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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대충

작성자가야|작성시간26.06.12|조회수29 목록 댓글 0

퇴근하여 집에 오니
새소리만 가득한 늦은 오후.
요새 릴스에 자꾸 간단히 만드는 빵이
뜨길래 호기심이 생겨 시작했다.
재료도 간단해서
오트밀.꿀.계란.당근.우유가 전부.
대충 섞어서 전자렌지에 돌리면 끝이니
세상 참 좋구나 하며 맛보았다.
그러면서 나는 또 생각한다

아..당근빵이 이런 맛이겠구나..
근데 나는 당근빵을 먹어본 적이 없는데...추측으로는 그 맛을 확신할 순 없지..제과점에 가봐야 하나?
뭐..까짓거 대충 이런 맛이겠지..

대충.
꼭 완벽해야 한다는 절대개념이 없는 나로서는
85%정도의 그 대충이란 말로
흘러가는 느낌이다.
그러니 띨빵하고 어리숙하단 말을
들어도 당연하고
수수깡처럼 숭숭 구멍뚫린 나를
이젠 그러려니 하며 끌어안고 산다.

내가 그리도 (대충)인가? 하는 의문이
확신으로 스민 때가 있었다.
30대 시절에 옷만드는 걸 배우고 싶어
양장학원에 다녔는데
거기 선생님이 내게 그러셨다.

"가야씨는 참 손이 빨라.
진짜 빠른데 ..대충이야..
이걸 좀 더 꼼꼼하게 할 수 없어?"
이게 성격이 급해서 그래.."

선생님의 지적은 정확했다.
나는 내 치수로 만든
완성품이 궁금해서
어서 만들어 입어볼 생각이었다.
어차피 수업시간에 만드는 옷들은
연습용이라 재질이 별로였고,
후에 나는 맘에 드는 천을 주문해
선생님의 대충이란 지적을 덮고자
꼼꼼하게 만들었다.
그때 그시절 기억에 박힌
'김가야는 대충한다..'는 그 말.
그래도 내가 큰소리 칠 수 있었던 건

'선생님..그래도 저
자격증 땄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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