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다는 생각에
더 침묵해지는 오늘같은 날,
막걸리로 저녁을 들다가
문득 서쪽으로 난 부엌창에
눈길 주었던 게 화근이 되어
무작정 옥상으로 튕겨버리는 내가,
이런 찰나의 순간은
영영 가버리면 그 뿐이라며
커피를 못 챙겨온 게
후회되는 내가,
나이 오십줄에
그래도 시간과 풍경을,
내 고집스런 방향을 향유할 줄 아는 내가 친구하기에
좀 괜찮은 사람으로 느껴졌다.
지나친 자만이겠지만
세상 어딘가 나와 비슷한 사람 있어서
친구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내 감성 나오는대로
막 길게 설명해도 되고,
자다가 깨서 들어본 노래에
눈물이 나더라며
한밤중에 깨톡을 보내도 되고,
여기 눈 온다..그 사실을 말할까 말까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영양밥 딸랑 하나 해놓고 불렀어도
집밥이 그리웠다고
기꺼이 밥 한 술
더 먹겠다며 밥공기 내밀 사람일테니..
그러나 현실에 없는 거 보면
그런 사람은
아직 안태어났거나
이미 고인이 되어
이름도 잊혀졌거나
저기 어디 우간다쯤에
살고 있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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