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나총수] 당신의 곁에 있고 싶을 뿐.
부디… 이 바램을…
갈망하는 이 소원을… 당신의 곁에 잠들 수 있는…
“츠나!”
“츠나! 츠나아아아아아!!!!”
“10대째!!”
“츠나요시…!!!”
“츠나요시군!”
“사와다!!!”
부디… 이 소원만은…….
푸른 하늘이 청회색으로 물들어가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기만 했다. 손만 뻗으면 닿을 것같은 하늘은 좀 처럼 잡히지 않는다.
청회색으로 물들어 가면서 저물어가는 햇빛에 붉어스름해진 하늘은 묘하게 아름답게 보였다.
츠나는 무의식 적으로 허공에 손을 뻗었다.
“바보같아…”
언제나 거부하던 삶이었다. 리본에게 싫다고 발버둥치고, 싸움을 피하고 피하고 피하고… 도망치기만 했던 세계에 어느새 존재하게 되었다. 수호자들도 리본도 느끼고 있을지 모른다. 가장 싫어하던 입장에 서 버린 츠나는 정작 가장 하고싶은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않게 되었다.말해서는 안된다. 입 밖으로 꺼내버리고 나면 분명 후회할 것은 바로 자신이라는 걸 알고있다.츠나의 입술 끝이 살며시 올라갔다. 자신의 선택에 후회하지 않는다. 비록 이 손으로 많은 목숨을 빼앗아 갔지만,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
“츠나씨!”
“어, 이핀?”
“하아, 하- 츠나씨! 마중 왔…”
이핀은 말을 이을 수 없었다. 옷과 얼굴에 검붉은 피를 묻힌 채 빙그레 미소짓는 츠나 때문이었다. 피비린내를 풍기며 아름답게 미소짓는 츠나가 위태롭고 슬프게 보였다. 이핀은 마른 침을 꿀꺽 삼키며 츠나에게 다가갔다.
“츠…나씨. 모두 츠나씨가 늦어서 걱정하고 있어요.”
“아, 리본이 보냈어?”
“네…”
“하하하. 리본도 참… 보낼려면 고쿠데라나 야마모토를 보내지, 여자를 보내면 어떻게 해. 이런 장소는… 이핀과 안 어울리는데. ”
츠나가 어쩔 수 없다는 듯 피식 웃으며 이핀의 손을 잡았다.
“자, 가자. 여자가 이런 곳에 있으면 안 돼.”
“…네.”
이핀은 맞잡은 츠나의 손이 부르르 떨리는 걸 느꼈다. 츠나는 떨고있는 거다. 아무렇지 않은 듯 밝게 웃고있어도 두려워 하고 있는 거다. 자신의 모습을 아무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기 때문에… 이핀이 입술을 깨물었다. 강하고 아름다운 사람… 그래서… 그렇기 때문에… 더욱 슬픈 사람…
******************
본고레 본부, 식당.
이핀이 안내해준 곳은 식당이었다. 벌써 식사시간인가, 라고 생각하던 츠나는 눈을 번뜩이며 문을 벌컥 열었다.
콰앙-!
츠나를 보자마자 인사를 건내려는 수호자들 전원을 무시한 채, 리본에게 다가간 츠나가 소리쳤다.
“리본!”
“이제 왔나, 츠나.”
“어째서 이핀을 보낸 거야! 여자애를… 바보!!”
“멋진 척 하지말라고, 다메츠나. 늦은 니 놈 잘못이다.”
“리본-!”
“뭐야, 불만있냐? 붙을래?”
“아악! 리본, 바보 멍청이!”
츠나가 긴 머리카락을 움켜쥐며 이를 갈았다. 항상 이런 식이다. 어째서 인지, 보스 자리에 올랐는데도 리본은 츠나를 어린애 취급한다. 옆에 있던 야마모토가 ‘하하하’웃으며 츠나의 어깨를 두드렸다.
“진정해, 츠나.”
“야마모토….”
“그보다 옷 갈아입고 와. 피투성이잖아.”
“아…”
타인의 피로 가득한 자신의 옷을 내려다 본 츠나가 피식- 웃었다. 씁쓸해 보이는 웃음에 이핀은 울컥했다. 가장 싫어하는 일. 가장 싫어하는 입장이 되어버린 츠나는… 언제나 간간히 저런 웃음을 보일 때가 있었다. 언제나… 언제나 츠나는 위태로워 보였다.
