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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학

[스크랩] 보호자 없는 병원, 시범사업도 ‘아슬아슬’ <요양사구인><입주간병><입주간병인><24시간간병인><간병인구함><간병인지원><개인간병><남자요양보호사><요양병원>

작성자타잔김°³о♡|작성시간13.11.29|조회수915 목록 댓글 0

환자 만족도 기대 이하·간호사 확보 문제 해결 안돼…政, "장기적으로 문제 개선"

 

 

지난 9월 초 A병원에서 위암 수술을 받고 ‘보호자 없는 병동’에 입원한 50대 남성 B씨. 혈혈단신인 B씨는 부인과 사별하고 자식도 없어 며칠간 간병인을 고용할까 고민했지만, 수술을 받은 A병원이 ‘보호자 없는 병원 시범사업 기관’이라서, 간호사로부터 전문적인 간호·간병 서비스를 받은 후 큰 만족을 얻고 있다.

 

하지만 B씨를 담당한 간호사 C씨도 시범사업에 만족하고 있을까?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으로 A병원에 취직한 C씨는 나이팅게일 같은 간호사가 되겠다는 큰 포부를 갖고 입사했지만 현실은 C씨가 기대했던 것과는 차이가 컸다.

 

지난 한 달간 C씨가 한 일은 환자 B씨의 대소변 치우기, 식사수발, 운동 보조 등 기본적인 간호를 비롯해 핸드폰 충전기를 갖다 달라는 등 환자의 사적인 요구에 응하는 등의 ‘잡일’이었기 때문이다. ‘간호사의 업무가 일반인이나 간병인 등 누구나 할 수 있는 업무이라니…’라고 생각하며 실망한 C씨는 수차례 수간호사와의 면담 끝에 다른 병원으로 이직했다.

 

지난 7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보호자 없는 병원 시범사업’이 흔들리고 있다. 환자만족도는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병원들은 간호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렵게 간호인력을 확보하더라도 근무여건에 비해 대우가 좋지 않아 간호사들의 불만이 크다.

 

기자가 최근 보호자 없는 병원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몇몇 병원들을 방문했을 때도 이같은 문제를 호소하는 간호사들이 적지 않았다.

 

보건복지부는 간호인력 중심으로 입원환자에게 포괄간호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지난 7월부터 인하대병원,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서울의료원 등 13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보호자 없는 병원’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시범사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지 4달이나 된 지난 10월말까지도 13개 의료기관 중 9개 병원이 정원을 채우지 못했고, 안동의료원과 좋은삼선병원의 경우에는 간호인력 채용률이 20%에 불과했다. 상급종합병원인 인하대병원의 경우 어느 정도 사정이 좋은 편이었지만 지방 소재 병원들의 간호인력 구인난은 매우 심각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보호자 없는 병원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A병원 간호사는 “간호사가 직접 환자의 요구를 파악해 간호·간병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환자만족도는 대체로 높은 편”이라며 “하지만 간호사의 경우 대소변 치우기, 식사수발 등 기본간호 제공부터 환자의 사소한 요구까지 들어줘야 하는 데 반해 이에 대한 충분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간호사가 가정부인가?”

 

‘보호자 없는 병동’에서 근무하고 있는 간호사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과도한 업무에 비해 ‘대우’가 열악하다는 것이었다. 환자의 식사수발, 대소변 치우기, 운동보조 등의 기본간호업무뿐만 아니라, 환자 스스로 할 수 있는 사적인 일까지 간호사가 대신해 주는 데 대해 현장 간호사들은 ‘정체성’에 혼란을 느낀다고까지 했다.

 

간호 인력에게 간병인 업무가 추가됐지만 이에 대해 별도의 수가를 인정해주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서울의료원 보호자 없는 병동 최희정 간호사는 “걸어다닐 수 있는 환자인데도 ‘휴지 좀 갖다 줘’, ‘물 떠다줘’, ‘그냥 (콜벨) 눌러봤어’ 등 가정부를 부르는 것 마냥 콜벨을 누르는 환자들이 있다”며 “의료원의 경우 공공의료기관이란 특성 때문인지 ‘내가 낸 세금으로 너희들이 월급 받고 다니는 거 아니냐’고 심한 말을 하는 환자들도 있다”고 말했다.

