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밤의 꿈
곽영석
조부님 기일에 맞춰
고향 집에 모인 형제들.
이제 아우들도 하나씩 둘씩
아이들을 거느리고 앉으니 대청마루가 가득하다.
조부님이 보셨으면 얼마나
즐거워하셨을까?
바깥마당에 멍석을 펴고
모깃불을 피우는데
조카들도 우르르 몰려나온다.
아빠의 일터를 따라
자주 이사 다니던 조카가
하늘을 보다가 무심코 말한다.
‘큰아빠, 저 구름도 밤에 이사를 가나봐요.’
얼마나 이사가는 것이 가슴에 새겨졌으면
구름이 흐르는 것을 이사로 생각했을까?
그날 제사를 마치고
고향집 인근의 빈집을 사서
도시 생활을 정산하고
고향에 정착해 살도록 했다.
이듬해 집 뒤에서 털어 내린
밤 한 가마를 나눠 담으며
‘-큰아빠 자루에는 왕밤만 골라 실었어요.’
-반을 덜어서 너 먹어라,
시집가서 아들 낳아야지‘
조카 현주가 지난해 아들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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