이핀은 그게 싫었다. 살인따위… 하기 싫으면 하지 않으면 된다. 싸우는 게 싫다면 하지 않으면 된다. 그러면 되거늘… 츠나는… 사와다 츠나요시란 남자는 도망가지 않고 맞서 싸운다. 그의 씁쓸하면서도 슬퍼보이는 웃음에 이핀이 소리쳤다.
“그렇게 싫으면 하지 않으면 되잖아!”
“이핀?”
“어째서죠? 츠나씨. 어째서 그렇게 슬픈 표정을 짓고있으면서 왜 싸우는 거예요? 이런 거라는 걸 알고있었잖아요! 알고있으면서 발을 들인 건 츠나씨잖아요! 그런데 왜 그런 표정을 짓는 거예요!! 모든 걸 다 그만 두면 되잖아!!”
이핀의 말에 수호자들과 리본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이핀의 말이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츠나의 미소는 아름다우면서 슬퍼보였다. 뻔히 보이는 건데도 츠나는 웃으며 그걸 숨겼다. 무슨 말을 꺼내고 싶어도 함부로 말을 꺼내면 안될 것 같아 말하지 못했었다. 수호자들과 리본의 시선이 츠나에게 향했다. 안그래도 큰 눈이 더욱 커지더니 이내 빙그레 미소지었다.
“그래, 이핀. 너의 말이 맞아.”
“그렇다면 왜…!”
“하지만 이핀…, 나는 후회하지 않아. 이 손으로 많은 목숨을 빼앗아가고 이 자리에 서있는 걸 후회하지않아. 물론 죽을 만큼 미안해. 내가 목숨을 앗아간 그 사람들에게도 소중한 사람이 있었을 테니까.”
“………”
“분명… 소중하고 소중한 사람이 있었을테니까… 고개가 떨어질 만큼 미안하고 미안해.”
츠나가 살포시 이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 손길이 너무 부드럽고 따스해서 이핀은 눈물이 나올 것 같아 입술을 깨물었다.
“리본이 없었다면 나는 무척 평범하게 살아갔을 꺼야. 친구라는 것도 없이 혼자서… 운이 좋으면 여자와 결혼도 하고 그렇게 살았을 꺼야. 하지만 말이지… 리본이 내게 나타난 순간 나한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들이 생겨났어. 부하…라고 한번도 생각한 적 없어. 모두 내게 너무나 소중한 가족이고 소중한 친구들이야.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 어떤 짓을 해도 상관없어. 살인보다 더 심한 걸 해야한다고 하면, 주저하지않고 할 꺼야. 나는 내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여기에 있는 거야, 이핀.
고마워, 걱정해줘서… 정말 고마워.”
“츠나…씨.”
츠나가 밝게 웃었다. 그 웃음은 너무나 아름다워 이핀은 결국 눈물을 떨구었다. 입술을 꾹 깨물고 흐느끼는 이핀을 보며 츠나는 가만히 그녀를 안아주었다. 품에 포옥 들어오는 작은 체구, 이핀의 등을 어루달래며 츠나가 빙긋 웃었다.
“아아. 나는 정말… 행복해.”
이핀을 비롯한 여자들이 식당을 나갔다. 츠나는 조용히 자리에 앉아 빙긋 웃으며 수호자들을 바라봤다.
“모두 수고했어.”
츠나의 말에 은발머리를 쓸어넘기며 고쿠데라가 베실 웃었다.
“아, 아닙니다! 십대째야말로 고생하셨습니다!”
“수고했어, 츠나.”
“극한으로 수고했다.”
“흥… 그정도로 어리광 부리지 마라.”
“오야, 오야. 종달새군 말은 무시하세요, 사와다 츠나요시. 수고하셨습니다.”
“보스, 수고했어..”
“봉고레, 수고했어요.”
