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진 사람(賢者)은 얻어도 기뻐하지 않고 잃어도 근심하지 않는다.
김해안(金海眼-1901~1974-전북 부안출생-속명,성봉/成鳳) 스님은 어려서 한학
에 심취해 있을 때 우연한 기회에 한 붓장사를 만나 변산 내소사에 '맹자'를
천독한다는 고매한 한(漢)학자가 있다는 말에 내소사로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14세 때 만허(滿虛) 선사에 의해 출가 하였습니다.
6.25 때 사람들은 모두 피난을 떠나고 스님은 서래선림에서 홀로 감나무 묘목
을 접목하고 있었는데, 동네 한 노인이 찾아와 스님께 말하기를
노인 : "스님, 피난은 안 가고 무얼 합니까?"
스님 : "감나무 접목 중입니다."
노인 : "스님도, 이 난리통에 무슨 접목입니까?"
스님 " "그렇지 않습니다. 농부가 씨 뿌릴 시기를 잃으면 그 해 농사가 망치
듯 이 감나무 역시 지금 접목을 하지 않으면 안되지요."
노인 : "그러다가 무슨 변이라도 당하면 어찌 하시려고 그러십니까?"
스님 : "노인장께서는 죽는 법만 아시고, 사는 법은 모르신단 말입니까?
이 감나무야 사람이 죽고 사는 것과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우리가 감을 못 따 먹으면 다른 사람이 따먹을 테고,
그것도 아니면 날짐승이라도 쪼아 먹을 것이 아니겠습니까."
자신(自身)으로 하여금 사물(事物)을 움직이게 하는 사람은 넓은 대지(大地)
가 다 그가 소요(逍遙)하는 곳이기 때문에 얻어도 기뻐하지않고 잃어도 근심
하지 않으나, 사물(事物)로 하여금 자신(自身)을 움직이게 하는 사람은 그가
털끝만한 일에도 얽매이기 때문에 역경(逆境)을 짐짓 미워하고 순탄(順坦)한
길만을 좋아한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