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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이야기

[스크랩] 부끄러운 침묵

작성자아재/신동우|작성시간10.02.12|조회수25 목록 댓글 0

퇴근길 집에 가는 버스에 올랐습니다.

마침 빈 좌석이 있어 나는 운 좋게 편안히 앉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다음 버스 정류장, 한 청년이 서둘러 올라와서 비어 있는 좌석에 앉았습니다.

가만히 보니 이 청년은 술에 몹시 취한 모양이었습니다.

얼마 못가서 그는 잠시 힘들어하는 표정이더니 구토를 하고 말았습니다.

참으려고 애쓰는 것 같았지만 결국 그 좌석에 오물을 쏟아놓고 다음번 정류장에서

서둘러 내렸습니다. 불쾌한 냄새와 오물 때문에 저는 당황했습니다.

마침 저는 주머니에 휴대용 화장지를 가지고 있던 터라 냄새나는 오물을 화장지로 대충

닦아 구석에 화장지 뭉치를 치워 두었습니다. 기분 나쁜 냄새만큼은 저도 어쩔 수 없었습니다.

당연히 사람들이 버스 안에 있으면서도 그 좌석에 앉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다음 정류장에서 새로운 사람들이 버스에 타면 빈 좌석을 발견하고 그 좌석에 앉습니다.

그렇게 잠시 가다가 이상한 냄새와 오물을 치운 종이 더미를 보고는 그도 그 좌석에서

일어나고 맙니다.

또 다음 정류장에서 새로 탄 사람도 빈 좌석을 발견하고 잠시 앉아 가다가 곧 일어나고 맙니다.

이런 모양은 제가 버스에서 내릴 때까지 계속 반복 되었고, 잠깐 앉았던 사람들 모두

기분 나뿐 체험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반추해보니 그들이 당한 기분 나뿐 체험이 나의 잘못 때문인 것만 같았습니다.

내가 적극적으로 지저분한 자리라고 말했어야 하는 데 저는 침묵을 지키고 말았습니다.

그들이 당한 기분 나뿐 체험을 뻔히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나와 무슨 상관이야’ 하고 방관한 채

모른 척 앉아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저는 다른 이가 당할 불편에 무감각 했나 봅니다.

저는 그런 나의 모습에 가슴을 치고 후회 했습니다.

 

(아재/신동우)^*^

 

* 사랑이 넘치고 ~ 행복한 설날이 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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