모두의 인사에 츠나가 빙긋 웃었다. 여전히 변함없는 수호자들이다. 아니, 변한 게 있다면, 이 수호자 자리에 무크로와 크롬이 있다는 거였다. 3년 전, 츠나는 빈디체 감옥에 쳐들어가 무크로를 탈환했다. 그 덕분에 크롬의 몸에서 빠져나온 무크로는 자신의 몸을 되찾을 수 있었다. 츠나는 크롬과 무크로를 보며 빙긋 웃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들 정말… 수고했어. 그럼 난 내 방으로 들어갈께. 아직 결제안한 서류가 많아서 말이야.”
“그럼 저희들도 미서류들을 정리하겠습니다!”
“응, 부탁해, 고쿠데라.”
# 츠나 방
방에 들어오자 마자 츠나는 소파에 앉았다. 아직도 옷에서 나는 진한 피비린내가 코 끝을 찌른다. 떨리는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아직도 귓가에서 아른거리는 비명소리가… 사라지지 않는다.
“읏… 윽…, 하아…”
옷을 벗고 씻어야 하는데… 새 옷으로 갈아입어야 하는데, 몸이 움직이질 않는다. 입술을 비집고 나오려는 울음을 꾹 눌러 삼켰다.
누르고 누르고 눌러도… 죄는 사라지지 않는다. 이 자리에 서있는 걸 후회하지 않는다.
다만 미안할 뿐. 죄책감에 짖눌려 가슴이 아픈 것 뿐… 손으로 얼굴을 덮어 한참 그렇게 앉아있었을까, 작은 노크와 함께 누군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츠나는 또다시 가면을 쓰고, 손을 내렸다.
“리본? 무슨일이야?”
아무일도 없는 것 처럼 빙그레 미소지었다. 작은 달빛에 비춰 아름답게 반짝이는 츠나의 미소.
리본은 아무말 없이 츠나 옆에 앉았다. 잠깐의 침묵-. 그 침묵이 무거워 츠나는 무슨 말을 하려 입을 열려고 했지만, 열 수 없었다. 입을 열면 눈물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 하지만…
“괜찮나, 츠나.”
“……!”
어째서일까… 어째서 리본은… 모르는 게 없지…?
왜 이렇게…
털썩-
순식간에 츠나가 리본을 소파위로 넘어트로 그 위에 올라 앉았다. 입술을 꽉 깨문 츠나는 리본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리본이 심드렁하니 말했다.
“니 놈이 날 내려다보는 건 100년 빠르다구.”
“………”
“다메츠나….”
리본의 커다란 손이 츠나의 머리카락을 스다듬었다. 리본의 볼 위로 떨어지는 투명한 물방울…. 이를 꽉 깨물고 눈물을 삼키는 츠나를 보며 리본이 부드럽게 그의 머리카락을 쓸어넘겼다.
“……”
“어차피 울거라면 소리내서 울어.”
“…으… 읏… 흐윽… 리본….”
“입술 깨물지 마.”
“으읏… 흐읍….”
입술을 꾹 깨물고 흐느끼는 츠나가 위태로워 보였다. 어째서일까, 어째서 리본은 이렇게… 리본이 반쯤 일어나 츠나를 꼭 안았다. 한 품에 들어오는 작은 체구와 부르르 떨리는 그의 어깨가 안쓰러웠다. 츠나를 안은 리본의 팔에 힘이 들어갔다.
“정말이지… 어쩔 수가 없군. 그렇게 울면 마피아의 보스가 될 수 없다구? 정신차려… 츠나…”
“우윽… 흑!”
어째서, 리본. 너는 왜 그토록 나를 깨뚫어 보는 거야? 왜… 알고있는 거야. 왜 날… 무너지게 만드는 거야…. 리본… 리본….
나의… 가정교사 히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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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피아의 세계에서는 싸움이, 전쟁이 끊이질 않는다. 여전히 싸움이 일어나는 일상 생활.
마피아의 세계는… 살육과 어둠만이 존재한다. 검은 양복을 입은 사내들끼리 목숨을 걸고 싸움판을 벌이는 어느 한 공터. 푸른 하늘은 청회색으로 물들어가고 자색빛 태양대신에 붉스름하게 물들은 달이 차오른다. 피가 튀기고 비명이 끊이질 않는 싸움터에 아름다운 빛이 반짝인다. 옅은 갈색톤의 긴 머리카락, 하얀 피부, 오렌지색 눈동자, 붉은 입술… 뚜렷한 이목구비. 긴 팔다리에 몸에 착 달라붙는 듯한 검은정장. 그리고… X글로브와 이마에서 타오르는 듯한 불꽃, 필살염.
