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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지물

작성자夕浦 안정준|작성시간26.06.15|조회수29 목록 댓글 0

★무용지물(無用之物)★

어느 날,
한 등산가가 산에 올랐다가 길을 잃었다.

해는 저물고, 눈보라가 몰아치며
모든 소리를 삼켜버렸다.

그는 생명의 끈이 스르르 풀려나가는 것을 느끼며, 마침내 절망 속에서 작은 불빛 하나를 보았다.

그곳엔 초라한 초가와, 한 노모가 있었다.
등산가는 그 문을 두드리며 힘없이 말했다.
“계십니까…?” 그리고 그대로 쓰러졌다.

노모는 낯선 이를 탓하지 않았다.
그저 “이제 정신이 드오?” 하며, 자신의 겨울 양식을 꺼내 그를 먹이고, 따뜻한 불을 지폈다.

며칠 동안 눈보라가 그치기를 기다리며,
노모는 그를 아들처럼 보살폈다.

“나도 자네만한 아들이 있었지.
하지만 이제는 이 산이 데려가 버렸어.”
그 말에는 산보다 깊은 그리움이 묻어 있었다.

등산가는 속으로 다짐했다.
‘이 은혜를 어떻게 갚을 수 있을까.’

눈보라가 멈춘 날 그는 정중히 인사한 뒤,
봉투 하나를 노모의 손에 쥐여주었다.

그 안에는 거액의 수표가 들어 있었다.
“ 이 돈이면 노모께선 따뜻한 겨울을 보내실 수
있을 겁니다.”는 말을 하고...

그는 자신이 옳은 일을 했다고 믿었다.
그러나 다음 해 겨울, 그는 다시 그 산을 찾았을 때
차가운 현실 앞에 서 있었다.

초가는 여전히 낡았고, 방 안에는 이미
싸늘히 식은 노모가 있었다.

그리고 창문에는, 그가 건넨 수표가 문풍지로
붙어 있었다.

그는 무릎을 꿇고 울었다.
그제야 깨달았다.

“깨닫지 못한 귀함은 무용지물(無用之物)이구나.”
아무리 값진 것이라도 그 의미와 가치를 모르고 사용할줄 모르면, 한낮 휴지조각이 되고,
아무리 보잘것없는 것도 그 가치를 알아보면 생명을 살리는 보물이 되는구나.

그는 생전에 노모가 자신에게 내어준
따뜻한 죽 한 그릇을 떠올렸다.

그 한 끼는 한 생명을 구한 사랑의 식탁이었건만,
자신이 건넨 것은 가치와 의미를 잃은
차가운 종이 한장이었다.

우리는 종종 보석을 문풍지로 붙이고,
진짜 보물을 무가치한 것으로 여긴다.

그것이
친구일 수도 있고,
가족일 수도 있고,
배우자일 수도 있고,
직장일 수도 있다.

깨닫지 못하면 모든 것은 무용지물이다.
그러나 감사와 사랑의 눈으로 보면,
모든 것은 하나의 은총(恩寵)이 된다.

철학자는 말한다.
“가치는 본질에 있지 않고, 깨달음에 있다.”

선지자는 덧붙인다.
“눈먼 자에게는 금도 흙이요,
눈뜬 자에게는 흙도 금이니라.”

그러므로 오늘, 우리 곁에 있는 작고 초라한
것들 속에서 하늘이 숨겨둔 보석을 찾아보라.

그 순간, 당신의 삶은
무용지물이 아닌 ‘기적의 연금술’로 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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