국 Iowa대학교 박사(천연물 및 의약화학)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교수, 명예교수
한국생약학회 회장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종신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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