대공의 불꽃이라 불리는 불꽃을 띄고있는 남자… 본고레 10대 보스, 사와다 츠나요시. 츠나의 수호자들과 리본이 목숨을 걸로 츠나를 지키기 위해 싸움판에 몸을 던졌다. 하나, 둘 처리해 갈 때마다 츠나의 무표정한 얼굴이 살짝 일그러 졌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스스로를 다스리며 츠나 또한 싸움판에 몸을 던졌다. 불꽃이 튀기며 이리저리 몸을 날려 하나 둘 처리해가던 츠나는 자세를 바로 잡았다. 수호자들 덕분에 적의 수가 많이 줄어들었다.
한 방에 끝내기 위해서는…….
“다들 물러서.”
조금 낮고, 약간 높은 듯한… 허스키한 목소리에 수호자들과 리본이 물러섰다. 츠나의 눈썹이 살짝 꿈틀거렸다.
두 손을 바닥에 짚었다.
“필살… 제로지점 돌파 퍼스트 에디션…”
초대 본고레가 썼다던 전설의 필살 제로지점 돌파 퍼스트 에디션. X글로브에 불꽃이 사라지는가 싶더니 하얀 연기와 함께 바닥과 그 위에 서있던 적들을 모두 꽁꽁 얼려버렸다. 투명하고 아름다운 얼음안에 갖힌 적은 숨 하나 쉬지 못하고 그대로… 얼어죽었다. 아무리 적의 수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해도, 한 방에 모두를 얼려버린다는 건 조금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츠나는 힘든 기세 하나 없이 모든 걸 끝냈다. 이마에서 타오르는 필살염이 사라졌고, 츠나는 X글로브를 벗었다. 모두 얼어버린 그들을 바라보던 츠나는 작게 ‘미안해요’라고 중얼거린 뒤 뒤돌아 빙그레 웃으며 수호자들을 마주 봤다.
“모두 수고했어, 덕분에 오늘은 빨리 끝났으니까… 어서 돌아가자.”
티끌 한 점 없이… 화사하게 웃는 츠나는 아름다웠다. 눈부시게 아름다웠기 때문에 수호자들은 입술을 깨물었다.
강해진 츠나. 강해지고 강해져서 더욱 아름다워진 츠나. 츠나는 빙그레 미소지으며 한 발자국 움직였다.
타앙─!!!!
모두가 멈췄다. 츠나도, 수호자들도 리본도…. 크게 눈을 뜬채로 모두 멈췄다. 그리고 그 시선은… 자신들의 아름다운… 강하고 아름다운… 보스에게 향했다. 붉은 입술 사이로 검붉은 핏덩어리가 튀어나오며 츠나가 바닥에 쓰러졌다.
“츠나ㅡ!!”
“츠나!”
“10대째!!”
“츠나요시군!”
“츠나요시!”
“본고레!”
“보스!”
“사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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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떡하지…? 나… 총에 맞았나봐… 어떡하지? 아직, 아직 안되는 데…. 지켜야하는데… 아직… 아직! 난 죽으면… 안 돼!
고쿠데라, 야마모토, 리본, 히바리씨, 무크로… 료헤이 형… 크롬… 람보… 이핀, 쿄코, 하루… 모두… 모두를 두고…
욱씬-
“쿨럭-!”
아직 안 돼… 나는 아직… 흐윽… 이것이 벌이야? 많은 목숨을 빼앗은 벌인거야? 그래서… 그래서 나는 이렇게… 모두를 지키지 못한 채… 죽는 거야? 싫어, 싫어, 싫어!
욱씬─
‘10대째…’
‘이리에 쇼이치만 없애면…’
‘차라리 내가 본고레를 부셔버리겠어…!’
‘너를 기다리고 있었다… 본고레 데치모(10세).’
‘랄! 괜찮아?’
‘역시… 내가는 너와는 다르군.’
‘와오… 이제 조금 닮았는데?’
‘쿨럭ㅡ! 보스… 무크…로님…’
‘다행이다…라고생각해서. 왜냐하면… 사람이 타고 있지않으면… 부셔도 그 누구도 죽지 않잖아?’
