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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강좌(시)

9. 국풍(國風): 용풍(鄘風) 정지방중 (定之方中: 정성이 남쪽 하늘 한가운데 올 때)

작성자홍문식|작성시간26.06.12|조회수28 목록 댓글 0

9. 국풍(國風): 용풍(鄘風) 정지방중 (定之方中: 정성이 남쪽 하늘 한가운데 올 때)

 

용풍(鄘風)의 아홉 번째 시인 정지방중(定之方中)은 앞선 풍자시들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위나라가 멸망의 위기를 겪고 조(楚) 땅으로 옮겨가 다시 나라를 세울 때, 문공(文公)이 정성을 다해 궁궐을 짓고 나무를 심으며 앞날을 설계하는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청년들에게 무너진 삶을 다시 세우는 성실함과 미래를 위해 나무를 심는 혜안을 전하기에 더없이 좋은 노래입니다.

 

 

[원문과 독음]

 

[제1장] 새로운 터전을 닦다

定之方中 (정지방중): 정성(定星)이 하늘 한복판에 뜨니

作于楚宮 (작우초궁): 초구 땅에 궁궐을 짓기 시작하네

揆之以日 (규지이일): 햇빛을 헤아려 방향을 잡고

作于楚室 (작우초실): 초구 땅에 집들을 세우네

樹之榛栗 (수지진률): 개암나무와 밤나무를 심고

椅桐梓漆 (의동재칠): 의동나무, 가래나무, 가죽나무, 옻나무 심으니

爰伐琴瑟 (원벌금슬): 훗날 거문고와 비파를 만들겠네.

[제2장] 정성을 다해 살피다

升彼虛矣 (승피허의): 높은 언덕 성터에 올라서서

以望楚矣 (이망초의): 저 멀리 초구 땅을 바라보네

望楚與堂 (망초여당): 초구 땅과 당 땅을 굽어보고

景山與京 (경산여경): 경산과 높고 큰 언덕을 살피네

降觀于桑 (강관우상): 언덕 내려와 뽕나무밭도 둘러보니

卜云其吉 (복운기길): 점괘는 참으로 길하다고 나오네

終焉允臧 (종언윤장): 마침내 모든 일이 잘되리로다.

[제3장] 풍요로운 미래를 꿈꾸다

靈雨旣零 (영우기령): 신령스러운 단비가 내리니

命彼倌人 (명피관인): 수레지기에게 명을 내리네

星言夙駕 (성언숙가): 별빛 아래 일찍 수레를 준비하여

說于桑田 (설우상전): 뽕나무밭에서 잠시 쉬어가리라

匪直也人 (비직야인): 저분(문공)은 그저 평범한 사람이 아니니

秉心塞淵 (병심새연): 굳고 깊은 마음을 지니셨으며

騋牝三千 (래빈삼천): 암말과 수말이 삼천 마리나 되도다.

 

[정지방중(定之方中) 각장별 풀이]

[제1장: 설계와 식재]

풀이: 별자리를 보고 때를 맞춰 성을 쌓기 시작합니다. 단순히 건물만 짓는 것이 아니라, 훗날 악기(거문고와 비파)를 만들 나무들까지 미리 심습니다. 이는 당장의 생존을 넘어 미래의 문화와 평화까지 내다보는 치밀하고 희망찬 국가 재건의 청사진을 보여줍니다.

[제2장: 관찰과 확신]

풀이: 지도자(문공)는 높은 곳에 올라 지형을 살피고, 낮은 곳에 내려와 백성들의 삶터인 뽕나무밭을 살핍니다. 위아래를 두루 살피는 정성이 점괘의 '길함'으로 이어집니다. 정성을 다하는 지도자가 있기에 이 터전이 다시 번성할 것이라는 확신에 찬 장입니다.

[제3장: 비전과 실력]

풀이: 나라를 세우는 데 필요한 단비가 내리고, 지도자는 쉼 없이 현장을 누빕니다. 그의 마음은 깊은 연못처럼 신중하며, 나라를 지킬 군마(삼천 마리) 또한 든든합니다. 무너진 나라를 다시 세우는 지도자의 덕망과 국력을 찬양하며 마무리합니다.

 

[원문 풀이]

정성(定星, 영실성)이 남쪽 하늘에 뜰 때, 비로소 초 땅에 궁궐을 짓네. 햇빛의 길이를 재어 방향을 잡고, 초 땅에 집을 짓네.

개미취와 밤나무, 오동나무와 옻나무를 심으니, 훗날 자라면 베어서 거문고를 만들리라.

옛터 언덕에 올라, 새로 세울 초 땅을 바라보네. 초 땅과 당 땅을 바라보고, 높은 산과 언덕을 살피네.

언덕 아래 내려와 뽕나무밭을 살피고 거북점 치니 길하다 하네, 끝내는 진실로 좋아지리라.

 

[오늘의 생각 거리]

 

미래를 심는 마음: 지금 당장 쓸 재목이 아니라, 한참 뒤에 베어서 악기를 만들 나무를 미리 심는 대목이 인상적입니다. 맹자가 말한 항산(恒産)이 있어야 항심(恒心)이 있다는 원리처럼, 안정된 터전을 닦는 지도자의 주도면밀함이 돋보입니다.

재건의 의지: 폐허에서 다시 시작하는 마음은 비장하면서도 활기찹니다. 별을 보고 때를 맞추고 땅을 살펴 터를 잡는 과정이 정성스럽습니다.

 

[짧은 시]

 

1. 심는 마음

 

별의 자리를 읽어 기둥을 세우고

훗날 노래가 될 나무를 오늘 흙 속에 묻는다.

폐허 위에 내린 뿌리 그 깊이만큼 나라는 다시 단단해지리.

 

2. 다시 짓는 집

 

무너진 성벽 위로 별빛 한 줄기 내리면

내일의 거문고가 될 어린 나무를 심습니다.

비바람 견딘 뿌리마다 새 나라의 노래가 맺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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