 

최 간호사는 이어 “이같은 경우 경력 간호사들은 요령껏 대처하지만 신규 간호사들은 ‘내가 이런 일을 하기 위해 4년간 비싼 등록금 내고 간호대학을 졸업했나?’하고 자괴감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며 “경력직 간호사들이 신규 간호사에게 교육도 시키고 격려도 해주지만 이같은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는 신규 간호사들은 다른 병원으로 이직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상급종합병원인 인하대병원의 경우는 그래도 상황이 양호한 편이다.

 

인하대병원 함영주 간호사는 “우리도 처음 보호자 없는 병동을 오픈했을 때는 환자들이 ‘손톱 깎아 달라’는 등 별의별 요구를 다 했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입원설명을 할 때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해야 한다’는 설명을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어느 정도는 잘 따르고 있는 편”이라고 전했다.

 

낙상 등 환자안전 문제 ‘불안·부담’

 

낙상이나 미끄럼 등 환자안전 문제 또한 보호자 없는 병동에서 간호사들이 예민하게 신경 쓰는 부분이다.

 

보호자가 상주해 있는 상황에서 환자안전 문제가 발생하는 것과 없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것은 천지차이기 때문이다.

 

D병원의 한 간호사는 “보호자가 없는 상황에서 낙상이 발생하고 욕창이 생기면 민원이 들어올 수밖에 없다”며 “때문에 간호사들은 이에 대해 더욱 세세히 환자를 관찰하고 관리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고 전했다.

 

E병원 정형외과 병동의 한 간호사는 “우리 병동의 경우 병실 앞에 간호서브스테이션이 설치돼 있고 30분마다 한 번씩 간호사가 라운딩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 낙상문제나 응급상황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간호사들이 큰 부담과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또 “간호사 한 명당 7~9명 정도의 환자를 보는데, 환자의 요구에 따라 침대를 올리고 내리는 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라며 “중증도가 심한 환자를 먼저 보거나 하면 다른 환자들이 서운해 해서 어떻게 대해야 할지 난감할 때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들 의료기관들은 “중증도 환자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인력뿐 아니라 전동침대나 환자 모니터 등 환자안전에 대비한 장비 및 시설 확충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6개월 후 불투명한 계약직 간호인력

 

 

보호자 없는 병원 시범사업이 추진되면서 새롭게 채용한 간호 인력(간호사, 간호조무사)에 대한 향후 거취 문제도 또 하나의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인하대병원의 경우 보호자 없는 병동에 필요한 간호사를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해 시범사업이 중단되더라도 다른 부서에 배치할 수 있도록 했지만, 종합병원급 이하의 병원에서는 대부분 계약직으로 채용한 상태여서 사업이 중단될 경우 하루아침에 일할 곳을 잃는 비정규직 신세가 돼버리기 때문이다.

 

인하대병원 관계자는 “우리 병원은 보호자 없는 병동뿐 아니라 다른 병동에 필요한 간호 인력까지 고려해 채용한 상태”라며 “향후 보호자 없는 병동이 중단되더라도 이에 관계없이 간호 인력을 필요한 병동에 맞게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지방 소재 보호자 없는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간호사는 “대부분의 간호인력이 6개월 계약직으로 채용됐다”며 “향후 계약을 연장할지 여부는 아직 확실히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일반병동에 중증환자 쏠림현상도 나타나

 

병원 차원에서 간호사들의 애로를 덜어주기 위해 동원하는 나름의 편법(?) 때문에 거꾸로 일반병동에 중증환자가 몰리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업무부하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보호자 없는 병동에서 일하겠다고 나서는 간호사가 없자, 일선 병원들이 보호자 없는 병동에 입원해야 할 환자를 일반병동에 배치하고, 반대로 중증도가 덜한 경증환자를 보호자 없는 병동에 배치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

 