욱씬─
이건… 뭐지? 이런 기억… 없…어. 나는 이런 거 하지 않았…….
아… 그런건가… 아아… 10년 전의 내가… 과거에서 미래로 오는 거구나. 모두와 함께… 과거로 돌아가기 위해.
미래를 바꾸기 위해… 오는 거구나. 그렇… 구나. 그럼… 난… 끝인 건가…?
욱씬─
“으윽… 쿨럭-!”
한심…하다, 정말. 끝까지… 끝까지 지키고 싶었는데….
그랬…는데. 끝까지… 끝까지 난… 다메츠나이구나….
‘울지말아요, 본고레.’
‘어…?’
어릴 때의… 나?
‘울지말아요. 본고레 대신에… 내가 지켜줄 께요. 본고레 지금가지 그랬듯이… 이 두 손으로…’
아아… 나를 대신에……. 10년 전의 내가 모두를… 그래, 지금 나는 안되지만… 10년 전의 내가… 모두를 지킬 수 있구나.
그래, 그렇구나…
‘……모두를… 잘부탁해.’
벌이… 아닐 지도 몰라.
**********************
“10대째!!! 10대째애애애애애애─!!!!!!”
“고쿠데라! 진정해! 젠장, 피가………. 츠, 츠나…?”
“숨을… 쉬지…않아.”
“아아아아─!! 10대째─!!!!”
총상이다. 미쳐 피하지 못한 츠나는 총을 맞았다. 그것도 심장 정중앙에….급소다. 피가 멈추지 않고, 숨이 멈췄다. 바닥에 아무렇게나 흐트러진 옅은 갈색 톤의 긴 머리카락은 군데군데 검붉은 피가 묻었다. 움직이지 않는 인형처럼… 츠나가… 죽었다. 고쿠데라의 괴로운 절규에 야마모토가 입술을 깨물었다. 람보는 츠나의 옆에 주저앉아 아이처럼 울부짖었고, 크롬 또한 눈물을 떨어트리며 주먹을 쥐었다. 톤파를 든 손에 힘이 들어가고 히바리의 살기 깃든 목소리가 울린다.
“…죽여버리겠어.”
“오야? 오야, 오야…”
무크로가 특유의 ‘쿠후후후’하는 웃음소리를 내며 피로 물든 츠나를 가만히 내려다 봤다. 시간이 흐른 만큼 기른 머리카락을 매만지던 무크로의 입술 끝이 살포시 올라갔다.
“오야… 치쿠사, 켄, 크롬. 어떻게 하죠? 본고레가… 죽어버렸군요. 쿠후후…”
무크로가 웃고있었지만, 그의 몸에서 빠져나오는 살기는 심상치 않았다. 고쿠데라가 머리를 쥐어뜯으며 절규하고 모두가 츠나를 잃어 증오와 슬픔을 뿜어내고 있을 때… 리본은 살며시 츠나의 옆에 앉아, 그의 입가에 묻은 피를 닦아내며 중얼거렸다.
“츠나… 웃고있어…”
작은 한 마디. 서로의 감정에 울컥해져있는 수호자들에게 들릴리가 없겠지만, 리본의 목소리를 들었는지 울음소리도 이를 뿌드득- 갈던 소리도, 어떠한 소리도 없이 짜 맞춘것 처럼… 츠나를 바라봤다.
옅은 갈색눈동자를 덮은 눈꺼풀. 그 밑에 길게 뻗은 속눈썹. 오똑한 코…. 색을 잃었지만, 피 덕분에 붉은게 묽은 입술…….
……환하게 웃고있다….
눈을 감았음에도 웃고있는 그의 표정을 보며 수호자들은 하나같이 생각했다.
어째서…? 어째서 그토록… 아름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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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부터 츠나는 그랬다. 체력도 약해 운동도 못하고 머리도 좋지않은 평범하고 평범한 다메츠나였다. 하지만 츠나 앞에 나타난 가정교사라는 리본이 나타났고, 리본으로 인해 츠나의 생활이 변했다. 공부도 그나마 잘하게 되었고, 체력도 붙었고, 운동도 잘하게 되었다. 거기다가 마피아 본고레 패밀리의 10대째 보스란 소리에 더욱 강해져야 했으며 그 덕분에 친구들이 생겨났다.
소중하고… 소중한… 친구들. 너무 소중해서 잃고싶지 않은 친구들. 목숨을 다해 지켜주고 싶은…….
‘리본, 나는 있지…. 너와 그들을 위해 강해지고 싶어. 더이상 잃을 수는 없잖아. 무크로도 내가 구할꺼야. 무크로는… 나의 소중한 안개 수호자잖아? 나… 강해질꺼야. 그래서 본고레 10대 보스가 되어… 모두를 지켜줄 꺼야.’
너는 항상… 그랬지.
모두를 위해, 자기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모두를 위해……. 니가 본고레 10보스에 선택되었던건… 순수한 순백의 너였기 때문일지도…. 너무 아름답고 강하면서 여리고 순수한… 너였기 때문에… 하지만 넌 그래도 다메츠나야. 걸핏하면 울고… 마음약해서 죄책감에 시달렸던…. 있잖아, 츠나. 왜… 넌 눈을 감는 순간에… 웃은거냐?
‘고쿠데라군. 고쿠데라군은 왜 자기 몸 따윈 생각도 안하고 나부터 생각하는거야? 내가 10대 보스라서 그래? 니가 내 오른팔이라서? 난 그런거 싫어. 고쿠데라군. 니가 아무리 내 오른팔이라고 해도… 난 내 소중한 사람이 다치는 걸 보고싶지 않아. 그러니까 자신의 몸도 소중히 대해줘. 그게 날 위한거야… 약속해.’
10대째… 10대째… 어째서 당신이… 없는 겁니까? 저는 10대째를 위해서 목숨도 버릴 수 있는데…
왜 당신이……. 어째서 나는 이렇게 살아있는 겁니까!
10대째…! 10대째가 없는 본고레는…!! 10대째가 아닌 보스는… 필요없단 말입니다!!
‘…있잖아, 야마모토. 내가 마피아라고 한다면 어떻게 할꺼야? ……아니, [마피아 놀이]가 아니라 정말 마피아 보스라고 하면…’
‘풋… 역시 야마모토! 고마워. 떠나지 않는거지? 내가 마피아 보스라고 해도……. 고마워. 야마모토는 비의 수호자… 하지만 이거 하나만 알아주길 바래. 나는 야마모토가 본고레에 있어주길 원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수호자이기 때문만은 아니야. 다만… 난 소중한 사람을 잃고싶지 않아. 미안해, 야마모토. 너는… 이런 자리가 어울리지 않은데… 고마워, 정말…미안해.’
정말 넌 바보야. 너 역시 이런 곳과 어울리지 않은 녀석이야. 깨끗하고 순수한… 새하얀 너와 이런 피비린내나는 곳은 어울리지 않았어. 니가 강해지고 싶어하던 이유도, 강해진 이유도… 나말고 다른 모두가 다 알고있어. 나보다 니가… 더 어울리지 않았어. 츠나. 비밀 하나 말해줄까? 잘들어야해. 사실… 코쿠요전때부터 알고있었어. 평범한 마피아 놀이가 아니라는 걸. 하지만 내가 아무것도 모른 척 웃을 때마다 넌 골란하면서도 안심한듯 밝게 웃었기 때문에… 너의 미소를 지켜주고 싶었기 때문이야.
츠나, 약속할께. 나의 보스는… 내가 지킬 사람은 영원히 너 뿐이야.
‘…히바리씨. 히바리씨는 왜 본고레에 있나요? ……히바리씨 다운 대답이네요. 후후, 다행이다. 그래도… 히바리씨는 본고레에서 구름의 수호자에서 나갈 생각은 없는거죠? 그렇다면… 약속해주세요. 계속- 계속 본고레에 있어주세요. 본고레를 지켜주세요. 그리고……. 다른 수호자들과 함께 있어주세요. 무리지어 다니는 걸 싫어하지만 부탁해요, 약속…해주세요.’
싫어. 내가 왜? 내가 여기 있을 이유는 이제 없어. 나를 설레게 하는 너와 아기가 있었기 때문에 여기 있었을 뿐이야.