F병원의 한 간호사는 “보호자 없는 병동을 처음 시작했을 때 신규 간호사들을 교육시켜야 하는 문제가 있어서 병원에서 경증환자를 먼저 받도록 했다”며 “이에 따라 일반병동에 중증환자가 몰리면서 그곳의 간호사들이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상황상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보호자없는병원연석회의 한미정 대표도 “환자의 안전사고를 염려해 보호자 없는 병동에 못 맡기는 경우도 있다”며 “이에 따라 보호자 없는 병동에 경증환자가 몰리다 보니 일반병동에 중증환자 쏠림현상이 생겨 업무 과부하에 따른 이직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환자 만족도 겨우 80점대

 

이같은 문제 때문인지 보호자 없는 병원 시범사업에 대한 중간평가 결과, 환자 만족도가 애초 기대했던 것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일 새누리당 신경림 의원이 주최한 ‘간병부담 해소,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 발제자로 참석한 고려의대 예방의학교실 안형식 교수는 “보호자 없는 병원 시범 및 비시범 병동의 항목별 만족도 평가 총점에서 시범 병동 85.6점(표준편차 ±12.4), 비시범 병동 80.6점(표준편차 ±13.6)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며 “결과적으로 보호자 없는 병동에 대한 환자만족도가 높게 나타난 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보호자 없는 병동에 대한 환자만족도가 애초에 기대했던 것보다 그리 높지 않은 것은 환자 및 보호자의 서비스 요구 수준이 높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간호인력 채용의 어려움, 환자 및 보호자의 서비스요구 수준 등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간호인력 채용에 대해서는 “시범사업 시기상 간호인력 채용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지역별로 간호인력 채용에 편차가 있었고, 공공기관에 대한 취업 기피현상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 “포괄간호서비스의 인식부족으로 간병 수준의 서비스 요구가 발생했다”며 “이미 환자나 보호자의 서비스 요구 수준이 어느 정도 올라와 있으니 적절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한병원협회 유인상 사업이사와 민주당 조원준 보건복지전문위원은 기대보다 낮은 환자만족도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보호자 없는 병원) 시범사업을 무료로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환자만족도가 높지 않다는 것은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며 “각종 데이터 분석을 통해 개선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역시 문제는 인력과 돈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해법으로 인력 확충 및 보상체계 마련을 제시했다. 병원간호사회 곽월희 회장은 “보호자 없는 병동 운영에 있어서 간호인력 확보 문제가 가장 크다는 지적이 많다”며 “이를 개선해 환자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간호인력의 임금격차, 노동강도가 개선돼야 하고 효율적인 간호 환경이 제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건사회연구원 황나미 연구위원은 간호인력의 업무 만족도와 환자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신규 및 유휴간호인력 활용 전략 수립 ▲의료의 질 고려한 간호보조인력의 최적화 활용방안 모색 ▲기본간호 용품 구입 및 기록 전산시스템 활용 극대화 ▲원가 분석을 통한 포괄간호시스템 보상체계 마련 등을 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병협 유인상 이사는 “보호자 없는 병동에서 간호인력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급여 및 복지에 신경을 써야 한다”며 “보호자 없는 병원 사업이 지속적으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문제점 개선을 해나가며 천천히 진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복지부 “내년 시범사업에 병동도우미 포함 검토”

 

복지부는 이번 보호자 없는 시범사업에서 제기된 문제점들을 내년 시범사업에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복지부 권덕철 보건의료정책관은 “두 차례에 걸쳐 보호자 없는 병원 시범사업을 진행하면서 이에 대한 방향성 및 목표는 적립됐다고 본다”며 “시범사업 결과 인력 부분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는 것을 인식했기 때문에 복지부 내부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권 정책관은 “내년 시범사업에는 병동도우미를 어떤 형태로든 도입하려고 검토 중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더 많은 의견을 수렴해 논의 후 결정하려고 한다”며 “계약직 간호인력은 지속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포괄간호서비스에 대한 보상체계에 대해서는 “일본처럼 (간호·간병서비스에 대해) 간호관리료 제공 방식으로 갈 것인지, 간호등급제에 포함시켜 갈 것인지는 논의돼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복지부는 내년도 보호자 없는 병원 시범 사업 예산을 확보해놓은 상태다. 그러나 간호인력 확충 문제, 관련 예산 마련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재해 있어 박근혜 정부의 3대 비급여 정책 중 하나인 간병비 급여화가 2015년도에 실시되기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청년의사 / 엄영지 기자 / 2013-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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