니가 없으면… 모든 게 시시하고 지루해. 하늘이… 없는 내겐……. 모든게 허무할 뿐이야.
‘무크로, 같이 가자. 너는 전혀 더럽지 않아. 오히려 너무 새하얗게 보여. 깨끗하고 하얀… 눈부시게 아름다워, 무크로.’
츠나요시, 당신은… 거짓말 쟁이예요.
‘있지, 무크로. 그건 살기위해서 어쩔 수 없었잖아?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넌 살지 못했으니까 어쩔 수 없었던 거야. 사람은 변할 수 있어. 세상은 변하지 않더라도 사람은 변할 수 있어, 나처럼. 너도… 사람이잖아? 그러니까 변할 수 있어. 두려워하지마. 내가 같이 있어줄게. 우리… 같이 변해가자. 우리 같이… 노력해보는 거야. 같이 가자, 무크로.’
…츠나요시. 너는 정말 거짓말쟁이예요. 같이 가자고… 같이가자고 나를 불러드려놓고, 치사하게 혼자만 떠나는 겁니까? 일어나요, 지금이라도 일어나서 평소와 똑같이 웃어주세요. 나는… 너의 곁에 갈 수 없다구…요?
그러니까… 일어나요.
‘크롬, 무크로가 있다고 해서 니가 사라질 필요는 없어. 너도 무크로도 안개 수호자야. 안개 수호자다 두 명인게 어때서 그래? 괜찮아, 괜찮으니까 크롬… 혼자 짋어 지지마. 조금은 덜어놓고 환하게 웃어. 수호자라고 해도… 여자애잖아? 크롬은 웃는 게 더 예뻐.’
보스, 보스야 말로… 왜 거짓말을 했었어? 보스가 짊어진 짐이 더 많잖아. 왜 말 안했어? 왜 이렇게 떠나?
무크로님이… 무크로님이 울고계셔, 보스. ……보스. 이제…… 보스를 보지 못하는… 거야? 본고레 보스는… 보스 뿐인…데.
‘료헤이형!! 료헤이… 헉! 료헤이형! 그거 마시면 안 되요! 그거 리본 꺼!! 악! 료헤이 형!!! 으! 정신차려요, 료헤이형? 료헤이형!’
너는… 사나이 중에 사나이었다. 사와다…….
‘람보, 상처는 괜찮아? 바보같이… 미안해. 많이 아프지? 흉터…지겠다.
하하하. 람보,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야. 감싸줘서 고마워.’
본고레…. 알고있습니까? 당신은 정말 아름다워. 강하고 아름다워서… 그래서 슬프게만 보였습니다. 아름다운 미소가… 조금은 슬프게 보이는 게… 그런데도 가슴 설레이는 그런 미소… 였습니다.
슬픈빛을 띄는 그 아름다운 미소를… 더 보고싶어요, 본고레.
하얀 꽃 사이에 누운 츠나는 그 어떠한 것들 보다 평온하고 아름다워 보였다. 아름답고 강한… 그래서 슬픈… 본고레 10대 보스, 사와다 츠나요시.
‘우리는… 단지… 당신의 곁에 있고 싶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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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잘부탁해.’
…라고 말하며 본고레 10대는 방관자의 눈을 하고… 조금은 슬픈 듯… 웃었다.
“모두를… 모두를 지키고 싶어!”
完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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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햄스터 작성시간 10.01.12 츠나 군 죽은건가요?슬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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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die。 작성시간 10.02.16 후 다행이야,,죽은게 아니라 가사상태라서,,,라며!!왜 피가나와;;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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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케이엔☆★ 작성시간 10.06.27 ;ㅅ;ㅅ;ㅅ;ㅅ;ㅅ;어어 눈물아 멈춰라..흑흑 비월님 소설 오랜만인데 너무 슬퍼요,,우수작가는 아무나 하는게 아니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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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아프리스 작성시간 10.06.29 너무 재미있어요!!!!!!!!!!!ㅠㅠ정말 비월님의 소설은 환상적이예요 ㅠㅠ 너무 감동먹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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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졸려어~~~ 작성시간 10.07.11 슬퍼요ㅠㅠ 하지만 츠나답다면 츠나다운 거 아닐까요
또하지만 츠나가 죽는 건 싫어싫어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